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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나리> 오스카 입성!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노미네이트 발표
영화 <미나리> 오스카 입성!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노미네이트 발표
2021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최종 노미네이트 후보를 발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2월, 9개 시상 부문의 예비후보 10개 작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쇼트리스트'(shortlist)로 불리는 예비후보는 작품상, 연기상 등 주요 부문 외로 최우수 국제극영화상을 비롯해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다큐멘터리, 분장, 음악상, 주제가, 단편 애니메이션 라이브액션 단편 등 9개 부문에 한정해 선정한다. 이후 10개 작품 가운데 본상 수상을 겨룰 최종 후보작 5편이 선정되며, 예비후보 발표 당시 <미나리>는 음악상, 주제가상 부문에 선정되며 오스카 최종 입성의 기대를 모았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43)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이번 최종 발표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스티븐 연)/여우조연상(윤여정)/감독상/각본상(이상 정이삭)/음악상(에밀 모세리) 등 총 6개 부문의 최종 노미네이트됐다. 예비후보에 있던 음악상뿐만 아니라 각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 앞으로 이들의 수상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을 기념하며, 수상 후보에 오른 각 6개 부문에 대하여 과연 어떤 경쟁작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는지 확인해 보자.
1. 작품상(BEST PICTURE)
더 파더(THE FATHER)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JUDAS AND THE BLACK MESSIAH)
맹크(MANK)
미나리(MINARI)
노매드랜드(NOMADLAND)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사운드 오브 메탈(SOUND OF METAL)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
2. 감독상(DIRECTING)
토마스 빈터베르그(Thomas Vinterberg) - <어나더라운드(ANOTHER ROUND)>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 - <맹크(MANK)>
정이삭(Lee Lsaac Chung) - <미나리(MINARI)>
클로이 자오(Chloe Zhao) - <노매드랜드(NOMADLAND)>
에머랄드 펜넬(Emerald Fennell) -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3. 남우주연상(ACTOR IN A LEADING ROLE)
리즈 아메드(RIZ AHMED) - <사운드 오브 메탈(SOUND OF METAL)>
채드윅 보스만(CHADWICK BOSEMAN)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MA RAINEY'S BLACK BOTTOM)>
안소니 홉킨슨(ANTHONY HOPKINS) - <더 파더(THE FATHER)>
개리 올드만(GARY OLDMAN) - <맹크(MANK)>
스티븐 연(STEVEN YEUN) - <미나리(MINARI)>
4. 여우조연상(ACTRESS IN A SUPPORTING ROLE)
마리아 바카로바(MARIA BAKALOVA) -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BORAT SUBSEQUENT MOVIEFILM)>
글렌 클로즈(GLENN CLOSE) -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올리비아 콜맨(OLIVIA COLMAN) - <더 파더(THE FATHER)>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YFRIED) - <맹크(MANK)>
윤여정(YUH-JUNG YOUN) - <미나리(MINARI)>
5.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JUDAS AND THE BLACK MESSIAH)
미나리(MINARI)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사운드 오브 메탈(SOUND OF METAL)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
6. 음악상(ORIGINAL SCORE)
Da 5 블러드(DA 5 BLOODS)
맹크(MANK)
미나리(MINARI)
뉴스 오브 더 월드(NEWS OF THE WORLD)
소울(SOUL)
<미나리>는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이어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4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데 이어 한국 배우가 연기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상여부와 관계없이 최초의 타이틀이 가져다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한편, 제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1년 4월 25일(일) 진행된다.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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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문제는 누가 들어줄 것인가
영화는 주인공이 현재 처한 상황과 그가 근무하고 있는 시청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인 칸지 와타나베는 시청의 시민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쿠로에 동 부인회는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물 웅덩이에서 나는 악취 문제 해결과 공원 설립에 관해 건의를 하고자 시민과에 문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토목과에서 위생과로 위생과에서 공원과로 즉 부서에서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일을 진행함에 있어 어떤 정해진 절차도 기준도 없이 상황이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이 장면과 그 상황 속에서 영화가 개봉한 1950년대 당시 일본의 관료제의 문제점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인 부하직원 토요 오다기리는 시청에서 변함없이 정해진 일에 실증을 느껴 일을 그만두고 인형 공장에서 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 또한 시민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청과 그 부서인 시민과가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인공인 와타나베는 부하직원이었던 오다기리 씨가 힘든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뿌듯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자신 또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뿌듯함을 찾고자 노력하기 시작한다.
와타나베가 하고자 했던 일을 바로 쿠로에 동 부인회가 시민과에 재차 건의했던 물 웅덩이 문제와 공원 설립 문제였다. 그가 물 웅덩이와 공원 설립 문제 관련 서류를 꺼내자 다른 부하직원들은 “그건 토목과 혹은 공원과의 일이 아니냐”며 자신들의 일과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와타나베는 비단 토목과와 공원과만의 일이 아닌 ‘시민과의 일이기도 하다’며 자신의 부서에도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말한다. 어떤 문제나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원인을 단 한 가지로만 단정할 수 없듯 쿠로에 동 부인회가 겪는 문제는 어느 한 부서에서만 처리해야 할 사항이 아닌 관련 부서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연관이 있는 부서에 이 일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 다른 부서의 사람들은 시민과의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참견을 하냐며 화를 내고 자신의 부서와는 연관 없는 일이라며 거절하기 일쑤였다.
거듭되는 거절에도 와타나베는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한 결과 결국 물 웅덩이 문제를 해결하며 공원 설립 착수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공원을 완공한 뒤에야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아무도 선뜻 나서서 해결하려 하지 않은 문제를 그는 시민과를 비롯해 관련 부서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인지하며 적극적으로 시민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행정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장례식장에서는 그의 이런 노력을 뒤로한 채 그의 성과를 자신이 가져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빴다.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거리의 쓰레기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쓰레기통을 가득 채워야 될 만큼의 서류가 필요하다는 대화를 한다.
영화의 주요 사건과 이런 단적인 예시를 두고 볼 때 당시 일본의 행정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효율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부하직원이었을 당시 의견을 제시하는 행위를 월권행위 취급 받았음을 말하며 고위 직책을 맡기 전까지는 그저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할 수 밖에 없었음을 토로한다. 이 부분을 통해 일본 관료제의 위계질서가 문제 해결에 있어 걸림돌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끝내 직원들은 와나타베의 공을 인정하고 그를 본받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며 대화를 마친다. 그러나 또 다른 행정 문제가 발생하자 그들은 이전에 했던 다짐이 무색하게 다시 수동적이고 복잡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나는 영화를 통해 한 사람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단적으로 생각하며 일을 처리하려고 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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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의 화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전쟁 댄스 영화
도경수가 나와서 탭댄스를 춘다! 이 한 가지 정보만 알고 보러 간 영화 <스윙키즈>. 영화관에서 가서야 한국전쟁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고, 도경수의 연기력이 정말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스윙키즈> 시놉시스
“여기서 댄스단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 포로들로”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메이커 로기수, 무려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 반전 댄스실력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 그리고 이들의 리더,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까지.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스윙키즈!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스윙키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다 죽다니!
아니 이렇게 꼭 다 죽여야만 했을까? 영화 결말을 보면서 동공지진이 났다. 영화기에 조금 판타지스럽게 성공적으로 공연도 하러 다니고, 환호도 받고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만이라도 좀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친구와 함께 영화 <스윙키즈>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내내 너무나도 안타까워 했다.하지만 인과관계로 보자면 단순히 댄스단으로 보여주기용이었고, 댄스단이 또 다른 반란의 계기로 이용될 바에는 싹을 잘라내버리는 것이 통솔자의 생각인 것이고, 깊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도 다 죽는 게 맞는 설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었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찰떡이었던 영화 <스윙키즈>
영화 스토리상 이념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지만 영화 <스윙키즈>는 충분히 웃을 수 있었던 유머러스한 작품이었다. 초반 웃음을 담당한 아내 찾는 병삼씨와 뚱둥한 데 영양실조인 중국 댄서, 그리고 4개국어 능통녀 양판례와 트러블메이커 로기수까지 모두 찰떡같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었다. 캐릭터가 배우와 정말 잘 어울려서 몰입해서 보다 보니 캐릭터가 더욱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매력적인 탭댄스와 그 위의 가치 이데올로기
탭댄스 자체로만 보면 영화 <스윙키즈>는 탭댄스의 매력을 정말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저 영화를 보기만 했을 뿐인데 영화가 끝나고 다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춤은 배우가 췄는데 왜 내 다리가 아팠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영화 초반 탭댄스가 화합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이데올로기 틈새에서 그 이념은 잊어버리고 그저 춤이 좋아서 춤을 출 때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면서 영화에서만큼은 탭댄스가 이데올로기를 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탭댄스는 그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의 해체를 의미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스윙키즈 멤버들을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죽이는 것을 보면서 최상위의 가치가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스윙키즈>는 생각보다 이념의대립이 크게 등장해서 놀랐고, 주인공들이 다 죽어서 또 놀랐고, 영화가 끝나고 눈만 움직였을 뿐인데 다리가 아파서 더 놀랐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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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내 세상이었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다시 시작하자
우리 다시 시작하자. 그의 말에 아휘는 늘 새롭게 기대하는 것이 있었다. 빌어먹을 인연이었다. 그리고 그 인연은 현재 진행형이다. 홍콩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왔다. 그것도 무려 아르헨티나로. 둘이 함께 이과수 폭포를 가기로 했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둘은 다퉜다. 길 잘못 들어왔나. 일단 두 사람의 길은 어긋났다. 매일같이 싸우는 두 사람. 이번에도 다투고 있다. 오늘의 주제는 ‘왜 버스를 타지 않았나’라는 것이다. 운전하고 가던 차가 고장 났다. 거리에 멈춰 선 두 사람. 둘은 이번에도 서로에게 이별을 고한다.
어찌저찌 다운타운으로 내려온 두 사람. 아휘는 가게 앞에서 소소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갑자기 아휘가 일하던 장소로 쓱 지나가던 보영. 괜히 나타난 보영의 존재. 서로를 인지한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했다. 전화를 받은 아휘의 집주인. 보영이 전화를 걸었다. 잠깐 봐서 얘기하자는 보영의 말에 아휘는 쏜살같이 달려간다. 문을 두드리는 아휘. 그동안 쌓아놨던 울분을 터트리듯 보영에게 소리 지른다. 보영과 함께했던 시간이 아깝다고 말하는 아휘. 그런 아휘에게 가볍게 입 맞추며 ‘이제 가’라고 말하는 보영. 서로 만나기만 하면 불행해지는 것 같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왕가위의 영상언어
영화를 보고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지점은 정서를 구현하는 촬영이다. 왕가위의 페르소나 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도일은 영화에서 핸드헬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인물의 정서를 드러내는 촬영법을 구사한다. 왕가위의 영화들이 그렇지만 이 사람 작품세계의 핵심은 역시 정서의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인물의 서사를 영화의 스타일에 맞추는 셈이다. 생각해 보면 이 왕가위의 작품 세계에서 품고 있는 이야기들은 좀 간단한 구석이 있다. 두 사람의 잊을 수 없는 며칠간의 로맨스(<화양연화>) 자기혐오에 가득 찬 남자의 말로(<아비정전>) 흩어지고 만나는 두 남녀(<중경삼림>) 등 마틴 맥도나나 박찬욱처럼 이야기의 구조로 자기만의 인장을 새긴 사람은 아니다(이는 <2046>이란 영화에서 특히 그랬다). 그 대신 왕가위는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감성을 각자의 배우가 맞게 화음을 이룬다는 점에서 다른 감독들과의 차이점을 보인다. 비단 이 영화만 해도 고독과 미련이라는 감정을 양조위와 장국영은 다르게 연기하는 것 같다. 아휘의 고독은 사랑했기 때문에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고독이다. 나도 모르는 내가 나온다는 것이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국영이 연기했던 보영은 <아비정전>에서 볼 수 있었던 캐릭터와 살짝 다르다. 그냥 막가파 같지만 후반부의 인물 묘사를 보면 확실히 공통점은 있다. 그러나 마음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아휘와는 다른 지점이다. 이 지점은 후반부에 가서 영화가 처연 해지는 포인트가 된다. 또 두 사람의 고독이 맞물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 영화에서 가장 좋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왕가위 특유의 색감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아르헨티나의 습함을 구현하는 색감이 많이 쓰였다. 물론 이 색감은 영화에서 영화의 분위기만 보여주려고 쓰인 건 아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색감을 하나의 톤으로, 그것도 일관성 있게 뺐다는 점이 극찬할만한 건 당연하다. 그것 말고도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가는 지점은 영화를 본 많은 분들에게 인상 깊게 남을 것이다. 이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가는 지점'은 두 사람의 사랑을 더 진진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어느 인물에게 이 대사가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꼼꼼히 본다면 색감을 활용한 연출방법 중에 이런 것도 있구나 싶으실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 색감 연출과 ost 삽입은 어마어마하다. 이 부분 하나만으로도 여러분의 감상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피 투게더
영화의 이야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한 연인이 싸우고 헤어지고 하는 것을 반복하는 게 영화의 주요 줄거리다. 심지어 어떤 인물들은 기존의 왕가위 영화를 반복한 것처럼 보인다. 가령 아휘와 보영의 관계는 사실 <아비정전>에서 수리첸과 아비의 관계에서 봤던 듯하다. 또 <화양연화>에서 형식과 화법을 갖고 온 듯한 느낌도 있다. 전자는 엔딩과 관련된 부분이라 생략한다. 후자의 경우에서 영화에서 <타락천사>같이 화려한 연출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렇다(또 그렇다고 해서 왕가위 고유의 스타일이 아예 없지는 않은 듯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줄거리가 왕가위 세계에서 기록할만한 분기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영화가 지칭하는 '해피 투게더' 현재와 미래이기 때문이다.
왕가위의 세계관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의 특성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은 과거다. 인물들은 과거에 붙박여있다. 가령 <2046>에서 양조위 배우가 주연을 맡은 캐릭터만 봐도 그렇다. 또 <중경삼림> 2부에서 역시 양조위 배우가 맡은 주인공 역할도 전 연인을 잊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화양연화>는 그냥 제목부터 과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반대다. 과거에 있던 일들이 영향이 있긴 하지만 여기에 붙박여있는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로 새롭게 시작하는 연인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대신 영화는 징그러울 정도로 두 사람의 현재를 묘사한다. 둘은 이상한 소재로 말다툼도 하고, 별것도 아닌 것에 화내며 짜증 낸다. 둘은 전혀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목으로 '해피 투게더'와 '춘광사설'이 붙은 이유는 이 현재를 묘사하는 방식에 있다. 둘의 헤어짐과 만남이 왜 '해피'일까? 이건 여러분이 극장에서 확인하시길 바란다. 영화를 보고 왜 이 시간이 나에게 행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이 작품을 걸작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기존 왕가위의 영화와는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는 것이다.'과거의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일들을 지금 현재에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되는 것이다. 이는 영화 후반부 기차라는 탈 것이 등장하는 것도 그 근거가 된다. 돌아오지 않는 시간, 사람에게 필요한 건 정말 무엇인지 반문하는 셈이다.
홍콩 반환
이 영화의 리뷰를 쓴다고 했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당시 홍콩의 시대상이다. 글쓴이는 이 <해피 투게더>를 볼 때 이게 그렇게 중요할까? 싶지만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왕가위 감독이 실제로 언급한 부분이 있으니 이 글에 담지 않을 수 없겠다. 1997년 당시 홍콩은 많이 불안정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이나 캐나다로 가는 여권을 구하려고 했다. 그중 가장 비참했던 건 영국 영주권이 있던(반환 이전의) 분들이 홍콩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영국 영주권이 있던 분들은 자기의 나라가 없어진 셈이다. 왕가위 감독은 '이 풍경을 다뤄야 할 것 같아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핵심으로 작동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이런 시대상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IMAGINE ME AND YOU
지난 4월 1일은 장국영의 20주기였다. 그 덕에 <패왕별희>와 <해피 투게더>가 지금 재개봉 상영관이 열렸다고 한다. 글쓴이는 제주 사람이라 특정 기업 영화관을 갈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방구석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이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볼지는 모르지만 글쓴이는 이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글쓴이처럼 20대 중반을 넘어가면 미완으로 남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그때 그랬으면 달랐을까. 내가 사과했으면 바뀌었을까. 내가 다르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그 '혹시'에 대해 대답한다. 최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분들이라면 유달리 영화가 아프게 들릴 것이다. 그리고 엔딩을 보고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야지' 싶으셨으면 좋겠다. 이 엔딩에 관련한 부분이 당시 홍콩의 시대상과 관련이 있다는 인터뷰도 있긴 있지만 여러분에게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 듯하다.
장국영 배우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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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감독 '스즈메의 문단속' 후기
스즈메의 문단속
(23.03.08 개봉 예정)
감독: 신카이 마코토
더빙: 하라 나노카, 마츠무라 호쿠토 등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 전 진행한 프리미어 상영회에 다녀왔어요~
너의 이름은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데요
저 역시 너의 이름은 광팬이라 ㅠㅠ 완전 기대한 채로 관람!
미리 말씀드리자면 살짝 실망했다는 게 저의 총평입니다 ,,,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소타를 만난다.
스즈메가 폐허에서 발견한 낡은 문을 열자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쳐오고
가문 대대로 재난을 봉인하는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다.
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꾸고
스즈메는 의자가 된 소타와 함께 재난을 막는 여정에 떠난다.
'스즈메의 문단속' 줄거리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브리 같았어요
남자 주인공 소타의 내외적 모습은 하울 같고, 작화 및 모션은 모노노케 히메를 떠올리게 하고,
지진 등의 재난(환경 문제) 소재를 이야기하는 것까지
분위기를 따라한 거 같다기보다는...... 그냥 지브리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느낌...? ㅎㅎ
그래도 시각적으로는 정말정말 최고였어요
웅장한 미미즈의 등장부터 대박적...!
미미즈는 뒷문을 닫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라 스즈메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인데요
미미즈가 온세상을 뒤덮었다가 한순간에 싹 사라지고 그때의 그 정적... 잊을 수 없어요
애니메이션만큼은 너의 이름은보다 뛰어났어요!
아 근데 이렇게 절정일 때 OST 쫙 뿌려 줄 줄 알았는데 엔딩 크레딧에만 좋은 노래가 나와서 . . .
고게 아쉬웠어요
신카이 마코토 작품은 OST 듣는 맛인데 ㅠㅠ
웅장한 미미즈를 시각으로 즐기라고 그랬나 청각적 즐거움은 1도 주지 않았더라고요
제가 아쉽다고 느낀 건 스토리 부분이에요
'스즈메의 문단속'에 캐릭터가 아주 많이 등장하거든요
스즈메 / 소타 / 다이진 / 사다이진 / 엄마 / 이모 / 소타의 할아버지 / 소타의 친구 / 이모를 짝사랑하는 남자까지...
씬을 많이 차지하는 인물만 놔도 이 정도예요
그런데 이 많은 캐릭터의 스토리를 모두 보여 주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모두의 기승전결이 망가진 느낌?
스즈메가 자신의 과거를 위로하는 엔딩이었기에 스즈메-엄마의 과거 그리고 현재 이야기는 꼭 나왔어야 했는데
스즈메가 소타와 사랑에 빠진 후부터 엄마 스토리는 아예 생략되고... 마지막만 훅 등장하거든요
이걸 주요 스토리 라인으로 가져가는 거였으면 계속해서 스즈메 엄마 이모 이 관계가 나오게 했어야 해요
그리고 소타 할아버지가 하는 역할이 없어요
스즈메에게 의지를,, 심어 주긴 했지만,, 마지막에 죽는 것도 아니고 스즈메를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는 캐릭터??
그리고 이모를 짝사랑하는 미노루가 있는데요
계속해서 이모를 좋아하는 씬을 넣길래 스즈메를 도와주며 마지막엔 이어질 줄 알았어요
근데 이게 웬걸 . . . 스즈메와 이모를 돕는 건 소타 친구 토모야예요
그렇다고 토모야랑 잘 되는 것도 아님 왜 등장하죠?
굉장히... 이유 없는 캐릭터가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만큼은 주된 내용이 로맨스가 아니니까......
조금 더 환경, 혹은 가족 쪽으로 끌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해요
스즈메와 소타 둘의 시점으로 진행하려다 보니 이것도 저것도 못 잡고 엉성해진 케이스
아 고양이 너무 귀여워요!!!!!!! 자막판 목소리 완전 포뇨예요 ㅠㅠ
뒷문을 막는 요석인 다이진인데요 고양이로 변해서 막 스즈메를 쫓아다녀요
'스즈메 다정해', '스즈메 나랑 놀자' 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자신을 요석으로부터 탈출시켜 준 게 스즈메니까 집착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스즈메에게 열린 뒷문 위치를 알려 주는... 오히려 주인공을 돕는 그런 존재였어요(??)
'스즈메의 문단속'이 지브리 같았다고 했는데
저는 지브리의 의도, 스토리를 잘 이해 못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거든요... ㅎㅎ
그래서인지 '스즈메의 문단속'도 막 완전 좋다 이건 아녔어요
웅장하고 큰 사건 있는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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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장르, 뻔한 소재라고 함부로 쓰지 마세요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친구: 별로인 영화를 보면 어떻게 해?
나: 음... 솔직하게 쓰려고 해.
친구: 솔직하게?
나: 거짓말할 순 없으니까. 요즘은 영화 값이 15,000원인걸!
영화관람료 15,000원 시대를 맞아 이상한 책임감이 솟구치는 요즘입니다. 사실은 걱정에 조금 더 가까운 감정입니다. "나의 리뷰를 읽고 영화를 봤다가 ‘돈 날렸다’고 느끼면 어쩌지?" 물론 제가 그렇게 영향력 있는 영화 리뷰어는 아니지만, 지인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제 리뷰를 읽은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말을 들으니 아무래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더라도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를 쓰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모든 영화에는 좋은 점이 있다는 신념 아래에서 말이죠.
그래서였는지 얼마 전 영화관에서 <나는 여기에 있다>를 보는 와중에도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은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딱 하나만 찾자. 좋은 점 딱 하나만!’ 영화 제목처럼 이 영화의 좋은 점이 “나 여기에 있어!” 하고 소리쳐주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단 하나의 좋은 점도 찾지 못했습니다. 고작 몇 문장 만에 신념을 저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영화 리뷰어로서의 책임감은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영화관람료 15,000원을 지켜드리기 위한 리뷰를 시작합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4월 7일(금)에 진행된 <나는 여기에 있다>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나는 여기에 있다>는 2023년 4월 12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나는 여기에 있다
I AM HERE
<나는 여기에 있다>는 살인자의 폐를 이식받은 형사 '선두'가 살인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연쇄 살인범 '규종'을 쫓는 이야기입니다. 한 마디로 장르물이죠. 그것도 추적 스릴러입니다. '추적 스릴러' 하면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며, 심장이 쫄깃해지는 영화가 절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있다>에는 추적 스릴러의 장르적 특징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형사와 범인이 치열한 수 싸움을 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려도 모자랄 판에, <나는 여기에 있다>의 캐릭터들은 정말 하나같이 멍청하기만 합니다. 덕분에 이 영화의 장르가 추격 스릴러라고 선포하는 첫 장면에서부터 처참히 실패해버렸죠. 영화는 연쇄 살인범 '규종'의 살인 장면이 찍힌 술집의 CCTV 화면으로 시작합니다. CCTV 화면에는 '규종'의 얼굴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있죠. 형사들은 그 CCTV 화면을 '규종'의 집에서 그의 아버지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들이 돌아오면 꼭 신고하라는 말을 던지고 떠나죠. 그런데, 그 집안에는 '규종'이 있었습니다. 천장이나 비밀공간에 숨은 것도 아니고, 그냥 방안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방문만 열어 봤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죠. 살인범의 집을 찾아왔으면 수색부터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요? 혹시 CCTV에 살인범의 얼굴이 정확하게 찍혔는데 영장도 없이 방문한 건 아니겠죠? 멍청한 형사들의 활약으로 '규종'은 도망치고, 이렇게 긴장감 하나 없이 영화는 막을 올립니다.
이후 '규종'은 마스크나 모자도 쓰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을 죽이고 다닙니다. 여자친구도 활짝 공개된 장소에서 두 번이나 만납니다. 평범한 아르바이트생인 여자친구는 건장한 남자 형사 두 명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죠. '규종'은 형사들이 도청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공중전화로 아버지와 통화도 합니다. 공중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는 건 그 공중전화의 위치를 안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규종'과 아버지가 1분이 훌쩍 넘도록 눈물겨운 대화를 나누는 동안, 형사들은 가만히 듣고만 있습니다. 중간에 덮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걸까요? 게다가 형사들은 '규종'의 다음 타깃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규종'이 다음 타깃을 무조건 죽이러 오리라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죠. 그리고 예상대로 '규종'은 그 타깃을 죽이러 옵니다. 타깃을 지키던 형사 2명과 '선두', 그리고 '선두'의 파트너까지, 총 4명의 형사가 달려들었지만 또 놓칩니다. 이쯤 되면 러닝타임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범인을 놓치도록 설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선두'의 파트너 '영조'는 폐를 이식한 '선두'에게 현장에서 물러나길 거듭 권합니다. 그러나 '선두'가 현장을 떠나야 하는 이유로는 건강보다도 형사로서의 자질 부족이 더 커 보입니다. 허술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추적 스릴러의 장르적 특징에 관해서는 지금부터도 한참을 더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제 다음 문제점을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 ⊙ ⊙
스토리텔링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구멍 가득한 이 영화의 설정입니다. <나는 여기에 있다>의 소재는 '살인자의 폐와 심장을 나눠 가진 형사와 범인', 그리고 '사이코패스 장기 기증자의 성격과 특징이 전이되어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 수혜자'입니다. 장기 기증자의 성격이 전이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장기 기증 수혜자가 기증자의 가족을 만나게 되면 세포에 축적된 기억이 되살아나서 성격이 전이될 수도 있다는 게 이 영화의 설명입니다. 장기 기증 코디네이터가 논문도, 학계 보고도 아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이 정보가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설정이죠.
물론, 장기 이식 수혜자가 기증자의 성격, 습관 등을 닮을 수 있다는 이론이 실제로 존재하긴 합니다. 또 이러한 소재를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기도 했죠. 그러나 의학적, 과학적 근거가 없고, 상식적으로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설정을 가져다 쓰려면 적어도 영화 안에서는 말이 되게끔 만들어놔야 하죠. 이런 걸 우리는 세계관이라고 합니다. 꼭 거창한 마블 영화에서만 세계관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 안에서만 허용되는 이야기가 있다면, 반드시 그 이야기를 뒷받침할 세계관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있다>는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몰입감도, 흥미도 떨어질 수밖에 없죠.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요.
아마도 감독은 스릴러의 틀 안에서 '장기 이식'과 '성격 전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증자 가족과 장기 이식 수혜자 사이에서 형성되는 유대를 그려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기 기증자도 살인범, 장기 이식 수혜자도 살인범인지라 그들의 유대가 공감으로 이어지긴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살인자의 장기를 이식한 형사('선두')와 나쁜 사람의 장기를 이식한 착한 사람('규종')의 내적 고뇌와 혼란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더라면, 전체적인 만듦새가 조금 허술했더라도 볼만한 작품이라 평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심리 묘사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나쁜 놈의 장기는 이식해선 안 된다. 그럼 나쁜 놈 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버렸죠.
⊙ ⊙ ⊙
처음부터 끝까지 공들여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단 한 순간도 들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연기 교실에서 한꺼번에 섭외한 듯한 배우들, 현장음 하나 없이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처럼 지나치게 깨끗하고 조용한 음향,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카메라 화면,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많았던 세심하지 못한 연출 등 그 밖에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찌 됐든 영화 감상은 취향의 영역이기에 지금까지는 아무리 영화가 별로여도 웬만하면 영화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그러나 앞으로는 예외를 두어야겠습니다. 기준은 정성입니다. 지금은 영화관람료 15,000원 시대니까요.
Summary
과거, 살인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칼에 폐를 찔린 후 장기 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형사 ‘선두’(조한선). 수사 일선에 복귀한 그는 연쇄 살인범 ‘규종’(정진운)을 쫓던 중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아승’(노수산나)을 통해 ‘규종’이 자신과 같은 공여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것은 물론 공여자가 과거 자신이 검거했던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신근호
출연: 조한선, 정진운, 정태우, 노수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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