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03 09:36:37
짙은 여운을 남기는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들
<존 말코비치 되기>, <이터널 선샤인>, <아노말리사> 등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눈 깜짝할 새에 또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덧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주말은 모두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여러분의 고민을 줄여드리기 위해 씨네랩은 오늘도 재미있는 영화추천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미국의 천재적인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Charlie Kaufman)의 작품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카우프만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유명인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통로를 발견하기도 하고(존 말코비치 되기), 세상 사람들 모두의 목소리가 똑같이 들려 괴로워하거나(아노말리사), 이별의 고통 때문에 기억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기도 합니다(이터널 선샤인). 카우프만의 매력은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그로부터 비롯된 자아의 분열을 그만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것인데요,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카우프만의 작품세계에 한번 빠져들고 나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 어려우실 거랍니다.
찰리 카우프만은 누구?

먼저 찰리 카우프만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카우프만은 원래 1990년대 초부터 후반까지 TV 코미디 시리즈와 시트콤 시리즈의 작가로 활동하다가, 1999년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각본을 쓰며 전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창작자로 떠올랐습니다. 해당 작품으로 그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뒤이어 <어댑테이션>, <이터널 선샤인> 등의 각본 작업으로 꾸준히 사랑받던 카우프만은 2007년 <시네도키, 뉴욕>을 통해 드디어 감독으로 데뷔하는데요, 안타깝게도 비평가들의 극과 극을 달리는 상반된 평가, 열악한 극장 성적으로 인해 이후 영화 제작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쓰는 족족이 제작에 실패하는 고배를 마시던 카우프만은 감독 데뷔 8년 만인 2015년, 듀크 존슨과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 <아노말리사>를 공동 연출하는 데 성공해 해당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장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후 카우프만은 2020년 장편소설 <Antkind>를 출간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를 통해 다시 한번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었습니다.
올해 1월 카우프만은 삼성이 기획한 'Filmed #withGalax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용해 촬영한 단편영화 <자칼과 반딧불이>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화와 관련된 한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라이언 고슬링을 염두에 두고 쓴 각본이 있으며, 라이언 고슬링이 실제로 제작 및 출연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이 무사히 성사되어 두 사람의 협업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영화팬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없겠네요 :)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들
존 말코비치 되기(1999)
Being John Malkovich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존 쿠삭, 카메론 디아즈, 캐서린 키너, 존 말코비치 등
장르: 판타지, 코미디
러닝타임: 112분
불경기에 부르는 곳이 없는 인형술사 크레이그. 생계는 아내 로테에게 맡긴 채 거리에서 인형극을 하다가 행인에게 얻어맞는다. 절망에 빠져 새 일을 찾기로 한 크레이그는 어느 날 주특기인 손놀림으로 '레스터 회사'에 서류정리 사원으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회사는 뉴욕시의 한 빌딩인데 7과 1/2층(7층과 8층) 사이에 사무실이 위치하는 기괴한 곳이다. 첫날부터 동료 여직원 맥신에게 반하지만 그녀는 냉담하고, 낙심한 그는 어느 날 서류를 정리하다 사무실의 캐비닛 뒤에 숨겨진 문을 발견한다. 문을 열고 작은 통로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어둡고 습기 찬 터널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은 바로 배우 '존 말코비치'의 뇌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15분 동안 존 말코비치의 뇌 속에 머물 수 있고, 그의 감각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크레이그가 이 사실을 로테와 멕신에게 알리자 맥신은 통로를 이용해 돈을 벌려하고, 로테는 통로에 직접 들어가 해방감을 느낀다. 얼마 뒤 맥신이 말코비치를 유혹하러 갔다가 그 안의 로테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된 크레이그는 질투에 사로잡혀 로테를 집에 감금하고 말코비치 속으로 들어간다. 한편, 말코비치는 이상함을 느끼고 맥신의 뒤를 밟았다가 사람들이 돈을 내고 통로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분노하지만, 곧 머릿속을 점령한 크레이그에게 조종당하고 마는데...
자아의 성질과 영혼의 실존 말이야,
내가 과연 나일까? 말코비치가 말코비치일까?....
이 관문이 얼마나 골치 아픈 형이상학적 문제인지 모르겠어?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는 영화 <그녀>로도 유명한 스파이크 존즈가 연출, 찰리 카우프만이 각본을 쓴 1999년도 영화입니다. 인형을 조종하는 남자가 우연히 배우 존 말코비치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판타지로, 이루지 못한 꿈과 욕망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려는 남자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카우프만이 시나리오를 완성했을 당시에 할리우드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내용은 기발하지만 영화로 만들기 어렵다'라며 제작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에게 시나리오가 닿았고, 코폴라가 자신의 사위였던 스파이크 존즈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며 두 사람의 협업이 시작되게 되었다네요. 두 사람은 이 영화로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독특한 카메라 워킹 또한 이 영화의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현실의 인물들을 비출 때 일반적인 눈높이로 고정되어 있던 카메라가 주인공들이 말코비치의 몸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핸드헬드를 활용한 1인칭 시점 숏으로 바뀌어 관객들 역시 말코비치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어댑테이션(2002)
Adaptation.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메릴 스트립, 크리스 쿠퍼, 틸다 스윈튼 등
장르: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114분
<존 말코비치 되기>로 명성을 얻은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은 괴짜 난초 수집가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에 관한 저널리스트 수잔 올리안(메릴 스트립)의 논픽션 책 <난초도둑>을 각색하라는 주문을 받는다. 소심하고 사색적인 찰리는 각색이 풀리지 않자 신경쇠약을 일으키는데, 찰리의 경박한 쌍둥이 동생 도날드(니콜라스 케이지 1인 2역)는 시나리오 강좌에서 배운 상업영화 공식에 맞춰 써낸 스릴러 각본이 비싼 돈에 팔리는 쾌거를 올린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찰리는 경멸해 온 시나리오 강좌를 청강하고 원작자가 숨긴 진실을 찾기 위해 올리안과 라로쉬의 뒤를 밟는다.
머리카락을 자르자. 머리칼이 많은 척 남들을 속이면 안 돼...
비참하잖아. 그냥 자신감을 갖자. 여자들도 그런 거 좋아하지.
남자도 매력이 필요해. 살아 있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할 거 같아.
호르몬 때문인가. 그럴지도 몰라.
호르몬 불균형하거나 뇌에 문제가 있어서 불안이 생기는 거지.
치료받아야 해. 그런데 못생긴 건 어떻게 하지.
그건 치료도 안 될 텐데...
<어댑테이션>은 <존 말코비치 되기>에 이어 스파이크 존즈와 찰리 카우프만이 다시 한번 손을 잡은 영화입니다. 수잔 올린의 소설 <난초도둑>을 각색한 작품으로, 찰리 카우프만은 이 작품을 통해 허구의 인물이자 자신과 똑같이 <존 말코비치 되기>로 명성을 얻은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책 <난초도둑>의 각색 작업 중 고뇌에 빠져 상상과 일상이 혼합되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내용이 모두 허구일까요?
찰리 카우프만이라는 각본가는 실재하고, <난초도둑>도 실재합니다. 게다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책의 원작자인 '수잔 올린', 난초 수집가 '존 라로쉬' 모두 실제 인물이죠. 그러나 영화 속 찰리 카우프만이 상상하고 쓴 것처럼 수잔과 존은 내연 관계였던 적이 없으며 카우프만의 쌍둥이 형제 도날드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렇듯 영화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강박에 시달리는 찰리를 중심으로 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창작의 고통 속에서 분열하는 시나리오 작가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문학 작품 원작의 영화를 떠올렸을 때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의 독특한 접근이죠. 실제로 원작자 수잔 올린은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고 전하면서도 '삶과 집착'이라는 책의 주제에 충실함과 동시에 갈망, 실망과 같이 더욱 미묘한 부분들에 대한 통찰을 담은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요.
영화 <어댑테이션>과 책 <난초도둑>에 등장하는 '유령 난초'는 정서경 작가가 쓴 한국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도 등장합니다. 너무나 다른 성격의 작품들이지만 인간의 욕망과 개인의 파멸, 성공, 갈등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할 지도 모르겠네요. 함께 감상하며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터널 선샤인(2005)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감독: 미셸 공드리
출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등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SF
러닝타임: 107분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제발 이 기억만큼은 남겨 주세요,
이것만큼은...
<이터널 선샤인>은 만드는 영화마다 환상적이고 독특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우프만이 협업한 두 번째 작품입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은 뮤직비디오와 광고 연출로 먼저 주목을 받은 뒤 영화 <휴먼 네이처>로 영화감독 데뷔를 했는데요, <휴먼 네이처>가 찰리 카우프만과의 첫 번째 협업 프로젝트였으나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했고, 두 번째로 함께한 작품인 <이터널 선샤인>이 두 사람 모두의 커리어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흥행과 비평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고,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공드리와 카우프만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제목인 '이터널 선샤인'은 영화에서 나오듯 알렉산더 포프의 시 'Eloisa to Abelard'의 한 구절인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빛)'에서 인용했다고 해요. 주연 배우로는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했으며 전체적인 줄거리는 헤어진 뒤 서로의 기억을 삭제하지만 결국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마는 연인의 이야기입니다. 괴롭게 만드는 기억으로부터 도망치는 것, 망각하는 것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사랑에 관해서,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에 대해서 찰리 카우프만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 조엘은 연인이었던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던 중 결국 참지 못하고 제발 멈춰 달라고 애원하죠. 영화는 헤어진 연인을 완전히 잊고 싶기도 하고, 또 영원히 기억하고 싶기도 한, 연애가 끝난 뒤 복잡하게 꼬여버린 사람의 심리를 기괴하리만치 환상적인 영상미와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냅니다. 반복되는 연애, 사랑, 실패. 그럼에도 눈물 나게 아름다웠던 그때의 우리를 기억한다면 그 지긋지긋한 인생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터널 선샤인>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인생영화로 손꼽히며 개봉 이래 오랫동안 회자되는 로맨스 영화인 이유는 사랑을 경험해 본 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소재를 그 누구도 시도한 적 없었던 방식으로 아름답게 그려낸 찰리 카우프만의 글과 이를 뒷받침해 준 미셸 공드리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일 것입니다.
시네도키, 뉴욕(2008)
Synedoche, New York

감독: 찰리 카우프만
출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새디 골드스타인, 미셸 윌리엄스 등
장르: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123분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연극연출가 케이든. 교외에서 지역 극장을 운영하는 그의 삶은 황량해 보인다. 화가인 아내 아델은 자신의 경력을 쌓고자 어린 딸 올리브를 데리고 그를 떠나버린다. 묘하게 솔직해서 마음이 끌리는 극장직원 헤이즐과의 새로운 관계는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의 무상함에 괴로워하던 그에게 거대한 연극무대를 올릴 일생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는 뉴욕의 창고에서 실물 크기의 도시를 만들어 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극으로 올려 잔인하리만큼 정직하고, 진실된 인생을 그려볼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연극 속의 삶과 케이든의 실제 삶의 경계가 뒤엉키며 그가 맺은 모든 관계들은 한계에 다다르게 되는데…. 케이든은 과연 이 위대한 예술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요.
그리고 이들 중 아무도 엑스트라는 없어요.
그들 모두는 자기 나름의 이야기를, 삶을 살고 있어요.
그래서 그들 각자의 삶은 주목받아 마땅해요.
<시네도키, 뉴욕>은 그간 각본 작업만 하던 찰리 카우프만의 감독 데뷔작인데요, 제6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첫 선을 보였고 이후 토론토, 시카고, 오스틴, 런던, 시체스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에 연이어 초청되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BBC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0위에 랭크되었던 <시네도키, 뉴욕>은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난해하기로 손꼽히며, 그만큼 관객 평이 크게 갈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강박에 사로잡혀 사는 연극 연출가 '케이든'의 연극 그 자체인 삶과, 또 삶 그 자체인 연극을 소재로 했으며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사건들을 거치며 늙어가다가 끝내 죽음에 이르는 주인공 역할은 2014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안타깝게 사망한 명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맡았습니다.
영화의 제목 중 일부인 '시네도키 Synedoche'는 사물의 한 부분으로써 그 사물 전체를 가리키거나, 그 반대로 전체로써 부분을 가리켜 비유하는 것을 뜻하는 '제유'라고 합니다. 찰리 카우프만의 이야기가 자주 그러하듯, <시네도키, 뉴욕>에서도 현실과 극의 경계는 수없이 여러 번 허물어지고 시공간 역시 제멋대로 왜곡됩니다.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영화이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볼수록 의미가 남달라 지는 작품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요, 외로운 삶 속에서 끝없이 투쟁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노말리사(2015)
Anomalisa

감독: 찰리 카우프만, 듀크 존슨
출연: 제니퍼 제이슨 리, 데이빗 듈리스, 톰 누난 등
장르: 애니메이션, 코미디, 판타지
러닝타임: 90분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라는 저서로 존경받는 작가 '마이클 스톤'은 일상에 찌들어있다. 전문적인 고객서비스에 대한 연설을 위해 신시내티로 출장을 간 프레골리 호텔에서 마이클은 인생의 반려자가 될지도, 되지 않을지도 모를 제과회사 세일즈 담당자 '리사'를 만나면서 자포자기의 권태로운 삶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데...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아픔은 무엇일까요?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누구에게나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노말리사>는 찰리 카우프만이 2005년에 썼던 희곡을 원작으로 만든 스톱 모션 방식의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마이클'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병인 '프레골리 증후군'과 유사한 정신병을 앓고 있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가 똑같은 남자 목소리로 들리는 것입니다. 아내와 아들도 있고 커리어적으로도 훌륭한 삶을 살고 있지만 더없이 외로운 마이클은 출장을 간 곳에서 우연히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목소리를 가진 여자 '리사'를 만나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아노말리사>의 주인공은 찰리 카우프만의 손에서 탄생한 여러 캐릭터가 그러하듯 고독과 망상, 불안함에 빠져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끝까지 보고 나서의 감상이 관객마다 천차만별일 것으로 느껴지는 영화인데요, 찰리 카우프만의 다른 영화들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작품 역시 만족스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매우 정교한 스톱모션 기술 또한 이 영화의 백미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만이 낼 수 있는 미묘한 분위기가 영화의 메시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제 그만 끝낼까 해(2020)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감독: 찰리 카우프만
출연: 제시 플레먼스, 제시 버클리, 토니 콜렛, 데이빗 듈리스 등
장르: 드라마, 공포, 스릴러
러닝타임: 134분
우리는 언제 만난 걸까. 언제까지 만나게 될까. 새로 사귄 남자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여자. 그의 부모님이 사는 외딴 농장에 가는 길.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흔들린다.
자신의 죽음이 필연적임을 아는 동물은 인간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동물들은 현재에 산다.
인간은 그럴 수 없기에 희망을 발명한 거다.
<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찰리 카우프만이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스릴러 공포 영화입니다. 찰리 카우프만이 처음으로 호러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며, 캐나다 작가 '이언 리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시 플레먼스가 주인공 '제이크' 역을, 제시 버클리가 '제이크의 여자친구' 역을, 토니 콜렛과 데이비드 슐리스가 각각 '제이크의 부모님' 역을 맡아 열연을 선보였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소 찝찝할 수 있는 우울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주인공들은 서로 아귀가 맞지 않는 대화를 나누고, 시간과 공간은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 수 없게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면 여자 주인공이 줄곧 읊조렸던 "이제 그만 끝낼까 해"의 의미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기이한 현상들의 전말이 밝혀집니다. 전개 방식 자체만으로도 영화적 성취가 큰 작품이며, 찰리 카우프만의 전매특허인 뒤틀린 인간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제시 버클리와 제시 플레먼스, 그리고 정말 압도적인 토니 콜렛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렇게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 여섯 편을 만나 봤는데요, 어떠셨나요?
이미 카우프만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께도 좋은 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재미있는 영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우리 다음에 또 만나요 :)
Relative contents
-
- 루카 구아다니노의 반짝이는 여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다. 찬바람이 불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샤이닝>, <캐롤> 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 취향이 변덕스러운 탓에 장르가 완전히 다른 작품들이지만 하얗게 내리는 눈과 찬 공기를 가르며 걷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감화되고, 화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그런가 하면 날이 더워지면서 떠오르는 작품들도 있다. <어톤먼트>, <위대한 개츠비>, <아가씨>, <해변의 폴린>… 여러 작품들이 보고 싶어지지만 내게 여름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서스페리아>이지만, 그가 담아낸 여름이 스크린에서 너무나 아름답게 빛난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그를 처음 알게 해 준 작품은 2017년 개봉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다. 물 속에서 막 건져 올린 듯, 매끈한 빛이 나는 첫사랑의 기억과 겨울을 맞음으로써 상실되는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인생 영화’처럼 각인되었다.
미묘한 감정들을 아주 세심하게, 어느 순간엔 재치있게 묘사한 만큼 여운도 길게 남는다. 길게 누워 그리스 신전의 프리즈를 장식한, 디오니소스이 조각상 같은 티모시 샬라메의 외형, 그리고 꾹꾹 눌러 쓴 세심한 편지 같은 그의 연기가 영화에 힘을 실어 준다. 영화가 끝난 후 기억에 남는 것은 집 앞 작은 수영장 끄트머리에 기댄 엘리오가 올리버를 바라보지 않으려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악보를 애써 내려다보는 장면, 자전거를 타고 뒤돌아 가려다 아쉬운 듯 한번 더 던지는 눈길 같은 이미지이다.
엘리오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 찰랑이는 물 밖으로 건져 낸 미술품,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식사, 열리고 닫힌 문들이 내리쬐는 햇빛과 더운 공기를 화면 밖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그 분위기가 곧 첫사랑의 설렘과 혼란과 같은 감정으로 변모한다. 루카 구아다니노가 가진, 화면을 채우는 요소와 색채를 감정과 감상으로 변환시키는 솜씨는 그가 다른 예술이 아니라 영화감독이기에 발산할 수 있는 멋진 능력이다.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이 첫사랑의 가슴 뛰는 감정과 성장통에 집중한다면 진실된 자아와 욕망의 발견을 다룬 이야기는 <아이 엠 러브>이다. 영화는 겨울에서 시작한다. 윤이 나는 바닥이 깔린 저택, 엠마(틸다 스윈튼)가 저녁 만찬을 위해 손님 자리를 배치한다. 눈이 펑펑 내리는 가운데 우뚝 선 저택에서 사람들은 스포츠와 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집은 유산을 상속받을 가족들, 접시를 들고 카펫 위를 걷는 가사도우미들, 고가구, 벽에 걸린 그림들로 채워졌지만 가장 빠르게 와닿는 감정은 만족과 평안이 아니라 공허함 또는 질식할 것 같은 답답함이다. 예컨대 틸다 스윈튼이 밀라노 대성당의 공중부벽 사이를 지나는 장면에서 감독은 과도할 정도로 화려한 성당의 장식 안에 그를 가둔다. 한겨울의 저택은 아니지만 그는 여전히 아치와 높은 첨탑마다 서 있는 조각상에 갇혀 있다. 엠마는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텅 빈 삶에서 걸어나온다.
그의 사랑은 어떤 건축물에도 둘러싸여 있지 않다. 내리쬐는 햇살 아래, 작은 그늘조차 없는 잔디며 풀 위에서 피부를 마음껏 드러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욕망과 해방의 감정이 몰려든다. 단순히 감각적인 장면의 연속이 아니라 영화 전후의 배경의 대비를 통해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종국엔 영화의 제목처럼 사랑 그 자체가 되는 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여름에 시작한 사랑이 겨울에 이르러 끝나고, 벽난로 앞에 무릎을 끌어 안고 앉은 소년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는 반면, <아이 엠 러브>는 겨울에서 시작해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문을 박차고 뛰쳐 나가는 엠마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루카 구아다니노가 영화에 담은 여름이 매력적인 이유는 영화가 곧 계절 그 자체가 불러일으킨 감정처럼 기억되기 때문이다. 더운 공기를 헤치며 걸어야만 비로소 닿을 수 있는 사랑이 강령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 속 인물들에게도, 관객에게도 기억 속에서 오랫동안 반짝일 그의 여름.
-
- 인 디 에어 (2009)
-
영화를 끝까지 다보자마자 떠오른 것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저서 <인간은 모두 혼자다>와 <그러나 혼자만은 아니다>라는 두 책의 제목이었다. 이 역설적인 두 제목을 합쳐보면, 영화 <인 디 에어>의 역설적인 이야기와 삶의 모순을 담고 있는 이 영화의 주제가 쉽게 드러난다. 물론, 좋은 작품이 언제나 하나의 주제만을 말하고 있지 않듯이, 이 영화 역시 인간의 고독과 삶의 의미 뿐만아니라,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2009)가 덮친 미국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자본주의의 비정함과 우리시대가 마주하고 있는 고용자의 퇴직 이후의 보장되지 않는 삶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때문에 다양한 주제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시사점이 많은 영화지만, 자본주의에 대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당분야의 전문가의 몫으로 넘기고, 이 글에선 인간의 오래된 고독과 삶의 의미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인간은 결국 홀로 남겨진다
<인 디 에어>는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라이언은 미국 각지를 비행기로 돌아다니며(그래서 제목이 업 인 디 에어인 것), 다른 회사의 직원들에게 그 회사의 경영진 대신 해고 사실을 통보하는 베테랑 해고 전문가다. 어려서부터 노인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결국 사람은 혼자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라이언은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삶을 꺼려한다. 그때문에, 가족인 누나와 동생과도 자주 연락하지 않고 1년중 집에 있는 날이 고작 43시간밖에 되지 않는 자신의 일과 삶에 편안함을 느끼기까지 한다. 이렇듯 영화 <인 디 에어>속에서 보여지는 라이언의 행동들을 통해 그의 생각을 추적해가는 일은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어차피 홀로 남겨질 삶이라면, 누구와 이별하는 아픔도 없이 혼자 살다가 조용히 떠나자, 인연이란 어떤 의미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굴레일 수도 있다” 라이언은 대략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 것이 아닐까. 그의 말은 어떤 면에선 타당해보인다.
그의 확고해보이는 생각과는 다르게, 라이언은 인간은 결국 혼자 남겨지게 되고, 때문에 홀로 떠나는 일이 자신에게 훨씬 편하다고 말하면서도 고독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작중 초반에 오랜만에 만난 이웃과 저녁 약속을 제안하는 부분이나, 알렉스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를 대하는 그의 태도, 거추장스러운 후배라고 생각했던 나탈리를 떨쳐내지 못하고 신경쓰는 부분들, 그리고 결국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오는 모습, 결정적으로 업무적인 관계에 불과한 수많은 해고자들에게 신경쓰는 부분들로 보아 감정과 공감능력이 풍부한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선택을 하는데, 아마도 그건 그가 여지껏 숱하게 겪어온 이별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고용자들을 만나서 해고 사실을 수없이 통보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과 어느 한 곳에 오래 정착할 수 없는 여건 탓이리라고 예상된다.
어차피 홀로 남겨질 운명이라면.
넓다면 넓고 작다면 작고, 길다면 길고 또 짧다면 또 짧은 이 세상속에서 우리는 언젠가 누군가와 만나고, 그 시간을 함께 보내며 언젠가는 이별한다. 만남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이별은 분명하게 정해져있다. 그리고 만남은 행복하고 이별의 때에는 언제나 슬프고 아픔을 동반한다. 그러니, 애초에 누군가와 만나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이별로 인한 아픔과 슬픔을 겪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또한 어차피 헤어질 상대와의 만남이라면 나 자신에게 더욱 많은 시간을 쏟고 나의 삶에 충실한 편이 낫지 않을까. <인 디 에어>의 라이언은 바로 그런 입장에 서있다. 그는 공항수색대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환산하여 최대한 경제적으로 시간을 쓰는 한편, 마일리지를 꾸준히 적립하고 아껴서 항공사로부터 최고 등급의 회원이 되고자 한다. 그의 시간속에는 그 어디에도 타인이 끼어들 틈이 없고, 오로지 자기 자신만으로 가득하다.
그런 라이언의 앞에 나타난 두 사람으로 인해서, 라이언은 변하게 된다. 먼저 알렉스와의 만남을 통해서 라이언은 외로움과 고독감을 채워간다. 단순히 외로움과 고독을 해소하기 위해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만남을 유지하려 했으나, 라이언은 알렉스에게 빠져들고, 알렉스 역시 라이언에게 빠져 들어오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라이언 자신은 본인은 이제껏 사랑으로 충만한 마음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알렉스를 만나기 이전의 이야기일 것이다. 라이언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져가면서 그와 함께하는 여생을 그려본다. 처음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그토록 부정적이었던 라이언이었지만, 이제 라이언은 알렉스를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그의 집을 찾아갈 정도로 마음을 열었다.
라이언이 알렉스와 관계가 깊어진 것은 서로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빠져들어간 것도 있으나, 무엇보다 나타샤의 영향이 컸다. 당돌한 신입사원 나타샤는 유능하고 똑똑한 직원이지만, 아직 실무경험이 부족한 라이언의 후배 직원이다. 영화 <인 디 에어>속 라이언은 자신의 오랜 실무 경험을 토대로 신입사원인 나타샤를 교육하고 이끌며, 수많은 일상속 문제들속에서도 나타샤를 이끌지만, 반대로 사랑의 문제 앞에서는 나타샤에게 배워야하는 입장이었다. 나타샤는 알렉스에 대한 마음을 라이언에게 묻고, 라이언은 그저 가벼운 사이라고 대답한다. 나타샤는 가벼운 사이라는 말에 분노하며 라이언에게 왜 상대방을 격하시키냐고 따져 묻는다. 이 순간이 라이언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했을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타샤가 이때 강조한 진심(real)은 후에 라이언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고, 알렉스를 진심으로 대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알렉스의 진심(real)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결코 혼자만은 아니다.
라이언은 그런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서로를 속박하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반감과 가족마저도 등지고 싶어하는 그 마음에는 인간관계의 어려움, 그리고 서로의 진심과 진실을 알 수 없다는 데에 인간관계에는 불완전한 요소가 있다. 결국 인간관계도 자신이 가진 시간과 기회비용으로 일종의 투자를 하는 셈인데, 깊이있게 투자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의 정확한 진심을 알 수 없고, 때로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상대방의 진심을 알 수 없을 때도 많다. 인간관계란 우선 비용을 지불하고 그 가치를 알아가는 투자방식인데, 주식 투자를 이렇게 한다면 분명 주변에선 미쳤냐고 물어볼 것이다. 라이언의 경우를 보더라도 알렉스에게 자신의 진심과 기회비용을 투자했음에도 알렉스의 진실은 전혀 엉뚱한 곳에 있지 않았나. 때문에, “어차피 홀로 남겨질 삶이라면, 누구와 이별하는 아픔도 없이 혼자 살다가 조용히 떠나자, 인연이란 어떤 의미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굴레일 수도 있다”는 나름대로 라이언을 표현한 문장이 일견 타당해보일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선 그의 말은 옳지 않다. 인간은 홀로 남겨지게 된다는 말은 옳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평생을 혼자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인간은 어느순간 홀로 남겨지기 때문에, 함께라는 이유로 행복했던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어야만, 후에 찾아올 긴 고독의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사회적 동물로 태생적으로 고독을 좋아할 수는 있어도, 수많은 인간관계의 바깥에서 고립되어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절대다수의 인간들에겐 힘든 일이다. 영화 <인디에어>는 라이언의 입을 통해서 인간은 결국 혼자라고 말하는 한편으로 이 영화는 라이언, 알렉스, 나타샤 모두가 결국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로 그려내고 있다. 그들은 말도 안되는 연애를 하고(나타샤), 잠깐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목적없이 만나고(라이언), 불륜 생활을 이어가며(알렉스), 저마다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달래며 긴 고독의 시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특히나 라이언은 자기 입으로 인간은 결국 홀로 죽게된다고, 낯선 비행기와 기내식이 편하다고 말하면서도 깊은 고독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역설적으로 라이언은 고독을 자처하고 있는 한편으로 영화 전반에서 자신이 자처한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이언은 해고 사실을 전달하는 베테랑 해고 담당자로 누구보다도 스스로의 감정을 잘 관리하고 있는 강인한 사람일 것 같고, 실제로 나름의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강인한 사람이지만, 강인한 그 역시도 고독앞에서 수없이 무너져내리고 갈팡질팡한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 영화속에서 해고된 직원들의 마지막 인터뷰 장면을 빌려서 대답하자면, 인간은 결국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홀로 죽는다는 라이언의 가정이 옳다고 치자. 하지만, 그 짧은 마지막 순간에만 사람은 홀로 남겨지며, 우리는 삶속 대다수의 시간들을 서로 교류를 맺으며 살아간다. 물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오랜 여운을 남긴다.
이별과 죽음을 앞둔 순간은 분명 길고 슬프다. 하지만, 우리 삶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이별의 순간과 죽음을 앞둔 순간은 얼마나 짧은 찰나와 같은 순간인가를 생각해본다면, 그 짧은 순간을 피하고자 삶 전체를 고독하고 칙칙하게만 살아가겠다는 계산은 누가보아도 손해다. 애초에 수지가 맞질 않는다. 또한, 이별의 순간과 죽음을 앞둔 짧은 순간, 아주 힘겨운 시기를 지나가는 순간에, 힘이 되어주는 것은 사회적 고립이 아니다. 누군가가 뻗어준 손을 잡아야만 일어날 수 있는 순간도 있고, 몸은 노쇠해져 초라하게 홀로 남겨지는 순간에, 그대로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충만하게 보낸 어느 한 시절의 기억들 덕분일 것이다.
나만의 별을 찾아서
영화속 라이언은 그 의미를 아주 뒤늦게서야 깨닫는다. 실무 경력은 라이언에 비할바가 못되지만, 누군가와 열렬하게 사랑해보고, 미친듯이 울어보기도 한 나타샤는 라이언보다 먼저 그 의미를 깨닫고, 라이언에게 진실된 마음과 삶의 의미를 알려준다. 똑똑하고 젊은 여성인 나타샤는 첫 직장생활도 실패했고, 첫사랑도 실패했지만, 왠지 그녀는 그 실패를 딛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갈 것만 같다. 라이언은 여전히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밟고, 기약없는 비행편에 올라탄다. 그의 목적지는 정해져있지 않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그의 마음이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가족과도 연을 끊고, 직장 동료들과의 연결도 최소한으로 하고,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하는 일은 더더욱 싫었던 그였지만, 그는 이제 결혼한 동생 부부를 위해 자신의 항공사 마일리지를 양도하고, 나탈리를 위해 추천서를 써주고, 알렉스를 향한 마음으로 그녀의 집앞까지 찾아간다.
그가 탄 비행기는 미국 전역을 떠돌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언제쯤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의 마음만은 아무런 정처없이 떠돌지는 않을 것처럼 보인다. 가족에게로 되돌아오고, 사랑에 실패도 해보고, 한참 어린 후배에게 철 좀 들라고 한 소리도 들어본 라이언은 이제 이전과는 다르다. 라이언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누나와 동생의 가정도 그의 마음이 머무를 목적지일 수도 있을테고, 아니면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 헤매고 다닐지도 모르겠지만, 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제 그의 여행은 정처없는 비행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별을 찾아 헤메는 비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날아 오르기를, Up in the air
영화 <인디에어>는 21세기에 들어서 경제적으로 가장 곤란한 시기에 직면한 미국 내부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어려움을 견딜수 있는 힘이란 가족이나 친구를 비롯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하는 영화로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수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머지 않은 곳에 있고, 언젠가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해고 통보를 아웃소싱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해고 절차마저도 비용의 문제로 간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의 비정함도 엿보이는데, 이렇듯 엿보이는 자본주의의 비정함이 주제의식을 더 강화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회가 그렇게나 비정하기 때문에 비정한 사회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마음이 머무를 곳이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만들어지고, 개봉해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날아오르기를 권유하고 있는 영화 <인디에어>였다.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
- 신선한 시도로 가린 곱씹을수록 아쉬운 퀄리티
이 세상에 각자가 부여받은 임무란 게 있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만들고, 또 어떤 사람은 빵을 만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나는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먼저 협박한 게 아닌 솔선수범의 글쓰기지만 어쩔 때는 의무감과 비장함에 근거해서 글을 쓰는 셈이다. 그런 나지만 가끔 그런 고민을 마주한다. '어떻게 써야 하지?' 조회수와 금전적인 문제로 설명할 수 없는 나만의 뿌듯함을 찾기로 한지 거의 1년이 지났다. 청년실업이 들이닥친 현재 자기가 재밌어하는 일이 하나라도 있으면 축복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면서, 그렇게 재미없는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하루하루 흘려보내고 있다.
그렇게 일상을 살다 축복 같은 날을 마주한다. 바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같은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럼 정말 문화생활 제대로 한 것 같다. 역시 잘 만든 예술이 세상을 구한다. 다음 날은 금요일이다. 극장으로 향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것이 신이 점지해준 일이라고 생각하고 했을까? 돈 얼마 안돼도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 가끔 무당이 나의 미래를 예견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잡생각도 무색하게 극장에서 거의 2시간가량을 보냈다. 괜찮은데? 새로운 스릴러 같은데? 그러나 집에 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마치 영화의 신이 홀렸던 것처럼, 돌이키면 돌이킬수록 단점이 느껴져 왠지 모르게 별점을 깎게 된다. 이는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세 명의 무당이 신을 불러 모은다. 이 사람은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대무가>다.
무당 학원
신남은 오늘도 바쁘다. 동분서주하는 신남. 바쁘다 못해 엄마한테 전화를 건다. 띠리리리링. 엄마. 나 신남인데. 천만 원만 보내줘. 엄마가 ATM기도 아니고 갑자기 천만원이 튀어나올 리는 없다. 신남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신남은 학원을 다니고 있다. 코딩학원이나 제빵학원 같은 학원이 아니다. 좀 특별하다. 학원의 이름은 무당학원이다. 아니 무당학원이 있어? 싶지만 실제로 있다. 좁은 공간에 수강생들을 몰아넣고 신내림에 대해 강의하는 강사가 있다. 심지어 꽤나 진지해 보인다. 사실 신남은 요즘 취업이 도통 안 돼 무당학원에 들어왔다. 무당은 정년이 없다는 말에 혹했다. 천만원도 학원에서 보내라고 해서 필요한 돈이다. 여러모로 궁상맞은 신남. 학원에서 가르치는 수업 내용을 전부 다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난데없이 열린 프리스타일 굿에서도 청담 도령에게 압도적으로 털린다. 누가 봐도 초짜 무당인 신남이지만 그에게도 일거리는 들어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열심히 바이럴 마케팅을 한 덕에 어떤 사람이 의뢰를 요청한 것이다.
의뢰의 주인공은 정윤희라는 여자였다. 얼마 전 돌아가신 윤희의 아버지. 사인은 자살이었다고 한다. 윤희의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딸을 때렸다고 한다. 술만 들어가면 사람이 난폭하게 변하는 것이다. 이 난폭함이 자살의 간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희는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다시 보고 싶어 신남을 찾았다. 의뢰를 받아들이는 신남. 신남은 자신이 없다. 신내림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없는데 엄마한테 빌린 돈 천만원을 갚기 위해 무작정 받아들였다. 어떡하지? 발만 동동 구르기엔 경찰서에 가게 생겼다. 무당학원의 원장님에게 달려가는 신남. 신남은 원장님에게 '대무가'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된다. 대무가를 연마하는데 힘쓰는 신남. 원장은 신남에게 대무가를 깨우친다면 신내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다. 신남은 과연 윤희의 의뢰를 무탈하게 끝마칠 수 있을까?
재미는 있었어
영화를 보기 전에 그렇게까지 기대를 하고 간 편은 아니었다. 금요일 바로 전 목요일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봐서 그런 것도 있다. 그냥 단지 웃기기만 해도 만족하지 않았을까? 그에 걸맞게 일단 초반부는 웃기는 데 성공했다. 일단 무당학원이 있는 게 신기했다. '목사학원'이나 '스님학원' 이 있지는 않잖아? 이 특이한 소재를 미술로 구현하는 방법도 신기했다. 극에서 학원 원생 역을 맡은 배우들을 보면 진짜 그곳에 다니는 사람 같다. 또 이 학원에서 강의하는 것도 웃기다. 무슨 굿이 아니고 무슨 길거리 버스킹 같다. 무엇이든 간에 학문이면 그 안에 짜여있는 체계라는 것이 있다. 그런 거 다 무시하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갈기는 이 모습이 웃기긴 웃기다. 특히 여기서 양현민 배우는 진짜 프로 같다고 느꼈다. 실제 직업인 무당 같기도 하지만 하나의 어색함도 없이 그 퍼포먼스를 소화한다. 어디서 저런 배우가 나왔지? 후에 많은 영화에서 조우진 배우처럼 많은 쓰임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깔깔 웃을 수 있는 초반부가 지나면 이야기의 핵심으로 들어간다.
이야기는 신남에게 일어난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아예 바뀐다. 뻔뻔한 맛으로 살리는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톤이 바뀐다. 일단 영화에서 중요하게 자주 나타나는 문서가 있다. 또 정경호 배우가 맡은 손익수는 한 동네의 소위 '통'으로서 마을을 접수하고자 한다. 이 손익수가 이 마을 7구역을 접수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이 이유를 중심으로 마을의 재개발 권리를 하나씩 수거하는 것이 극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대무가가 왜 필요해? 바로 이런 손익수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다. 무당이라는 존재가 그의 야심을 채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 손익수의 야심이 이야기에서 장르를 바꾸는 변곡점이 된다. 이후 이 스릴러로 장르가 바뀐 후로 극의 몰입감이 뛰어나다. 몰입감이 좋으니까 극을 보는 도중에는 크게 걸리는 것이 없다.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이야기. 이 이야기에서 지적하는 사회문제도 있다. 신남이 부딪힌 청년실업 문제, 이권다툼을 앞둔 인물들의 갈등, 가정폭력 이야기 등등. 연출 능력 자체는 좋기 때문에 단점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는 곧 작품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게 된다. 이 영화가 지금 CGV 에그 지수가 알이 깨져서 그렇지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클래스는 영원해
박성웅이 맡은 마성준 캐릭터는 입체적이다. 극의 후반부까지 이 사람은 과연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까고 보면 너무나도 인간적인 동기부여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쉽다. 이 이점을 먹고 가는 인물 설정 덕에 신남이 갑자기 비중이 줄어드는 이야기를 마성준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박성웅 배우는 이렇게 더하고 빼는 강약 관리를 매우 잘했다. 어쩔 때는 순수한 모습을, 또 그 모습 이면에 깔려있는 우월의식을 드러내는 연기를 잘 수행했다. 일례로 마성준과 청담 도령이 첫 대면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박성웅 캐릭터가 했던 말투 하나, 제스처 하나가 상대방을 기 싸움에서 찍어 누른다.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개인기로 직조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또 이 사람은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무당들 중 하나다. 그럼 무당으로서 굿을 펼치는 부분도 류경수/양현민 두 배우와는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도 메이크업과 의상, 말투만으로도 입체감을 부여하며 극에서 가장 선명한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
또 양현민의 뛰어난 퍼포먼스는 이에 기름을 붓는다. 극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청담 도령. 청담 도령은 과거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고, 이것이 자격지심으로 발현되며 인물의 동기부여를 이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손익수라는 인물에 대한 리액션을 보여주며 빌런이 얼마나 악랄한 인간인지를 보여준다. 이에 대한 설계가 오롯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청담 도령이 어떤 공간에 잠입해서 중요한 정보를 빼내는 시퀀스가 있다. 이때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청담 도령 같은 일반인들에겐 충격적인 장면이다. 여기서 충격받는 리액션이 카메라에 중심으로 잡힌다. 안 그래도 반응을 유심히 볼 수 있는 장면 세팅에 생동감 있는 연기까지 더해지니 극의 리듬을 변환하는 중요한 시퀀스에 힘이 실린다. 또 중반부와 후반부 하이라이트 신에서 굿 하는 거 보면 몸 자체를 잘 쓰는 배우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극의 분위기를 이 인물의 화장법과 손발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이야기도 영화를 볼 땐 괜찮았다. 애초에 힙합이랑 굿이랑 융합해서 무언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이런 형식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별점을 매겨보자. 3.5점? 3점? 3.5점을 줬다.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해봤다.
맥 빠지는 이야기
우리가 어떤 영화를 볼 때 힘이 부족하면 보는 재미가 줄어든다. 영화는 하이라이트 굿으로 이를 피했다 뿐이지 돌이켜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선 극의 이야기 구성은 하이라이트 신에서 굿을 펼치는 것 말고 인물 간의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볼 때 후자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서가 있다. 사회비판적인 맥락에서도 읽을 수 있고, 이야기의 측면에서도 이것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극을 볼 때 이 문서가 중요하게 읽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심심할 때면 강한 템포의 무언가가 개입해서 연출력으로 이야기를 넘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서의 행방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완성도의 높은 평가를 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그 많은 인물 중에 '아예 그 문서를 찾지 않는 법'을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심지어 이 문서에 대해서 두 번 반복되는 지점이 있다. 이 반복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딸 '윤희'라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그녀가 무당들을 섭외해서 불렀으니 말이다. 그런데 윤희 입장에서 인물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묘사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이 인물이 어떤 행동을 믿으면 이야기가 굉장히 쉽게 풀린다. 그런데 그냥 후반부에 이야기를 펼치기 위해 갈등구조를 만들었다는 분명한 단점이다. 이 때문에 윤희라는 배역의 서사가 훼손된 것이다.
그리고 <대무가>라는 소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대무가>의 제목에서 내포하는 것이 그렇게 넓지 않다. 인물 간의 각성이 이뤄지는 소재가 <대무가> 긴 해도 극에서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으니까. 인물이 각성하게 되는 계기? 그게 정말 대무가 때문인가? 잘 따지고 보면 대무가가 극에서 어떤 영향을 구체적으로 줬는지 묘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극에서 제시되는 신남의 사연인 청년실업 문제, 청담 도령의 과거 문제, 마성준이 갖고 있던 인간관계 문제와 엔딩은 사실 큰 연관이 없다. 이 사람들은 대무가를 단지 불렀을 뿐 어떻게 보면 안 불렀어도 그런 결과를 맞이핳 수 있었다. 단지 후반부에 하이라이트를 그렇게 만들어서 무당이라는 속성을 부여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소재가 끌고 가는 원동력이 약했던 것이다.
또 마성준 캐릭터가 동기부여가 중요했던 것만큼 신남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신남이도 이유가 굉장히 중요했다. 본인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있고. 이 음모에 의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런데 그것 치고 이 굿판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이 지나치게 소박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불분명한 인과관계는 극 전부를 겉돈다. 다른 예로 윤희는 극에서 변환점이 되는 어떤 선택을 한다. 초반부에 나오는데, 여기서도 굳이 이럴 이유가 없는데 너무 과장해서 행동한다. 또 극의 중반부를 넘어가서 굿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에서도 '이 영화는 초자연적인 것을 다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다. 또 있다. 중반부 지점에서 경찰을 불러야 하는 장면이 있다. 캐릭터 입에서 직접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캐릭터가 목격한 광경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벌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이 벌컥 뒤집힐만한 일인데 그냥 어물쩡 넘어간다. 이 낡은 각본은 후반부에 모든 상황이 마무리될 때로 이어진다. 이야기의 행방이 결론이 나면 허무하다. 솔직히 그 전부터 확인할 수 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황을 인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상했다. 그에 힘입어 경찰이 인물들에게 묻는다. '오늘 뭐 하셨어요?'라고. 이 오늘 '뭐 하셨어요?'라는 질문은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함축한다. 사실 간단하다. 이 영화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늘 뭐 했냐?'라는 말에 '아무것도 안 했다'로 답할 수 있는 영화가 되는 셈이다.
철저한 개인기로
영화에서 화려한 연출은 많이 쓰였다. 군데군데 화면에 사람 얼굴을 크게 보이는 쇼트가 몇 번 찍혔다. 이는 영화에서 분출하고 있는 요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쓰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출법은 <럭키 몬스터>가 연상된다. 철저한 B급 연출법으로 맹수의 흑화를 표현했던 감독의 역량이 코미디로, 스릴러로 기능한 부분이 흥미로웠던 영화. 이 <대무가>는 전체적으로 기이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스릴러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는 충분히 챙긴다. 또 정경호, 박성웅, 양현민 세 배우의 호연 덕에 극이 흥미진진하게 잘 굴러간다. 이런 이유로 재미있는 영화가 나왔다. 그래서 극장을 나오고 바로 직후에는 '어 괜찮네?' 싶다가도 책상 앞에 앉아 다시 생각하면 '..?' 싶은 영화가 되는 셈이다. 감독이나 배우들의 능력은 좋은데 각본이 아쉬웠던 영화였다. 추천은 한다. 그런데 정말 할 일이 없으면 보시는 걸 추천한다.
-
- 제76회 칸 영화제 한국 초청 영화 '7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5월 16일 (화) ~ 5월 27일 (토)까지 진행되는 칸 영화제! 시작과 동시에 전 세계 영화인들과 셀럽들이 모여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올해 칸영화제는 총 '7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되었습니다!
어떤 작품일지 지금 바로 만나 보시죠!
비경쟁 부문 초청
(1) 장편영화
화란
Hopeless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개요: 느와르
감독: 김창훈
출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
개봉: 2023 예정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소개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
issue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 송중기의 첫 칸 진출작이자 김형서(비비), 홍사빈이 함께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신세계', '무뢰한', '아수라', '헌트' 등을 통해 강렬한 재미를 담보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선보여온 사나이픽처스의 신작인 점에서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더욱 기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화 <화란>은 희망 없는 세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탄탄한 드라마와 밀도 높은 연출로 그려낸 깊고 강렬한 누아르 드라마로 올해 개봉 예정입니다.
잠
Sleep
ⓒ롯데엔터테인먼트
개요: 미스터리
감독: 유재선
출연: 정유미, 이선균
개봉: 2023 예정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소개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issue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작 영화 <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신인 감독에게 수여하는 황금 카메라상 후보에 올랐으며
특히 배우 이선균은 <기생충>이후 4년 만에 또 한번 공식 초청된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잠>은 올해 가을 개봉 예정입니다.
거미집
COBWEB
ⓒ㈜바른손이앤에이개요: 드라마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개봉: 2023 예정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바른손이앤에이
소개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
issue !
제76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 <거미집>.
영화 <밀정> <악마를 보았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신작입니다.
특히 '밀정'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에서 함께 호호흡을 맞춘 배우 송강호,
<장화홍련> 이후 다시 만난 배우 임수정이 합류해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거미집>은 폐막 직전인 25일 밤 월드 프리미어가 편성 돼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전망입니다.
탈출: PROJECT SILENCE
(PROJECT SILENCE)
ⓒCJ ENM
개요: 스릴러
감독: 김태곤
출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개봉: 2023 예정
배급: CJ ENM
ⓒCJ ENM
소개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issue
제76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액션, 스릴러, 공포 등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작품을
상영하는 칸 국제영화제 공식 프로그램으로 장르물로서의 기대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기생충> 이선균과 <신과함께> 시리즈 주지훈, 천만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것을 비롯해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까지
세대 불문, 다양한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합류해
완벽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봉일은 2023년 예정입니다.
우리의 하루
PROJECT SILENCE
ⓒMichele Tantussi / Reuters
(포스터 추후 공개 예정)
개요: -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기주봉, 송선미
개봉: 2023 예정
배급: -
소개
-
issue !
홍상수 감독의 신작으로 제76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선정!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으로 줄거리는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라 시네프 부문
(1) 단편영화
이씨 가문의 형제들
Issi gamunui hyeongjedeul
ⓒ센트럴파크
개요: 드라마
감독: 서정미
소개
할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인 시골집이 장손에게 넘어갔다.
이 소식을 듣게 된 엄마는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issue
영화학교 학생들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된 영화 <이씨 가문의 형제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졸업작품이며
서 감독은 '소영의 영화'로 제40회 청룡영화상 단편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홀
hole
ⓒkafa
개요: 스릴러
감독: 황혜인
소개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 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맨홀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issue !
영화 <홀>은 한국영화아카데미 황혜인 감독의 작품으로 라 시네프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라 시네프 섹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디미트라 카르야(Dimitra Karya)는 <홀>에 대해
“매우 잘 연출되고 절제된, 설득력 있는 스릴러 ”라며 극찬을 표해 더욱 기대가 되는
단편 영화입니다.
이렇게 총 7편의 한국영화 초청작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추후 더욱 유익하고 재미난 영화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
-
- 9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베테랑2>가 개봉 2주차 만에 누적 관객수 5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주말 동안 91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재개봉한 <비긴 어게인>은 주말 동안 4만 4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이와 함께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3위 자리에 안착했습니다.
한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트랜스포머 ONE>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수익 약 3000억 원을 기록,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트랜스포머 ONE>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2위에 머물렀으며,
<스픽 노 이블>이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 잘못 설계해서 대참사가 났네
'설계자'에서 빛나는 건 강동원의 '비주얼'이다. 이 말은 즉슨, 영화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설계부터 잘못해서 결국 대참사가 난 꼴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요즘 개봉한 영화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99분)인데 배우 라인업은 꽤나 화려하다. 강동원을 비롯해 이미숙, 이무생, 이현욱, 김신록, 탕준상, 이동휘 등 연기로는 날고 긴다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탄탄한 배우진이지만, 이 영화의 서사와 소재가 문제다. 팀플레이를 예상하긴 했지만, '선수 입장' 급의 구성으로 '영화 제작 시 하지 말아야 할 요소'를 저지르고 말았다. 소재도 마찬가지다. 부패한 공직자, 영혼을 판 기자, 비자금 논란 등 다른 작품에서 숱하게 다뤘던 소재이기에 기시감이 강하다. 그래도 살인 청부업자로 등장하는 강동원은 그나마 신선하긴 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스릴러 장르의 생명인 긴장감이 점점 느슨해지고 지루함이 짙어진다. 의뢰받은 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는 데다,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값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 그래서인지 대사도 투머치하고, 어느 시점부턴 극 중 유튜버들이 전기수처럼 전달한다. 심지어 이들은 비중 있는 것처럼 등장했지만, 막상 기능적 역할에 불과했다.
고증(?) 면에서도 허점이 많다. 초반에 제법 그럴싸하게 설계했던 살인과 달리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우연이 일어나야만 성립되는 허술함이 드러난다. 그래서 반전을 주어도 크게 터지지 못하고, 결말 또한 허망하다. 이걸 보려고 99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했나 싶을 정도로 현타를 느낀다.
서사가 부실하니 캐릭터들도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쏟아지는 정보값에 비해 인물 간 관계성 또한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는 속 빈 '깡통' 케미를 그릴뿐이다. 여러 질문과 의문점을 남기려 애쓰지만, 관객들에게 크게 와닿진 못한다.
'설계자'를 이끌어 갈 주연 배우 강동원의 장악력 또한 아쉽다. 영화 장르나 설정상 주인공에게 몰입해 그가 보고 믿는 것들을 따라가게 만들어야 했으나, 영화 속 영일의 생각과 반응을 따라가기엔 쉽지 않다. 맞지 않은 옷을 입어서인지 좀처럼 몰입할 수 없다. 그나마 이무생, 김신록만 눈에 띄었을 뿐, 다른 배우들도 존재감을 피력하진 못했다.
결국 '설계자'는 설계를 잘못한 바람에 부실한 공사로 인해 와르르 무너지는 대참사를 일으켰다. 게다가 음모론만 잔뜩 늘어놓고는 극을 마무리해 갑론을박만 일으켰다. 여기서 '갑론을박'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
-
- 「아미 오브 더 데드」 넷플릭스 제작비 1,000억원의 좀비영화ㅣ새벽의 저주 결말포함 영화리뷰ㅣ저스티스 리그 잭 스나이더컷ㅣ넷플릭스 오리지널ㅣ건데ㅣ
? "아미 오브 더 데드(2021, 넷플릭스Netflix)" 예고편 분석
"새벽의 저주(2004)" 영화리뷰 결말포함-영화 정보
장르: 액션, 공포, 범죄
감독: 잭 스나이더
각본: 잭 스나이더, 조비 해롤드, 셰이 해튼
제작: 웨슬리 콜러, 데보라 스나이더, 잭 스나이더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 엘라 퍼넬 외
촬영: 잭 스나이더
음악: 정키 XL
촬영 기간: 2019년 7월 15일 ~ 2019년 10월 20일
제작사: 미국 국기 스톤 쿼리
배급사: 넷플릭스
공개일: 넷플릭스 2021년 5월 21일
화면비: 1.85:1
상영 시간: 2시간 11분
제작비: 9,000만 달러
독점 스트리밍: 넷플릭스 N아이콘 (넷플릭스)- 잭 스나이더의 첫 장편 영화 촬영 감독 데뷔작
- 새벽의 저주 정보
감독: 잭 스나이더
각본: 제임스 건, 조지 로메로
출연: 사라 폴리, 빙 레임스, 케빈 지거스 등
장르: 공포, 스릴러, 액션- 조지 A. 로메로의 1978년작 동명 좀비 영화 리메이크작
- 시체들의 새벽
#아미오브더데드 #새벽의저주 #넷플릭스영화
-
- 마블 최고, 최악의 CG 장면들
#산돌구름 #마블CG #엔드게임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1. 28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영상 타임라인*
00:00 마블의 CG
01:02 아이언맨3 가짜 로다주
02:09 에이지 오브 울트론 마크45
02:53 디에이징 효과
03:52 시빌워 토니&스파이더맨
05:04 닥터스트레인지의 마법
05:57 CGI 팬서
07:08 엔드게임 Final Battle
07:57 헐크버스터 in 와칸다
08:28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영화 <하이재킹> 2차 예고편
1971년 대한민국 상공에서 납치된 여객기 이 비행에 모두가 목숨을 걸었다! [하이재킹] 2차 예고편 공개
-
- 영화 <섀도우 클라우드> 메인 예고편
폭풍우가 몰아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어느 밤,
극비 임무를 맡은 여성 비행장교 ‘개릿’(클레이 모레츠)이
이륙을 앞둔 폭격기에 탑승한다.
자신을 무시하는 탑승원들의 비난과 조롱을 당하며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하부에 자리하게 된 그녀는
항공기에 매달린 괴생명체를 발견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적군의 비행기가 그들에게 무차별 폭격을 퍼붓고
‘개릿’은 자신의 극비 임무를 지켜내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
하늘 위 괴생명체와 폭격, 그리고 지켜야 할 비밀 임무까지!
반드시 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