선이정2023-08-29 21:25:42
[SIWFF 데일리] 인간에서 인간까지
영화 <카메라를 든 사람>
SYNOPSIS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 커스틴 존슨이 25년간의 촬영 경력 동안 포착해 낸 푸티지 영상을 직조하듯 풀어 낸다. 영상 제작자와 대상들 사이의 관계, 카메라의 객관성과 개입 사이의 긴장, 그리고 날것의 현실과 가공된 이야기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영화.
PROGRAM NOTE
감독으로서 영화는 곧 ‘이야기’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감독은 이야기 안에서 배제된 촬영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늘 아쉬움과 한계를 느끼고는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영화 〈카메라를 든 사람〉은 무엇보다 예외적이며 뛰어난 작품이다. 이는 25년 동안 촬영감독으로 활동한 커스틴 존슨만이 가지는, 감독과는 다른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영화는 오랜 기간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를 통해 만난 사람과 감정을 주고받았던 순간을 엮어서 만든 커스틴 존슨만의 자서전이다. 마치 잘려진 천 조각들이 ‘퀼트’라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본 듯하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5년 만에 다시 찾은 보스니아의 한 가족과의 대화와 ‘작은 상영회’는 이야기에서 놓쳐버린 현장의 순간들이 어떻게 환생되고 의미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다큐멘터리를 하다 보면 감독의 그릇만큼 세상이 보일 때가 많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깊은 탐색과 교감이 쌓여 결국 자신의 아이들과 치매를 가진 어머니에게로 카메라가 향할 때, 어떻게 카메라가 한 개인에게 역사가 되어 성숙한 시선을 갖게 하는지, 또한 그것이 관객에게 어떠한 울림을 주는지, 이번 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권우정]

일전에 넷플릭스에서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주변에서 알음알음 추천을 받고, 왓챠피디아도 내가 4.1점을 줄 거라고 했으므로. 역시나 좋았다. 딕 존슨의 죽음을 다룬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딕 존슨의 딸이자,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으로 25년을 살아온 감독 커스틴 존슨의 작품이 상영된다고 해서,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첫 영화로 냉큼 골랐다. 그리고 역시나, 좋았다.
이 작품은 25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그가 촬영한 풋티지 영상을 모아모아 새로이 편집한 것이다. 커스틴 존슨 감독은 이것을 자신의 회고록처럼 여겨 달라고 했다. 타이틀이 떠오르기 직전 보이는 장면은 도로만이 펼쳐진 넓은 평원에 번개가 치는 순간과 우렁찬 천둥 소리가 포착되는 것, 그리고 관객인 나와 동시에 깜짝 놀란 숨을 들이켜는 촬영자의 소리. 기둥 뒤에 공간 있듯, 카메라 뒤에 인간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한 영상이 조각조각 모여 있다. 스레브레니차 집단 살해의 기억이 남아 있는 보스니아처럼 역사의 어떤 순간도 들어 있고, 복싱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담는 장면도 들어 있다. 복싱 코치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가까이서 찍는 게 진리라고 말한다. 복싱도 촬영도 가까운 데서만 가할 수 있는 일격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그 가까운 촬영의 일격을 연타로 날리는 걸작이다.

얼핏 평이해 보이는 장소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를 찾는 것이 카메라의 힘임을 느끼게 한다. 얼핏 단조로워 보이는 도시의 풍경에서, 벽의 포탄 자국이, 93-94년 사이에 사망한 사람들의 묘비가, 스레브레니차를 잊지 말라는 그라피티가, 카메라에 점점이 담기면 그곳은 더 이상 평이한 도시가 아니게 된다.
세계 곳곳, 각기 다른 세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성실히 따르며, 카메라는 다양한 것을 담는다. 삶의 ‘흥미로운’,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단면마다 커스틴 존슨의 카메라가 있다. 그러나 그 다양한 조각조각들이 모인 곳, 소실점에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바로 인간을 담기 위해 그의 카메라는 그토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리창을 깨끗이 닦아 차창 너머로 찍을 수밖에 없는 나라들도 있다. 알 자지라 주요 인물들이 수감된 예멘의 감옥 앞이나 카불처럼 위험한 곳들이 있다. 그러나 거기서도 유리창을 닦는 손이 흥미롭게 담겼다고 말하는 ‘기술 전문가’인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잊지 않는 ‘예술가’가 있다.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의 익명성을 위해, 머뭇거리며 움직이는 손과 목소리만 담은 인터뷰 영상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해진다. 인터뷰의 가장 앞 단어를 건네주면서, 공감하고 경청한다. 카메라의 역할은 결코 응시에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기술과 예술을 동원하여, 담고 전달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어머니의 모습도, 집단 살해의 기억 이후에 살던 곳으로 돌아온 가족들이 거둔 알알이 보석 같은 열매도, 눈을 다쳤지만 똑똑한 소년으로만 보였던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증언도… 촬영자에게나 감상자에게나 뚜렷하게 각인되는 이런 영상들은, 카메라의 역할이 응시에만 그쳤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가 흘렀던 역사의 기억들과, 그 자리들이 오늘날은 평화로워진 장면을 대조해서 보여주는 것도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편집한 손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영화의 보여주기는 사실 적극적인 말하기이다. 무수한 이들의 피가 흘렀던 초원에 오늘날 얼마나 햇살이 곱고 들꽃이 살랑거리고 있는지, 단지 고운 들판을 보여줄 뿐인데 왜 우리는 참담해지는지. 이 적극적인 말하기가 없다면, 다시 말해 기록의 행위가 없다면 우리 눈에 그저 예쁜 초원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그토록 거대한 기억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록하고 전달하는 한, 조각도 이야기가 된다.
커스틴 존슨의 작업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이것이 팩트와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는 과정과도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각조각 모인 이야기들이 새로운 진실을 그려내고, 풋티지 영상이 모여 새로운 작품이 되는 과정이다.

영화는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함께 담았다. 현장 프로듀서 겸 통역으로 보스니아에서 내내 동행한 이의 말처럼. 우리의 선택이지만, 더 오래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해소도 필요하다는 것을.
때로는 몰랐던 이야기 앞에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대답을 회피하는 인터뷰이에게 다른 주제로—이를 테면 옷 같은 얘기로— 말을 돌리기도 하는 커스틴 존슨의 모습을 보며… 전문가가 된다는 건 단순히 기존 하던 일에 노련해지는 일일 뿐만 아니라, 자기 하는 일 안에서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직면하는 일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흔히 전문가가 된다고 하면, 마치 감정은 무디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감정을 잘 해소하고 정돈하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것 같다. 꼭 영화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배우나 소위 ‘감정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일들이 아니어도, 우리는 인간이기에 대부분 감정을 사용하며 일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인간의 시선에서, 시선 끝의 인간까지. 다큐멘터리는 결국 그런 작업이 아닐까.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도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경계를 넘어서서, 보여지지 않는 그 너머까지, 그 소실점에 있는 인간에까지 시선이 미친다면 그 사람이 어느 직군에 있든 전문가 소리를 들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 나의 조각 모음은 어떤 회고록의 모양이 되어 있을까. 커스틴 존슨의 인생 thanks t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엔딩 크레디트가 쭉 올라가는 동안 생각했다. 나의 크레디트에 남기고 싶은 이름과 마음들을. 이 영화에서 보고 배운 아름다운 시선이 거기에도 한 자락 묻어나 있다면 참 좋겠다.
2023.08.25. 14:00-15:43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6관
2023.08.28. 19:30-21:13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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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다시 만나지 못할 한국 사극 시리즈 영화, 조선명탐정
계속 시즌으로 이어지며 한국 영화의 시리즈물의 역사를 새로 쓰길 바랬던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 그 바람은 이제 이뤄지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재밌게 본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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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 시놉시스
목에 난 두 개의 이빨 자국, 심장을 관통한 화살촉에 새겨진 글자.
모든 귀(鬼)들의 힘이 가장 세지는 보름!
만월에 열리는 달맞이 연회에 일어날 다섯 번째 살인을 막아라!
“범인은 뭔가 말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 예고살인?!” 기이한 불에 사람들이 타 죽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계속되자 명탐정 김민과 파트너 서필이 다시 뭉친다. 그러던 중 사건 현장에서 자꾸 의문의 여인과 마주치게 되고, 직감적으로 그녀와 사건이 관련되어 있음을 느낀 명탐정 콤비는 의문의 여인과 함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로 다음 목표물을 찾아낸 세 사람,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흑도포와 의문의 자객들이 세 사람의 수사를 방해하기 시작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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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흡혈귀라니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 자체만 보자면 굉장히 재밌게 봤고, 시즌 1 2보다 훨씬 흥미로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 <조선명탐정>이 가지고 있었던 기본적인 틀을 벗어난 것 같아서 조금은 의아했던 작품이었다. 시즌 1과 2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괴한 일이 일어나고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라고 생각하며 어떤 괴물의 존재를 가정하고 수사를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사람이 직접 행한 일이었고 이를 김민과 서필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는 것이 기본적인 시놉시스였다. 하지만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에서는 정말 존재하지 않는 흡혈귀를 등장시켜서 좀 당황스러웠다. 마지막에 흡혈귀를 가장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날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를 벗어나서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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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의 집대성이랄까?
사람의 이야기보다는 원한에 쌓인 흡혈귀의 이야기라는 점이 많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재밌었던 것은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이 시즌 중 가장 재밌었는데 그 이유는 아마 패러디를 정말 잘 녹여내서 이지 않을까 싶다. 올드보이의 장도리신을 패러디하며 서필이 자신의 주인인 김민을 구하려 도끼를 들고 설치는 모습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올드보이에서는 세상 진지하고 멋있었던 장면이었는데 이렇게 웃기게 연출을 해내다니,,, 심지어 슬로우모션을 정말 진지하게 찍어놨는데 알고보니 상상이었고, 매몰차게 얻어터지는 서필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서필에 대한 기대를 했던 관객으로서의 나 자신이 웃프게 느껴졌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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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은 아마 못나오지 않을까?
괴마를 흉내내 어떤 흑막들의 치밀한 연출에 의한 계락을 큰 줄기로 잡아서 제작을 했다면 기존 조선명탐정의 구조도 유지하면서 재미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계속적으로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 영화 시리즈물 중에서 조선명탐정을 가장 좋아했는데 아마 이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안 좋은 일에 휘말린,,, 배우가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좋아했던 영화를 떠나보내야 한다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다. 특히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에서 참수를 당한 것처럼 보였지만 왕의 명령으로 구사일생한 김민이 되돌아오면서 시즌 4의 제작을 암시했는데,, 안타깝다. 만약,, 아주 만약 시즌 4로 돌아온다면 영화 <조선명탐정 : 흡혈괴마의 비밀>처럼 존재하지도 않는 괴마를 등장시키기 보다는 흑막의 존재를 파헤치는 명탐정 콤비의 이야기를 그려내길 바란다. 이 방향이 훨씬 현실성이 있고 재미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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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했던 한국 영화 시리즈, <조선명탐정>을 이렇게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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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표정에 감정을 담을 수 있다면
고전영화 같으면서도 현대영화 같고, 무성극 같으면서도 만담 같고, 동화 같으면서도 풍자극 같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같으면서도 스탠드업 코미디 같은, 아주 우스운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우습다는 말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많이 쓰이지만,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우습다'는 웃고 싶은 느낌이 있거나 실없어서 웃음을 살만한 것을 말합니다. 자꾸만 웃고 싶은 느낌이 들고, 실없는 웃음이 툭툭 튀어나오는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이 영화의 알다가도 모를 우스운 매력을 소개합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사랑은 낙엽을 타고>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2023년 12월 20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
Fallen Leaves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다루는 영화는 대부분 뜨겁고 열렬한 사랑, 그야말로 열애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조금 다릅니다. 두 주인공 ‘안나’와 ‘홀라파’는 바싹 마른 낙엽처럼 건조하게 사랑에 빠지죠. 분명 달콤한 로맨스이긴 한데,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초콜릿의 단맛이 아니라 한참 씹어야 단맛이 배어 나오는 자일리톨껌 같은 단맛을 준달까요. 그래서 처음엔 영화의 이런 무미함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씹다 보면 하염없이 씹을 수 있는 게 껌인 것처럼 이 영화도 그렇더군요. 낯선 감각도 잠시, 조금씩 간간한 맛에 익숙해지더니 이 영화가 흥미로워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난 술꾼은 싫어요."라는 '안사'의 단언에 "난 잔소리꾼은 싫어요."라는 말로 냅다 받아치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을 홀라당 끊어 버리는 '홀라파'도 웃기고, 술을 끊었다는 그의 말에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당장 나에게 오라는 '안사'도 웃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결같은 무표정으로 설렘, 외로움, 아쉬움, 반가움, 슬픔, 사랑의 말을 내뱉는 영화 속 인물들이 어찌나 웃기던지!
시사를 앞두고 페카 메초(Pekka Metso) 주한핀란드대사는 무대인사에서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도가 높은 나라인 핀란드의 '조용한 행복'을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됩니다.
’조용한 행복‘이라.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정말 조금도 와닿지 않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조용한 행복‘이라는 단어 옆에 끄적여둔 물음표가 어느새 느낌표로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죠. 광대가 아파질 때까지 박장대소하게 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어느샌가 피식피식 웃고 마는 나를 발견하는 ‘조용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 그것이 바로 <사랑은 낙엽을 타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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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낙엽을 타고>에는 핀란드식 낙관주의도 인상적으로 묘사됩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표현하는 핀란드식 낙관주의는 고도로 발전한 비관주의입니다. ‘모든 것이 덧없는 인생이니 쓸데없는 일에 마음 쓰지 말자’는 듯한 사람들이 태도가 외려 낙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뭐든 개의치 않는 이 사람들은 할 말을 참는 법이 없습니다. 마트에서 일하는 ‘안사’가 폐기 식품을 챙겼다는 이유로 가방 검사를 당하자, 동료 직원들은 이 일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비꼬아대며 단체로 사직을 선언합니다. 차를 사야 해서 노후된 기계를 못 바꿔준다는 사장에게 직원 ‘홀라파'는 면허부터 따라며 잽을 날립니다. 호감이 있는 상대방이 면전에 대고 “돈 없어서 식사도 못 하셨죠?"라는 말을 해도 개의치 않고, 애써 건넨 전화번호를 잃어버렸대도 역시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극 중에는 노동자인 두 주인공이 부적절한 대우를 받으며 일자리를 잃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사'는 폐기 식품을 버리지 않고 챙겨서 해고당하고, '홀라파'는 노후된 기계에 의해 산업재해를 입었으나 개인의 문제로 트집이 잡혀 해고당하죠. 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전기세를 낼 돈이 없으면 집안의 모든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다 뽑아버리면 되고, 일자리를 잃었으면 공사판에서 막노동하면 그만이거든요. ‘안사'는 그다음 직장에서도 사장의 마약 거래로 인해 급여를 받지 못하고 또다시 일자리를 잃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분은 나쁘지만 뭐 어쩌겠냐는 얼굴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코미디였다면 이를 어떤 식으로 그렸을지 상상해 봅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갑질'을 참고 분노를 삭이는 모습, 할 말 다하는 사람에게 '프로불편러', '요즘 MZ'라며 프레이밍 하는 모습 등이 쉽게 떠오릅니다.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풍자하려다가 오히려 노동 계급을 비하해버렸던 미디어 속 모습들도 머릿속을 스치네요. 가볍게 넘어가도 되는 사사로운 일들은 구태여 연연해하고, 반대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회 문제는 지나치게 가벼운 마음으로 치부해 버렸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웬만한 것은 개의치 않고 가볍게 넘겨버리는 인물들 덕분에 이 영화에는 불필요한 갈등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상영 시간이 고작 1시간 20분일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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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영화 속에는 독특한 설정들이 눈에 띕니다. 달력은 2024년을 가리키고 있으면서 인터넷을 쓰려면 인터넷 카페에 가야 한다든지, 그러면서도 웹 사이트는 인터넷 카페가 성행하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크롬(Chrome)이라든지, 성냥으로 담뱃불을 켜야 하는 시대인데 버스정류장의 광고판에는 버젓이 스마트폰이 그려져 있다든지 하는 모순들 말이죠. 다른 영화였으면 옥에 티가 있다고 할 텐데, 이 영화에서는 여러 시대를 조합해 버리는 재미난 연출들을 발견하는 것마저도 재미를 자아내는 요소입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여러 시상식과 매체에서 올해의 영화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수상내역이 영화의 가치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어떤 영화를 봐야할 지 모르겠을 때 영화를 선택할 구실 정도는 되어주죠. 1시간 20분의 짧은 러닝타임의 영화이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관람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가슴 속이 조용한 행복과 핀란드식 낙관주의로 충만해지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Summary
2024년, 헬싱키의 외로운 두 영혼 안사와 홀라파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나 눈길을 주고받는다. 서로의 이름도, 주소도 알지 못한 채 유일하게 받아 적은 전화번호마저 잃어버린다. 운명이 이들을 갈라놓으려 할 때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출연: 알마 포위스티, 주시 바타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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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5월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어제 흐린 날씨를 시작으로 오늘은 일교차가 클 예정이라고 합니다.다들 겉옷 챙기셔서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의 개봉 주 주말의 관객 수'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NEW)▶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했는데요.
예매 오픈 4시간 만에 전체 예매율 1위를 등극했고, 북미 사전 예매량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지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비슷한 주말 관객수를 기록했습니다.
주말 동안 (5월 6일~5월 8일) 관객 수 171만 6,49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49만 5,717명을 돌파하였습니다.여전히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줄거리끝없이 균열되는 차원과 뒤엉킨 시공간의 멀티버스가 열리며
오랜 동료들, 그리고 차원을 넘어 들어온 새로운 존재들을 맞닥뜨리게 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 속, 그는 예상치 못한 극한의 적과 맞서 싸워야만 하는데….2. <배드 가이즈> (NEW)▶ 드림웍스 최초의 범죄 오락 액션 영화 <배드 가이즈>는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는데요. 한국에서는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5월 6일~5월 8일) 관객 수 11만 30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5만 6,33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작전 설계부터 금고 해제, 해킹, 액션, 위장까지
완벽한 팀플레이를 펼치는 자타공인 최고의 나쁜 녀석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체포된다.
하지만 그들도 착해질 수 있다는 ‘마멀레이드 박사’의 주장으로
나쁜 녀석들은 바른 생활 갓생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이들은 다시 한번 자유의 몸을 위해 태어나 처음으로 바른 생활에 도전하게 되는데…3.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 (NEW)▶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인기 베스트셀러 작품 '엉덩이 탐정 시리즈'. 극장판 엉덩이 탐정은 이번 시리즈까지 합쳐서, 총 3편이 나왔는데요.
주말 동안 (5월 6일~5월 8일) 관객 수 5만 29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1만 3,53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엉덩이 탐정과 브라운, 견공 경찰서 일행은 ‘수플레 섬’에 방문해 ‘루루’를 만난다.
늘 바깥 세상을 동경하는 ‘루루’는 하늘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고된 보름달이 뜨는 밤, 엉덩이 탐정 일행은 ‘바람의 길잡이’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데…▶씨네픽의 이번 주 99회 예측 이벤트는 5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해주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의 5월 6일, 5월 7일, 5월 8일의 관객 수 스코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5%, 여성 35%로 남성이 더 높은 비율을 가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30대가 아주 살짝 낮은 비율인 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20대 후반 남성(159,3013명)과 40대 후반 이상 여성(155,4249명)이었습니다.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0.3%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2)▶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느껴지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개봉 후 두 번째 주말에 4위로 하락했습니다.
주말 동안 (5월 6일~5월 8일) 관객 수 4만 2,78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4만 6,837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4)▶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3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는데요. 개봉 후 4주째 주말,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5월 6일~5월 8일) 관객 수 2만 8,96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15만 8,02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국내 박스오피스와 동일하게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가 차지했습니다.
또한, 한국 박스오피스와 동일하게 2위는 <The Bad Guys>가 차지하였습니다.
주말 동안(5월 6일~5월 8일)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의 매출액은 $185,000,000 (한화 약 2,35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총 누적 매출액은 주말 매출액과 동일하게 $185,000,000 (한화 약 2,350억)을 기록했습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5월 6일 ~ 2022년 5월 8일)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1억 8,500만 달러 (누적 1억 8,500만 달러)2. <배드 가이즈> 977만 달러 (누적 5757만 2,485만 달러)3. <수퍼 소닉2> 620만 달러 (누적 1억 6,901만 달러)4.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395만 달러 (누적 8600만 달러)5.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332만 달러 (누적 4,1565만 달러)...씨네픽의 5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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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 코드명 포춘>가이 리치에게 기대치 않은 무언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전 세계를 파괴할 만한 위력을 지닌 무기 '핸들'이 도난당한다. 이에 영국 정보부는 '네이선'(캐리 엘위스)에게 '핸들' 회수를 의뢰한다.
경쟁자 '마이크'보다 먼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네이선은 최고의 팀원을 소집한다. 업계 최고의 스파이 '포춘'(제이슨 스타뎀), IT 전문가 '사라'(오브리 플라자), 만능 요원 'JJ'(벅지 말론)까지.
그들은 '핸들'의 거래를 담당하기로 알려진 세계적인 무기상 '그렉'(휴 그랜트)에게 접근하기로 결정하고, 그렉이 가장 좋아하는 할리우드 스타 '대니'(조쉬 하트넷)를 포섭해 임무에 나선다.
첩보 영화의 과거와 현재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장르가 없지만, 첩보 영화는 유난히 시대적 흐름에 민감하다. 첩보물은 국가의 역할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 스파이 영화의 핵심은 이해관계다. 첩보원, 기관, 국가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서스펜스는 극대화된다. 따라서 변화하는 국가의 역할, 이익을 반영하기에는 첩보물만 한 장르가 없다.
예를 들어 냉전이 한창일 때 미국, 영국 첩보 영화에서는 소련이 주요 적국이었다. 냉전이 끝나갈 때쯤에는 북한 같은 공산권 국가가 표적이었다. 9.11 테러를 기점으로는 이슬람 테러 조직이 자주 등장했다. '테러와의 전쟁'이 끝난 후에는 자성의 물결이 일었다. <본> 시리즈처럼 국가의 폭력으로 인한 희생자와 피해자의 역공을 다뤘다. 즉, 첩보 영화는 각 시대마다 시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을 보여줬다.
그다음은 뭘까? 관객과 시민은 어떤 적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까?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나름대로 답을 내놓는다. 가이 리치의 첩보 영화는 국가의 영역에서 벗어나 국가의 기능을 잠식해 가는 적을 겨냥한다.
'진짜와 가짜'에 주목하라
보통 가이 리치 영화는 화려한 편집과 연출 스타일을 즐기는 오락 영화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기대와 다르다. 의외로 깊은 스토리와 플롯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 중심에는 '진짜와 가짜'라는 모티브가 있다.
IT 재벌 빌런은 전 세계 금을 전부 매입한다. 고차원 AI인 '핸들'을 이용해 디지털 금융 세계를 유명무실화 하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계좌 상 숫자는 사라질 수 있는 약속에 불과하고, 오직 금만 실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노린다. 비슷한 뉘앙스의 대사도 반복된다. 작전이 막힐 때마다 포춘은 사라에게 직접 현장에서 부딪히라고 말한다. IT 전문가라고 의자에만 앉으면 안 된다면서.
'진짜와 가짜'라는 모티브에 주목하면 어색한 장면이 필요한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사실 작중 휴 그랜트와 조쉬 하트넷은 이상할 정도로 높은 비중과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그나마 그렉은 '핸들'의 거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할리우드 스타 대니는 대체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 아무리 그렉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고 해도.
하지만 대니의 서사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의 이야기는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진짜를 찾아가는 여정이나 다름없다. 일례로 그는 포춘의 협박 때문에 작전에 참여한다. 포춘은 그에게 자기 자신을 연기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이를 기점으로 그는 달라진다. 꺼져가던 연기에 대한 불씨를 다시 키우기로 마음먹는다.
그 이후도 마찬가지다. 촬영장에서 스턴트 연기를 하던 그는 자기가 촬영 때 탔던 소품 차를 몰면서 진짜 카 체이싱을 펼친다. 다음 작품에서 억만장자 백역을 연기할 때는 억만장자가 썼던 진짜 대사와 제스처를 고스란히 따라 한다. 이처럼 그는 진짜와 가짜 중 전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첩보원이 아닌데도 첩보 영화에서 비중이 큰 이유다.
진짜 적을 찾아서
이에 더해 '진짜와 가짜'는 첩보 영화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모티브라서 중요하다. 이 영화 속 빌런은 철저히 모습을 숨긴 상태로 진행된다. 보이는 적이 있고, 진짜 적이 따로 있다. 이를 빌런의 존재와 결합하면 꽤 의미심장하다. IT 기업가, PMC를 연상시키는 프리랜서 첩보 집단, 무기 거래상은 손을 잡고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을 대신하고 있는 주체들이 흑화해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다.
이는 <위기의 국가>에서 바우만과 보르도니가 지적한 바와 같다. 현대 사회에서 국가는 초국가적 자본, 기술, 조직에게 권력을 내줬다.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중재자, 경제 규제의 주체, 안전의 보장자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국가의 영역을 벗어나서 국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새로운 주체의 등장, 그들이 내포한 위협을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바로 이 대목을 겨냥하는 영화다.
그러다 보니 인공지능이 등장해도 <미션 임파서블 7>과는 결이 다르다. <미션 임파서블 7>에서는 인공지능이 빌런이었다. 하지만 <스파이 코드명 포춘>에서는 AI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문제다. 달리 말해 인공지능은 그저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마지막 장면까지 등장하지만, 미묘하게 이야기의 핵심은 아니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 3>의 토끼발 같은 맥거핀이다. 이조차도 '진짜와 가짜' 놀이 안에 있는 셈이다.
오락 영화라는 변명 혹은 핑계
그런데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여기서 멈춘다. 문제의식의 핵심은 건들지 않는다. 영화 속 스파이 묘사가 대표적이다. 작중 첩보원은 프리랜서다. 스포츠 스타나 다름없다. 스카우트할 수도 있고, 이적할 수도 있다. 그들에게 임무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고, 커리어를 쌓는 일이다. 국가의 대리인으로서 고뇌하던 이전까지의 스파이와는 다르다. 제임스 본드, 제이슨 본, 이단 헌트, 심지어 킹스맨과도 다르다.
역으로 그렇기에 그들의 존재는 더 섬뜩하다. 그들에게는 사명이나 책임감이 없다. 내적 갈등도 없다. 돈만 준다면, 조건만 맞춰주면 그들은 언제든 영화가 지목한 잠재적인 적이 될 수도 있다. 마이크와 네이선의 경쟁 구도처럼. 네이선이 포춘을 애국자라서 고용한다는 말이 단순한 농담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영화는 묘한 경계선을 이용하지 않는다. 국가의 영역이 상업화되는 세태를 다룰 듯하다가 이내 잊는다. 아군도 적도 될 수 있다는 양면성은 유머의 소재로 휘발된다. 이번에는 어디로 휴가를 갈지, 어떤 와인을 마실지 고민하는 이들 앞에서 주제 의식은 무의미하다. <007> 시리즈 같은 첩보 영화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007> 시리즈도 엄연히 오락 영화이고 상업 영화라는 걸 고려하면 더 그렇다.
장르에 충실해서 문제다
또 다른 문제도 파생된다. 상술했듯이 <스파이 코드명 포춘>의 스토리텔링은 첩보 영화치고 얕다. 그런데 반대로 연출이나 편집은 지나치게 첩보 영화스럽다. 그래서 영화 자체의 매력이 약하다. 언뜻 듣기에는 이상한 말이다. 장르에 충실해서 문제라니? 하지만 감독이 가이 리치라면 말이 된다. 가이 리치 영화는 장르적 쾌감 못지않게 독특한 스타일이 빛날 때 호평받기 때문. 안타깝게도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해당되지 않는다.
가이 리치 스타일은 독보적이다. 그는 템포를 가지고 논다. 쉬어갈 때는 확실하게 분위기를 잡다가, 필요한 순간에는 빠른 편집과 의도적인 급전개로 관객을 현혹한다. 특히 편집이 인상적이다. 한 편의 영화를 서로 다른 시점과 시간대로 분해한 후 짜 맞추는데 능하다. 전작인 <캐시 트럭>도 현재 시점, 6개월 전, 5개월 전 3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전체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다.
<스파이 코드명 포춘>에는 그 맛이 없다. 시간 순서를 뒤집고 화려한 화면 분할을 활용하는 장면은 팬서비스처럼 스쳐 지나간다. 제이슨 스타뎀이 '핸들'을 훔쳐간 테러리스트 거처에 침입했다가 빠져나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캐릭터나 정보량이 많아서 기존 스타일을 고집하면 영화가 난잡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지만 직전 작품인 <젠틀맨>과 <캐시 트럭>이 워낙 색깔을 잘 보여줬기에 아쉬움이 크다.
어떤 의미로든 밋밋한 하위 호환
액션도 기대 이하다. 일반적으로 가이 리치는 액션을 평범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작전을 세우는 장면과 작전을 실행에 옮기는 장면을 대비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세련된 액션을,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유머와 쾌감을 즐길 수 있다. <셜록 홈즈>에서 홈즈가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킹 아서>에서 아서의 런던 침투 계획이 어그러진 장면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분량도 적지만, 개성도 없다. 볼만한 맨몸 액션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액션씬은 대부분 제이슨 스타뎀의 역량에 기댄다. 그 결과 다른 첩보 영화에 비해 눈을 사로잡을 만큼 차별화된 개성이나 매력을 느끼기는 어렵다. '가이 리치라면 달라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도 특유의 유머 감각은 살아 있다. 서로 빠르게 주고받는 영국식 유머를 재치 있게 활용한다. 누구 한 명 빼놓지 않고 혀놀림이 화려하다 보니 유머 타율도 나쁘지 않다. 007을 비튼 대목도 재밌다. 마티니를 찾는 본드랑 달리 포춘은 최고급 와인만 고집한다. 이 티키타카만 즐겨도 영화는 충분히 흥미롭다.
종합하면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인기 첩보 시리즈의 하위 호환이라는 인상이 짙다. 소재나 주제의식은 근래 <007> 시리즈에 미치지 못한다. 영화의 구성은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시킨다. 팀업무비라는 점이나, 팀원들의 역할 분배가 겹친다. 유일한 차별화 방법도 놓쳤다. 가이 리치 감독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대신 장르의 관습에 기댄다. 그 결과 <스파이 코드명 포춘>은 여러모로 가이 리치에게 기대하지 않은 결과물이 됐다.
Acceptable 무난함
'가이 리치'도, '첩보 영화'도 뽑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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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연니버스는 후회 없을 선택
시청했던 작품을 한 패키지로 모아서 간단 리뷰를 하려고 한다. 대상은 '기생수: 더 그레이', '삼체'다.
'기생수: 더 그레이'
연상호 감독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인 건 동의하나, 그가 구축한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 인장이 찍힌 작품들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는 극명하다. 하지만 이와아키 히토시 작가의 '기생수'를 드라마화한 '기생수: 더 그레이'는 후회 없을 선택이 될 것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설정만 그대로 가져왔을 뿐, 원작 만화와는 다른 방향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판을 키우기보단 충청남도 남일군이라는 가상 지역 내로 의도적으로 축소하면서 동시에 서사, 캐릭터들의 전사 등을 속전속결로 풀어낸다. 여기에 '기생생물과 인간의 공존'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기생생물을 지키려는 자, 막으려는 자, 공생하는 자'로 단순하게 공식화하면서 '인간성'에 대해 고찰하게 만든다.
'19세 관람가'가 붙었을 만큼, 소름 끼치는 비주얼 재현도 합격점이다.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가는 전소니와 구교환의 합, 시즌 2 여지를 남겼던 마지막 장면 또한 인상적이었다. 만약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는 조금 더 손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삼체'
SF 소설가 류츠신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한 넷플릭스 '삼체'는 흥미롭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400년 뒤에 지구에 도착해 폭격을 가하겠다는 낯선 외계 문명을 대처하는 지구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지우려고 했던 광기의 결정체 문화대혁명의 피해자 예원제(자인 쳉/로잘린드 차오)는 복수를 위해 외계문명을 불러들였으나, 같은 가해자의 길을 걷게 돼 또다시 소중한 이를 잃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게 인상적이다. 또 과학과 이성이 상상치도 못하게 계속 고꾸라져 절망을 안겨주는 광경도 이목을 끌었다. 거듭된 실패와 절망, 비탄 속에서도 더 나은 해답을 찾아 나서려는 태도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비과학적인 인물들까지 과학적 사고를 하는 모습도 매우 신선하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거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화려한 시각효과 및 스케일도 압권이다. VR 세계관과 우주의 윙크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기도 하다. 심지어 이것이 원작소설의 초반부를 압축해서 담아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얼마나 더 대단한 스토리텔링과 SF요소들이 나올까 기대감만 높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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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미씽 발렌타인 / 消失的情人節, 2020
피아노만으로 소개되는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청설2009>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넷플릭스"에 공개된 <나의 Ex2018>는 "대만 영화"가 무엇을 잘하는지를 보여준 영화들입니다.
마치, 버블티에 담아있는 "타피오카 펄"처럼 관객들의 가슴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데, "대만 로코"만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국내 성적을 기대했는데, 영화는 첫 주 박스오피스 6위에 그쳤으며 누적 관객은 5,588명(01.19 기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들려오는 평가가 좋았음에도 그게 성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이런 이유에는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이 "메가박스"만에서 상영하는 제한적인 부분이나 유달리, 신작들이 많았다는 점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해 들은 것들이며, 직접 느낀 것들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직접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정확하고 빠르기에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과연, 영화는 들려온 것처럼 재밌었는지?' -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모든 것이 빠른 여자, "샤오치"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와 "밸런타인데이"에 데이트를 한다는 것에 기대하지만, 정작 "밸런타인데이"는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신발에는 모래가 가득하며 피부는 어딜 갔는지 빨갛게 익어버렸고요.
그리고 이 일이 있고 난 후, 매일 우체국에 편지를 보내는 남자 "타이"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샤오치"는 잃어버린 밸런타인데이에 "타이"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의심하는데...
1.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보이는 이야기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는 119분으로 많은 분량을 가진 영화로 관람 전부터 부담스러울 겁니다.
웃고 즐기자는 분량과는 거리가 꽤 되니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할지 또 그것을 잘 알아먹을지도 걱정이 들 겁니다.
하지만 <마이 미씽 발렌타인>는 이런 예상과는 다르게,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느낌으로 전개되는데요.
무엇보다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를 "샤오치"와 "타이"라는 두 캐릭터로 나눠 각각 전개하며, "샤오치"의 이야기가 앞서 언급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하루를 바라보는 두 캐릭터의 차이
먼저, "샤오치"의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앞서 언급하듯이 재밌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그녀가 "밸런타인데이"를 잃어버리는 결과가 과정 없이 통보되기 때문인데요.
<부부의 품격>이나 <펜트하우스>와 같이 "막장"을 다룬 작품들이 이를 활용하는 이유에는 "막장"에는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정 이상의 설명이 쌓이면, 이를 해소하듯이 터지는 것이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막장"은 이런 과정보다 결과부터 발표하고 과정을 쌓아올리는데요.
그런 점에서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샤오치"이야기는 그녀가 "밸런타인데이"가 사라진 이후 과정이 주되기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외에도 깨방정을 떠는 그녀의 모습도 가벼운 분위기의 해당 이야기에 어울리기까지 하니 더더욱 첫인상이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2. 똑같은 구성?, 아니 조금 달라요.
그렇다면,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후반전 "타이"이야기는 어떤 느낌일까요?
앞서 "샤오치"와 비슷한 구성이나 후자에 속한 만큼 앞선 이야기를 활용하며, 첫 관람인데도 N회차하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그렇기에 앞서 바라본 "샤오치"의 이야기도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앞에서 소개하듯이 "샤오치"는 "타이"가 아닌 "류원썬"이라는 남자와 연애를 하는데, 앞선 이야기에서는 이 캐릭터는 완벽한 남자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타이"의 이야기에서는 이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는데요.
이로 인해, 인상이 달라지니 이를 막으려는 "타이"의 모습은 "샤오치"의 깨방정과 다르지만 웃음을 만들어내는 똑같은 결과로 치닫습니다.
후반전, 인저리 타임도 추가해서...
이렇게 본다면, 영화는 다른 캐릭터로 이야기를 북붙한 것으로 보일 겁니다.
그러나 "타이"의 이야기에는 "샤오치"가 궁금했던 잃어버린 밸런타인데이의 질문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이를 자신만의 비유들을 섞어낸 소재들과 함께 소개하여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오는데요.
그러면서,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왔던 <마이 미씽 발렌타인>이 처음으로 분위기가 촥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영화는 "사진"과 "편지"로 "타이"가 "샤오치"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3. 시간을 맞춰나가는 노력!
포스터에서도 있듯이 "샤오치"는 뭐든지 빠른 여자, "타이"는 뭐든지 느린 남자로 서로가 맞질 않습니다.
여기에 "샤오치"에게는 썸남까지 생겼으니 "타이"로서는 더 이상 그녀와 접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타이"가 선택한 "사진"과 "편지"는 어떤 의미일까요?
먼저, 연인에게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의 발걸음이 맞지 않아 누구는 앞서고 뒤처지는 모습이고 춤으로는 서로의 발을 밟아 고통만 더하니 정상적인 관계로 볼 수 없는데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타이"가 선택한 "사진"과 "편지"는 과거에 있던 일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현실과는 다르게 정적이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앞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다른 보폭을 가진 두 캐릭터의 간격은 더 벌어지고 말테니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이렇게, "타이"와 "샤오치"가 서로 시간이 맞지 않겠지만 "사진"과 "편지"는 시간에 구애받는 물건들입니다.
이를 기록하고, 바라봄으로써 두 캐릭터는 비로소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니까요.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단연, 가장 큰 쾌감은 서로 달랐던 두 캐릭터의 시간이 차차 맞아들어가는 점입니다.
4. 결국, 당할 수밖에 없는 엔딩
그도 그럴 것이 두 캐릭터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각자의 시간에 맞춰진 것이 보입니다.
앞에서도 소개하듯이 "샤오치"는 모든 것이 빠른 여자로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나 영화를 보면서 웃는 것으로 일반인에 비해 빠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우편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타이"보다 빠르게 잔돈을 거스르는 것으로 시간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타이"의 이야기에서도 이런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고요.
서로의 시간을 맞추며...
역시 앞에서 소개하듯이 모든 것이 느린 "타이"는 남들보다 느린 반응들과 버스를 운전하는 것으로 자기가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자신에게 익숙한 시간을 보여줄 뿐 "샤오치"는 "타이", "타이"는 "샤오치"에게 맞춰주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엔딩에 비로소, 이들의 시간이 맞는 장면이야말로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에 보기 꺼려 하는 관객들은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영화가 "시간"을 다루었기에 그럴듯한 이론을 바탕에 촘촘한 설정까지 있어 어려운 영화로 인식될 테니까요.
하지만 <마이 미씽 발렌타인>은 본 관객들은 그런 딱딱한 영화가 아님을 알 겁니다.
그렇기에 두 주인공의 시간대가 맞물린다는 마지막 장면도 옳고 그르냐를 떠나 살짝, 눈감아줘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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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의 오류
최신 한국 영화를 리뷰하고 추천합니다
영화 '시동'을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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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adonai0919@gmail.com※ 트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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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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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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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덤 프로젝트> 공식 예고편
과거로 날아가다. 시간 여행 중이던 전투기 조종사. 그가 어린 시절의 자신과 돌아가신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 과거와 화해하기 위해. 세상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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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후겟츠 웨슬리> 스페셜 예고편
허구한 날 티격태격하는 결혼 5년차 부부 올리브와 클레이는 고민 끝에 이혼을 결심하고 반려견 웨슬리에게 사실을 말한다.
깔끔하게 헤어지는 줄만 알았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웨슬리의 양육권을 두고 법정 싸움을 하게 되고, 법원에서는 반려견 행동 심리학자를 지정해 두 달 후에 누가 최종 양육권을 가질지 판결하기로 한다.
하지만 웨슬리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두 사람 앞에 반려견 행동 교정사 글렌이 나타나면서, 둘의 관계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데..
과연 웨슬리는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