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5-02 20:03:53
[JIFF 데일리] 필름 속 우리 일상은
<아웃사이드 노이즈> 리뷰

OVERVIEW
다니엘라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살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미아는 즉흥적으로 시작했던 석사 학위가 끝나가는 단계에 있다. 비엔나로 이주를 생각하고 있는 또 다른 친구인 나타샤까지. 이들은 떠돌며 이야기를 나눈다. 불면증에 걸린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담은 작품.
REVIEW
수면장애를 겪는 다니엘라는 주기적으로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녀는 다른 도시로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들과 책과 논문, 인간관계에 관해 이야기하고 교류한다. 서로의 깊은 역사와 삶의 맥락은 모르지만 그들은 방을 나눠 쓰고 함께 파티에 가며, 헤어진 남자의 집에 남겨진 물건을 대신 받아주면서 서로의 현재를 공유한다. 디지털 시대에 유목민처럼 사는 이들은 공원을 걷고 얼굴을 마주 보며 나누는 대화를 선호해 언뜻 구식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방식은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영적인 실천으로 보인다. 우연한 관계들은 계절이 바뀌듯 자연스럽게 시작과 끝을 알리고, 도시와 환경은 변하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은 지속된다. 세상이라는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그린 <아웃사이드 노이즈>의 자연스럽고 사실성 높은 대사는 비전문 배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아날로그 질감의 16mm 이미지와 방황하는 인물을 내세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테드 펜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문성경)
프로그래머의 노트를 읽자마자 생각했다.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이유는 단 하나. 그냥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릴없이 흘려 보낼, 그런 무위의 시간. 영화 속 미아가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했다는 것처럼 읽고, 일기를 쓰고, 그냥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무심히 보아 넘기고 싶었다. 도시의 익명성이 허락하는 가장 단순하고 짤막한 휴식인데, 그나마도 여의치 않을 때가 너무 많다. 친구를 만나 대화하고 싶은 마음으로 영화를 골랐다.
실제로 영화 속 다니엘라, 미아, 나타샤 등 인물들은 만나서 별거 아닌 대화들을 나눈다. 사실 대화의 양상이 내가 친구들과 하는 내용과 너무 비슷해서 놀란 때도 있었다. 그냥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어. 요즘 잠을 잘 못 자. 푹 자고 싶은데 모르겠어. 요즘 이런 책을 읽었어.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 이런 사람이 있어. 멋지지.
걷고. 의자가 아닌 곳에 대뜸 걸터앉아 일기를 쓱쓱 쓰고. 차를 마실 거냐고 묻고, 책장을 비우고...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햇살 아래 반짝거리는지를 멀거니 바라보는.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일이.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비슷한 대화 끝에 이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할까.

이들의 대화는 나직하고 부드럽지만, 이들의 현실은 그렇게 매끄럽지 않다. 잠들지 못하는 도시. 온갖 일이 정신없이 벌어지는 도시. 떠나고 싶어지는 도시. 그러나 결코 떠날 수 없는 도시. 다니엘라가 말하는 도시의 삶은 나의 서울과 닮아 있다. 어쩌면 그래서, 그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영화제를 부지런히 찾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을 잠시 떠나 굳이 남의 일상을 지켜보는 데에는, 결코 나의 일상을 놓을 마음이 없지만 그 일상 속에서 잠들지도 못하는 사람의 비애가 묻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영화에서 갈등은 중심 소재가 된다. 정작 현실에서는 수많은 내적 갈등과 고민들이 가닥가닥 엉켜, 어떤 것도 삶의 중심 소재가 되지 못하고 복잡하게 정신만 빼놓는다. 이 영화는 그런 현실을 닮았다. 직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면접을 가면서도 친구가 읽은 책의 이야기에 세심히 귀를 기울이고 나란히 앉아 와인 잔을 부딪는다. 두 사람이 나직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둘이 앉아있는 거실로 햇빛이 밝아졌다 사그라들고, 그 아래 먼지가 반짝 흩날린다.

영화 속 인물들이 “너무 무거워서 몇 줄 읽고 내려놔야 했다”는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책은 <삼십세>다. 나도 몇 줄에 한 번씩 밑줄을 그어 가며 감탄하고 읽었지만, 아직도 완독을 못했다. 삼십세가 될 때 꺼내 읽으려고 이십대 후반에 미리 사두었는데, 삼십을 넘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펴보지 못했다. 밀도가 너무 높은 책은 종종 그렇게 된다. 감탄하면서도 쉬이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일상이 그렇지. 해야 할 일들은 널려 있는데, 정신은 없는데,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 모든 것이 뒤엉켜 하릴 없이 잠만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일상도 찍어 놓으면 영화가 될까. 불안하고 막막한 날들도 자글자글한 필름의 질감에 담아 놓으면 부드러운 색감으로 빛이 날까. 잠들지 못하는 밤들을 헤아리고, 서로를 걱정하고, 책장에 꽂혀 있는 책에 대해 그렇게 알게 된 누군가의 멋진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연히 본 그림에 갑자기 감동을 받은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고, “깊게 온전히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찾아 헤맨 경험을 서로 나누고, 가방을 질끈 동여매고 씩씩하게 집을 나서고, 친구와 밖으로 나가 걷고. 그런 일상의 장면도, 저 멀리서도 똑같구만 싶어 웃음이 나왔던 그런 모습들도.
문제가 직장이든 돈이든 순식간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각자가 탐구하는 삶의 세계를 나란히 나누고, 듣고, 그러면서 우리의 이야기는 확장되어 갈 것이다. 이 영화처럼 슴슴한 빛 안에서 먼지처럼 빛나면서. 비록 흐릿한 날이 더 많을지라도, 16mm 필름을 장착한 시선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친구를 만나고 싶어졌다. 이 영화 속 인물들처럼.
2023. 04. 30. 19:3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359)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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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고통
난 아직 결혼을 못했다. 연애도 안 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난 여전히 책 읽고 공부하고 게임하며 영화 보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이걸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을을 하고 사는 분이 있지 않을까? 그 대신 뭔가 지금만큼 열렬한 덕질(?)을 못하게 될 테니 아직은 난 어린가 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는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결혼은 먼 이야기니 어쩌면 세상 사람들의 날 향한 선택은 탁월하다;
근데 뭐 나만 그럴까? 아마 다들 그럴 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만큼이나 안 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너 당장 내일 결혼할 수도 있어!'라고 말하면 헉 싶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는 결혼을 무르려고도 하지 않을까? 결혼은 방구석에 누워서 굴리는 행복 회로가 아닌 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완전 남으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데 같은 집을 구하고 가구를 선택하고 이런 건 난이도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러다 못해 아이까지 낳는다면 고된 일이 따로 없다. 이런 지고 싶을 때 질 수 있는 마음의 짐을, 내가 생각했던 때가 아닌 다른 지점에서 져야 한다는 것은 참 생각만 해도 암담한 일이다. 여기 1963년의 프랑스에 이 부담을 질 위기에 처한 한 대학생이 있다고 한다. <레벤느망>으로 가보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
대학생 안은 작가를 꿈꾸는 프랑스의 평범한 20대이다. 안은 그냥 술 먹으러 놀러 나왔다. 사실 프랑스의 20대만 하는 게 아니라 2022년의 한국 거주자들도 늘 하는 일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춤을 추고 있는 안. 한 남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저 남자가 너 쳐다보는데? 같이 온 친구가 안에게 무언가를 귀띔 한다. 내 스타일 아냐. 안은 도도하게 남자의 관심을 차단한다. 금세 다른 친구에게로 향하는 안. 글솜씨로 나름의 인지도가 있는 안. 놀러 온 무도회장에서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체감한다. 벗어나고 싶었던 무도회장을 뒤로하는 안. 자기의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긴 걸 체감하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체크해봤지만 그게 점점 시간이 쌓여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의심하게 됐다. 혹시나 싶어 산부인과로 향한다. 진찰을 받는 안. 산부인과 주치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말해줬다. 임신 3주 차입니다. 언젠가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된 안.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다. 외로운 싸움의 시작이다. 혼자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는 안. 낙태를 하고 싶어 이런저런 가능성을 찾아보지만 당시의 프랑스는 이를 불법으로 규제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세상의 시선, 그리고 장애물들과 싸워야만 한다. 한 집의 딸로서, 대학생으로서, 20대로서 그녀는 자유를 위해 싸워야만 한다. 영화는 이런 꽉 막힌 제도와 사회적인 시선 하에서 분투하는 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단출해서 서늘하다
어떤 영화들은 메시지의 깊이가 너무나도 따뜻해서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소울>이나 <체리 향기>가 그런 쪽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일상 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통통 튀는 인물들을 묘사한 <소울>은 영화를 비롯한 예술이 할 수 있는 정서 교감이라는 점에서 아주 좋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아카데미에서도 수상한 바 있으니 평단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어쩌면 영화의 목적은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게 나쁜 것도 아니다.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니 만큼 그런 것쯤이야 예술가가 고르는 선택지의 차이 아닐까?
이 영화 역시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한 단면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영화는 앞에서 썼듯 원치 않은 아이를 가진 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안이 겪는 사회적인 시선이 영화의 밑바탕이 된다. 무슨 말이냐? 일단 안이 감내해야 할 시선은 '잘 돼야 한다'라는, 성공에 대한 목표다. 근데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에도 붙고 작가로서도 잘 나가려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면 안 되겠지? 영화는 안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에서의 주인공은 그렇게 잘 나가는 집안의 딸이 아니다. 금수저랑은 거리가 먼 안. 사회적인 계급이 몇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녀가 바쳐야 할 노력이 있다. 영화는 이 안이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를 묘사했다. 또 1975년 프랑스가 관련 법을 제정하기 전까지 낙태는 불법이었다. 당연히 법적인 문제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좌절을 마주하게 된다. 이에 대한 묘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영화의 주요 설정은 감독이 어떤 정서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 와도 닿아있다. 러닝타임 동안 이 사람이 전하고 싶었던 건 이 당시 안이라는 20대 여성이 짊어져야 했던 심적 부담감이다. 이는 영화의 내용 전개가 살짝 심심하지만 어떤 장면은 임팩트가 크다는 점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극을 보면서 안이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했던 특정 행위가 몇 개 묘사되는데, 이때 내가 하는 것도 아닌데 다 아픈 기분이다. 연출의 몰입도가 강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각본을 쓴 사람이 관객에게 전하는 스토리 텔링이 딱딱 맞아떨어진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소화기 쪽이 안 좋다. 속이 안 좋거나 배가 아픈 경우가 부지기수란 뜻이다. 지금도 이 리뷰를 쓰다가 속이 안 좋아서 10분은 고통받았다. 언제 나을 수 있을까? 이런 행복 회로는 사실 좀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난 이걸로 병역처분도 바뀌었던 사람이었다. 그냥 약 먹으면 적당히 나은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게 최고다. 이 병으로 뭐 위로를 받고 싶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이해를 구하고 싶은 것도 어쩔 땐 있다. 일상 속에서 엄청 심각한 지장까진 없으니 그냥저냥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아이를 낳는 차원이 된다? 이건 다른 문제가 된다. 내 몸에서 어떤 짓을 해도 의도하지 않는 짐을 진다는 건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물론 임신은 축복이다. 어머니, 아버지들은 위대하다. 그러나 자기가 원 영화는 이 답답한 인물의 처지를 갑갑한 내러티브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 답답함의 정수는 카메라 비에 나온다. 카메라의 C도 모르는 나지만, 이 인물들을 촬영했던 방식이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실제로 1.37:1의 비율로 촬영했다고 한다. 가로의 너비를 줄여 촬영 자체가 인물이 비좁아 보이는 효과다. 그리고 얼굴, 그러니까 한 상황에 대한 리액션이 바탕이 되는 영화다. 안 역할을 맡은 배우의 답답한 표정연기가 중심이 되니 번잡한 것들은 제외하고 인물에게만 집중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 영화의 심의 등급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5세다. 그런 등급에도 불구하고 수위가 센 편이다. 여성의 신체가 자주 나온다. 그러나 전혀 선정적이지 않다. 선정적이라기보다는 잔인한 느낌이다. 고어한 묘사가 나오지 않는 잔인함 때문이라도 감독의 연출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신체 부위가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야하지도, 고어하지도 않게 잔인함'이라니, 이게 뭔 소리야?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비현실적인 조건을 가감 없이 묘사해낸다. 그리고 엔딩으로 이 이야기를 끝내는데, 이 영화의 엔딩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면 이 영화의 플롯이 좀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당당하게 또 꿋꿋하게
프랑스 여배우 하면 누가누가 있을까? 이 문장을 쓰자마자 떠오르는 얼굴이 몇 사람 있다. 마리옹 꼬띠아르도 프랑스인이고, 레아 세이두도 그렇다. 칸의 나라답게 연기 잘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이 많이 나왔다. 이 영화에서 이 주인공을 맡은 아나 마리아 바토로 메이는 프랑스 안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한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니 아역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이 작품에서 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비행기 타고 14시간 걸리는 한국에 사는 나도 이 배우의 열연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아마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이나) 안은 마치 1대 다수의 싸움을 벌이는 느낌이다. 남자, 여자 갈리는 것 없이 세상에게 고통받는 안. 외롭고 불안하지만 결국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솔직한 모습으로 소화했다. 중반부가 넘어가면 이 배우가 이 인물에게 마음이 갔다는 느낌이 있다.
마치 호러영화처럼
이 영화를 1줄로 요약하면 잘 만든 영화다. 서스펜스나 스릴 같은 단어 없이도 몰입하기 좋고, 엔딩도 합리적이며 캐릭터들도 살아 숨 쉰다. 이 말은 '낙태'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우리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한다는 뜻과도 통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본 나도 남자다. 낙태는 내가 상상하기 어려운 소재였다. 그러나 이런 나도 이 감상문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분들도 잘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르영화로서 무섭고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조여 오는 압박감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린다.
#왓챠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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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짜 페르시아인이 뇌리에 새긴 불편한 진실
이 글은 씨네랩에서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초청 받은 시사회를 관람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우리 주변의 '가짜'들
살다보면 우리는 숱한 가짜들을 마주한다.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들을 말하냐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가짜란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다른 탈을 뒤집어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이들은 어떠한 목적에 의해 그러한 개인의 고유한 특질을 감추거나 가리고 또다른 가면을 쓴다. 이유는 다양하다. 정말로 자신이 가장한 삶처럼 살고 싶어서일수도 있고, 피치 못하게 그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해서일 수도 있다. 혹은 자신의 본질과 가면(페르소나)를 양립시켜야만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이러한 가짜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아주 견고하고 확고한 의지, 혹은 신념이다. 꼭 어떤 것을 해내야만 한다는,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그런 생각들 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질' 역시 그러한 가짜의 탈을 쓴 사람 중 하나이다.
2. 살기 위해 가짜가 되다.
때는 세계 제2차 대전. 나치 독일의 야욕은 온 유럽을 집어 삼키고, 그들의 광기는 인종학살적인 경지에 이른다. 뛰어난 종만을 살려서 더 나은 인간종을 만들겠다는 우생학의 골조 아래에 숱한 비-아리아인(흔히 전통적인 독일 민족이라고 일컫어지는)들이 '청소'당했는데, 잘 알려졌다시피 유대인은 이들의 대표적인 학살 대상 중 하나였다. 유대인인 '질'은 이들의 인종 청소로부터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수용소로 강제로 끌려가게 된다.
그가 다다른 곳은 소위 '쓸모 없는 인간'은 지워지는 잔혹하고 무자비한 곳.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바로 그곳에서 질은 살기 위해 페르시아인을 사칭한다. 정작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모르면서!
하늘이 도운 걸까? 이 가짜 페르시아인이 끌려간 곳에는 페르시아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독일군 대령 '코흐'가 있었다. 질이 알고 있는 단어는 '아버지'를 뜻하는 '바바' 뿐이지만, 살려면 그에게 페르시아어를 가르쳐야 했고, 그리하여 이 가짜 페르시아인은 가짜 페르시아어 수업을 위해 필사적으로 단어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단어는 대충 지어낸다 쳐도, 가르칠 단어는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날텐데 그 많은걸 어떻게 다 기억한단 말인가? 한참을 고전하던 질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의 이름과 인상에서부터 단어를 착안해내고, 그 기발한 발상으로 말미암아 2000개가 넘는 단어를 만들어 낸다. 단어에서 시작되었던 언어는 이윽고 문장이 되고, 문장은 일련의 이야기가 된다. 살기 위해서 만들어낸 가짜가 이름과 이름들이 견고하게 엮임으로써 하나의 실제하는 언어가 된 것이다.
3. 가장 평범한 악인들
질과 코흐는 가짜 페르시아어 수업을 거듭하면서 묘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코흐는 질을 철저하게 착취하는 입장이면서도 그에게 나름대로의 '관용을' '베풀'고, 질은 그 얄팍한 관용 속에서 코흐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알아 나간다.
코흐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이기적이고, 쪼잔하며 얼마쯤 완벽주의자적인 면모도 있다. 요리사였던 그는 수용소의 수감자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그들을 학살하는 독일군 장교들을 배불리 먹인다. 그는 직접 누군가를 죽인 적은 없지만 학대한 적은 있고, 적어도 간접적으로 독일군의 광기어린 살인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냉혈한일 것만 같은 그 코흐도 퇴역 후 낯선 땅에서의 안락한 여생을 꿈꾸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을 가정하며 친애를 표했다. 그는 그 자신이 평범한 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 대단한 만행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평범한 악인은 그뿐만이 아니다. 작중에 나오는 독일군 모두가 그러하다. 그들은 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스스로의 악행을 합리화한다. 코흐는 스스로의 손을 직접 더럽히지는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얻고, 또 어떤 병사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비논리적인 잣대로 평가된 '유대인들의 저급함'을 학대의 근거로 삼는다. 이러한 믿음은 거의 종교와도 같다. 때때로 종교가 우리 역사를 뒤흔들어 놓았듯이, '그러니까 저들은 그르고 나는 옳다'는 이기적인 신념은 그들을 광기로 몰아넣는다. 그 대단한 파시즘적인 발상에의 추종과 '나 자신의 안락함'을 위한 외면은 이러한 방식으로 사람을 죽이고, '치우고', '묻었다'.
4. 살아남은 가짜 페르시아인과 가짜 페르시아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다시 말해, 주인공 질은 살아 남았다. 그리고 그가 만들었던 언어, 즉, 수용소에서 죽어간 약 2000여 명의 사람들의 이름 역시 살아 남았다. 처절한 생존의 의지가 만들어 낸 어떤 기적이다.
페르시아어를 배운 코흐는 어떻게 되었냐고? 그건 영화를 직접 보는 편이 좋겠다. 이 영화가 악인을 그리는 방식은 대단히 흥미로워서, 이를 관찰하는 것 역시 영화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신념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신념은 사람을 죽이고, 어떤 신념은 사람을 살린다. 신념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생각이어서 얼마든지 그릇될 수도 있는 것인데, 때때로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나 신봉한 나머지 그것에 매몰되곤 한다. 우리는 언제든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느끼지 못할지라도 그러한 가짜들이 진짜인 우리를 집어 삼키게 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 영화의 독일군들처럼!
내가 쓰는 가면은 어떨까. 나는 내 가면을 올바르게 닦고 있을까? 나의 본질과 본질이 아닌 것은 어떻게 분리해야 할까? 내가 그러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세계를 배우고, 사람을 만나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수밖에는 없을 거 같다. 나만 생각해서는 내 가면에 내가 잡아먹힐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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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춘기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
두 사춘기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
-<워터 릴리스>(2007)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경험은 크게 다가온다. 우리가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처음 경험한다. 처음 걷고, 처음 말하고, 처음 웃는다. 그 경험들이 유아기 때는 다른 사람에 의해 기억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청소년기에는 자신만이 기억하는 처음의 순간들을 무수히 만난다. 빠르게 성장하는 청소년기는 몸도 빠르게 변하고, 마음도 빠르게 변해가는 시기여서 자기 자신도 그 변화를 다 따라가기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나 누군가를 처음 좋아하고, 그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함께 해 나가는 순간은 모두 몸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처음 하는 경험이다.
아직 성장하고 있는 미완성의 자신을 통해 좀 더 나아 보이는 상대방을 보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 그렇게 좋아해도 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고,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른다. 고민하는 많은 순간들을 그저 멍하니 상대방을 보고 혼자 상상하며 보낸다. 그것은 그 상대방을 그저 생각만으로 동경하는 것일 수도 있고 정말 좋아하는 사랑의 감정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슴 졸이며 망설이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조차 처음 하는 청소년기의 모든 소년소녀들은 좋아하는 상대방과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교류하고 싶지만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 감정은 꼭 남자가 여자에게 또는 여자가 남자에게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좋아한다는 첫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한 사람으로서 다른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이다.
|성장기 첫사랑에 대한 영화 <워터 릴리스>
영화 <워터 릴리스>는 첫사랑과 처음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마리(폴린 아콰르)는 싱크로나이즈드 선수인 플로리안(아델 에넬)을 보고 좋은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마리의 절친 안나(루이즈 블라쉬르)는 수영부 선수인 플로리안 마음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영화는 마리와 안나가 상대방에게 다가가고 마음을 얻기 위해 하는 여러 가지 행동들을 따라가며 이들의 첫사랑 여정을 하나하나 따라간다.
영화 초반 공연을 마리고 나온 안나가 마리의 자전거 뒤에 올라타며 무섭다는 말을 한다. 자전거 뒤에 타는 것이 무섭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안나가 좋아하는 남학생이 자신의 어떤 행동을 무슨 의미로 받아들일지 무섭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게 안나는 한동안 마리가 운전하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위치를 바꾸어 앞에서 운전한다.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마리도 안나가 그랬듯 누군가의 뒤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들을 똑같이 경험한다.
마리가 좋아하는 플로리안은 싱크로나이즈드 주장이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실력과 매력을 갖춘 그는 남자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가지만 아직 육체적인 관계를 해보지는 않아 그 처음을 시작하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사실 영화 내내 플로리안의 마음이 어떤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리고 플로리안이 이성과 맺는 관계에 대한 소문들도 어떤 것이 진실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약간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없는 예의 없는 사람처럼 보여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마리는 더욱 상대방의 마음을 종잡을 수 없다. 그저 조금씩 용기를 내 플로리안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보려 애쓴다.
마리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수줍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스타일이라면 친구 안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상대방의 반응이 어떤 지보단 자신이 적극적으로 먼저 마음을 표현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란 기대를 하는 그의 방식은 첫사랑을 대하는 또 다른 모습이다. 사실 두 사람의 접근 방식이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결국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모두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고 다가간다는 점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반면, 그들이 던지는 사랑의 행동들을 받는 상대방들의 모습도 서투르고 그 받는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그들 앞에 있는 사람들의 진정성까지 헤아리지 못한다.
|안나와 마리, 두 여성이 첫사랑을 얻으려는 적극적인 태도
마리가 한 걸음씩 플로리안에게 다가가면서 둘은 서로 교류하게 되지만 친구 이상의 감정인 마리는 매 순간 플로리안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를 판단하려 애쓴다. 그가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클럽에서 남자들과 관계를 맺으려 할 때 마리는 질투심과 실망감으로 화를 내며 플로리안과 멀리하지만 첫사랑의 마음은 상대방의 그런 모습 속에서 조차 자신이 바라는 행동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이미 마음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고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실제로 상대방은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마리는 플로리안에게 육체적인 첫 경험을 선사하지만 플로리안에게는 그저 친구가 선사한 하나의 경험일 뿐이다.
영화 내내 플로리안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아 울고 웃는 마리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경험한 사춘기 시절의 모습과 닮았다. 마리와 플로리안은 영화 중반 같은 침대에 누워 같은 천장을 바라보지만 각자의 머릿속에 흐르는 생각들은 다르다. 영화의 마지막 마리와 안나가 수영장 천장을 바라보고 똑같이 누워있는 장면이 반복된다. 안나가 플로리안과 바뀌었을 뿐, 그들이 느낀 감정과 상실감은 동일한 것이기에 친구로서 그들이 바라보는 천장은 같은 것이다.
영화 <워터 릴리스>는 안나와 마리, 두 여성이 진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사랑을 얻으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여성 서사를 보여준다. 두 사람의 첫사랑의 결말이 어떠하든 그들이 상대방의 행동이나 표현에 완전히 끌려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리를 연기하는 폴린 아콰르의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알 수 없는 첫사랑의 대상을 연기한 아넬 에넬은 이 영화에서 그의 치명적인 매력을 완전히 발산하고 있다. 도발적인 눈빛과 미소는 보는 관객들도 그에게 몰입하게 만든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Rabbitgumi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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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전야 / New Year Blues, 2020
지금도 회자되는 <러브 액츄얼리2003>,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2010>의 특징이 있습니다.
한데 모이기 어려운 배우들이 한 영화에 나오는 것과 특정 시즌을 노렸으며, 하나같이 "옴니버스"영화라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새해전야>도 크게 다르지가 않는데, 제목에서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도 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전야2013>를 만들었던 "홍지영"감독을 비롯하여 "이연희"와 "김강우"분도 이번 영화에서 그대로 나오거든요.
속편에 대한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영화 <새해전야>는 개봉부터 힘들었습니다.
제목처럼 2020년 12월 30일에 개봉해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계획이었겠지만, "코로나19"로 그러지 못했습니다.
양력으로는 이미, 새해를 맞이한 지 2달이나 흘렀지만 아직 음력으로는 아직이니 부득이하게 "설 연휴"에 맞춰 개봉했는데요.
무엇보다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까지 국내 극장가에서 국내 영화 찾기도 힘들어 내심 이런 영화를 기대했기도 했고요.
'그렇게, 관람한 느낌은 어땠는지?' - 영화 <새해전야>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어느덧, 새해를 앞둔 연말을 보여줍니다.
강력반에서 민원실로 좌천된 '지호'는 이혼 소송 중 '신변보호'를 요구하는 "효영", 일방적인 남자 친구의 이별 통보에 홧김에 아르헨티나까지 오게 된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 "재헌"을 만납니다.
그리고 결혼을 앞둔 패럼릭픽 국가대표 "래환"과 "오월", 국제 커플 "용찬"과 "야오린", 그리고 "용찬"의 누나이자 시누이 "용미"까지 이들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1. 소재만 바꾸면 쓰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새해전야2021>는 <결혼전야2013>를 만들었던 "홍지영"감독을 비롯해 "이연희"와 "김강우"분이 그대로 나오는데요.
그렇기에 전편을 챙겨봐야 하는 걱정도 잠시 일렁이나 배역들이 이어지는 영화는 아니기에 관객들에게 이런 숙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편을 챙겨본 관객들로서는 영화의 유사함은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국제결혼과 위기가 존재하는 커플도 있으니 <새해전야>로서는 이야기가 이어지지도 않는 <결혼전야>와의 비교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도 이런 유사성을 알기에 "시누이" 캐릭터를 새로이 추가하거나 이별이 아닌 "이혼"이라는 소재들을 바꾸는 등 시도들이 보입니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새해전야>만의 온전한 그림들을 나오지는 않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옴니버스" 즉,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 "옴니버스"는 흥행이 잘 안되는 장르이면서도 어려운 장르입니다.
그나마,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장진"의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가 기록한 255만명임과 동시에 네이버 평점 6.70으로 좋지도 않습니다.
왜,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2. 이야기의 구조가 같다고 복붙을?
이런 이유에는 "옴니버스"라는 장르의 특수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만 본다면, "멀티캐스팅"과 유사하나 "옴니버스"는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전개되는데요.
이야기의 연결도 되지 않아 캐릭터별로 이야기를 봐야 하는 관객들의 피로는 다른 영화에 비해 배가 됩니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러닝타임은 길어지고, 캐릭터들의 설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단면적으로 소개되는데 그칠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단점들이 <새해전야>에서도 그대로, 노출되고 반복됩니다.
각자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관계에서의 위기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한 과정이 좋게 말하면 시원시원하고 나쁘게 말하면 정말 급합니다.
'지호 - 효영'의 경우. 두 캐릭터가 이혼을 겪는 캐릭터들인데 '지호'는 이후 전처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의외로 전처는 이에 '잘 사귀어 보라'라는 응원을 받지만, '효영'은 전 남편에게 위협을 당하는 엇갈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만해도 길게 풀어갈 수 있지만, 영화는 이를 그냥 과감하게 뛰어넘기며 맺어주는 장면으로 마무리합니다.
이런 모습이 "래환 - 오월"에게도 그대로 반복되고, "용찬 - 야오린"에게도 적용되니 동어반복에 관객들은 지쳐가는데요.
그래서인지 "꼭 있어야 했나?'싶은 캐릭터 출연의 당위성까지 흔들립니다.
3. 익숙함이 주는 포근함?
그렇기에 "옴니버스"에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캐릭터들의 동선을 겹치는 우발적인 장면들 넣는데요.
스크린 너머 관객들은 알지만, 극 중 캐릭터들을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으로 만들어지는 재미는 "옴니버스"를 즐기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새해전야>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보이는데, 극 중 "용찬"이 "지호"에게 사건을 의뢰하거나 "래환"의 재활 트레이너가 "효영"이라든지 "오월"과 "용찬"의 누나 "용미"가 서로 아는 사이라든지 말이죠.
하지만 이런 관계들이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이 화면에 나온다는 것에 그치며, "옴니버스"라서 더 아쉬운 시도에 그칩니다.
영화 <새해전야>의 원제 'New Year Blues'에서 'Blues'는 가벼운 우울증으로 해석됩니다.
극 중에서도 이를 "새해병"으로 "월요병"과 비슷하게 말하는데, 이를 빗대어 본다면 극장에서 본 게 아쉽다고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영화 <새해전야>는 무리 없이 즐기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앞서 언급한 <러브 액츄얼리2003>,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2010>처럼 한없이 가벼우며, "로맨틱 코미디"이라면 무릇 나와주어야 하는 장면들과 상황까지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는 맛이라 냄비에 물부터 올리는 과정처럼 <새해전야>는 신작인데도 익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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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로) 치밀하고 꼼꼼하게 덫을 팠다
잊힐 때쯤 돌아온 우리나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우리나라에 OTT가 정말 많다. 디즈니플러스도 있고 쿠팡플레이도 있고 왓챠도 있다. 다 가지각색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왓챠의 <좋좋소>와 <시멘틱 에러>, 쿠팡플레이의 <안나>, 티빙의 <돼지의 왕> 등등 방송사 드라마의 퀄리티를 상회하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이 유행의 선두주자는 단연 넷플릭스다. 작년 <오징어 게임>으로 초대박을 치더니 <지옥>은 국내에서 좋아하는 평론가도 있을 정도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쏟아내고 있다.
넷플릭스라는 OTT가 가지는 장점이 있으니 이는 시너지가 분명하다. 다른 나라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넷플릭스. 이 덕에 <종이의 집>이나 <퀸즈 겜빗>까지 다양한 나라들의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이런 쉬운 접근성이 완성도와 관련이 있을까? 뭐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지만 좋은 건 세계가 방구석에 앉아서 우리의 컨텐츠를 보고 감탄할 수 있으니 2022년을 사는 우리나라는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2022년 6월, 넷플릭스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바탕으로 스페인 드라마 리메이크작을 발표했다. 통일이 된 대한민국에 강도사건이 일어났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온 큰 일
20대 중반, MZ세대의 한가운데에 있는 나지만 난 방탄소년단의 음악 5곡 이상을 알지 못한다. 물론 훌륭한 보이그룹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왠지 손이 가질 않았다. 근데 이 사람은 달랐다. 북한에 살던 주인공 홍단이는 아미의 회원이라고 한다. 헤드셋 끼고 계단에서 춤추는 것도 창피하지 않나 보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 덕후로 살아남기란 어렵다. K-POP의 팬으로 그렇게 아슬아슬한 덕후 생활을 이어가고 있을 즈음이었다. 왠지 모르게 덕업 일치가 성사된 느낌이 든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에서 끝나는 수준이 아니었던 그녀. 홍단은 알고 보니 직업 군인이었다. 그렇게 군 복무를 지속하던 홍단. 이때, 사건이 터졌다. 통일이 된다고 한다. 모두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일이 벌어졌다.
남북한은 '공동 경제구역'을 만들어 조폐국을 만들었다. 지금 당장 나라를 합쳐 운영하기엔 걸린 제약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일단 조폐국을 만들어 통일 진행에 있어 바운더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조폐국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부서는 돈을 찍어내는 곳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조폐국에는 직원이 있다. 웬 중년의 아저씨는 시선을 어디로 둘 지 불안정하다. 시선이 도착한 곳은 미녀 여직원이다. 나 자기 보고 싶었어. 남자와 여자는 뭔가 숨어 지내야만 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는 남자에게 말한다. 나. 당신 아이 임신했어요.
드라마는 조폐국 외부의 이야기로 이어간다. 통일 한국에 살던 교수라는 남자는 강도단을 모으고 있었다. 교수의 목표는 조폐국이었다. 홍단에게도 차례가 돌아왔다. 홍단은 이 강도단에 영입됐다. 서로 신상정보도 모르는 채로 '도쿄' '베를린' '나이로비'와 같은 주요 수도국으로 닉네임을 정한다. 그렇게 계획을 실제로 움직이는 강도단. 하회탈을 쓴 채로 조폐국을 잡고 인질극을 벌이는 데 성공한다. 그 인질 중에는 불륜 중에 아이를 임신했던 영민과 미선이 있었다. 이 긴급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남북한은 경찰을 꾸려 협상팀을 만들었다. 북한의 차무혁 대위와 선우진 경감은 이 사태에 맞서 인질극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만전의 노력을 기한다. 여기까지의 내용이 파트 1의 1화 내용이다. 앞으로의 줄거리도 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장점이 분명 있어
시놉시스를 내 나름대로 쓰며 느낀 건 소재가 굉장히 신선했다. 보면서는 못 느꼈는데 이런 키워드의 드라마/영화가 몇 편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선한 소재를 잘 구현하듯 드라마의 강점은 시각화와 사운드 활용이다. 일단 하회탈이라는 소재 잘 골랐다. 그 묘하게 기괴한 무드를 표현한 느낌이 좋았다. 또 인질과 강도단이 입는 옷의 색감, 조폐국의 비주얼화까지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은 좋았다. 또, 통일 직후에 그냥 생각 없이 '다 잘될 거야' 식의 묘사가 아니라 조폐국이라는 중간 바운더리를 제시해서 상상력에 힘을 부여한 것도 좋았다. 감독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사운드 편집에도 강점을 가졌다. 이 드라마의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액션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액션 생동감에 사운드가 한몫을 차지했다. 피 터지는 소리, 펑 발포하는 소리까지 배우들의 고생뿐만 아니라 제작진분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또 드라마를 보다 보면 BGM이 좀 자주 들린다. 이때 자주 들린다는 것도 3화 좀 넘어가고 나서야 알았다. 이 말은 즉슨 적재적소로 인물의 내면을 드러냈다는 뜻이 될 것이다. 특히 교수와 선우진 경감과의 인물관계를 묘사할 때 삽입됐던 OST가 기억에 남는다. 연출의 디테일함이 빛났던 부분이다.
또 이 드라마의 강점은 이야기 전개다. 어느 부분에서는 그동안 봐왔던 범죄물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양 진영 간의 두뇌싸움 묘사가 빛을 발했다. 어느 부분은 '아 이거 이렇게 반전 있을 듯' 생각하다가도 '헉' 싶은 부분도 있으니 나름 서사의 꼼꼼함이 장점으로 발현된 셈이다. 그냥 단순히 기발한 방식으로 논파해서 생각 외의 문제 해결 솔루션이 쨘하고 나오는 게 전부가 아니다. 이를 위해서 각본이 하나 둘 단계들을 잘 닦아놔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전개에 시점을 철저하게 맞춰 의외의 반전에 타격감을 부여하니 이 역시 연출의 승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어느 정도 예상되기도 하는 부분이 6화 안에서 대응을 이루는 부분도 있어서 이 나름대로도 극의 개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이 드라마가 공개되고 2일이 지났다. 이미 많은 분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드라마 관람 후기가 떴을 것 같다. 그리고 많지 않겠지만 적지 않은 평이 올라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평을 반영할 때 1화의 조악함은 좀 심각하다. 일단 1화의 극초반부 장면은 홍단이 시청자들에게 방탄소년단의 팬임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리고 계단에서 춤을 춘다. 텍스트라서 춤을 추는 모습을 묘사 못 하는 게 애석할 정도다. 이 부분 보고 끄는 사람 적지 않을 거라 예상한다. <버닝>에서 그레이트 헝거를 찾으며 안무를 보여주던 배우와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의 공감성 수치다. 뭐 '아미'라는 것에 개연성을 부여하면 후의 액션이 어색하지 않게 된다. 이해할 수는 있지만 굳이 이런 방식으로 안 만드는 게 나은 장면을 넣어 인물의 성격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가? 는 의문점이 든다. 그리고 홍단이 총기류 다루는데 능하다는 특성을 굳이 방탄소년단의 음악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지도 않다. 그냥 직업군인이라고만 제시해도 후반부의 이야기 전개에 아무 지장이 없다. 또 K팝의 팬이라는 설정 하나에 좀 많은 상황을 퉁 치고 넘어가는 감이 있다. 뭔가 그럴듯한 이유 없이 인물의 운명을 가로지르는 일들이 많이 오고 간다.
또 대사의 디렉팅 톤이 다 이상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나아지긴 하지만 뭔가 후시녹음을 한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유지태, 김윤진, 전종서, 김성오, 박명환 같이 영화, 드라마에 나와서 검증받은 배우들이 다 따로 노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얼마 전에 <브로커>를 보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문장이 번역체 같다. '혼자 재미보고 싶으면 가서 딸이나 쳐' '너 같은 피라미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해' '뽀시래기 입장' '전방 500M. 대기들 타시고' 이런 대사들은 일반인이 쓴 문장 같다. 굳이 거기서 한 인물이 '재미보고 싶으면~'이란 말을 할 이유가 있을까? 또 '뽀시래기 입장'같은 대사들은 우리 영화 팬들이 사랑해 머지않는 대사인 '선수 입장'을 연상케 한다. 이렇게 각본에서 쓴 대사 문장들이 한동안 안 쓰던 것들을 차용하다 보니 1화에서 주는 난이도가 더 업그레이드된다. 이게 단순히 대사에서 오는 오글거림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 톤이 다 따로 논다. 이 어색함은 보는데 몰입이 안 될 정도다.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D.P>의 신선함을 기대했던 구독자들에게 하차의 충동이 느껴지는 부분으로 기능하기 충분하다.
넷플릭스 공무원과 그냥 공무원
그렇게 초반부를 넘어가야 보이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끝까지 볼 가치가 있다. 일단 베를린 역을 맡은 박해수 배우의 퍼포먼스가 놀라웠다. 최고 작은 역시 쌍문동 천재 <오징어 게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본작의 베를린은 그렇게 큰 변화가 없는 목소리 톤으로도 청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 인물이 갖고 있는 특징은 광기다. 근데 광기에 살짝 구멍이 있어야 한다. 어쩌면 살짝 안 맞을 수도 있는 캐릭터 설정을 베테랑 배우의 노련함으로 돌파한다. 1화와 2화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 박해수 배우의 흡인력으로 주파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후반부에 이 인물의 연기 내공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아마 6화까지 보고 시청자 분들의 머릿속에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또 유지태 배우의 연기는 오해하기 쉬울 것 같다. 앞서 쓴 '따로 노는 대사 톤'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교수 역이다. 지나치게 설명하는 느낌, 인위적인 톤까지 얼핏 보면 가장 크게 다른 역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또 교수 성격상 조폐국 밖에서 오더를 내리는 형식이라 이 고립감은 더 크게 느껴진다. 가장 결정적으로, <올드보이>와 <봄날은 간다>에서 볼 수 있었던 임팩트와 거리가 있는 느낌이라 글쓴이가 처음 볼 때는 ? 싶었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면 될수록 이 역은 유지태 배우가 갖고 있는 자산이 아니라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5~6화가 되면 이 인물의 입장이 제시된다. 이때 표현해야 할 인물의 이중성을 눈빛, 목소리톤으로 소화해낸다. 새삼 놀랍지만 유지태 연기 잘하는 배우다.
무난하게 보기 좋아
워낙 명성이 자자한 원작이 있다. 이거 굳이 원작 안 봐도 된다. 모르시는 분들은 그냥 보시는 것 추천한다. 이게 나중에 찾아보니까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원작을 알던 분은 이 장면이 어떻게 바뀌었고 우리나라 화 됐는지를 꼼꼼히 챙겨보는 재미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전종서, 유지태, 박해수 같은 배우들이 강도단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도 팬들 입장에서 장점으로 발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김지훈 배우가 이런 사람이었어? 하는 놀라움과 이주빈 배우의 미모도 드라마의 강점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근데 뭐 이런저런 걸 빼서라도 갈등구조나 긴장감 묘사, 사건전개 속도가 탄탄한 강점인 드라마 충분히 무난하게 보기 좋다. 1화의 초고난이도 진입장벽만 버틴다면 파트 2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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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여배우 리즈시절 작품 모아보기
모태미녀 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성형도, 피부보정도 없었던 그때 그시절, 과한 화장 없이도 빛났던 1세대 여배우들 제가 한번 모아왔습니다. 3세대까지 내려왔지만 난 1세대가 최고다!!! 80~90년대생들을 다 1세대일꺼야..그럴거야 분명....반응 좋으면 2세대, 3세대까지 재빠르게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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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말죽거리의 봄, 현수(권상우)는 강남의 정문고로 전학온다. 정문고는 선생 폭력 외에도 학생들간 세력다툼으로 악명높은 문제학교. 이소룡 열혈팬이라는 이유로 금새 죽고 못사는 친구가 된 모범생 현수와 학교짱 우식(이정진). 하교길 버스안에서 올리비아 핫세를 꼭 닮은 은주(한가인)을 보고 동시에 반하는 현수와 우식. 하지만 은주는 다정한 현수보다 남자다운 우식에게 빠져든다. 한편, 학교짱 자리를 놓고 선도부장 종훈과 한 판 붙은 우식. 종훈은 비열한 방법으로 우식을 이기고, 우식은 그 길로 학교를 떠난다. 우식 없는 틈을 탄 종훈의 괴롭힘, 열반으로의 강등, 더해가는 선생들의 폭력, 게다가 은주마저 결국 우식을 택하자 현수의 분노는 폭발한다. 현수는 밤새 연습한 쌍절곤을 들고 학교 옥상으로 향하는데.
1999년 8월부터 당시 대학생이던 "견우74"란 ID를 쓴 네티즌이 나우누리 유머란에서 연재를 하며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두 남녀 대학생의 엽기발랄한 러브 스토리.
인적이 드문 시골, 이름 모를 들꽃들이 소담하게 피어 있는 신작로 끝에 일본식 목재 가옥이 홀로 서 있다. 낮이면 피아노 소리가 들려 올 듯 아름다운 그 집은 그러나,어둠이 내리면 귀기 서린 음산함을 뿜기 시작한다.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서려 있는 이 집에서 어른도 아이도 아닌 아름다운 두자매. 수미.수연이, 아름답지만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된 그날. 그 가족의 괴담이 시작된다. 수연.수미 자매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 오던 날. 새엄마 은주는 눈에 띄게 아이들을 반기지만, 자매는 그녀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함께 살게 된 첫날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환영을 보거나 악몽에 시달린다. 수미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 무현과 동생 수연을 손수 챙기려 들고, 생모를 똑 닮은 수연은 늘 겁에 질려 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그런 두 자매와 번번히 다투게 되고, 아버지 무현은 그들의 불화를 그저 관망만 한다. 은주는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며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집안 곳곳에서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기 시작하는 데.
세 번째 자살도 실패한 그 해 겨울, 모니카 고모의 손에 이끌려 교도소에 갔다. 내키진 않았지만, 정신병원에서 요양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독해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내내 거칠고 불쾌하게 구는 저 녀석이나 잘못한 거 없이 쩔쩔 매는 고모나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부유하고 화려한 여자와 가난하고 불우했던 남자. 너무도 다르지만, 똑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던 그들. 처음엔 삐딱하고 매몰찬 말들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이내 서로가 닮았음을 알아챈다. 조금씩 경계를 풀고 서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두 사람. 그들은 비로소,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다. 상처로 상처를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그들의 절망은 기적처럼 찬란한 행복감으로 바뀌어간다. 이제, 여자는 스스로 죽을 결심 따위는 할 수 없게 되고, 남자는 생애 처음 간절히 살고 싶어진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대 .도시락은 밥만 2개 싸주고, 매일 가는 집조차 찾지 못하고 헤매는 귀여운 아내 수진. 철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수진의 건망증은 점점 심각해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은 병원에서 수진은 자신의 뇌가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진은 철수에게 말한다.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대...' 결국 기억이 사라진 수진은 철수를 난생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기 시작하는데....
여름만 지나면 신부수업 완성!...그러나!! 순풍에 돛 단 듯 착착진행 중인 일등급 신학생 규식의 신부수업. 한달만 지나면 고대하던 신부서품이다. "성모님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요..." 감격도 잠시, 교황이 성축한 귀한 '성작'을 깨뜨리는 대형사고를 친 규식은 날라리 신학생 선달과 함께 치욕스런 '영성강화훈련'의 주인공이 된다! '하늘이 사랑한 남자'와 '하늘도 포기한 여자'의 예측불허 만남이 시작된다! 모범신학생 규식은 봉희의 무차별한 태클을 뚫고 무사히 신부가 될 수 있을까?
18세기 후반, 조선조 제22대 임금 정조 이산의 인생을 담은 드라마
원래 집주인이었던 지은이 사기를 당해 영재에게 자신이 살던 풀하우스를 내주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
글로벌 그룹의 외아들인 송주는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쌓게 되고, 유학을 준비한다.
피아노에 관한 탁월한 능력을 지닌 송주는 유학가기 전, 놀이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 정서에게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연주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앞날을 알지 못한 채 마냥 행복하게 천국 같은 시간을 보낸다.
다시 만날 것을 확신하면서... 놀이공원의 회전목마를 타고 천국으로 올라가자는 재회의 꿈을 안고...
유학을 떠나기 전 서로의 영혼을 나누듯 목걸이를 교환하는 두 사람, 그러나 이것이 이들의 사랑을 갈라놓는 시발점이 될 줄은 아무도 모른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은 맺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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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솔직한 연애이야기 ❤ 근데 이제 거기다 영화 얘기를 곁들인...(500일의 썸머, 건축학개론) ?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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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케이플러스의 비주얼 모델들이 떴다!
모델돌 ATO6의 현우와 용국, 모델 출신 배우 고이진 그리고 여연희 까지~
훈훈한 남녀들을 모아놓고 달달한 연애영화를 주물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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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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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십개월의 미래> 30초 예고편
만성 숙취를 의심하던 미래는 자신이 임신 10주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온 변수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가족과 연인, 국가는 각기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의 십개월은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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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스톤 오션> 공식 예고편
2011년, 미국 플로리다 주 남자 친구와 드라이브를 하다가 사고에 휘말린 쿠죠 죠린. 그것도 모자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을 선고받는다. 돌로 만들어진 바다와 같은 교도소. 스톤 오션에 갇힌 죠린은 과연 그 바다를 헤쳐나올 수 있을까. 뒤엉킨 운명으로 인해 수백 년간 싸워온 죠스타 가문 사람들과 디오. 이제, 마지막 대결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