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4-30 20:49:20
[JIFF 데일리] 기록과 해석의 순간
<사적인 영화> 리뷰

OVERVIEW
2018년 브라질, 우연히 손에 넣은 16mm 필름에 담겨 있던 낯익게 느껴지지만 먼 곳에서 온, 그리고 오래 전에 촬영된 기이한 이미지들에 충격을 받아 이 영상의 기원을 조사하기로 한다.
REVIEW
이 영화의 감독 자나이나 나가타는 오래된 16mm 영사기 점검을 위해 릴을 하나 구입했는데, 선물로 작은 필름 롤이 함께 들어 있었다. 이 롤에는 196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가족이 휴가를 보내는 19분 분량의 홈무비가 담겨 있었다. 감독은 이 발견의 순간부터 컴퓨터를 떠나지 않고 인터넷과 모든 도구를 동원해 이 휴양지 이미지의 실제 배경을 알아내는 조사에 착수한다. 무해한 필름 롤과 아마추어 이미지가 주는 정보로 단순한 인터넷 검색에서 끝날 줄 알았던 이 특별한 수사 스릴러 형식의 영화는 결국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기 일어난 인종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드러낸다. (문성경)

"사적인 영화"는 감독이 영사기 점검용으로 "릴+사적인 영화"라는 제품을 온라인 구매하면서 시작된다. 릴과 함께 들어있던 19분 가량의 영상은 누가 봐도 가제 그 이상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은 제목의, 출처 불명의 무성 필름이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미 편집한 영상이었다. 즉 어떤 의도가 이미 반영된 기록물이었다.
검은 화면에서 타이핑되는 글씨로 시작한다. 타각타각 소리와 함께 화면에 타이핑되는 속도대로, 관객은 감독이 겪은 정보를 고스란히 따라간다. 이 영화는 19분의 풋티지 영상, 그리고 영상 속 정보의 조각을 찾아 따라간 감독의 여정을 관객이 고스란히 따라가게 한다. 영화 <서치>에서 딸을 찾는 아빠의 탐색전을 흥미진진하게 본 사람이라면, 다음 장면을 궁금해 하며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단순하게 크루거 국립공원이다. 얼핏 사파리에 가서 재미있었던 시간을 담은 기록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감독이 설치한 음악이 고조되면서 계속 의문을 갖게 만든다. 끼긱끼긱 퉁겨지다 득득 긁히며 끊어질 듯 말 듯한 현, 퉁퉁 불규칙적으로 쏟아지는 타음이 불안을 고조시킨다. 기린이 걸어가거나 원숭이가 움직이고 가젤이 뛰고 물 안의 하마들이 지나가는 그 자연스러운 장면들조차 불안해 보인다. 그러면 궁금해진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영상을 편집했을까? 코끼리의 걸음이 왜 반복되고 있을까? 앉아 있는 사자를 왜 재차 비출까? 사파리인데 조금도 경쾌하지 않다.
불안 안에서 궁금해하고 있노라면 전통 옷차림을 한 사람들의 춤이 나온다. 사파리에도 있던 백인 아이가 춤을 지켜보며 슬며시 화면을 지나간다. 불안한 예감은 어두운 냄새를 맡는다. 도시의 길거리와, 현란한 복장의 인력거꾼과, 놀이기구가 있는 해안 도로와, 푸르게 어두운 아쿠아리움, 잔디밭, 사람들, 부유한 옷차림의 백인들과, 들판의 오두막들... 영상이 나아갈수록 어둡고 불편한 감각이 느껴진다.
감독은 꼼꼼하고 성실하게, 차곡차곡 파고든다. 영리한 구성을 따라가다 보몀 어느새 불안은 경악이 된다. 생각지도 못한 얼굴과 이름들을 마주하게 된다. 평화로운 여행의 기록일까 싶었던, 아니 실제로 상당 부분 그랬을 이 영상에는 착취의 역사가 배어 있다. 타인의 피를 팔아 제 배를 불린 사람들의 기억이 스며 있다. “사적인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전혀 사적이지 않은, 역사 교과서에 길이 실릴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보다 보면 궁금해진다. 사적인 기록은 정말 사적인가? 기록은 언제까지 "사적"일 수 있는가? <안네의 일기>가 그랬듯, 기록은 서랍 안에 있을 때만 사적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읽히면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고, 가끔은 작가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의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안네가 일기를 쓸 때 안네가 차마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을 것처럼, 19분의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 이가 이 영화를 상상했을 리 없다. 그냥 값비싼 취미였는지도 모른다. 코끼리가 걷는 장면이 반복되는 게 단순히 재미있어서 별 생각 없이 했는지 모른다. 아이의 미소를 사랑해서 계속 담다 보니 모인 영상들인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의도였든, 영상엔 단순히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것만 담기지 않았다. 길 가다 불려와 쭈뼛거리며 카메라 앞에 선 여자의 얼굴에 어린 경계와 불안, 그 자리를 피해보려고 얼굴을 가리는 사람, 환하게 웃는 백인 아이 옆에서 현란한 옷을 입고 등짝보다도 커다란 모자를 쓰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인력거를 끌어야 하는 사람.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분리되어야 한다고 허울 좋은 단어를 끄집어내면서도 착취의 순간에는 옆에 있는 걸 불편해 하지 않았던 누군가들의 얼굴. 영국 여왕처럼 차려입은 여자들과 말쑥한 정장을 한 남자들의 만찬, 연설.
마치 그 대조를 의도한 작품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데, 19분의 영상 바깥에서도 동일한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감독은 영상이 촬영된 시점에서 서서히 현재까지 이야기를 끌어온다. 역사가 이 영상이 찍히던 시절의 남아공을 지독한 인종차별의 시절로 기록함에도, 어떤 이들은 해안도로와 수영장과 원색의 옷자락과 환한 미소에서 풍기는 부유한 기운을 잃어버린 천국으로 기억했다. 없던 추억까지 제조해 버리는 힘이 있는 밴 모리슨의 음악을 배경 삼아, "비티지"하고 "레트로"한 색감 속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그러나 모두에게 추억의 풍경일까? 다른 누군가에게도 천국이었을까? 영화는 희생을 담아내지 않고도 희생의 얼굴을 비춘다. 그렇게 누군가의 풍요롭고 여유로운 사적인 기록은 공적인 역사의 순간으로 읽힌다.
다큐멘터리가 역사적 순간을 말할 때, 한 축이 기록이라면 다른 한 축에는 해석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영화는 해석을 통해 기록과 해석의 존재 의의를 동시에 비춘다. 기록을 읽어내는 과정에 관객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동참시키고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우리를 내려놓고 묻는다. 1960년대의 일에서 지금 여기 우리는 과연 자유로운지. 여전히 허울 좋은 말에 가려진 차별과 격리로 누군가를 투명하게 만드는 시도들은 없는지. 그 현실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눈은 어디에 있는지. 영리한 영화는 이렇게 존재 의의를 스스로 증명한다.
2023. 04. 28 19:3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172)
2023. 04. 30 14:0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338)
2023. 05. 05 17: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846)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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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박진영 배우 주연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의 개봉부터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더 메뉴>의 개봉까지!
그럼 12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31분
감독: 김성수
출연: 진영, 김영민, 김동휘 등
개봉: 2022.12.7
배급: (주)디스테이션줄거리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
관전 포인트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의 스토리가 탄탄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장르의 대가 김성수 감독의 연출과 충무로 베테랑부터 슈퍼 루키까지 한데 모인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 메뉴
ⓒ 네이버 영화
개요: 서스펜스 | 미국 | 107분
감독: 마크 미로드
출연: 랄프 파인즈, 안야 테일러 조이 등
개봉: 2022.12.7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코스 요리를 즐기기 위해 외딴 섬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한 커플이
최고의 셰프가 완벽하게 준비한 위험한 계획에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관전 포인트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고, 해외 언론에서 호평이 계속
이어져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코스 요리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독특한 전개로 호기심을
자아낸다.
러브레터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17분
감독: 이와이 슌지배우: 나카야마 미호 등
개봉: 2022.11.30
배급: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줄거리
죽은 약혼자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죽은 약혼자의 어린 시절 첫사랑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관전 포인트
국내에서만 벌써 6번 재개봉을 한 <러브레터>. 재개봉을 정말 많이 할 정도로 국내에서 팬층이
두터운 영화이자,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미가
가득한 연출과 가슴 저릿한 배우의 연기로 아련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커넥트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개요: 스릴러 | 한국 | 6부작
감독: 미이케 타카시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등
공개: 2022.12.7
OTT: 디즈니+줄거리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불사의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
관전 포인트
신대성 작가의 웹툰 [커넥트]를 원작으로 장르 영화의 대가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아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
ⓒ 넷플릭스
개요: 액션 | 한국 | 6부작
감독: 김홍선배우: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등
개봉: 2022.12.9
OTT: 넷플리스줄거리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관전 포인트
강도단의 서사와 교수가 강도극을 계획한 진의가 드러나는 등 파트 1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비밀들이 밝혀질 예정이다. 새 캐릭터가 합류하면서 다채로운 액션과 확장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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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봤어도 되었다
한창 "코로나19"에 힘들었던 영화들 가운데, 영화 <검객, 2020>은 여타 영화들이 그랬듯이 개봉부터 험난했다. (주연 배우들을 비롯하여, 스태프 임금 체불 문제)
아무튼, 힘겹게 개봉한 것에 비해 19만명에 그친 성적은 아쉬웠지만 이후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들에서 공개되며 재평가 등이 이뤄졌다.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는 <검객, 2020>의 콤비, "최재훈"감독과 "장혁"이 다시 한번 "액션"으로 또 만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7월 극장가 가운데, 가장 기대를 건 작품이다)영화는 "의강"이 아내 "현수"에게 아는 언니와 단둘이 여행을 하면서, 집수리 동안 아는 언니의 딸 "윤지"를 봐달라는 '협박 아닌 부탁(?)'을 받는다.
하는 수없이 이를 받아들인 "의강"은 "윤지"의 등하교를 봐주게 되지만, 어느 새벽에 "윤지"에게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된다.
순간 위험을 감지한 "의강"은 내려놓았던 총을 꺼내드는데...1. 우리가 남이가!
일명, "조선판 <테이큰, 2008>"이라는 평가를 받은 전작 <검객, 2020>은 맹인 검객인 아버지가 납치된 딸을 구출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간단한 콘셉트를 지녔지만, <테이큰, 2008>에 앞서 본 작품에서도 언급하는 <아저씨, 2009>까지 그만한 힘을 가진 작품들이다.
이번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의 주인공 "의강"의 설정이 "살인청부업자"이니 그만한 전투 스펙은 갖춰졌다.
이제, 준비할 것은 그만한 동기이다!그렇다면, <테이큰, 2008>과 <아저씨, 2009>에선 어떻게들 총을 들었을까?
먼저, <테이큰, 2008>는 특수 요원이었던 아비지가 납치된 딸을 구하러 가는 내용으로 "혈연관계"가 성립된다.
<아저씨, 2009>, 역시 특수 요원이었던 "태식"이 옆집 소녀 "소미"를 구하는 내용이다.
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이후 "태식"이 사고로 잃은 딸에 대한 에피소드를 꺼내며 "동일시"를 통한 결과로 "유사 관계"로 성립한다.
이번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의 주인공 "의강"과 "윤지"에게도 이 과정은 불가피한데, 어째 시작부터 삐끗거린다?2. 소설을 읽고, 영상을 보는 건 다르다!
이런 이유에는 '굳이?'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극 중. "의강"은 "윤지"를 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를 하지만, 그에겐 이미 아내 "현수"가 있다. 이미, "공처가"에 가까운 "의강"의 모습에 '굳이, 어떤 설명이 필요할지?' 정도로 간결함이 묻어 나온다.
하지만, 영화는 "윤지"로 타깃을 옮기며 <아저씨, 2009>처럼 이야기를 추가해 폭을 넓히려 한다.
그러면서, 영화의 설명 방법에 나오지 말아야 하는 구구절절함이 "내레이션"으로 나온다.이에 있어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짚고 넘어가 보자!
소설과 같은 텍스트가 주된 매체는 글을 읽는 독자들이 전적으로 해당 이미지를 연출하나, 영화와 드라마 같은 시각이 주된 매체는 그렇지 않는데도 이야기 전달에 큰 무리가 없다.
이런 이유에는 배우들의 연기에 있다. -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있어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3%에 불과한데, 그럼에도 감정을 읽는 데에는 얼굴의 표정 및 행동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설에는 필요한 구구절절함이 영화에선 괄호 안에 있는 것이다.3. 총 말고 칼을 쥐여줬어야...
결국, "내레이션"이 과한 친절함으로 적용되니 "의강"과 "윤지"의 모습은 <아저씨, 2009>의 "태식"과 "소미"처럼 끈끈하게 느껴지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후 보여주는 액션들 역시, 화려하나 허공에 맴돌 뿐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일부 무거운 영화의 톤과 다른 가벼운 분위기도 튀어나와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튀기도 하다
그래도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 "차태현"분이 나와 깔끔한 뒤처리를 해준다는 점인데 더도 말고 전작 <검객, 2020>만큼을 기대했는데 너무 많은 것들을 바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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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꿈은 예술에서 만난다
숲과 숲 사이 넓은 공터에서 콘서트 장면을 상상한다. 물이 발목까지 찰랑거리고, 핑크 플로이드는 저 쯤에 서고, 둥근 보름달과 별이 가득한 밤, 아마존에서 하는 콘서트. 상상만으로도 좋은지 그는 혼자 웃으며 공터를 둘러본다. 상상하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것이 있지.
이 사람, 크리스토퍼 클락스(이하 크리스)는 진지하다. 그는 사람들이 유람선으로 쓰다 버리고 간 호화로운 배를 들여다보며 숙소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로저 워터스에게 연락할 계획도 세워 본다. 아마존 시골 한구석에서 핑크 플로이드가 콘서트를?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이 지역에 대안 공동체를 만든 환경운동가라고 소개되는데, 실상 영화의 절반까지 그는 그냥 여기 사는 적극적인 지역 주민처럼 보인다. 다만 학교를 세우고 보건소를 세울 수 있게끔, 관광객들을 통해 예산을 끌어오기도 하는, 외부에서 온 적극적인 주민일 뿐이다. 기술과 자연 사이에서 적당한 조화를 이루며 산다. 그건 우리 전통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사는 곳의 지형에 기대어 사는 삶이다. 그 삶에서 그는 주민들이 직접 주체적으로 환경 변화에도 대응하고 보다 조합을 만들어가는 대안 공동체를 꿈꾸고, 그런 공동체를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사라져 가는 아마존을 위해 핑크 플로이드 콘서트를 꿈꾼다.
아름다운 꿈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 주민들의 삶은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여지보다 외부 효과가 더욱 크다. 특히 부정적 외부 효과가. 타이틀이 뜨기도 전에 이미 스쳐 지나가는 화재 장면은 이미 수없이 아마존에서 반복되고 있는 괴로운 일이다. 동물을 보호하는 생추어리도, 나무를 심고 보호하려는 사람들도, 주민들의 공동체조차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크리스가 한가롭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어느 오후에도 화재가 일어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기인한다. 아마존 주민들의 실화나 화전부터, 밀렵과 벌채, 기후변화로 인해 너무 건조해진 날씨, 이어지는 가뭄, 개발을 우선하겠다는 정책 결정… 작게는 아마존 주민들의 생계부터 크게는 온 세계의 물욕까지, 인간의 행동 하나하나가 불쏘시개가 된다. 그 결과 아마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숨통이 먼저 틀어 막히고 있으며, 이 행위가 계속된다면 우리 모두의 숨통이 틀어 막힐 것이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지구상의 산소 4분의 1이 아마존에서 나온다.
크리스에게 이건 문화도 아니고 음악도 아니다. 아마존이고, 지구다. 우리의 생존이다. 아마존이 계속 아마존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업이다. 이걸 마치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그런 과업. 그는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당장 그가 기대어 먹고 사는 곳을 우려한다. 게다가 그게 그뿐 아니라 온 지구가 기대어 먹고 사는 곳임을 알고 있을 뿐이다.
영화는 크리스가 핑크 플로이드 콘서트를 위해 쏟아붓는 백방의 노력과 함께, 아마존 한가운데서 계속되는 그의 노력을 두루두루 보여준다. 크리스가 얼마나 사람을, 사람이 사는 이 곳을 사랑하는지를 담담히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인간을 향한 사랑은 결국 인간을 향한 꿈이며, 인간 소외에 대해 노래한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도 맞닿는 지점으로 느껴진다. 85분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어느새 우리는 크리스의 꿈에 공명하게 된다.
80년대에 런던에서 데이비드 길모어를 만났다고 하면서 가능성을 타진해 보지만, 크리스와 데이비드 길모어의 상관관계는 사실상 핑크 플로이드 음악 안에서 대체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노랫말이, 노랫말에 담긴 그들의 사상이, 연결점이 되었을 것이다. 모든 예술가는 어딘가에 연결되기를 희구하며 자기만의 표현을 갈고 닦는 거니까. 크리스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자기 삶에서 꿈꾸는 바를 예술에 담아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는 정부에게, 대중에게, 세상에게 마땅히 들어야 할 말을 하고자 애쓴다. 그 또한 일종의 예술가처럼 보인다.
결국 꿈꾸는 자가 예술에 가 닿는다. 예술의 양면에 연결된다. 음악이나 영화는 사실 기기만 있으면 시공간을 넘어서도 재생이 가능한 요소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닿지 않은 시공간에서 서로가 닿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매개체는 꿈이다. 결이 비슷한 꿈은 같은 예술에서 만난다. 우리가 크리스의 꿈을,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이 영화에서 만난 것처럼.
[제 20회 제천국제영화제 상영시간표]
9월 7일(토) 10:00 세명대 태양아트홀
9월 9일(월) 13:00 세명대 블랙박스 실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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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판 붙자, 흥미진진한 빅 매치 영화들
한판 붙자, 흥미진진한 빅 매치 영화들
흥미로운 대결로 나온 영화가 있는데 제목에 "vs"를 붙인 영화들로 모아보았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도 흥미로운 대결이긴 하지만, 싱겁고 어이없는 이유로 중단되어서 해당 영화는 제외하기로 했다.
■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엄청나게 거대하고 포악한 퀸 에이리언과, 최강의 전사로써 에이리언을 하나씩 사냥해가는 프레데터 리더 스칼의 어마어마한 전투가 시작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외계종족의 전투지 한가운데에 홀로 남겨진 렉스. 그녀는 다시 지구가 초토화되는 비극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만 하는데…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만난다면? 70~80년대 인기를 누렸던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만나는 스핀 오프로 탄생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프레데터가 남극에 묻힌 피라미드에서 100년 주기로 에이리언 사냥을 계속해왔고 사냥 일이 되자 지구로 돌아와 에이리언을 만들어 낸 숙주로 이용하기 위해 탐험대를 남극까지 유인하게 되는 내용인데 초반은 지루해도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싸우는 것만으로도 볼만해서 딱 킬링타임 용이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역시 이런 영화는 스토리, 연출 다 떠나서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만나는 맛에 보는 거다.
■ 보리 vs 매켄로
포커페이스로 완벽한 승리를 이끄는 테니스의 제왕과 동물적인 감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코트 위의 악동이 라이벌로 만났다.
세계 최초 윔블던 5연패 달성에 도전하는 ‘보리’와 새로운 기록을 꿈꾸는 ‘매켄로’의 박빙 승부!
테니스의 제왕 비외른 보리와 새로운 신계 존 매켄로 두 전설이 펼치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세기의 대결인 <보리 vs 매켄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종목과 상관없이 스포츠인이라면 추천하고자 하는 영화이며, 대결 앞둔 두 선수의 상반되는 심리가 누구에게는 공감, 누구에게는 알 수 없지만 이해하게 되는 스포츠심리와 짜릿한 윔블던 경기를 보여준다. 실화 바탕이기에 드라마 장르이지만, 보리 역을 맡은 스베리르 구드나손, 매켄로 역을 맡은 샤이아 라보프 이 두 배우 연기가 실제 인물 싱크로율뿐만 아니라 몰입감도 좋아서 좋게 봤던 영화이다.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몰라도 상반되는 이 둘의 심리가 큰 편이라 윔블던 결승 대결이 오기까지 다소 지루할 수 있겠지만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이 본다면 공감하게 되는 영화이다.
■ 포드 V 페라리
출전 경험조차 없는 ‘포드’는 대회 6연패를 차지한 ‘페라리’에 대항하기 위해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맷 데이먼)를 고용하고, 그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지만 열정과 실력만큼은 최고인 레이서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를 자신의 파트너로 영입한다.
포드의 경영진은 제 멋대로인 ‘켄 마일스’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레이스를 펼치기를 강요하지만 두 사람은 어떤 간섭에도 굴하지 않고 불가능을 뛰어넘기 위한 질주를 시작하는데…
포드와 페라리의 대결 르망 24 대회 그리고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의 만남인 <포드 V 페라리>는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싱 대회이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포드와 페라리 대결을 리얼리티 하게 살린 실화 영화이다.
우선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면 연기, 박진감 그리고 스토리도 좋았던 영화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영화이며, 레이싱 좋아하거나 자동차 포드, 페라리에 관심 있다면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다. 르망 24 시간 레이스의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차의 엔진 소리, 실제 레이싱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화면 구도, 레이싱 장면에서 완벽도를 높이기 위해 크리스찬 베일은 실제 레이싱 훈련을 받아 리얼리티 한 레이싱 대결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차의 엔진 소리 부우우우앙, 시동 거는 소리 등 소리부터 예술적이며, 개봉 당시 4DX 스크린으로 관람했었는데 시각적뿐만 아니라 청각도 아주 좋은 영화였다. 돌코비로 관람하고 싶었으나, 관람 시기를 놓쳐 기회가 된다면 돌코비로 재관람하고 싶을 정도이다. 차에 대해 몰라도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의 호흡이 좋았던 배우들 연기와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경기로 인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이다.
■ 고질라 VS 콩
위기 상황 속, 지구 안의 또 다른 지구인 할로우 어스의 에너지원을 찾아야만 인류가 안전할 수 있다는 판단하고 콩의 보호자들은 콩과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아이 지아와 함께 타이탄들의 고향일지 모르는 그곳으로 위험한 여정을 떠난다. 그러던 중 분노에 찬 고질라의 공격을 받고, 마침내 맞붙게 된 두 전설의 장대한 대결은 앞으로 닥쳐올 대재앙의 서막에 불가했는데…
<고질라 vs 콩> 보기 전, <콩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관람하는 것으로 권장하며, 콩은 스컬 아일랜드를 떠나 인간들의 보호관찰을 받고 있고, 인간들에게 등을 돌린 고질라는 비밀연구회사인 에이펙스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초반부터 쑥대밭으로 만든다.
고질라와 콩은 오래전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이들의 대결은 2차전으로 보여주고. 3차전에서는 미지의 존재와 싸우게 되는 내용인데 스토리는 나름 이유를 보여주고자 했지만, 어차피 큰 스케일과 콩, 고질라 격돌하는 장면을 원했던 것이니 스토리는 가볍게 보면 될 것 같다. 고질라의 브레스, 콩이 도끼를 이용한 2차전 대결은 아주 볼만하니 스트레스에 쌓인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큼직한 화면으로 관람하길 권장한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꼬맹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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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끓는 검투장만큼은 변함없구려
강산이 두 번 지났음에도 리들리 스콧의 콜로세움은 세월을 비껴간 듯하다. 20여 년 전 '글래디에이터'에서 느꼈던 웅장함과 위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가 만든 검투장을 보면 여전히 피가 끓는다.
13일에 개봉한 영화 '글래디에이터 2'는 지난 2000년에 개봉한 '글래디에이터'의 24년 만에 공개되는 후속편이다. 1편의 주인공 막시무스(러셀 크로우) 사후 20년, 게타(조셉 퀸)-칼리칼라(프레드 헤킨저) 쌍둥이 황제 치하 시절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다. 1편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고대 로마 판타지'를 구현한다.
게르만족과의 대전투로 1편이 포문을 열었다면, 2편은 로마군과 아프리카 누미디아 왕국의 해전으로 오프닝을 장식한다. 지중해를 건너온 로마군의 수십 척의 전함들이 누미디아 왕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일변도로 임하고, 누미디아군은 전력을 다해 이를 방어한다. 시원시원한 스펙터클을 선사하며 기선을 제압한다.
명장 아카시우스(페드로 파스칼)가 이끄는 로마군에 의해 누미디아는 함락했고, 노예가 되어 로마로 오게 된 하노(루시우스, 폴 메스칼)는 야심가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띄어 검투사로 발탁돼 아카시우스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한다. '글래디에이터 2'의 메인 스테이지인 콜로세움으로 오기까지의 빌드업이다.
전편과 달리 관람등급을 '청소년관람불가'로 높여서인지, 신체 훼손이나 유혈 장면 등 폭력 묘사 수위를 높이며 로마 제국의 야만성을 강조했다. 이에 맞춰 콜로세움에서 펼쳐지는 검투사 경기는 코뿔소를 탄 거구의 전사와 대결, '살라미스 해전'을 재연한 해상전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극대화하며 심장 쫄깃하게 만든다. 제작비를 아끼기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이 이례적으로 3억 달러(약 4087억 원)를 쏟아부은 보람이 느껴진다.
외형적으로는 업그레이드된 대신에 캐릭터의 깊이나 서사는 다운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아내와 아들을 죽인 황제 코모두스(호아킨 피닉스)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며 무소처럼 밀어붙이던 막시무스와 달리, 루시우스는 비슷하게 아내의 복수로 일어섰다가 로마의 재건을 위한 '대의'로 바뀌면서 좀처럼 와닿지 않았다. 더군다나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미국 현지 등에서 '루시우스가 막시무스의 아들'로 적극적으로 홍보해서였는지, 막상 그의 정체가 공개되는 부분도 감흥이 없었다.
루시우스가 대의를 앞세워 로마를 바로잡겠다고 각성함과 동시에 '글래디에이터 2'의 재미도 반감됐다. 거대한 충돌이 일어날 것만 같았던 후반부 시퀀스는 한껏 부풀린 스케일에 비해 다소 멕이 빠지는 전-결로 풀어낸다. 오프닝 시퀀스를 장식했던 해상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글래디에이터 2'를 보고 나오면, 아마 2가지 반응으로 엇갈릴 것이다. 24년 전 느꼈던 웅장함과 열기로 가득했던 콜로세움과 전투신에 감동하는 관객, 묵직하고 입체적이었던 막시무스에 비해 얕아 보이는 캐릭터들을 보며 뭔가 아쉽다고 느끼는 관객으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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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 다시 봄이 빼앗기지 않기를
영화 '서울의 봄'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가 떠올랐다. 일제강점기에 쓰인 저항시로 알려져 있긴 하나, 영화 속 내용에 대입해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줬다. 시대만 다를 뿐 우리가 빼앗긴 것이 비슷해서였던 것 같다.
'서울의 봄'은 10.26 사태 이후 유신체제가 붕괴되고 찾아온 서울의 봄, 그리고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197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역사가 스포'이기에 이미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고 이 영화가 어떤 스토리인지는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궁금했다. 김성수 감독이 실화 바탕으로 제작한 '서울의 봄'을 통해 관객들에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일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서울의 봄' 안에서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살린 건 박정희 전 대통령뿐이다. 하지만 당시 사건에 책임 있는 인물들은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 그대로 박제한다. 모두가 다 아는 전두광(황정민)의 비주얼이나 육사 동기이자 친구인 노태건(박해준)과의 대화에서 묻어 나오는 대표 어록들이 강렬하게 박힌다.
특히 김성수 감독과 '서울의 봄' 제작진은 전두광을 필두로 한 조직 하나회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당시 적과 아군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12월 12일 그날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또 엔딩에서 하나회의 단체사진을 박제해 서울의 겨울을 몰고 왔던 장본인이 전두광 한 명만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들은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자축하기 위해 남겼겠으나, 후세의 사람들은 이를 머그샷으로 기억한다.
하나회뿐만 아니라 1979년 12월 12일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또 다른 이들도 조명한다. '별들의 잔치'임에도 장성들의 뒷목 잡게 만드는 무능함, 악몽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싸우려고 했던 이들을 정치색을 넣지 않고 드라이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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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 티저 예고편
게임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모두 준비되었는가? 《오징어 게임》 시즌 2, 12월 26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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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 메인 예고편
언제 죽을지 몰라도 뜨거운 사랑은 하고 싶은 마르타. 데이트 앱을 켜 운명의 남자를 찾기 시작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어째 단 한명도 없다?!
하지만 포기 직전의 마르타에게도 기적은 있었으니...이 시대의 완벽남 아르투로가 눈앞에 나타났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르타는 아찔한 흑역사를 생성하고, 그 대가로 단 한번의 저녁 식사 기회를 얻게 되는데..!
우리가 사랑에 빠질 확률 9.5%
마르타의 목숨을 건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