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8-29 21:25:42
[SIWFF 데일리] 인간에서 인간까지
영화 <카메라를 든 사람>
SYNOPSIS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 커스틴 존슨이 25년간의 촬영 경력 동안 포착해 낸 푸티지 영상을 직조하듯 풀어 낸다. 영상 제작자와 대상들 사이의 관계, 카메라의 객관성과 개입 사이의 긴장, 그리고 날것의 현실과 가공된 이야기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영화.
PROGRAM NOTE
감독으로서 영화는 곧 ‘이야기’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감독은 이야기 안에서 배제된 촬영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늘 아쉬움과 한계를 느끼고는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영화 〈카메라를 든 사람〉은 무엇보다 예외적이며 뛰어난 작품이다. 이는 25년 동안 촬영감독으로 활동한 커스틴 존슨만이 가지는, 감독과는 다른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영화는 오랜 기간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를 통해 만난 사람과 감정을 주고받았던 순간을 엮어서 만든 커스틴 존슨만의 자서전이다. 마치 잘려진 천 조각들이 ‘퀼트’라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본 듯하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5년 만에 다시 찾은 보스니아의 한 가족과의 대화와 ‘작은 상영회’는 이야기에서 놓쳐버린 현장의 순간들이 어떻게 환생되고 의미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다큐멘터리를 하다 보면 감독의 그릇만큼 세상이 보일 때가 많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깊은 탐색과 교감이 쌓여 결국 자신의 아이들과 치매를 가진 어머니에게로 카메라가 향할 때, 어떻게 카메라가 한 개인에게 역사가 되어 성숙한 시선을 갖게 하는지, 또한 그것이 관객에게 어떠한 울림을 주는지, 이번 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권우정]

일전에 넷플릭스에서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주변에서 알음알음 추천을 받고, 왓챠피디아도 내가 4.1점을 줄 거라고 했으므로. 역시나 좋았다. 딕 존슨의 죽음을 다룬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딕 존슨의 딸이자,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으로 25년을 살아온 감독 커스틴 존슨의 작품이 상영된다고 해서,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첫 영화로 냉큼 골랐다. 그리고 역시나, 좋았다.
이 작품은 25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그가 촬영한 풋티지 영상을 모아모아 새로이 편집한 것이다. 커스틴 존슨 감독은 이것을 자신의 회고록처럼 여겨 달라고 했다. 타이틀이 떠오르기 직전 보이는 장면은 도로만이 펼쳐진 넓은 평원에 번개가 치는 순간과 우렁찬 천둥 소리가 포착되는 것, 그리고 관객인 나와 동시에 깜짝 놀란 숨을 들이켜는 촬영자의 소리. 기둥 뒤에 공간 있듯, 카메라 뒤에 인간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한 영상이 조각조각 모여 있다. 스레브레니차 집단 살해의 기억이 남아 있는 보스니아처럼 역사의 어떤 순간도 들어 있고, 복싱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담는 장면도 들어 있다. 복싱 코치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가까이서 찍는 게 진리라고 말한다. 복싱도 촬영도 가까운 데서만 가할 수 있는 일격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그 가까운 촬영의 일격을 연타로 날리는 걸작이다.

얼핏 평이해 보이는 장소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를 찾는 것이 카메라의 힘임을 느끼게 한다. 얼핏 단조로워 보이는 도시의 풍경에서, 벽의 포탄 자국이, 93-94년 사이에 사망한 사람들의 묘비가, 스레브레니차를 잊지 말라는 그라피티가, 카메라에 점점이 담기면 그곳은 더 이상 평이한 도시가 아니게 된다.
세계 곳곳, 각기 다른 세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성실히 따르며, 카메라는 다양한 것을 담는다. 삶의 ‘흥미로운’,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단면마다 커스틴 존슨의 카메라가 있다. 그러나 그 다양한 조각조각들이 모인 곳, 소실점에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바로 인간을 담기 위해 그의 카메라는 그토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리창을 깨끗이 닦아 차창 너머로 찍을 수밖에 없는 나라들도 있다. 알 자지라 주요 인물들이 수감된 예멘의 감옥 앞이나 카불처럼 위험한 곳들이 있다. 그러나 거기서도 유리창을 닦는 손이 흥미롭게 담겼다고 말하는 ‘기술 전문가’인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잊지 않는 ‘예술가’가 있다.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의 익명성을 위해, 머뭇거리며 움직이는 손과 목소리만 담은 인터뷰 영상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해진다. 인터뷰의 가장 앞 단어를 건네주면서, 공감하고 경청한다. 카메라의 역할은 결코 응시에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기술과 예술을 동원하여, 담고 전달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어머니의 모습도, 집단 살해의 기억 이후에 살던 곳으로 돌아온 가족들이 거둔 알알이 보석 같은 열매도, 눈을 다쳤지만 똑똑한 소년으로만 보였던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증언도… 촬영자에게나 감상자에게나 뚜렷하게 각인되는 이런 영상들은, 카메라의 역할이 응시에만 그쳤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가 흘렀던 역사의 기억들과, 그 자리들이 오늘날은 평화로워진 장면을 대조해서 보여주는 것도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편집한 손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영화의 보여주기는 사실 적극적인 말하기이다. 무수한 이들의 피가 흘렀던 초원에 오늘날 얼마나 햇살이 곱고 들꽃이 살랑거리고 있는지, 단지 고운 들판을 보여줄 뿐인데 왜 우리는 참담해지는지. 이 적극적인 말하기가 없다면, 다시 말해 기록의 행위가 없다면 우리 눈에 그저 예쁜 초원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그토록 거대한 기억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록하고 전달하는 한, 조각도 이야기가 된다.
커스틴 존슨의 작업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이것이 팩트와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는 과정과도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각조각 모인 이야기들이 새로운 진실을 그려내고, 풋티지 영상이 모여 새로운 작품이 되는 과정이다.

영화는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함께 담았다. 현장 프로듀서 겸 통역으로 보스니아에서 내내 동행한 이의 말처럼. 우리의 선택이지만, 더 오래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해소도 필요하다는 것을.
때로는 몰랐던 이야기 앞에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대답을 회피하는 인터뷰이에게 다른 주제로—이를 테면 옷 같은 얘기로— 말을 돌리기도 하는 커스틴 존슨의 모습을 보며… 전문가가 된다는 건 단순히 기존 하던 일에 노련해지는 일일 뿐만 아니라, 자기 하는 일 안에서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직면하는 일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흔히 전문가가 된다고 하면, 마치 감정은 무디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감정을 잘 해소하고 정돈하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것 같다. 꼭 영화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배우나 소위 ‘감정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일들이 아니어도, 우리는 인간이기에 대부분 감정을 사용하며 일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인간의 시선에서, 시선 끝의 인간까지. 다큐멘터리는 결국 그런 작업이 아닐까.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도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경계를 넘어서서, 보여지지 않는 그 너머까지, 그 소실점에 있는 인간에까지 시선이 미친다면 그 사람이 어느 직군에 있든 전문가 소리를 들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 나의 조각 모음은 어떤 회고록의 모양이 되어 있을까. 커스틴 존슨의 인생 thanks t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엔딩 크레디트가 쭉 올라가는 동안 생각했다. 나의 크레디트에 남기고 싶은 이름과 마음들을. 이 영화에서 보고 배운 아름다운 시선이 거기에도 한 자락 묻어나 있다면 참 좋겠다.
2023.08.25. 14:00-15:43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6관
2023.08.28. 19:30-21:13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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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기억 속에는 실사로 남다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기억 속에는 실사로 남다
영화 리뷰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감독]호아킴 도스 산토스, 켐프 파워스, 저스틴 K. 톰슨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시놉시스] 여러 성장통을 겪으며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된 마일스 모랄레스. 그 앞에 다른 평행세계의 스파이더우먼 그웬이 다시 나타난다. 모든 차원의 멀티버스 속 스파이더맨들을 만나게 되지만, 질서에 대한 신념이 부딪히며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긴다.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서는 멀티버스의 세계가 열린다.
#스포일러 유의#
실사 영화를 보고 있는걸까??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본지 거의 3주가 다 되어 간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으면서 영화를 떠올리면 디즈니나 지브리와 같은 애미네이션을 봤다는 느낌보다 실사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작품이었다. 분명히 2D와 3D 그 애매한 경계선에 있는 애니메이션이 분명했음에도 마일스와 그웬, 그리고 다른 스파이더맨들까지 이들을 연기한 배우가 누구였지? 하고 떠올리면 그제서야 아,, 이거 애니메이션이었구나 뒤늦게 깨닫게 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 해당 작품이 실제 배우들로 연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 보다는 이건 애니메이션이어서 가능했던 작품이었다는 확신에 찬 감상평을 내릴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만화이기에 표현할 수 있었던 캐릭터의 움직임을 강조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오히려 뚝뚝 끊어지는 연출을 통해서 박진감이 더 살 수 있었던 부분 등 만화적인 요소를 부각하면서 영화의 집중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던 만화의 매력적인 부분들을 잘 살린 작품이었다.
결국에는 희생을 해야 되는가?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감정은 스파이더맨이 참 안쓰럽다는 것이었다. 평행 세계 속 존재하는 아주 많은 스파이더맨들은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다. 각자의 세계에서 다른 얼굴과 성격, 가정 환경에서 자라가지만 결국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 희생을 통해서 다른 모든 이를 구하는 그런 희생적인 캐릭터였다.
이러한 과정이 없으면 진정한 스파이더맨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스파이더맨 세계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법칙에서라면 절대 스파이더맨이 되서는 안됐었던 마일스가 ‘스팟’의 농간으로 스파이더맨이 됐고, 평행세계의 대장 미겔 오하라는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마일스에게도 동일한 스파이더맨의 루트를 걷도록 강요한다.
하지만 이를 피해 마일스는 도망치면서 파트1은 끝이 난다. 영화를 보면서 과연 같은 과정을 거쳐야만 왜 스파이더맨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물론 한 세계가 사라진다고 설명은 되고 있지만 다른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가가이 들었다. 마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희생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따라야만 한다는 게 성격상 이해가 되지는 않아서 도망친 마일스를 속으로 응원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과연 마일스가 파트2에서는 어떻게 기존 스파이더맨들을 저지하고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지 기대가 되는 포인트기도 하다.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주얼, 설정, 사운드, 음악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궁합을 잘 이루고 있었고, 화려함 속에서도 캐릭터의 서사를 잘 풀어내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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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의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듯이
구사일생
경기 대기 중. 홍대의 머릿속에 생각이 많다. 홍대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다. 고민이 많아 보이는 홍대. 홍대의 시선은 동료 축구선수 성찬으로 향한다. 인터뷰 중. 빅리그 입단이 확실시된 성찬에게 질문이 쏟아진다. 박성찬 선수! 이 경기는 어떻게 플레이할 생각이십니까? 뭐 빅리그도 물론 좋지만 지금 앞에 있는 경기에 집중해야죠. 겸손함을 보여주는 성찬. 그런 성찬을 바라보는 홍대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경기 시작! 주심이 호루라기를 분다. 갑자기 홍대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성찬을 도와 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할 홍대가 성찬이를 맨 마킹 한 것이다. 경기를 던져버리는 홍대. 당연히 라커룸에선 난리가 났다.
라커룸에서만 난리가 나면 다행일 것이다. 홍대의 역주행은 금세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빗발치듯 따라온 기자들. 난감한 질문이 들어온다. 그러나 그중에 가장 깐족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유난히 눈이 맑은 기자 하나가 유달리 거슬리게 행동한다. "경기 중 역주행 퍼포먼스는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어머니에게 보내는 메시지인가요?" "현재 사기 혐의 수배 중인 어머니의 도주를 돕고 계신 건 아닌가요?" 홍대의 얼굴표정에 무언가 변화가 있다. 화가 난 홍대. 도발하던 기자의 눈을 찌른다. 이 장면은 뜨거운 감자가 돼서 홍대의 커리어에 직격탄을 날렸다. 축구선수로서 은퇴 5분 전인 홍대. 아예 축구계는 접고 연예게 입문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좋은 걸로 이슈가 된 것이 아니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 이때, 홍대에게 제의가 들어온다. "너 감독해라. 월드컵 나갈 건데. 홈리스 월드컵이야. 다큐 제작팀도 붙을 거다."
감동 실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실제로 2010년에 한국 홈리스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 출전한 바가 있다고 한다. 이 한 줄로 알 수 있는 정보는 두 개다. 하나는 '홈리스'를 소재로 했다는 것과 스포츠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이다.
영화는 홈리스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영화 표면적으로 주인공 롤을 맡은 배우는 홍대 역의 박서준과 소민 역의 이지은 배우다. 이 둘은 영화에서 밑그림이 된다. 무슨 말이냐. 홍대는 홈리스를 하나의 축으로 모으는 역할이다. 또 이 사람들을 다독여서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임무가 있다(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홍대 내적인 성장은 보너스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홍대가 영화의 핵심에 겹쳐지는 순간이 있다. 이는 영화 내내 제시되는 홈리스들의 입장과 홍대가 처해있는 상황이 병치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연출은 영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왜? 영화가 다루는 핵심 소재는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홈리스와 같은 입장에 놓이는지, 또 어떤 이유로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지가 영화에서 직간접적으로 묘사된다. 약간 부차적인 장면이긴 하지만 홈리스들에 대한 시선이나 '빅이슈'라는 잡지사가 등장하는 방식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비하하거나 희화하는 걸 지양하지만 소재를 다루는 것에 거침없었던 감독의 수가 돋보인다.
또 이 작품은 스포츠영화로서의 장르적 특성을 갖고 있다. 2부에 축구 경기장이 등장한다. 이 축구장 시퀀스의 완성도를 떠나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글쓴이가 생각했을 때 스포츠영화로서의 장르성을 챙겼던 것이 어느 지점에선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중반부까지 홈리스들을 가르치는 홍대의 모습이 그렇다.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에 갑자기 짠하고 잘하지 않는다.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하는 게 당연하다. 영화에서 홈리스들 간의 사연이 다양한 만큼 이 피지컬적인 재능도 각자 다르게 묘사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홈리스들의 연령대를 생각해 보면 사실 당연한 건데 섬세한 연출방식으로 리얼리티를 더했다.
몇 명 퇴장당한 축구경기처럼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면 '착한 영화'다. 홈리스에 대해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좋은 평을 받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와 상응하는 이 영화의 단점을 뽑자면 그 나머지다. 사실 영화에서 감정적으로 뭉클한 장면이 있다. 신인류의 OST가 들어가는 장면은 역시 감독의 감각이 젊다는 걸 체감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뻔했던 경기장 시퀀스에서 이 노래가 삽입되는 장면 하나만큼은 식상하지 않았다. 또 웃긴 장면도 있다. 홈리스들의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이 약간 전형적이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양현민 배우의 퍼포먼스는 인상 깊었다.
그런데 이 외의 지점에서 마이너스가 너무 많았다. 우선 첫 번째. 영화는 착하기만 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서 써보자면 영화가 살짝 노골적이라고 느껴졌다는 점이다. 우선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생각난다. 션 베이커의 작품 세계가 그렇지만 영화에서 해결책이 없었다는 점은 우리 각자의 몫으로 설루션을 돌렸다는 점에서 그 작품의 강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 중에 깊이 있는 통찰을 다룬 작품은 많다. 후반부에 약간 김새긴 했지만 시스템이 만든 비극 자체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훌륭하다(물론 영화가 제시한 해결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드림>은 중반부 즈음에 어떤 인물이 누구에게 코미디 대사와 함께 직접적으로 제시된다. 이 인물이 축구대회까지 가는 길에 굉장히 중요한데 이 장면에서 갑자기 방점이 쾅 찍히고 존재감이 옅어지는 건 차치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대사들이 너무 대놓고 들어갔다. 이병헌 감독의 진심이 느껴지긴 했다. 심지어 이 장면에 들어간 코미디 대사들 웃기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대사 하나가 너무 템포에서 임팩트가 커서 이 장면만 기억나는 느낌? 조연 홈리스들의 도전서사가 이 장면이 내포하는 메시지로 귀결이 나는 거면 모르겠다. 어차피 이 장면을 보여주려고 후반부가 있는 거면 이다음 시퀀스들이 굳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
또 인물을 설정하는 방식에서도 꼼꼼하지 못한 것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우선 홍대 쪽 묘사다. 홍대 역을 맡은 박서준 배우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뭔가 과한 초중반부를 이끌 만큼 본인이 갖는 스타성을 적절히 활용한다. 특히 초반부에 홍대가 사고를 치고 인터넷 밈으로서 주인공이 퍼지는 영상이 있다. 이런 건 배우가 박서준이고 그의 역할에 이입되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영상이다. 그러나 이 인물이 약간 과시적으로 묘사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쌍쌍바가 등장하는 시퀀스다. 음.. 모르겠다. 박서준과 이병헌이라는 이름을 보고 극장을 가는 사람 중 이런 방식의 연출을 원했던 분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또 이 홍대는 중후반부 지점을 지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다. 이 시퀀스는 좀 나사가 빠진 듯하다. 소민이의 직업적 역량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던 건가 싶다. 뭐 비단 홍대라는 캐릭터 자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이야기 몰입에 지장을 준다. 바로 홍대 어머니 캐릭터다. 이 홍대 어머니 캐릭터가 이야기에 있어서 기본 바탕이 된다. 이 인물의 어떤 행동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의 문제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으니 차치하기로 한다. 이 사람은 이야기의 핵심과도 영 닿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어떤 장면에선 몰입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홍대가 갖고 있는 내적인 문제는 초반부에 나온다. 홍대가 갖고 있는 이 문제를 영화는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지게 장면을 구성했다. 이 부분에 집중하고 보는 게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한데 어머니의 이야기까지 들어오니 좀 난잡해진다. 하려고 했던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또 홍대와 홍대 어머니의 연출뿐만 아니라 홈리스와 소민 캐릭터도 영 아쉽게 느껴진다. 우선 소민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좀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지점이 많다. 소민이가 하는 대사도 약간 예전 영화들 같다. “약 먹을 시간 됐어”같은 대사들 뭔가 아쉽다. 대사를 떠나서도 인물의 동선이나 움직임들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것은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소민 캐릭터에게 별로 마음에 드는 점이 없다. 그나마 이지은 배우의 미모 빼면 굉장히 전형적인 캐릭터와 평범한 대사들만 반복한다. 안 그래도 상투적인 화법을 더 진부하게 만든 것이다. 글쓴이가 이지은 배우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소민이라는 인물이 대사 할 때마다 눈을 감게 됐던 것도 여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지은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오는 단점이 이 영화에서 느껴졌다. 가수와 배우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카메라 드는 폼이 좀 이질감이 들었다. <브로커>에서 가수 커리어 내내 한 적 없는 쌍욕을 하는데 어색하지 않았던 것과는 정반대다.
홈리스 쪽 캐릭터에서도 아쉬운 지점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전부 아쉽다. 그중에서도 장점과 단점을 뽑아보자면 양현민/고창석 배우는 이 작품의 윤활유가 된다. 소수자 다음으로 중요한 영화의 소재는 가족이다. 고창석 배우는 가족영화로서 가져야 할 뭉클함을 치트키라도 쓴 것 마냥 다 만든다. 또 양현민 배우는 비주얼과 말투부터 코미디적 요소를 잘 살린다. 글쓴이가 가장 많이 웃었던 부분이 이 양현민 배우 캐릭터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홈리스 서사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건 이현우 배우가 맡은 인선 역이다. <영웅>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비슷한 문장을 썼었던 것 같다. 이 배우가 처음 등장할 때 '아마 이럴 거야' 생각했다. 그리고 정확히 다 맞아떨어져 갔다. 예상과 단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배우는 커리어에서 확실한 전환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이 영화에서 인선 역의 입지처럼 이 배우의 등장만으로도 모든 줄거리가 예상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거 실화냐
그렇게 아쉬운 인물연출은 영화의 줄거리와도 이어진다. 1부 홈리스들을 모으는 장면에서 나타나는 불균일함은 뭐 어쩔 수 없다고 치자. 2부는 약간 당황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다. 일단 실제 홈리스 월드컵의 규칙이 어땠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규칙의 여부를 떠나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 있어 각색이라는 부분은 연출가의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영화 감상에 있어 내적인 모순을 스스로 보여주는 듯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홍대 일행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어떤 사람들과 대화하는 신이 있다. 이 사람들은 영화 후반부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이야기를 쉽게 푸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인물들에게 더 쉬운 접근법을 만들어준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사람들은 영화에서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동한다. 없어도 되는 존재를 떠나 팀의 조직력과 완성도의 측면에서도 강한 유효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영화의 최고 단점이다.
또 이 축구경기를 중계하는 중계진들은 영화의 리얼리티성을 떨어트린다는 악영향을 끼친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실화를 찾아보니 해설자들이 실제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들을 실제로 했는지 안 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 상황이 있기 전까지 영화에서 한국의 홈리스에게 감정이입할 요소들을 넣었어야 했던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는 영화 전체적으로 '굳이 말 안 해도 알 걸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습관'의 연장선상같이 느껴져서 이병헌 감독의 단순한 실수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 홈리스들의 모습. 강박적으로 느껴지는 균형감각. 현실적인 어려움. 이런 큼지막한 덩어리들은 대놓고 때려 박았다. 그걸 잘 이어 붙이면 뭐 아무 문제없었을 텐데 은근슬쩍 딱 갖다 놓아서 영화가 끊기는 듯한 느낌은 아쉽다. 이렇게 예상이 가는 장면들의 연속이라는 점은 영화 후반부에 있어 '언제 끝나나' 싶게 생각하는 지점이기도 했다.
좋은 영화는 맞지만 재밌지는 않았어
사실 이 <드림>을 기대했다. 글쓴이는 그냥 웃긴 영화, 재밌는 영화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품고 있는 좋은 시선에 대한 강박이 템포를 끊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하나의 이야기 같지 않게 들린다는 것. 상황을 전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나 이병헌이라서 이런 거 잘한다 다들 알지??' 같은 것들은 감독의 전작 <극한직업>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지게 한다. 분명히 재기 발랄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말이다. 박서준의 열연, 이지은의 사랑스러움도 이병헌이라는 감독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단점을 받쳐주지는 못했다. 좋은 의도로 착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완성도에 생긴 구멍을 메워주지는 않는데 말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박서준과 이지은 배우, 하현상과 신인류의 팬이라면 볼만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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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길 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시
손자 '욱이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행복한 할머니 미자(윤정희)는 66세의 나이에도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미자는 시 한 편 쓰는 것이 소원이다. 접수 마감이 지난 김용탁 시인의 문학강좌를 간곡히 부탁해 듣게 된 후로 미자의 관심은 온통 시에 쏠려있다. 시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틈틈이 메모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병원에서 희진이라는 아이의 자살 소식을 듣고, 희진의 자살과 종욱(이다윗)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 미자의 마음에는 낯설고 격렬한 감정들이 차오른다. 미자는 희진이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시를 완성하게 된다.
한 편의 시에 대한 긴 해설과도 같은 이 영화는 시와 시인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보다
시의 출발은 '잘 보는 것'이다. 시인은 학생들에게 '사과를 진짜로 본 적이 있는지' 묻는다. 조명 아래에서 살펴도 보고, 향도 맡아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즉, 온전히 느껴 본 적이 있는지 묻는다. 진짜로 보아야 느껴지는 것이 있고, 그것을 종이에 옮겨내면 그것이 바로 '시'다. 미자는 수업 이후로 일상의 모든 것을 진짜로 보려고 애쓴다. 사과를, 설거지통을, 꽃과 나무를, 손자 종욱이를 본다. 미자가 '꽃을 좋아하고 이상한 소리도 많이 한다'며 시인의 기질이 있다고 말하지만 시상은 도통 찾아오지 않는다.
미자는 아름다움을 찾아 시로 담으려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만으로 시를 완성할 수는 없다. 수강생들이 말하는 '내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에는 모두 슬픔이 담겨 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아름다움과 괴로움은 함께 한다.
“괴로움도 참 아름다워요”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들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떨어지는 백일홍이, 자신의 몸을 내던져 다음 생을 준비하는 살구가 아름다운 이유를 미자는 차츰 제대로 보게 된다. 미자의 노트에는 꽃의 시들음이 살구의 떨어짐이 차곡히 쌓여간다. 상실과 고통, 괴로움이 쌓여간다. 희진이의 길은 고통의 길이지만 미자는 그 길에서 언제나 아름다움과 사랑을 발견한다. 희진이의 죽음이 미자의 마음 한편에 심은 고통의 씨앗은 그렇게 시로 움트기 시작한다.
미자는 자신의 죄를 똑바로 보지 않는 종욱에게 마주할 기회를 준다. 그것이 미자의 사랑이다. 다른 아이들의 아버지가 아이의 장래와 인생을 위해 죄를 덮으려 할 때 미자는 종욱이가 제대로 보기를 바란다. 명과 암을 보게 된 미자가 희진에게 바친 시와 종욱에게 치르게 한 죗값은 윤리적 판단을 넘어서 미학적인 선택이 된다.
미자는 희진이의 죽음과 손자의 죄를 겪어내며 시인이 되었다. 영화는 한 편의 시가, 한 명의 시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아네스의 노래
희진은 순결을 상징하는 성인, 아네스의 이름으로 불린다. 아네스의 위령미사를 본 후로 미자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희진이의 길을 따라 걷는다. 학교의 과학 실습실과 몸을 던졌을 강가의 다리, 가족과 함께 살았던 집과 엄마가 일하는 밭을 미자의 시선으로 본다. 관객은 미자를 따라 걸으며 보이지 않는 희진의 영혼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애도하게 된다.
다리 위에서 떨어진 하얀 모자는 헌사하는 꽃처럼 떠내려가고, 미자의 노트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기도문이 되어 희진의 고통을 어루만진다. 미자는 자신이 무엇을 쓰게 될지 모른 채 걸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시는 그의 안에서 움트고 있었다.
희진은 미자의 시 『아네스의 노래』를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미자의 목소리가 한 번도 들은 적 없었던 희진의 목소리가 될 때 학교와 집을 거쳐 강으로 향하는 1인칭의 카메라에서 관객은 희진이의 모습을 선명히 보게 된다. 영화는 가해자의 '왜?'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희진의 마지막을 정성 들여 애도하고 배웅할 뿐이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코두codu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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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복수를 위한 한 어린 칼춤
김은숙 작가님의 드라마가 다시 돌아왔다. 신데렐라가 아니라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사실 소재에 이끌려 작가님의 전작을 보긴 했지만 지루함에 이탈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왠걸 한 순간의 정지 없이 봤다. 그만큼 흡인력 있었다는 얘기다
김은숙 작가님의 강점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다양한 세상에서 살 법한 신데렐라를 그려 여자들의 환상을 자극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배경과 인물만 달라질 뿐 비슷한 스토리 포맷은 지루함을 낳는다. 전작 '더 킹: 영원의 군주'가 그 지루함의 한계에 도달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작가님은 돌파구가 필요했던 시점에 제대로 한 방을 선사해 주셨다. 아직까지 작가님의 작품 중 인생 드라마는 '미스터 션샤인'이지만 이 작품도 못지 않은 멋있는 작품이다.
1.신데렐라 스토리에서 한 단계 발전한
주인공 동은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 고데기로 지져진 그녀의 몸이 폭력의 증거였기에 동은은 자신의 몸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 자신을 괴롭혔던 범인들을 처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손쉬운 방법들을 포기하고 동은은 돌고 돌아 18년을 기다린다.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 폐부를 찌르기 위해서.
이번 드라마는 로맨스가 뒤로 빠져 있는 복수극이다. 로맨스보다는 복수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기승전 '왕자님의 도움으로 동은이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전개가 아니다.
작가님의 시그니처인 왕자가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동은에게 왕자와 같은 주여정은 동은에게 관심이 있지만 '칼춤 추는 망나니'가 필요한 동은을 위해 망나니가 되기로 한다. 이번 드라마 에서는 왕자가 주인공에게 조력자로 기능하는 것이다. 따라서 왕자가 주인공의 삶에 등장해 로맨스를 강제 주입시키지는 않는다.
2. 남자 캐릭터들의 매력 대결이 예고된 다음 시즌
다음 시즌에도 동은의 왕따 주동자 박연진의 파멸은 자명해 보인다. 더 비참해질 것이다. 하지만 다음 시즌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캐릭터가 있다면 하도영이다. 하도영은 동은의 조력자인지 악인인지 스탠스가 명확하지 않다. 동은을 보호할 만한 모습이 드러나긴 했지만 동은을 공격할 만한 요소도 갖춘 양면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정의 감춰진 폭력성이 다음 시즌의 드러날 것으로 예고되어 그 폭력성이 동은을 위해 쓰여지긴 할지. 쓰여진다면 어떻게 발현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만큼
다음 시즌은 동은의 이야기에 가려져 소극적으로 보였던 남자 캐릭터들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남자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그리는 것은 작가님의 주무기이기에 기대가 된다.
하지만 이들의 매력 대결이 동은의 복수의 의미가 퇴색되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았으면 좋겠다.
3. 남성상의 변화
확실히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남성상이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결혼의 현실을 겪어내면 '동화 속 왕자는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어도 여전히 내 남자에게서 끝까지 나를 보호해주는 왕자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포기하지 않으시며 우울을 느끼는 기성 세대 분들을 꽤나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확실히 세대가 바뀌며 왕자는 환상의 결합체임을 인지하고 조금은 분리해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왕자가 등장해야 한다면 나를 보호하고 간지럽게 사랑해주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존재로 그려지는 캐릭터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처럼. 그 사랑의 표현 방식이 폭력, 살인이더라도 상관없다. 결국 여자 캐릭터의 삶의 방향을 제멋대로 바꾸지 않는 '최소한의 매너'를 보이는 캐릭터라면 환호를 받는다.
이런 남성 캐릭터의 다각화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매너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상대를 위해 무언가를 해줄 생각도 좋지만 어떤 일을 하지 않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매너의 한 부분임을 상기시키며.
사설이 길었다. 하여간 사이다 전개의 통쾌함, 다음 시즌을 향해 기대감 혹은 긴장감 등 꽤나 다채로운 매력이 많은 드라마인 만큼 한 번쯤 볼만하다. 바둑이 등장하는 점도 매력적인데 바둑이 침묵 속 치열한 암투를 보여주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한 명의 전사와 같은 동은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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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케이트 블란쳇 #톺아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미국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인
'케이트 블란쳇'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케이트 블란쳇'은 호주 출신의 배우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거의 모든 작품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는
명실상부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영화팬들이 있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
#톺아보기 시작하겠습니다!
1. 프로필(Profile)
이름 : 캐서린 엘리스 블란쳇
(Catherine Elise Blanchett)
출생 :1969년 5월 14일
국적 : 호주
직업 : 배우
2. 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데뷔과정
호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케이트 블란쳇은 호주의 국립극예술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시드니 극단에 입단한 후에는 티모시 달리의 <카프카가 춤춘다(1993)>의 신부 '펠리스 바우어' 역으로
시드니 연극비평계의 신인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그 후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텔레비전에도 출연하면서 <파라다이스 로드(1997)>로 영화에 공식 데뷔하게 됩니다.
영화 <파라다이스 로드> 중 케이트 블란쳇(우)
3. '케이트 블란쳇'의 주요 필모작
- 1999년 작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1세 역
출연진 : 케이트 블란쳇, 제프리 러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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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작.
엘리자베스 여왕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까지 완벽하게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을 볼 수 있다"
- 2005년 작 <에비에이터>, 캐서린 역
출연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블란쳇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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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하워드'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배우 '캐서린'역으로
우아하고 고풍스런 분위기로 독보적인 표정와 아우라의 케이트 블란쳇을 볼 수 있다”
- 2009년 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이지 역
출연진 :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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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젋어지는 '벤자민'의 연인 '데이지'역으로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는 데이지의 얼굴과 표정과 말투를 자연스럽고 훌륭하게 표현하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볼 수 있다."
- 2013년 작 <블루 재스민>, 재스민 역
출연진 :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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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다수의 여우주연상 수상작.
뉴욕 1%의 재력의 '재스민' 역으로 부와 사랑을 모두 가지게 됐지만 하루 아침에 인생이 산산조작 나는 재스민. 브레이크가 없는 세심하고 정밀한 감정연기를 볼 수 있는 '케이트 블란쳇'의
배우 인생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다!"
- 2016년 작 <캐롤>, 캐롤 역
출연진 :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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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직원 '테레즈'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캐롤'역으로
케이트 블란쳇의 최고의 사랑 연기, 로맨스 연기를 볼 수 있다.
한번 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케이트 블란쳇 눈빛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
- 2017년 작 <토르: 라그나로크>, 헬라 역
출연진 :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케이트 블란쳇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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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여신 '헬라'역으로 케이트 블란쳇을 마블 히어로 무비에서 볼 수 있다.
케이트 블란쳇의 액션과 무시무시한 비주얼을 볼 수 있다"
- 2020년 작 <어디갔어, 버나뎃>, 버나뎃 역
출연진 : 케이트 블란쳇, 빌리 크루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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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맥아더 상'을 수상한 천재 건축가이자, 사회성 제로인 '버나넷'역으로
뭐가 우스꽝스럽고 코믹하지만 마냥 우스운 것은 아닌 영화.
극 중 버나넷을 완벽하게 표현해낸 케이트 블란쳇의 까칠하지만 사랑스러운
또한 코믹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
- 2022년 작 <나이트메어 앨리>, 릴리스 역
출연진 :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루니 마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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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야심찬 유랑극단의 단원인 '스탠턴'의 위험한 욕망을 꿰뚫어보는 심리학자 '릴리스'역으로
미스터리하고 수수께끼같은 인물이다. 케이트 블란쳇의 다소 어둡고 썸뜩한 연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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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배우 '케이트 블란쳇' #톺아보기 시간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이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 중 좋은 작품들이 너무나 많아서
작품들을 고르기가 너무 힘들었는데요.
여러분들께서 좋아하시는 작품들이 리스트에 없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그럼 오늘도 씨네랩이 준비한 #톺아보기 콘텐츠에 재밌게 보시길 바라며!
씨네랩은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P.S 혹시 #톺아보기 배우로 추천하고 싶거나 관심있으신 배우들이 있으면
주저말고 편안하게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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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최근 영화계 핫한 소식을 알려드리려 씨네픽이 발빠르게 왔습니다.
최근 침몰된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러 ‘타이탄 잠수정’과 승객 5명이 실종되었는데요. 영화<타이타닉>감독 제임스카메론이 소식을 듣자마자 타이탄 잠수정의 내파를 직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입장과 그 외의 영화계 소식들 같이 보실까요??
감독 정우성 첫 장편영화 <보호자> 8월 15일 공개
영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정우성이 감독과 출연을 맡았고 배우 김남길이 수혁(정우성)의 살해를 의뢰받은 청부살인업자 역할로 둘의 케미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보호자는> 오는 8월 15일 개봉 예정입니다.
<헤어질결심> 박해일배우 정서경 작가 미국 아카데미 회원등록
배우 박해일과 정서경 작가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회원이 되었다고 합니다.AMPAS는 영화 실무자들만 회원의 자격이 주어지며 오스카 시상식의 영화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ampas의 명단으로는송강호, 박찬욱, 이병헌,배두나,이창동, 윤여정 등의 영화인들이 있습니다.
배두나 출연, 잭스나이더 감독 SF <레벨 문> 12월 넷플릭스 공개
<레벨 문>은 평화롭던 변방의 행성에 포악한 지배 세력의 군단이 위협을 가하자 다양한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 임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로 잭스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잭스나이더 감독은 영화 <새벽의 저주> <300> <배트맨 대 슈퍼맨> 등 아름답고 강렬한 액션 신과 영상미로 정평이 나있으며 한국에서 독보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 배두나 배우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밀수>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공식초청
<밀수>는 오는 8월2일부터 진행될 제 76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의 ‘피아짜 그란데’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습니다.올해로 76회를 맞는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는 스위스 최대의 영화제이며 류승완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오는 7월 26일 극장에 개봉하는 해양범죄활극입니다.
마틴스코세이지 <플라워 킬링 문> 10월 공개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오클라호마에서 석유 시추와 관련된 아메리카 원주민이 살해당하는 사건과 이를 수사하는 FBI에 대한 내용입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고 작품은 데이비드 그랜 작가가 2017년 내놓은 동명 소살 원작이며 스코세이지 감독이 <포레스트 검프>를 쓴 에릭 로스 작가와 함께 각색해 각본을 썼다고 합니다.
<타이타닉> 감독 제임스카메론 ‘타이탄’ 잠수정 ‘내파’직감
<타이타닉>을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 관광 타이탄 잠수정 실종소식을 듣고 내파를 직감했다고 밝혔습니다. CNN에서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 제작을 위해 33번 차례 잠수했다고 했으며, “실종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내파였다고 짐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타이탄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점에서 잠항을 시작했고 잠항을 시작한 후 1시간반이 지난시간에 잠수함과의 통신이 중니되었고 오랜 수색 끝에 타이탄호의 잔해를 건져내 전원 사망한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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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과 스토리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 로드하우스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배급사)의 사용 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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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59초 스피드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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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야당> 1차 예고편
대한민국 마약 수사의 뒷거래, 4월 극장가를 강타할 가장 통쾌한 범죄 액션이 온다🔥 강하늘 X 유해진 X 박해준 X 류경수 X 채원빈 🎬 [야당] 공식 1차 예고편 공개 🕶️ [야당] 4월 극장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