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케2023-05-15 23:14:17
더럽게 재밌고 끝나면 프레첼이 먹고 싶어지는 영화
영화 <슬픔의 삼각형> 리뷰
이 영화는 젠더부터 시작해서 자본주의와 계급, 사상과 정치까지 3부로 나누어 다루고 있으며 147분 내내 블랙코미디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슬픔의 삼각형"의 뜻은 얼굴에서 미간과 콧대를 이은 역삼각형이라고 해요.
이 모양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뒤집어진 계급사회를 의미하는 것 같네요.
1부는 젠더 고정관념을, 2부는 각양각색 부자들의 위선과 자본주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3부는 계급도 뒤바뀌어 청소부가 캡틴이 되는 이야기로 상황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뒤바뀌고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전복되었을 때 이 영화의 재미는 배가 됩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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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선언 (2022)
* <비상선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비상선언 (2022)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장르: 재난, 스릴러, 드라마
상영시간: 140분
개봉일: 2022.08.03
전대미문의 항공 테러 사건, 상공에서의 처절한 생존기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하는 비행기. 모든 승객들이 한껏 들뜬 채 비행기에 오른 가운데 공항에서부터 꺼림칙한 행색을 보였던 ‘진석(임시완)’도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다. 그는 하루 전날 인터넷에 비행기 테러를 예고했던 인물로 천식 예방 도구에 바이러스를 가져와 여객기 안 화장실에 살포한다. 곧바로 화장실에 들어간 남성 승객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대량 출혈을 일으킨 뒤 사망하고, ‘재혁(이병헌)’에 의해 범인임이 밝혀진 ‘진석’은 승객들과 몸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비행기 전체에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항공기 테러 소식을 접한 강력계 형사 ‘인호(송강호)’는 테러범 ‘진석’의 행적을 좇고, 국토부장관 ‘숙희(전도연)’는 무사 착륙을 위해 대책 회의를 소집한다. 수포와 발열을 동반한 감염병은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고, 사망자의 숫자가 늘자 승객들은 패닉에 빠진다. 바이러스에 모두가 잡아 먹히기 전 무사히 착륙해야 한다는 목표와 함께 모두의 처절한 생존기가 펼쳐진다.
긴장과 몰입으로 채운 전반부, 그리고 임시완
국내 최초의 항공 재난 액션 영화 <비상선언>은 항공 테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과정이 담긴 전반부, 그리고 생존과 착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반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두 파트는 단순히 내용상의 측면에서 나뉘는 것만이 아니라 관객의 평가를 극명히 갈리게 할 정도로 다른 방향성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재난 상황이 불어 닥치기 이전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초반부의 흡입력은 굉장하다. 점층적으로 떡밥을 던지며 테러범이 누구일지 의심하게 만드는 기존의 문법을 비틀고 처음부터 ‘진석(임시완)’이 항공 테러를 저지를 것을 암시하며 관객의 시선을 오로지 테러범에게 집중시킨다. 다른 영화 같았으면 한 시간 정도는 질질 끌었을 이야기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전개하기 때문에 중반부까지의 속도감 있는 전개는 테러 상황의 스릴을 배가시키고, 혼돈에 빠진 승객들의 공포심에 관객이 제대로 이입하게 만든다. 극 초반을 거의 홀로 이끈다고 봐도 무방한 ‘임시완’의 소름끼치는 연기력은 함께 출연한 대선배들의 위엄을 압도하는 수준이며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표정까지 묘사해 낼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최악의 빌런을 연기했다. 초반부의 호흡을 후반부까지 이끌어갔다면 영화에 대한 평가가 혹평 일색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엔 클리셰, 혹은 그보다 더한
<비상선언>은 부기장 ‘현수(김남길)’가 미국에서 회항을 하게 되는 중후반부터 한국 영화의 과거로 회귀하는 패착을 저지른다. 종전까지 보여주었던 긴장감과 훌륭한 완급조절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두통을 부르는 신파와 억지스러운 전개 때문에 마치 전반부와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을 정도로 분위기가 뒤바뀐다. 테러 상황이 펼쳐지기 전까지는 신선한 연출과 핸드헬드 기법을 통한 스펙터클한 액션 묘사로 충분한 재미를 선사했지만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한국 재난 액션 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계승한 후반부는 결국 조악한 결말로 이어진다. 테러범이 초반부에 큰 임팩트를 남기고 일찍 퇴장해버린 바람에 기내에서 더 강렬한 시퀀스를 만들어 내기 버거워진 영화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극적인 상황과 감정적인 캐릭터들의 행동을 적극 활용한다. 반전이랍시고 항공기의 착륙이 세 번씩이나 거부당하는 전개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억지스러운 상황들을 동반했고, 바이러스 백신을 증명하고자 스스로를 희생하는 ‘인호(송강호)’의 행동은 감동보다 경악에 가까웠다. 별다른 서사도 없었던 승객들의 영상 통화를 연달아 보여준 결말부는 극에 달한 신파로 관객을 힘들게 할 정도다.
위험할 정도로 심취된 메시지 전파
생존자와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슬픔, 목숨을 건 상황에서의 이타심과 이기심의 대립,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구원자의 존재는 뻔한 장치일 지라도 웬만한 재난 영화에서는 꼭 등장하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하고 감상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한재림’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념 설파에 심취한 듯 ‘대’를 향한 ‘소’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위험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후반 30분을 할애한다. 항공기가 한국에 착륙하기 직전, 국민들은 감염병 확산 위험을 이유로 착륙 반대 시위를 벌인다. 이는 우리가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몸소 체험한 감정이기도 하고, 생존권을 둔 치열한 찬반양론은 현실에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고증이 잘 된 장면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혐오로 물든 사회를 소수의 완전한 희생으로 해결하려는 듯한 감독의 생각은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감독은 극중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지 말자는 결정을 ‘재혁(이병헌)’의 딸, 즉 약자인 아이의 입을 통해 말한다. 과연 이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병을 퍼뜨리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했다고 볼 수 있을까. 초등학생인 재혁의 딸은 아직 주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이미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반 친구들에게 혐오의 시선을 받아본 적이 있는 아이다. 이번에는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에게 혐오와 질타를 받고 있으니 그로 인한 압박감과 불안으로 인해 원치 않음에도 ‘희생’이라는 선택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감동은 커녕 불쾌감만 유발했고 휴머니즘을 이런 식으로 포장하는 감독의 태도에 순간 상영관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이 영화가 메시지를 전하는데 심취했다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하와이행 비행기에 굳이 보호자 없이 여행을 떠나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태운 것은 노골적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를 연상시키며 한국 항공기의 착륙을 막고 대형 테러의 피해자들을 격추시키려는 국가로 일본을 정한 것 또한 의도가 다분한 설정이다.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코로나 팬데믹’ 등 2000년대에 우리가 겪어온 모든 비극부터 현재의 국제 정세까지 흥행의 소재가 될 법한 것들을 모두 끌어왔고, 관객 계몽이라는 목적에 더 충실해 버리자 결국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제기능 못한 "비상선언"
영화 초입에 ‘비상선언’의 정의를 스크립트로 띄우며 해당 용어가 극중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는 암시를 한다. 하지만 정작 극중 등장하는 부기장의 ‘비상선언’은 시스템으로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오로지 우연 혹은 개인의 선택에 의해 문제들이 해결되고, 이러한 흐름은 결말까지 이어진다. 결국 ‘비상선언’은 중반부터 경로를 완전히 이탈해 버린 작품 자체에 대한 ‘비상선언’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외계+인>에 이어 또 한 번 한국 텐트폴 영화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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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모토에 충실한 JIMFF의 엔딩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렸던 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6일 19시 의림지 야외 무대에서 강준규, 오하늬 배우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을 끝으로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선 5일 간의 여정을 되짚어보는 영상으로 시작된 폐막식은 김창규 제천 시장 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인삿말 이후 2022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 발표, 한국 경쟁 부문 수상작 및 국제 경쟁 부문 수상자가 발표, 폐막선언과 축하 공연, 그리고 대망의 폐막작 상영으로 이어졌죠.
'E.T.' 필름 콘서트가 취소되는 등 이번 영화제는 개막식부터 유독 우천으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서인 폐막식 만큼은 아름다운 노을이 한 눈에 보이는 쾌적한 날씨에서 무난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마치 영화제의 모토를 온몸으로 느끼라는 자연의 의도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슬로건인 ‘a tempo’는 ‘본래의 빠르기로’라는 뜻으로, 일상으로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영화제가 짖궂은 날씨라는 장애물을 만났지만 무사히 진행되었듯이, 작년과 달리 온전히 오프라인으로 열린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된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원래 모습을 되찾을 거라고 말하는 듯 하죠.
폐막식에서 눈을 사로 잡은 것은 역시나 수상작 발표였습니다. 신나게 무대를 즐기고, 깊은 여운을 주는 영화들을 감상하는 사이 잠시 잊을 수 있었지만 치열한 경쟁의 끝은 언제나 관심을 되찾기 마련이죠. 우선 2022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은 두 작품, 김태희 감독의 '룩킹 포'와 엄하늘 감독의 '너와 나의 5분'에게 돌아갔습니다.
사실 수상작을 발표하는 심사위원의 평가는 미묘했는데요. 개성적인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불안정한 소절들이 제작 지원을 거쳐 멋진 화음과 리듬으로 바뀌길 바란다는 희망과 격려가 공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감독의 상이한 수상 소감에 담긴 절실함은 그 미묘함마저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지키기 위해 돈이 없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김태희 감독은 내년 제천에서 멋진 작품으로 만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엄하늘 감독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간신히 억누른 채 진심이 담긴 "감사합니다" 단 한 마디로 모든 소감을 대신했죠. 두 감독의 작품은 23년 19회 영화제에서 만나게 될 예정입니다.
열세 편의 단편과 네 편의 장편 영화가 출품된 한국 경쟁 부문은 작품상도 단편과 장편 영화로 나뉘어서 발표되었습니다. 단편 부문에서는 어두운 주제를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역사적 의미를 뮤지컬에 담아낸 조하영 감독 '언니를 위하여'가 선정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엿보이며 장편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들뜬 목소리로 쉽사리 소감을 잊지 못한 조하영 감독은 20년도에 제작 지원을 받은 후 지금까지 힘써준 배우와 스태프, 제천 프로그래머와 모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장편부문에서는 권철 감독의 '버텨내도 존재하기'가 작품상을 가져갔습니다. 극장의 존재를 버팀목으로 삼아 영화의 존재를 보여주듯이 음악의 의미를 보여주었고, 음악과 영화와 삶, 그리고 오랫동안 존재하는 것들과의 관계 안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권철 감독은 언질을 주는 줄 알았는데 주지 않아서 놀랐다며, 초청만으로도 좋았는데 수상하게 되어 더 기쁘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해외 경쟁 부문 작품상은 반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심사위원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음악이라는 공통점 하에 다양성, 젠더, 민족성, 영화 기술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장편 영화들을 즐길 수 있었고, 그래서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두 작품이 박빙이었다며 2등을 차지한 작품도 얼마나 놀라운 영화였는지를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두 영화가 아주 달랐지만 이들이 보여준 새 감수성과 시네마와 내러티브에 접근하는 협업 방식은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보였다는 것이었죠.
이에 특별상을 받은 '포저' 팀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오리 세게프, 노아 딕슨 감독은 친구들과 저예산으로 제작한 작품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작품상은 리타 바그다디 감독의 '사이렌'에게 돌아갔습니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한 작품 안에 모두 녹여낸 놀라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는데요. 미국에 있어서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바그다디 감독은 영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해왔습니다. 아랍 여성들이 항상 피해자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바그다디 감독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게 해준 메탈 밴드 '슬레이브 투 사이렌' 멤버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 진실과 꿈을 위해서는 항상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는 뜻깊은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치열했던 경쟁의 끝은 영화 음악과 함께 마무리 되었습니다. 조성우 집행위원장의 폐막사 이후 무대에 오른 박동준 밴드는 멋진 색소폰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영화 '대부'의 ost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엔딩 타이틀 곡인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가필드' 속 'I got you(I feel good)'까지 총 세 곡을 연주하며 별빛이 반짝이는 달콤한 여름밤을 더 아름답게 꾸며주었습니다.
제천 메가박스와 제천 CGV,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 레스트리 리솜은 물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제천 비행장과 제천의 대표 명소인 의림지에서 진행되어 더 뜻깊었던 제 18회 제천국제영화제는 이렇게 내년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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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 주의 절반이 가고 절반이 남은 목요일!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2월 넷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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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새로운 모험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
ⓒ 네이버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다섯 번째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오는 6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2008년 개봉한 전작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 이어 15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 영화인데요, 전설적인 모험가이자 고고학자인 '인디아나 존스'가 '운명의 다이얼'을 찾기 위해 또 한 번 새로운 모험에 뛰어드는 액션 어드벤쳐 영화로, 인디아나 존스의 상징과도 같은 해리슨 포드가 이번에도 주인공으로 나섭니다. 반면 전작들의 감독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총괄 제작자로만 함께할 예정이며, <로건>, <포드VS페라리> 등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이번 작품의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해리슨 포드 외에도 피비 월러-브리지, 안토니오 반데라스, 존 라이스 데이비스, 매즈 미켈슨 등이 합류해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디에이징 기술과 분장을 통해 인디아나 존스의 젊은 시절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해져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구교환 주연 SF영화 '왕을 찾아서' 촬영 돌입
ⓒ 나무엑터스
2019년 영화 <봉오동 전투> 이후 원신연 감독의 신작인 <왕을 찾아서>가 구교환, 유재명, 서현, 박예린 등의 캐스팅을 확정 짓고 첫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왕을 찾아서>는 1980년 여름, 비무장지대 마을에 찾아온 정체불명의 거대한 손님을 맞이하게 된 군의관 '도진(구교환)'과 마을 주민들의 모험을 그린 SF 영화이며, 유재명은 정의감 넘치는 마을 주민 '주복' 역을, 서현은 마을 보건소의 유일한 간호사 '정애' 역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FX 기술력과 원신연 감독의 연출력이 만난 작품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극장가에 새로운 영화 흐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종서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3월 개봉
ⓒ 네이버 영화
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이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붉은 달이 뜬 밤, 폐쇄병동을 탈출한 의문의 존재 모나(전종서)가 낯선 도시에서 만난 이들과 완벽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미스터리 펑키 스릴러'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 <버닝>으로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에 진출한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이자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작으로, 이외에도 BFI런던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멜버른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낸 기대작입니다.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은 영화만의 기묘하고도 펑키한 분위기가 강조되어 궁금증을 안기는 동시에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에어 조던 성공 실화 다룬 영화 '에어' 4월 개봉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대표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에어 조던' 성공 실화를 다룬 영화 <에어>가 4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에어>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아르고>로 3관왕을 달성한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벤 에플랙의 신작으로, 1984년 업계 꼴찌를 달리며 존폐 위기에 처해 있던 나이키가 당시 NBA 신인 선수였던 마이클 조던에게 모든 것을 검으로써 극적인 성공을 이뤄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농구화 브랜드 '에어 조던'의 탄생 비하인드를 담았기에 브랜드 팬은 물론 다양한 관객층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며, 연출을 맡은 벤 애플렉의 출연과 더불어 그의 절친이자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던 맷 데이먼이 출연해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윌 스미스 폭행사건 이후 '위기 대응팀' 만든 아카데미
ⓒ RollingStone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시상자인 크리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자신의 아내를 놀리자 무대 위로 올라와 그의 뺨을 때리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발생시켰는데요, 해당 사건은 전 세계로 전파를 타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 간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후 아카데미는 윌 스미스의 향후 10년간 아카데미 행사 참석을 금지시킨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후속 조치로는 올해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 '위기 대응팀'을 신설해 '잠재적인 실시간 비상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카데미의 최고 경영자 빌 크레이머는 "기존에 없던 위기 대응팀을 보유하고 있고 많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예상할 수 없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계획하는 모든 일에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홍상수 신작 '물안에서' 베를린 영화제서 첫선
ⓒ 네이버 영화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영화 <물안에서>가 현지시간으로 22일, 독일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관개들에게 첫 선을 보였습니다. <물안에서>는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인 '인카운터스'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아웃포커스를 활용했다는 점과 61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을 비롯해 여러 실험적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첫 상영일이었던 이날 500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관객 층은 젊은 영화학도 등 학생들이 주류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화는 배우를 꿈꾸던 젊은 남자가 영화를 연출하겠다며 같은 학교에 다녔던 남녀와 섬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출연 배우 세명은 모두 홍상수 감독이 건국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의 제자들이라고 합니다. <물안에서>는 앞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세 차례 더 상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화
ⓒ 네이버 영화
드림웍스의 대표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2025년 3월 개봉을 목표로 실사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크레시다 코웰의 책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3편 개봉했으며, 전설적인 바이킹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 '히컵'이 우연히 부상당한 드래곤 '투슬리스'를 만나며 벌어지는 모험을 담은 만화영화 시리즈입니다. 전 세계에서 16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5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인기를 모았던 작품인데요, 실사 영화도 오리지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딘 데블로이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영화 <라라랜드>, <드라이브> 등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마크 플랫까지 합세해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 관개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다양한 드래곤들의 모습이 실사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지에 팬들의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저희는 새로운 영화 소식들로 다시 돌아올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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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13구, Les Olympiads (2021)
자크 오디아르 감독
“사랑이든 인생이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화를 내든 울든 너의 틀을 벗어나서 비로소 찾게 되는 너의 자리가 좋은 거야.”
회색 빛의 집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뿜어낸다. 그 안에는 누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있을까?
에밀리와 카미유.
이 영화의 제목은 파리 외곽 비즈니스 지구인 라데팡스(La Défense)와 비슷한, 파리 외곽 주거 지역인 13구 (13th arrondissement) 를 뜻한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은 파리 13구의 에스플러네이드, 영화의 주인공인 중국계 프랑스인 에밀리가 거주하고 일하는 차이나 타운도 있다고 써있다.
영화의 시작은 수많은 집들을 보여준다. 입체적인 사각 면체 안의 수많은 방들, 쓸쓸한 집들에게서 번져 나오는 외로움들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저 시간만 흐를 것 같은 공간들 속에서, 구슬픈 목소리로 중국어 노래를 부르는 에밀리의 나체가 눈에 들어온다. 에밀리와 카미유는 룸메이트로 만났고, 처음 만난 날부터 즉각적인 육체 관계를 가진다. 박사 학위를 준비하면서 학교 선생일을 하는 카미유는 일에서의 스트레스는 ‘격렬한 섹스’로 풀어낸다고 에밀리에게 말한다. 파리 정치 대학을 졸업하고도 OTT 스트리밍 멤버십 가입을 권유하는 콜센터에서 일하는 에밀리는, 사실은 어딘가 조금 부서져 있고, 사랑과 자유 – 가족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를 꿈꾸는 여자다.
그녀는 섹스를 할 때만, 자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그녀에게 그것은 세상에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행위인 것 같고, 그녀가 가장 그녀 자신일 수 있는 순간인 듯하다. 그러나 카미유와 에밀리의 관계는, 카미유가 다른 여자친구인 스테파니를 집에 들이면서 틀어진다. 스테파니에게 집세를 내라는 둥, 카미유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둥 하며 이간질을 하던 에밀리는, 카미유에게 화가 난 감정을 주체 못하고 일할 때 그것을 풀어내고 만다. 성적인 뉘앙스로 고객 응대를 했다는 것을 빌미로 회사에서 잘리고 만 에밀리. 설상 가상 카미유도 집을 나가 버려 그녀에게는 수입원이 사라진다. 그렇게 에밀리에게는 ‘어쩌면 필요했을지도 모를’ 변화의 시기가 찾아온다.
다음으로 등장한 엠버 스위트. 그녀는 화상 채팅으로 자신의 ‘성’을 팔고 있다. 동시에 30대 초반에 법대생으로 파리에 온 노라가 등장한다. 고향에서의 아픈 기억을 뒤로 하고 홀로 서기를 하기 위해 대학의 문을 두드린 그녀는 그러나, 신입생들과 어울리기 위해 참석한 파티장에서 쓴 금발 가발 때문에, 포르노 모델인 엠버 스위트와 동일 인물로 오해를 받고 만다.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공공연히 그녀에게 야유를 보내고, 그녀는 휴학한 뒤 원래 했던 일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자 카미유가 친구 대신 운영하던 사무실에서 그와 처음 만난다.
여자를 좋아하는 카미유가 능력있고 매력적인 노라를 그냥 두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에밀리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는 카미유의 문자에, 가능한 한 모든 욕을 섞어서 답변하는 에밀리. 그와 만나는 자리에서도 뻔뻔하게만 구는 그녀. 하지만 카미유는 그녀에게 노라와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에밀리 또한 새 직장인 중국 레스토랑의 동료 웨이트리스들에게 알아낸, 데이트 매칭 앱에서 만난 남자들과의 잠자리 이야기를 한다. 업무 시간에도 잠시 집에 가서 그 행위를 하고 돌아오는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유로워 보인다.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의 유산인 집에서, 카미유라는 룸메이트가 없이 살았던 에밀리는 일과 집에 눌려 박제된 사람처럼 매일을 살던 그런 여자였다. 카미유와의 일들이 없었다면, 그런 자신의 인생에 화를 내는 일도, 섹스에 눈뜨는 일도, 사랑을 찾으려 하는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것만 같은데. 노라에게 일어나는 변화도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야유를 당한 노라는 직접 자신과 닮았다는 포르노배우 엠버 스위트와 유료 채팅을 시작한다. 그녀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노라, 야동 사이트에서조차 정직하게 자신의 본명을 쓰는 노라에게 엠버 스위트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털어놓고, 둘은 개인 스카이프 계정을 통해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친구로 발전한다. 노라는 또, 카미유와 정기적인 성관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인 고객의 통역을 위해 부동산 사무실에 들른 에밀리를 보고, 노라는 깨닫는다. 카미유에게 필요한 그녀는 노라 자신이 아니라는 걸.마음이 헛헛하고 추울 때, 매일이 그냥 어제와 같을 때, 나를 둘러싼 것들이 답답해 견딜 수 없을 때, 그럴 때. 섹스는 그저 내가 있는 곳을 확인할 수 있는 행위일 뿐일 때. 다들 어딘가의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하지만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것 또한, 큰 용기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이 셋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까. 그게
‘일’ 외에 ‘사랑’이라면, 방법이 섹스만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까?
포스터 카피가 인상적이다. 서울도 파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미디어가 발달한 만큼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온라인/오프라인 구분이 명확하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는 건, 내가 서울을 난 10년 전보다 더더욱 어려워 보인다. 오랜만에 들른 서울에서 이 영화를 보며 감명 깊었던 것은, ‘아직 포기를 모르는’ 에밀리의 절제 없는 매력. 어디로 튈 줄 모르지만 자기 자신은 명확히 알고 있는 그녀의 당찬 모습이었다. 파리 13구 차이나 타운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디아스포라가 찾아가는 파리에서의 사랑 이야기. 단조로운 듯 해도 감각적인 Rone 의 음악이 영화와 잘 어울린다.
영화니까 비로소 가능했던 이야기일까? 나의 관점에서 에밀리와 노라, 엠버와 카미유는 모두 닮아있다. 그저 외로운, 사랑을 원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현실에도 수많은 에밀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대부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이 계절이면 좋겠다.
..메마른 감성의 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한 시사회를 바탕으로 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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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Ryuichi Sakamoto | Opus, 2023
감독: 네오 소라
예술은 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출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스틸컷(다음)
첫인상은 ‘무성 영화 같다’였다. 피아노 선율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시선은 류이치 사카모토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특히 카메라가 그의 얼굴과 정교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비출 때면 더욱 들리지 않았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았다. 그의 연주에 빠져들수록 영화는 숨죽였고 그 결과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누구나 빠져들고 마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인물의 표정과 행동이 유일한 언어가 되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무성 영화처럼, 류이치 사카모토의 언어는 본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마침내 관객의 ‘무엇’이 되었다.
무엇, 시작은 류이치 사카모토란 단 한 사람의 얘기다. 그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은 영화 끝에 다다른 관객에게 각자 보관해 왔던 ‘나’만의 사적인 기억을 들추게 한다.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 없듯, 기꺼이 따르고 마는 이 감정적 동요는 그의 내밀하고 친밀한 연주와 계속 함께 흘러간다. 물론 화면 속엔 피아노와 연주자 그리고 악보가 전부다. 드라마 장르가 가진 기승전결 형식의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영시간의 99%가 그의 연주로 채워져 있고, 대사 분량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열렬한 팬이 아닌 이상 20곡 전부를 알기란 쉽지 않은데, 자막(곡명)도 생략되어 있다. 그러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관객을 불편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영화의 일반적인 요소를 과감히 생략해 조금 낯설 뿐이다.
출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스틸컷(다음)
이 작품의 가치는 작곡가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곡보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행위에 있다.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는 그의 라스트 댄스와 곡과 곡 사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짧지만 버릴 수 없는 공백. 그것은 피아노 연주란, 눈에 보이는 외적인 행위가 아닌 비워진 화면 속에서 파생된 내적 파동의 결과물이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아, 직접 느낄 수밖에 없는 진동은 견고하고 세심할수록 더 깊고, 더 격렬하게 퍼지며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에 닿는다.
공백과 진동. 내겐 바람의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의 대표 건축물 중 하나인 '풍 미술관'으로 걸어 들어간 순간과 이어졌다. 벽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햇빛. 마치 한 줄기 바람이 미세하게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와 커튼을 잔잔하게 펄럭이는 장면을 오랫동안 보는 것 같았다. 계속 바라보며 간직하고 싶다가, 일순간 자기 자신에게 한없이 솔직해지고 싶은, 신비롭고도 한편으론 무척이나 고마운 순간. 그의 연주에서 풍 미술관으로 연결되는 흐름은 내겐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내게 아주 긴 내적 환호를 불러일으켰으며, 피아노 연주와 건축물에 담긴 그들만의 이야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에서 예술이란 공통 언어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출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스틸컷(다음)
예술은 한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지점에서 탄생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의 심적 공간에 스며든다. 예술의 진정한 힘은 개인의 예술이 무수히 많은 개인에게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이며, 영향을 받았던 개인들이 각자 ‘자기 자신’이란 공간 안에 숨겨져 있던 작은 문을 발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게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지게 한다. 나아가 그 힘으로 나만의 예술을 만들어 내도록 격려하기도 한다. 어쩌면,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네오 소라 감독이 아버지가 아닌 예술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연주를 카메라에 담는 순간, 첫 관객이 되어 빚어낸 예술 작품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예술이 또 다른 개인의 예술로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힘.
더욱더 많은 이가 개인의 예술에 지극히 사적으로 동요했으면 좋겠다.
출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스틸컷(다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의 예술은 길다, 모두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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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함께 추락한 영화
우리는 많은 재난을 접한다. 교통사고 같은 인간의 실수나 기계의 오작동으로 일어나는 일들도 있지만 자연이 주는 여러 가지 재해들을 피할 수 없다. 태풍, 홍수, 가뭄, 지진 등 다양한 자연재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반복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가지 재해를 예측하고 그것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다양한 자연재해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많이 대비되어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 피해를 받고 있고, 다시 극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써야만 한다. 지구 온난화까지 가속화되면서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폭우나 가뭄이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도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재해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 재해가 일어나면 인간들은 힘을 쓰기 어렵다. 재해를 피해 이동하는 방법밖에 없고, 그렇게 재해가 한 번 휩쓸고 간 터전은 복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돕고 어떤 사람들은 기부를 하기도 하지만 그중에도 나쁜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살길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은 늘 있어왔다. 어쩌면 이런 재해들이 인간이 가진 광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있지만 혼란의 틈을 노린 일부는 다른 사람의 생명줄을 뺏거나 훔치면서 자신들의 삶만을 바라본다.
달이 지구로 추락하는 재난을 다룬 영화 <문폴>
영화 <문폴>은 달이 지구로 추락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겪는 재해를 화면으로 옮긴 영화다. 주인공 브라이언(패트릭 윌슨)은 유능한 우주비행사다. 자신의 파트너 조(할리 베리)와 함께 십 년 전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괴물체를 만나게 되고, 신입 동료를 잃는다. 브라이언은 괴물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사 고위층에서는 믿지 않았고, 동료 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브라이언은 불명예 퇴직을 하게 된다. 그 사건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의 그는 이혼한 상태이고, 자신의 삶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지 못하다. 나사에서는 불명예스럽게 해직되었고 우주에 대한 특강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조는 여전히 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임무를 지시하고 있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멀어진 관계가 다시 동료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게 되는데 몰락한 영웅과 현재의 영웅이 재난 앞에 협력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
영화 속 달은 지구 주변을 돌던 궤도를 벗어나 점점 지구 쪽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발견한 음모론자 KC 하우스먼(존 브래들리)은 우연히 브라이언과 만나 나사로 향하게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브라이언과 KC 하우스먼은 세상에서 배척되거나 소외된 사람들이다. 자신의 말은 사람들에게 음모론으로 인식될 뿐이고, 소수를 제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믿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삶에도 영향을 주는데 브라이언은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과의 관계도 좋지 못하다. KC브라이언의 주변 역시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의 아픈 어머니를 제외하면 그의 주변에는 의지할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 이렇게 소외된, 버려진 영웅이라고 부를법한 인물들이 완전한 전문가 영역인 나사에 가서 그들의 지식으로 재난을 해결하는 모습은 한편으론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과거 여러 재난 영화들이 집중했던 건 바로 스케일 큰 재난 장면이다. 재난 자체가 이런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고 주인공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도 도시가 파괴되고 달의 중력 영향 때문에 벌어지는 재난 장면들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재난 영화를 좀 더 긴장감 있게 만드는 건 그런 재난 장면 자체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그러질 때 더욱 고조된다. <문폴>에서는 브라이언과 재혼한 아내 가족들의 관계, 그리고 KC하우스먼과 주류 나사 직원들 간의 갈등 관계가 보여지고, 이에 더해 조와 그의 전 남편과 아들의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그러니까 여느 재난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큰 재난을 배경으로 한 가족영화 형식을 이 영화도 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해 속에서 나쁜 마음을 드러낸 약탈자들까지 등장해 긴장감을 높이려고 한다.
과거 재난영화들의 특징을 그대로 다시 재활용하는 영화
달이 지구로 떨어진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하다. 새로운 재난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어디로 피난 가야 할지 고민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꽤 긴장감이 느껴진다. 또한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에 가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고, 지구의 가족들은 좀 더 안전한 지역으로 탈출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긴장감을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혼란한 틈 속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해 자신의 안위를 챙기려는 사람들도 등장시켜 영화를 더욱 극적으로 구성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 모든 조합이 그렇게 성공적으로 안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영화 속 재난 장면들은 꽤 스케일이 크다. 이 영화를 연출한 롤랜드 에머리히는 과거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 <2012> 같은 재난 영화에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감독이고 이 세 영화들은 꽤 많은 흥행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문폴>에서 그가 연출한 재난 모습은 긴 시간 동안 관객들이 이미 많은 영화에서 여러 번 보아온 것들이다. 그래서 화면의 재난 상황에 집중해서 보게 되지만, 도시의 파괴나 여러 장면들이 이미 과거 재난 영화들에서 본 것들이라 기시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몇 번 반복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은 크게 약해진다.
또한 영화가 집중하는 가족의 탈주극도 <2012>에서 이미 수차례 본 적이 있고 그것을 다루는 방식 자체도 2020년에 개봉했던 <그린랜드>의 혜성 충돌 위기 상황에서 사회 시스템에서 버려진 가족의 이야기 보다도 대충 묘사되어 있다. <그린랜드>에서 겪는 가족의 이야기가 <문폴>에서 벌어지는 가족의 탈주극보다 훨씬 긴장감이 높고 공감이 간다. 그러니까 이번 <문폴>은 달의 추락이라는 아이디어 이외에는 이미 본 재난 이미지와 인물 구도를 가지고와 다른 방식으로 짜짓기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브라이언을 연기한 배우 패트릭 윌슨과 조를 연기한 배우 할리 베리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나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이야기의 아쉬운 구성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래도 KC 하우스먼을 연기한 배우 존 브래들리의 연기는 눈에 들어온다. 모든 인물 중 가장 마이너 한 감성을 가진 그가 우주까지 나아가 그만의 농담을 보여주고 또 진지한 모습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관객이 감정 이입할만한 캐릭터가 되었다.
영화 <문폴>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아쉽지만 달이 지구로 가까워지면서 지구에 벌어지는 재난들을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약하게나마 재난 상황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도 다루고 있어 극장에서 아무 생각 없이 즐길만한 킬링타임용 영화로서의 기능은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재난 블럭버스터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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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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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 인간 캡틴 아메리카의 나름 의미 있는 중2병
어벤져스의 가장 큰 두 축은 누가 뭐래도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다. 그러니 이 둘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심화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지독한 중2병을 앓은 이유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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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숨막히는 긴장감이라니!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 가 공개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는데요.
서부극에 흔하게 등장하는 총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막히는 긴장감을 보여주죠.
대신 네 인물의 심리를 보여주는데요.
매우 긴장감있게 이들의 관계가 펼쳐집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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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Campion's Power of Dog has been released.
It was released on Netflix.
Guns that commonly appear in western movies do not appear.
Nevertheless, it shows a breathtaking tension.
Instead, it shows the psychology of four characters.
Their relationship unfolds with great tension.
Please refer to the video for detailed revi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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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펜하이머> 메인 예고편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영화 '오펜하이머'는 IMAX®로 촬영한 에픽 스릴러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동시에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는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킬리언 머피가 J.로버트 오펜하이머로, 에밀리 블런트가 그의 아내이자 생물학자 겸 식물학자 캐서린 키티 오펜하이머로 출연합니다. 오스카 수상자인 맷 데이먼은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레슬리 그로브 주니어 장군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미국 원자력 위원회의 창립 위원인 루이스 스트라우스를 연기합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플로렌스 퓨는 정신과 의사 진 타틀록 역을, 베니 사프디는 이론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 역을, 마이클 안가라노는 로버트 세르버 역을, 조시 하트넷은 선구적인 미국 핵 과학자 어니스트 로렌스 역을 맡았습니다. 또한 오스카 수상자 라미 말렉과 오스카 8회 후보에 오른 배우, 작가, 영화제작자인 케네스 브래너가 등장하며, 데인 드한, 딜런 아놀드, 데이빗 크럼홀츠, 올든 에런라이크도 출연합니다. 이 영화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저자 카이 버드, 마틴 셔윈)를 기반으로 하며, 엠마 톰슨, 아틀라스 엔터테인먼트의 찰스 로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IMAX® 65mm 및 65mm 대형 필름의 조합으로 촬영되었으며, 최초로 IMAX® 흑백 아날로그 섹션이 포함되었습니다. '테넷', '덩케르크', '인터스텔라', '인셉션' 및 '다크 나이트' 3부작을 포함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11개의 오스카상과 2개의 최고 작품상을 포함하여 36개의 후보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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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롤 : 밴드 투게더> 메인 예고편
12월 20일, 올 겨울 가장 짜릿한 컴백무대가 시작된다!? [트롤: 밴드 투게더] 메인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