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별2023-01-11 10:52:37
허접함 속에 나름의 반전 요소
영화 <강남좀비> 리뷰
허접함 속에 나름의 반전 요소
영화 <강남좀비> 리뷰
감독] 이수성
출연] 지일주, 박지연
시놉시스] 대한민국 강남이 좀비에 점령 당했다. 평소와 같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가 강남에 등장하고, 기이한 행동들을 보이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던 좀비의 정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한편, 대한민국 태권도 前국가 상비군 현석은 강남의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우연히 민정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회사에서 다시 ‘민정’을 마주한 ‘현석’이 호감을 표하는 순간 좀비가 건물에 들이닥치면서 순식간에 건물 전체의 사람들이 감염되기 시작한다. 바깥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문이 폐쇄되어버린 건물, 그 속에서 현석과 민정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시작한다.
영화 <강남좀비>는 영화관에 가서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됐었던 작품이었다. 좀비물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좀비물의 결과는 대부분 비슷하게 끝나고, 징그러워서 보지 않는 편인데 티아라의 지연이 나온다고 해서 팬심으로 보러 다녀왔다. 이래서 팬심이 이렇게 무서운건가 보다.
이걸 사실적이라고 해야되나?
영화 <강남좀비>를 보면서 조금 반가왔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바로 앞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출근길마다 마주치는 건물과 회사 바로 앞에 있는 클럽이 영화 시작부터 나와서 반가웠다. 그러면서 강남이라는 곳을 굉장히 일상적으로 잘 표현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제 현석과 민정히 회사로 출근하면서 한 건물로 들어간다. 한 건물 내부에는 탁 트인 외부보다는 사람들이 확실히 적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이 영화 속에서도 그대로 표현된다.
기존 영화에서 좀비들이 떼로 몰려와서 그 수에서 주는 압도감이 있었다면 영화 <강남좀비>에서는 한정적인 건물 내부의 사람들만 좀비로 변하다 보니 그 좀비의 수가 굉장히 비어 보여서 음,,? 했던 장면들이 존재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정말 건물 내부에서만 좀비가 발생했다면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하면서도 그래도 좀비 영화인 이렇게 좀비가 없어도 되나,, 싶으면서 굉장히 사실적으로 표현된 현실적인 좀비 수에 당황해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좀비 분장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영화 <강남좀비>에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좀비 분장이다. 좀비로 분장한 사람들의 모습이 굉장히 티가 나고 어설퍼서 분장팀에 쓸 돈이 부족했나 싶었다. 입 주의에만 피가 묻혀져 있다던가 굳이 왜 실로 꼬맨듯한 분장을 넣었을까 싶기 하고, 좀비 역할을 하시는 배우들도 그저 정신 없이 뛰어다니기만 할 뿐 그렇게 무서움을 주는 좀비들이 아니어서 과연 감독 왜 이 장면에서 오케이컷을 줬나 싶은 부분들도 있었다. 영화 중간중간 어설픈 장면이 많이 나와서 많이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틀니 좀비라니!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 나서 시간을 쓴 것에 후회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나름 반전의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굉장히 재밌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강남좀비>는 기존 좀비 영화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계속해서 살아남고 그 주변인은 좀비로 변해간다. 하지만 남주인공인 현석에게 시련이 닥친다. 여주인공 미정을 구하기 위해 몸바쳐 싸우다가 좀비에게 물리고 만다. 현석은 민정을 짝사랑하고 있었고, 그녀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함께 콘서트를 보러가자고 제안을 하려고 티켓까지 준비를 해두었지만 마지막 순간 현석은 건물주 좀비에게 다리를 물리고 만다.
그렇게 현석과 민정은 이별을 앞두고 눈물을 흘리며 민정은 지하주차장을 탈출하려고 한다. 그 순간 현석은 자신의 다리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바로 틀니다. 그렇다. 건물주 좀비는 틀니를 끼고 있어서 현석을 물어도 고통만 있을 뿐 그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은 것이었다. 마지막에 이런 반전이 있어서 웃을 수는 있었던 작품이었다.
기존 좀비 영화들과 비슷한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었던 영화 <강남좀비> 마지막 틀니 이펙트가 없었다면 혹평에 혹평을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반전 요소가 나름 재밌었어서 용서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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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인터뷰] 영화에 녹아든 시선
*국문 인터뷰 하단에 영문 인터뷰 번역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There is also an English interview translation at the bottom of the Korean interview:)
▶Date: 5 /5
▶Interviewee : Adam Wong (A)
▶Editor/ Interviewer : 윤채원 chaewon Yoon (Y)
in 북눅 전주(Booknook Jeonju)
Y: 제일 처음 ,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 (원제: The way we talk) > 이라는 제목만 보고 영화를 접했을 때는 ‘인물들이 이야기 하는 다양한 방식,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인물이 이야기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인물들이 자신의 가치랑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 이야기가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혹시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 이야기 하고 싶었던 점은 어떤 것일까요?
A: 이 영화가 가지는 핵심 가치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실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생각해 봤더니 지금까지 저의 모든 영화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렇지만, 특히나 이번 영화는 굉장히 사전 조사도 많이 했고, 실제 사례들에 많은 기반을 두었고,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아까 주제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언급 해주셨는데, 소통도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사실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소통을 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얼마나 다르고, 또 비슷한지 알아야 하고, 그것은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
영화 속 세 등장인물은 모두 소통 방식이 다릅니다. 한 명은 수어만을 사용하고(Wolf), 한 명은 인공 와우와 수어를 함께 사용하고(Alan), 한 명은 인공와우(CI)를 사용하여 수어를 사용하지 못합니다(Sophie). 저는 이들을 통해 '인공 와우를 착용했을 경우 더 잘 말할 수 있다' 이런 것들에 집중 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정체성이 가진 가치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왜 그는 수화를 지금까지 계속해 왔는지, 인공 와우를 왜 거부하는 지에 집중했던 거죠. 울프는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고, 가족들도 모두 수화를 사용하기에 어릴 적부터 그 언어에 익숙했던 반면, 소피는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게 된 케이스에다가 부모님은 모두 들을 수 있는 청인이잖아요. 그러니 그녀의 부모님은 아이가 아프다고 생각하고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도록 치료 되길 바라는 거죠. 수어를 배우는 대신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고요, 그러나 인공 와우의 문제는 안경처럼 맞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좋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인공 와우를 착용한다고 해도 근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원거리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죠. 앨런의 경우에는 수화와 말이 모두 가능하잖아요, 그는 수화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들이 흔히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면 수화만 한다고 생각을 하죠. 그렇지만 사실 스펙트럼이 되게 광범위하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들이 가진 생각들이 서로 대치하기도 해요. 이것과 관련해 그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어떤 탐구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회와 같이 협력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Y: 방금 이야기해주셨던 것처럼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에서도 그렇고, 이전 작품들에서도 계속해서 감독님께서는 청춘이나 정체성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루셨는데, 그런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사실 뭐라 딱 떨어지게 설명을 할 순 없지만, 주제가 먼저 저에게 다가오고 그다음 그로부터 어떤 동기 부여가 되는 순간이 딱 찾아오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년 전에 제가 <댄스 스트리트 The way we dance >를 만들기 시작했을 땐, 제가 가르치던 학교 앞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춤을 추지?’라는 생각에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진정한 나를 찾는(True self) 것이 저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가 된 것 같아요. 저, 그리고 홍콩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세계에서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동시대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 5년 전 우연히 한 단편 영화 대본을 받았는데, 그 중, 물에서 수어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청인이다 보니 말하지 못하는 것은 불리한 것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면을 통해 사람들이 물 안에서 말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수화로 물속에서 훨씬 더 자유자재로 소통을 잘하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죠. 그 영화는 아직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 한 장면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우리는 흔히 그들을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장애가 아니라 그들만의 문화인 거예요. 그래서 deaf가 아닌 대문자 D를 사용해 Deaf (고유명사)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느 날 친구, 그리고 농인분들과 같이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식사 시간에 농인 친구들에게 만약에 나중에 기술이 엄청 발달해서 하루 만에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지금 그대로 사는 걸 선택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미 그들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거죠. 그때 뭔가 허를 찔린 기분이었고, 마침 그 자리에 프로듀서가 함께 있었는데 이걸 장편 영화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Y: 영화 속 인물의 대화나, 아이가 그리는 그림, 앨런이 찍은 사진 등 문어가 많이 등장했던 것이 인상 깊었는데, 혹시 특별히 문어를 언급하신 이유가 있는지, 혹시 문어의 움직임이 수화와 관련이 있어서는 아닌지 궁금했었어요. 저는 보면서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표정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손 마디마디 유연하게 활용하는 수어가 유사하다고 느껴졌거든요.
A: 문어가 영화를 봤을 때 인상 깊게 다가왔나요?
Y: 네. 사실은 며칠 전에 한 영상에서 문어는 뉴런이 다리에도 있어서 다리 8개를 다 각각 독립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인지 그런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표정부터 손 마디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수화랑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 깊게 다가오더라고요.
A: 흥미로운데요. 사실 특별한 뜻이 있던 건 아니에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비롯한 농인에 대한 많은 영화들에서 바다도 많이 등장하는데, 바다 또한 저는 의도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장면 같은 경우엔, 소피가 아이들에게 바다를 주제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문어가 해양 생물 중 그리기 가장 단순한 느낌이 아니었나 싶어요 (웃음).
Y: 그렇군요(웃음) 아, 아까 영화 속에 세 가지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이 등장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영화의 도입부터 사운드 디자인이 다양하게 구성됐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혹시 이것도 관객이 그들의 소통을 경험해보길 원했던 마음에서 기획하신 걸까요?
A: 맞아요.그냥 글로써 읽었을 때는 인물의 심리가 이해가 잘되었는데, 영화로 만들고, 혹은 대본으로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사람들이 인물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더라고요. 이 기계가 왜 필요한 건지, 소피의 말에 울프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글을 총 4명이 함께 썼는데, 우리가 쓰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던 것들이 막상 대본화가 되니까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더라고요.
자신만의 개성이나 성격을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건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성장의 경험이에요. 예를 들면 처음부터 듣지 못했다던가, 아주 조금만 들렸다거나, 그러한 경험들인데, 이런 것이 단순히 이미지나 글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니까 사운드 디자인에 신경을 써서 관객이 그들과 유사한 히어링 포인트를 포착하고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Y: 사운드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주셨는데, 사운드 디자인 외에도 이 영화를 연출하며 특별히 더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물론 영화의 모든 부분은 중요하지만요. (웃음)
A: 농인의 문화가 어떤 다양한 측면에 침투해있는지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대본 구성부터 후반 작업, 촬영 등 모든 과정에서 이 Deaf 문화를 어떻게 투영할 것인가, 청인과 농인을 가리지 않고 영화를 봤을 때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자막 작업을 해야 할까 하는 지점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 중에서도 영화 작업을 위해 조사를 하다 보니 발견한 건데, 인공 와우를 사용해도 무조건 잘 들리는 건 아니고, 그것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의 문제도 많더라고요. 조사를 하며 그런 점들을 깨닫게 되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사운드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Y: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벌써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슬슬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동시대 사회에서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영화의 역할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A: 너무 거대한 질문인걸요 (웃음) 음...사람들에게는 스토리가 필요하고, 특히 요즘 같이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스토리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해졌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가야 되는지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러한 의미들이 더욱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극장 말고도 숏폼이나 틱톡, 유튜브와 같이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졌어요. 비록 이렇게 영화를,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영화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주말에 가족끼리 영화를 많이 보러 갔었는데 요즘은 극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한편으로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Y: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에서 그리고 싶은 인물이 있으신가요?
A: 아직 다음 계획은 없지만, 이 영화를 준비하며 오랜 시간 농인 문화에 대해 조사를 했고, 또 그 과정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서 다음 작품에서도 이 주제를 조금 더 이어가 보고 싶긴 해요. 한번만 촬영하기엔 자료들이 너무 아깝고 영화를 준비하며 농인에 대한 관심이나 영감이 더욱 많아져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이번에는 수어 자체 뿐 아니라 수어 통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을 해보고 싶은데, 이번 영화보다는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웃음)
Deaf culture은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말로 분명히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일까, Gv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주어진 시간 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풍부한 이야기를 모두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아쉬워하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모습은 그가 누구보다 이 이야기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가 영화를 설명할 때 항상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는 ‘스펙트럼’ 이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농인의 세계와 인생에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측면과 다양한 생활 방식이 존재하고, 그는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들을 영화에 담음으로써 단순히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세상과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지' 보여준다.
그는 5/7일 열린 GV에서 울프와 소피, 앨런의 아역을 맡았던 배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농인 배우였으며 ,수어 담당 조감독과 함께 작업했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약 5년 간 그들의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그토록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에게 와 닿았던 것은, 어쩌면 농인, 그리고 사회를 향한 감독님의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과 소통방식 덕분이 아니었을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애정을 가득 품은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영화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을 통해 나는 작은 일상의 가치들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돌아보며 나는 어떠한 따뜻한 시선과 방식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느낄 수 있을 지, 나는 어떤 존재로 타인과 소통하고 이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
Y: The first thing I’d like to ask is about the title, The Way We Talk. When I first watched the film, I thought it might be about different ways of communication. But after watching it, I felt that it was more focused on how the characters explore their own identities and values. What did you want to convey through this film?
A: The central theme of this film is identity, the searching of true self After making the film, I realized that all of my past works have always been about the same topic. But this time, the film (The Way We Talk) is based it on real-life cases, and I thought it’s a good chance to me to talk about this topic that are still rarely shown in our society.
And I think communication can also be seen as a main theme because communication is very important to construct true-self, and I think true self be defined by “others’. To understand who we truly are, we need to research how we are different and similar to others—and that happens through communication.
The three main characters in the film all communicate differently. One uses only sign language to communicate other people(Wolf), another uses both sign language and a cochlear implant (CI) (Alan) , and the third uses a CI and doesn’t sign at all(Sophie). I wasn’t focused on whether someone with a CI could speak better—I wanted to highlight the value of identity. For instance, why did one character continue using sign language? Why did they refuse a CI?
Wolf was born deaf and his whole family uses sign language, so he grew up with it as his first language. Sophie, on the other hand, lost her hearing later, and her parents are hearing people. So they viewed her as “sick” and wanted her to be “restored” to her original state. That’s why she had cochlear implant surgery instead of learning sign language. But 'CI' doesn’t work the same way for everyone. They’re not like glasses that simply correct a problem—they often don’t work, or make it hard to distinguish between near and far sounds, making social adaptation difficult. Many people assume that deaf people only sign, but in reality, they have a wide spectrum. People make different choices depending on the situation, and their perspectives can even conflict with one another. I wanted to show how these characters explore their identity, and how they collaborate and communicate with society.
Y: This film, and your previous works have often deal with 'youth' and 'identity'. Did you have any special reason that you to tell these stories?
A: It’s hard to explain in a very structured way, but I think, always the topic comes to me first—and then later, some story that inspired me to develop the story. I have a moment of motivation that sparks everything. For example, when I made <The Way We Dance> ten years ago, it started with me watching some people dancing in front of a convenience store near the school where I was teaching. I thought, “Why are they dancing?” and that was the beginning.
More recently, finding one's true self has become very important. I think It’s not just about me or Hong Kong, but about the whole world. I feel that discovering our true selves is a value that we all need to reflect on today. As for this film, it started about five years ago when I happened to read a short film script. There was a scene where someone was signing underwater. As I'm a hearing person, I used to think of being unable to speak as a disadvantage, but that scene changed my perspective. Underwater, people can’t talk—but signers can still communicate freely. That struck me. That film hasn’t been made yet, but that scene stayed with me. We often refer to them as “hearing-impaired,” but it’s not really a disability—it’s a culture. That’s why I want to use a capital “D” in 'Deaf' to highlight their identity. One night, I had dinner with some Deaf friends, and I asked them: “If technology advanced and you could hear again in just one day, would you choose that?” They said no—they’d rather live as they are. That moment really struck me. My producer was there too, and we decided to make a feature film on this topic.
Y: I was really struck by how often octopuses appeared in the film—whether in the characters’ conversations, in the child’s drawings, or in the photos Alan took. I was wondering if there was a particular reason you chose to include octopuses. Was it perhaps related to sign language? While watching, I felt that the octopus’s fluid movements and expressive nature were quite similar to sign language, which also uses a wide range of expressions and the flexible movement of each finger.
A: Oh, the octopus made a strong impression on you?
Y: Yes. I recently learned that octopuses have neurons in their legs, so each arm moves independently and flexibly. And when I watched a movie, I thought moving of octopus looks like sign language, in freedom and flexibility. Especially, I thought it is similar with flexible finger moments and using facial experiences of sign language.
A: Interesting.. But actually, I didn’t include them with that intention. In the scene where Sophie teaches children, she asks them to draw the sea freely. I think the octopus is just the simplest marine creature to draw. (laughs) Also, many films about Deaf people—like those by Takeshi Kitano—often feature the sea, but actually, I'm not that intention and that's not my inspired. I was inspired this film by that earlier short film script, the one scene in that script, I felt that the ocean was a space where Deaf identities were fully expressed, a place where only they could communicate freely.
Y: I see (laughs). Earlier, you mentioned that the film features three different communication styles, and from the very beginning of the movie, I could feel that the sound design was quite diverse. Did you plan this with the intention of allowing the audience to experience their ways of communication?
A: Yes, exactly. When we wrote the script, everything made sense to us, but when we turned it into a screenplay and showed it to others, they had a hard time understanding, for example, Sophie needed the device or why Wolf was so angry at her. Four of us co-wrote the script, and what felt natural to us didn’t always translate well on screen.
We realized that each character’s upbringing—whether they were born deaf or lost their hearing later—shaped their personalities and ways of interacting. But I think just writing or showing that isn’t enough. So I paid attention to the sound design—to help the audience experience what hearing might be like for each character and to better understand them.
Y: Aside from sound design, what aspect of the film did you pay the attention to?
A: I focused on showing how Deaf culture permeates many aspects of life. From scriptwriting to post-production and shooting, I constantly thought about how to reflect Deaf culture and make it understandable to both hearing and Deaf audiences. Subtitling also was important. During our research, I learned that even with 'CI's, hearing is not guaranteed. There are many issues when the device doesn’t work properly, So that's why I put so much effort into the sound design—to show these realities clearly.
Y: As our conversation comes to a close, time has flown by so quickly. Before we wrap up, I’d love to ask—what do you think is the role of cinema in today’s society?
A: That’s a huge question! (laughs)
Umm.. I think people need stories—especially now, when the world feels more complex and unpredictable. There are more problems, more confusion. So people need meaning in their lives, and stories help with that. Cinema is one of the most powerful ways to tell those stories. Fewer people go to the theater these days. We now have short-form videos, TikTok, YouTube. Though the platforms have changed, I don’t think the storytelling power of cinema has diminished. And nowdays, watching a film in the theater has decreased, so watching a film in a theater become more special than before—maybe even more meaningful.
Y: Oh..Time's up. Last, do you have any specific characters you’d like to explore in your next film?
A: I don’t have any set plans yet, but after all the research I’ve done on Deaf culture, I feel like I want to continue exploring this topic. It feels like a waste to stop now—I’ve gained so many insights into the Deaf community. But this time, I’m interested in focusing more on sign language interpreters. And I also want to work at a slightly faster pace than with this film.
Deaf culture has various aspects that cannot be defined in one word, so it is difficult to express it clearly in words. Perhaps that is why, when I met him through an interview with GV, he was someone who regretted not being able to express or explain all the rich stories that could not be expressed in words in a given time, and this made me feel that he is a person who has more affection and interest in this story than anyone else.
One of the words he always uses when describing movies is ‘spectrum.’ Contrary to our stereotypes, there are many aspects and lifestyles that we have not thought of in the world and life of deaf people, and by including characters with such a diverse spectrum in the movie, he goes beyond simply showing their daily lives and shows us ‘how we can cooperate with this world,’ ‘how we can find our true selves,’ and ‘how we can communicate with the world while maintaining our individuality and identity.’
He said that, except for the actors who played the younger roles of Wolf, Sophie, and Alan at the GV held on May 7, all of them were deaf actors, and he worked with an assistant director, who in charge of sign language and studied their culture for about 5 years to make the film. The reason the characters in the film were able to communicate so freely, and their warm hearts touched us, was perhaps because of the director’s meticulous and warm gaze and communication style toward the deaf and society?
Thanks to Adam, through conversations with him, who was full of affection for what he wanted to say, and through the film <The Way We Talk>, I looked back on the values of small daily lives and the world around us, and thought about what kind of warm gaze and method I could use to look at and feel our society, and what kind of being I am to communicate with others and exist in thi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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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라는 베이스 캠프
이 영화의 주인공은 브루노와 피에트로. 브루노는 주민이 14명뿐인 작은 산골 마을에 살며 어엿한 일꾼으로 성장하고 있고, 피에트로는 여름이면 도시와 학교를 떠나 어머니와 함께 산골로 들어오곤 한다. 공교롭게도 동갑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브루노는 스스로를 “이 마을의 마지막 아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흔하지 않은 소개의 말이다. 어떤 기분일까? 유일하다는 것은.
이내 브루노는 또 하나의 유일함을 찾는다. 브루노와 피에트로는 서로 유일한 존재로서 친구가 된다. 대단하게 각 잡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쉽게 친구가 된다. 뛰고, 움직이고, 물을 튀기고, 서로의 말을 배우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까워져 있는 것이다. 우정이란 본디 그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마음이니까.
피에트로는 천천히 움직이고, 천천히 배우는 사람이다. 산에 오르자마자 이름을 체크하고 바로 다음 장소로 넘어가려는 아빠에게 “이제 막 왔다”고 말하는 피에트로는, 어쩌면 봉우리의 이름을 나누어 부르지 않는 산 사람들과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 세 사람은 산 위쪽의 빙하까지 올라가고, 피에트로는 빙하를 “산이 우릴 위해 간직한 과거 먼 겨울의 추억”이라고 여긴다. 햇빛이 그토록 강해도 녹지 않는 눈은, 정말 추억과 많이 닮은 것도 같다.
영화는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유년기부터 시작하여 긴 세월을 찬찬히 비춘다.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듯 보였던 십대 시절, 눈이 마주쳐도 별스러운 인사 없이 서로를 스쳤던 시절. 자기 자신이 되어가기 바빴던 어린 날들. 실상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 자기 자신임을 인정하기 어려워, 내가 답습한 부모의 면에 화를 내기도 했던 날들.
그 끝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그리고 과거의 회한을 하나씩 제거하듯이, 어린 시절과 비슷한 몸짓으로 그때는 할 수 없던 육체 노동을 하면서, 집을 지어 올리기 시작한다. 앙금 녹듯 눈이 녹으면 그 자리에 지어 올려야 하는 것은 집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따뜻하고 다정해 보이는 산의 풍광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얼핏 다시 시작되는 듯 보이지만, 사실 둘은 끊어진 적이 없었음을 우리는 이내 알게 된다. 피에트로는 아버지가 속해 있(다고 믿었)던, 공장으로 대표되는 차가운 세계를 거부했지만, 그 동안 피에트로가 풀지 못한 매듭을 대신 풀어주며 유사 가족처럼 관계를 맺은 것은 브루노였다. 브루노 또한 자신과 아버지 사이 관계에서 쌓인 회환을 푼 것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깍지 낀 손가락처럼 서로의 마음을 겹쳐 살고 있었다. 풀지 못한 매듭의 자리에 대신 서기도 하고, 못 다 전한 염원을 대신 전해주기도 하면서.
우정은 단순히 무료한 시간에 색깔을 더하는 정도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서로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관계는 얼핏 그 정도처럼 느껴지지만, 서로가 보일 때든 아니든 꾸준히 우정의 나무는 자라 오고 있었다. 서로의 회한이 회한으로만 남지 않게, 이따금 ‘금쪽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서로를 성장시키기도 하고 손을 뻗기도 하고 그냥 이해하기도 하며… 존재 자체의 의의를 더하는 것이 우정이다.
묵묵히 할 일을 하다가도 이름 불러주는 친구 하나 있다면 산 위에서도 춤을 출 수 있다. 지금 가라고 등 떠밀어주는 사람이 그때 있었더라면, 어쩌면 마음의 어떤 골짜기가 그리 깊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에라도, 어린 시절과 비슷한 옷을 허리에 꾹 졸라매고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영화 도입부에는 키가 크고 이파리가 없는 두 그루 나무가 나온다. 우정이 나의 뿌리 내릴 곳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는 피에트로의 내레이션과 함께. 이 영화는 두 그루 마른 나무 같은 사람이, 서로에게 뿌리를 내리고, 회한을 무너뜨린 자리에 우정으로 베이스 캠프를 짓고, 각자의 산을 오르는 이야기이다. 나무 같은 존재가 산을 오른다니 이상한 비유 같지만, 결과적으로 나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장소는 산이다.
브루노는 산에서 옮겨 심어질 마음이 없는 나무, 피에트로는 잘 옮겨져 심기고 싶었던 나무였다. 그러나 같은 베이스 캠프에서 시작한 둘의 인생 여정은 너무나 달라 보인다. 너는 너의 산에, 나는 나의 산에. 그러나 산이라는 점에서 일견으로는 닮아 있다. 어쩌면 인생이 다 그런 것도 같다. 지도를 들고 길을 떠나는 순간, 등 뒤에 두고 온 자리는 자동으로 베이스 캠프가 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등이 되어주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평생 우정의 빚을 진다. 이런 빚이라면 아무리 많아도 파산하지 않는다.
언젠가 오랜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당시 내가 느끼던, 아주 유약하고 섬세한 불안까지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돌아선 길이었고, 집 방향이 같은 친구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친구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냥 즐겁게 이것저것 하면서 잘 지내니까, 그런 마음들이 있는지 몰랐다고.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내면 깊은 곳에 있던 감정이니 주변에서는 당연히 몰랐을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몰랐음을, 알게 되어 안심임을 말하는 친구의 다정한 말투에 고마움이 울컥 치솟았다.
오랜 친구라는 거, 참 좋구나. 구구절절 나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나를 너무 잘 아니까, 내가 어떤 변화를 휘청휘청 거쳐 왔는지도 다 보았으니까, 지금의 마음도 솔직히 말할 수 있고 그냥 온전히 그 모습 그대로 포용될 수 있다는 거 정말 행복한 일이구나. 그건 정말 따뜻하고 포근한 감각이어서, 앞으로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오랜 세월 다정하게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친구들을 많이 떠올렸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짤막한 편지를 썼다. 낯간지러워 부치지 않겠지만, 나 또한 그들의 베이스 캠프가 되어 그들의 삶에 뿌리가 되고 싶단 마음을 담아서.
살다 보면 우리 멀어질 날도 올지 몰라. 내가 나를 찾아가는 길이 너와 물리적으로 먼 곳에 있을 때가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지 모르니까. 그래도 그 길에 나는 너에게 아주 많은 걸 빚졌어. 너는 나의 뿌리야. 서로 아름다운 안식처라는 기억을 뒤에 두고 걸음을 다시 걷자. 지도 위에 새로운 걸음을 덧그리자. 각자의 안에서 무언가 뚝 끊어지는 감정이 들 때에는 방향을 틀어 다시 네게로 갈게. 어떻게든, 우리 같은 지도에서 만나자.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는 2023년 9월 개봉합니다. 산의 풍광이 많이 아름답고, 가본 적 없는 과거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음악도 하나 같이 다 좋으며, 무엇보다 14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섬세하게 연출된 작품이니, 스크린 환경이 좋은 영화관에서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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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인간 되는 힘, 상상력
SYNOPSIS.
“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알 죽고, 내일 만나”
POINT.
✔️ 봉준호 감독의 신작. 다른 말이 필요할까요?
✔️ 시작은 하이틴 스타였지만 어느새 모두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되어 있는 로버트 패틴슨. 그뿐 아니라 토니 콜레트, 마크 러팔로, 나오미 애키와 스티븐 연까지... 매력 있는 배우들이 가득 등장합니다.
✔️ 감독의 전작 중 <마더>나 <살인의 추억>보다는 <옥자>와 <설국열차>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
✔️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수많은 노동자 특히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청년들을 언급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본 사람들은 노동자보다 독재자 쪽을 실재와 많이 연결하는 분위기...�
*<미키1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에 읽어주셔요.
봉준호가 '명징하게 직조'하는 세계
<미키17>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쉽게 감독의 (영어 영화) 전작인 <옥자>와 <설국열차>를 떠올린다. 비록 입 안은 한강 <괴물> 쪽을 더 닮아 있긴 하지만 아무튼 옥자를 연상케 하는 친근한 외계 괴수가 등장하고, 망해가는 지구를 떠나 얼음으로 뒤덮인 행성을 '개척'하러 떠난 우주선 내부는 어쩐지 얼음으로 뒤덮인 지구의 어떤 기차를 떠오르게 하니까. 한국 사회의 어떤 지점을 송곳처럼 좁고 집요한 시각으로 후비는 대신,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범세계적인 주제를 두루두루 두드리는 작품들이다. 봉준호 감독의 세계에서 <살인의 추억>이나 <마더> 계열의 영화들을 선호한다면, <미키17>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있다. 한결 독기가 빠진 느낌, 한결 초점이 여러 군데로 분산된 느낌에서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이다.
그러나 나는 이 지점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 그가 후벼파는 세계는 너무 정확하고 그래서 너무 보기 괴로웠으므로 (이는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마음에 공감성 수치 비슷한 마음을 뒤섞은 것이다) 한결 넓게 두드리는 세계를 보는 것이 더 좋다. 그리고 그가 '명징하게 직조'해낸 세계에서 다루는 주제 의식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미키17>은 봉준호 감독 작품으로는 놀랍게도 사랑 영화다. 놀리는 거 아니고 진짜로 사랑 영화.
미키는 종이처럼 계속해서 재출력되는 '인간'이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에서, (SPC 계열사) 제빵 기계에" 사고를 당한 이들을 말하며 "나열한 사건의 그 자리에 또 다른 분들이 일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미키가 복제되는 것이 판타지 같지만 김군 뒤에 박군이, 그 뒤에 윤양이... 일자리는 유지되고 인간이 계속 교체되"는 현실을 이야기한 바 있다.
친구와 마카롱 가게를 냈다가 쫄딱 망한 미키의 이야기는, 숱하게 유행 따라 깔렸다가 사라지는 가게 종목들 (<기생충>의 대만 카스테라는 물론, 그 이전에는 커피 번이나 슈니발렌 과자, 그 이후에는 탕후루가 있다.)을 생각나게 하는 동시에, 4대 보험도 되지 않는 다양한 일자리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망한 자영업자이며, 플랫폼 노동자이고... 무엇보다 자신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고용주가 그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은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다.
미키1에서 미키15까지의 시간은 영화에서 매우 빠르게 처리되지만, 그래서 마치 우주선의 탐험 목적과 우주선이 부여받은 임무를 스케치하는 장면처럼 느껴질 정도지만, 그 과정에서 미키가 인간이라는 감각은 점점 희석된다. 망한 자영업자이자 4대 보험 안되는 노동자였던 그에게, 생체 실험 피해자라는 타이틀이 추가된다. 이쯤 되면 그의 일은 더 이상 노동법상 분류하는 노동에 속하지 않는다. 지구를 빠져나간 우주선에게 법을 들이대는 것도 우습지만,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는... 근로기준법상 그렇다. 근로기준법 제2조 1항에서 "근로"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나, 죽음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의 존재와 그의 노동 모두, 법 바깥의 무엇이 된다.
미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극중에서 많은 인물들이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라고 묻는다. 제니퍼를 생각해서 머뭇거리면서도 어렵게 말을 꺼내는 카이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는 딱히 대답을 듣고 싶어서 물어본 질문이 아니다. 존재와 노동이 모두 법망 안에 있는 그들에게, 그 질문은 미키와 자신 사이의 선을 확인하는 질문이다. 다시 말해, 미키의 존재를 한 번 더 밀어내는 질문이다. 똑같은 우주선을 타고 있지만, 너는 여기 속한 존재가 아니라는 선포, 미키의 이름을 지워내는 명명(命名)이다.
여기서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인정된다는 것, 다른 말로 하면 사회적 성원권을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상 (...) 타인의 환대 속에서만 자신의 사회적 성원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키17은 필연적으로 무력하다. 절대 다수가 그에게 성원권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정체성 투쟁의 핵심에는 모욕에 대한 저항이 있"고, 모독은 ,"그들을 사물로, 사회적으로 죽은 사람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모독(mortification)의 어원에 죽음mort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죽는 건 어떤 느낌이냐는 모욕 앞에 미키는 저항할 수 없다. 그는 다만 짓눌려, 침묵으로 그 시간을 묵묵히 넘길 뿐이다. 이러한 폭력적 구조에 오랫동안 짓눌려온 미키는 크리퍼가 자신을 구해 주었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한다. 구조에 억눌린 사람이 으레 그렇듯,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는다.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나며, 사회적으로도 계속 밀어내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미키는 일종의 부관참시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태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인물은 말할 것도 없이 마셜과 일파 부부다. 사실 이들이 미키만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은 (어쩐지 현실 곳곳에서 많이 본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름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잘 드러난다. 제니퍼의 사망 앞에서 그들이 보인 반응은 '제니퍼'라는 개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게 아니라 '자궁을 가진 가임기 여성'의 죽음을 아까워 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생명체에게는 '크리퍼'라는 집합명사를 붙인다. 그들에게는 자기들 두 사람 외 모든 인물들이 집합명사로 존재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유바바처럼, 이들은 우주선에서 타인의 이름을 들이마셔 때로는 지우고 때로는 악마화한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미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나샤 그리고 미키18이다. 미키1에서 미키17까지의 우주선의 탐험 역사와 과제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면서 관객이 이 모든 미키들을 한 사람으로 인지할 때, 한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는 미키18이 등장한다. 마치 <서브스턴스>에서처럼 힘주어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라고 말해 주어야만 할 것 같은 색깔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와 수가 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미키17과 미키18 또한 한 사람이다. 체제에 순응해야 했고, 법 바깥의 존재인 자신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미키17과, 그런 미키17 안에 어딘가 쭈그러져 있었을 다른 마음이 전면에 나선 미키18이 있을 뿐.
그리고 그 모든 미키를 순정으로 끌어안은 나샤가 있다. 특히나 피에타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정말 아름다워 울컥했다. 나샤에게 있어 미키의 존재가 법 안에 포용되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저 미키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았다는 점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계속 마주하는 것이 괴롭지 않았을 리 없음에도 그를 혼자 두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아름다운 순정이어서.
인간성이 메마른 지옥도에서 우리를 구하는 건 결국 사랑이다. 그것이 독점적 연애 관계든, 무어라 정의 내리기 이전에 상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든, 내가 나를 위하는 마음이든. 오늘의 내가 하루를 살아가기 전에, 나를 끌어안고 내 아픔을 애정과 안타까움 어린 시선으로 지켜본 사랑이 있고. 오늘의 내가 되기까지 잘 먹고 애쓰며 살아낸 과거의 내가 있다. 그리고 이런 내가 다가오기를 미래에서 (조금을 나를 답답해 하면서도) 기다리고 있을, 미래의 나도 있다. 이 모든 존재들의 사랑으로, 우리는 오늘을 산다.
인간이 인간 되는 힘, 상상력
하지만 모든 사람과 자기애 같은 혹은 연인에 대한 사랑 같은 깊은 관계를 맺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인간성의 최소선을 우리는 도로시에게서 볼 수 있다. 나 자신과 연인. 가장 가까운 인물들을 제외하고 미키의 목소리, 더 나아가 크리퍼의 목소리까지 들으며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일한 인물이자, 소통의 방식만 놓고 보면 마셜과 일파의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도로시는 크리퍼의 반응에서 그들이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을 상상하는 인물이자, 미키를 인간으로 대하는 유일한 과학자다. 미키의 손이 잘려 나가도 '와 대박' 이러고 있는 다른 과학자들과 달리 (그들에게 미키의 신체는 사물화되어 있다), 미키의 수명이 10분인지 15분인지까지 살뜰하게 신경 쓰고 있는 유일한 과학자다. 타인을 사물화하지 않는다는 건, 타인의 입장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로시가 과학자로서 가진 가장 큰 힘은 아마도 바로 이 상상력이 아닐까. 가능성을 상상하고,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며, 지금 없는 것들을 그려 볼 수 있는 능력. 돌아보면 영화에서 마셜과 일파가 만든 세계에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 인물들은 모두 그런 사람들이다. 철저하게 '소모품'으로 대우받고 죽어가는 미키와 함께하는 매일을 상상하는 나샤도, 독재자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미키18도.
결국 사랑도 소통도 그런 상상력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화를 보다 보면 제일 끔찍한 것도 제일 애틋한 것도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일 끔찍한 인간의 상태, 그저 인간성이 메말라 온 세상을 지옥도로 인지하는 상태를 벗어나려면, 소통이라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도 어디선가 다양한 의미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 이런 상상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코처럼 고함을 질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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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링 이브> 작가인 에머랄드 페넬의 첫 장편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랄드 페넬 감독의 첫 장편 <프라미싱 영 우먼>은 주인공 카산드라(이하 ‘캐시’/캐리 멀리건 분)의 끔찍한 일을 당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친구 니나를 위한 ‘대리’ 복수극이다. 최근 여성 서사 복수극으로 유명한 왓챠의 드라마 <킬링 이브>의 각본가인 에머랄드 페넬은 악랄한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블랙 코미디 <Careful How You Go>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런 탄탄한 각본 실력으로 <프라미싱 영 우먼>은 4월 개최되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에 노미네이트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각본이 얼마나 잘 짜여졌는지 문학의 본질 및 내용, 형식, 종류, 작법의 원칙, 조건 등을 가장 잘 다루어 인정받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비추어 어떤 부분이 부합하며, 어떤 부분이 부합하지 않는지, 또 그로 인해 어떤 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살펴보려 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로그라인(한 문장으로 요약된 줄거리)’부터 보면, 영화에서의 로그라인은 ‘성폭행으로 자살한 친구의 복수를 하던 중, 옛 친구이자 본인을 짝사랑하던 남자 라이언이 등장한다’가 된다. 여기서 벌써 하나 짚어보아야 하는 부분은 잘 만든 로그라인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인 아이러니이다. 주인공의 목표 달성을 방해하기 위해 캐시의 삶에 변화를 주는 ‘장애물’로 등장하는 라이언은 두 가지로 작용한다. 첫 번째, 캐시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다시 찾으려 하게 되는 도구, 두 번째, 복수를 그만두려던 캐시에게 가해자 알 먼로를 찾아가 복수를 마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한다. 즉, 자아를 되찾도록 도와주는 대상이자 결말을 비극으로 이끄는 복수심을 터트리는 대상이 되는 셈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에서 그 원인은 악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대한 과실(착오나 실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볼 때, 캐시가 라이언을 만나는 것은 캐시의 착오나 실수로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유감이었던 점이기도 하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분류한 극적인 이야기의 네 가지 중 (반전/발견이 있는) 복합 비극에 해당한다. 이러한 플롯은 발견이나 인식에 바탕을 두고 주인공의 운명이 ‘지극히 행복한 순간’에서 ‘불행한 상태’로 바뀌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말한다. 여기서 인식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바뀌는 것을 뜻하며, 가장 바람직한 유형의 플롯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라이언의 등장과 역할은 캐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바꾸어주는 아이러니한 인물이 되는 동시에 바람직한 로그라인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보편적인 복수극의 형태는 대부분 가족에게 가해진 위해에 대한 복수가 주를 이룬다. 이유는 보편적으로 복수를 하게 된 이유가 쉽게 이해되면서 심정적으로도 절절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비극적 행위란 가족 사이에 일어나지 않더라도 최소한 혈연관계나 ‘유사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렇기에 캐시의 가족이 아닌 가장 가까웠던 친구라는 설정은 그 절절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연대’까지의 확대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설정된 관계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와 현실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른 살이 넘어서도 부모와 같이 살고, 의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던 재능에도 카페 아르바이트생 신분을 유지함을 통해 캐시가 잃은 것은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인 자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캐시의 엉망진창인 삶을 통해 당사자인 니나가 살아있다한들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투영시킨다. 그런 반면, 가해자들의 삶은 어떠한가. 알 먼로는 ‘촉망받는 청년’으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해 성공한 의사가 되어 누군가의 좋은 남편이 될 준비를 한다. 또한 알 먼로가 벌인 범죄의 자리에 있던 라이언 또한 소아과 의사가 되어 아픈 아이들에겐 구원자가,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에겐 안정적으로 보이는 애인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캐시의 실종 사건에 거짓된 증언으로 일조하고 알 먼로와 라이언과 비슷하게 그 자리에 올랐을 법한 남자 형사는 그런 행태의 여성은 그럴만하다는 태도로 그의 증언을 그러려니 하며 믿는다. 캐시 또한 ‘촉망받는 학생’으로 의대를 무사히 졸업하여 사회의 한 역할을 하며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가해자들은 이러한 기회를 니나와 캐시로부터 박탈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위치를 유지하여 권력을 얻고 또다시 카르텔을 만들어낸다. 영화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남성은 두 가지 부류로 나온다. 클럽 앞, 라이언이 캐시를 알아보자 캐시는 술 취한 연기를 그만둔다. 이때 여성이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도망가는 검정 베레모를 쓴 남성. 캐시에게 차이고 ‘너는 루저야’라고 부족한 점을 후려치는 라이언. 약한 사람 옆에 서서 본인이 우위에 있다고 느끼는 부류와 상대방을 깎아내림으로써 본인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이쯤 되면 영화에서 ‘좋은 남자’라고 말하는 남자들의 좋은 남자의 정의와 보통의 ‘일반적인’ 남자들에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에서 술에 취한 듯한 캐시에게 도와주겠다며 접근하는 남자들. 술에 취한 줄 알았던 캐시가 멀쩡한 상태가 되자 ‘나는 좋은 남자야, 나의 호의를 의심하지 말라’라며 황급히 자리를 뜨는 남자들. 과거에 성폭행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지만 본인은 무사히 졸업하고 결혼을 앞둔 채 새 신부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며 스트립 걸을 거부하는 알 먼로와 캐시 앞에 넉살 좋게 등장한 라이언은 ‘좋은 남자’일까. 라이언의 등장으로 캐시는 움직이게 되지만 복수극이라는 장르를 고려했을 때 완벽한 복수극은 되지 못한다. 캐시는 같이 일하던 친구 게일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 남긴다. 그리고 카메라 앵글은 그 목걸이를 받은 게일의 리액션이 아닌 목걸이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담아낸다. 감독은 이 장면을 영화의 엔딩으로 채택함으로써 또 다른 복수극을 만들지, 원인을 개선할지, 중립이라는 명목 하에 침묵으로 가해자 편에 설 것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알 먼로를 비롯한 가해자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남을 짓밟는 류의 행위로 니나와 캐시의 자아를 파괴한 것이 아니다.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타인의 존엄성을 박탈을 하였던 것일까라는 의문과 그 와중에 라이언에게서 새 삶을 찾으려는 캐시의 노력에 또한번 역겨운 눈물이 난다.
영화는 실제 2016년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촉망받는 젊은 남성(promising young man)’의 이야기를 비틀며 시작했다. 영화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건 캐시가 아니라 니나이다. 그럼에도 캐시가 복수극을 펼친다. 이를 통해 피해자의 삶, 그런 세상을 아슬한 벽을 두고 서 있는 남겨진 이로 살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라이언은 캐시가 자아를 잃어버린 채,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비극을 끝내는 트리거가 된다. 지금까지 영화의 역사에서 수없이 보여준 남성 성장물의 성장 도구이자 장애물이었던 여성의 역할 전환을 보여주는 동시에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마친다. 영화 속 놓여진 상황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사랑’이라는 것과 그들을 ‘규정’하는 맥락의 차이엔 폭이 크게 느껴진다. 니나의 희생으로 캐시가 복수를 계획하듯, 캐시의 희생을 위해 누군가는 복수극을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촉망받는 젊은 남성’은 졸업 준비에만 몰두하면 되겠지만 유망한 여성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을 살고 있는 여성들이 더 이상은 누군가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프라미싱 영 우먼’이 아닌 자신의 길을 온전히 걷는 ‘프라미싱 영 우먼’이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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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하고 터져도 깊은 맛이 나는 만둣국처럼!
가족의 해체이자 가족의 탄생이다. <대가족>은 제목 그대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혈연으로 묶인 관계이지만, 남보다 못한 사이가 가족이라는 말이 있듯 양우석 감독이 가져온 이 이야기는 가족 해체 시대에 던지는 그만의 답인 듯하다. 2000년대를 배경을 했듯이 영화 스타일은 올드하고, 이야기는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지만, 오히려 정겹고 따뜻함이 베어 있다. 물론, 너무 많은 재료를 담아 터져버린 만두처럼 과하거나 수습이 어려운 부분도 더러 보인다.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은 열심히 일한 덕에 돈도 많이 벌고 건물주까지 되었지만, 언제나 근심이 가득하다. 이유는 단 하나. 대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문석(이승기)이 출가해 스님이 된 이후, 무옥은 제사 때마다 조상들을 볼 낯짝이 없다. 하지만 세상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느 날 그에게 문석을 찾는 한 어린 남매가 찾아온다. 문석이 자신의 아빠라 알고 이곳을 찾아온 남매의 이야기에 무옥은 평생 없을 줄 알았던 손주가 생겨 뛸 듯이 기뻐한다. 반대로 헐레벌떡 집으로 온 문석은 잠시 잊고 있었던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업보라 말한다.
“가족 화두를 꺼내든 건 지난 세월과 비교했을 때 그때보다 풍족해졌는데 왜 가족 만들기는 더 힘들어졌느냐는 것이었다. 나름 생각한 결과의 답은 ‘욕망’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만들 게 된 계기를 말한 양우석 감독의 말처럼, 휴먼 가족 드라마처럼 보이는 <대가족>의 주재료는 바로 가족, 즉 자식으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려는 부모 세대의 그릇된 욕망이다. 무옥이 그렇게 대를 잇고 싶어하 는 건 문석의 바람이 아닌 본인 자신의 욕심에서 비롯된다. 감독은 과거 한국전쟁을 관통하며 타향에서 홀로 살아온 세월, 하루라도 쉬지 않고 일해야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책임감, 부모님은 물론, 여동생, 그리고 조상들을 챙겨야 한다는 K 장남 콤플렉스를 무옥에게 입힌다. 이로 인해 가족 관계가 소원해지고, 특히 아들과의 관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상은 했겠지만 문석이 출가한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다.
이런 고지식한 아버지가 하늘에서 내려준 손자들이 오면서 점점 변한다.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이 하자는데로 모든 걸 해주려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영락없는 손자 바보처럼 보인다. 마치 스크루지 영감이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녀온 후 개과천선한 것처럼, 무옥 또한 그렇게 변한다. 이 과정을 겪은 그는 아들에게 소홀히 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진실한 화해도 이룬다.
문석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의대 재학 시절 불임부부를 위해 타의로 자신의 정자를 기증했다. 500번 넘게 기증한 결과, 생물학적 아버지로 400여 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자신을 찾아온 남매와의 일화를 통해 문석은 자신의 과거를 되짚는 것은 물론, 비로소 부모의 입장이 되어본다. 그리고 그 비통한 슬픔과 힘겨운 인생을 살아온 아비를 그때서야 이해한다.
이처럼 <대가족>은 무옥과 문석을 통해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합을 보여준다. 비로소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각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깨닫게 되는 이 부자의 이야기는 진부하지만 가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감독은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임 있음에도 이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
여기에 또 하나의 재료를 첨가하는 건 가족의 의미다. 무조건 혈연으로 이어져야 가족이라는 건 옛말. 21세기를 알리는 2000년이란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면서 혈연이 아닌 정으로 이뤄진 이들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감독은 무옥을 찾아온 남매, 평만옥에서 무옥을 항상 보살펴주는 방여사(김성령), 그리고 후반부 등장하는 수많은 가족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이처럼 영화는 전반부에는 코믹한 설정에 따른 무해한 웃음을, 후반부에는 가족의 의미를 곱씹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문제는 다루려는 이야기와 인물들이 너무 많고, 이질적인 것들이 많음에도 이를 한꺼번에 담으려다 넘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흐름이 자주 끊기는 전개 방식과 편집에서 단점이 드러나는데, 이는 마치 좋은 재료를 너무 많이 넣어 터진 만두를 연상시킨다. 세 나라의 정상이 한데 모여 각각의 정치적 의견 대립을 그린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도 드러났던 양우석 감독의 단점이 이번에도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문현답 스타일의 불교적 가르침도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의 맛을 살린다. 중심에는 김윤석이 있다. 진짜 만둣국집 사장처럼 보이는 그의 모습은 물론, 남매를 본 순간 그동안 고수했던 걸 본인 스스로 무너뜨리며 기분 좋은 웃음을 전한다. 방여사 역의 김성령 또한 그와 티키타카를 맞추며 코믹함은 물론, 중년의 로맨스도 펼친다. 여기에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며 업보라 말하는 이승기와 극 중 과거 연인 사이였던 강한나, 그리고 두 팔을 다치면서도 이승기를 보좌하는 박수영의 맛깔난 양념 연기는 빛을 발한다.
“자식에게 부모는 우주이고, 부모에게 자식은 무능한 신이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상대를 여기는 시선은 아래가 아닌 위로 향해 있다. 우러러보는 마음, 곁에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고마움. 이 작품이 연말 시즌에 잘 어울리는 건 너무나 흔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함을 알지 못한 의미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뻔하고 터져도 깊은 맛이 나는 만둣국과 같은 <대가족>의 온기를 많은 이들과 나눠 보기 바란다.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점: 3.0 / 5.0
한줄평: 속 터져도 맛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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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개봉 예정, 숨겨진 기대작 5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20년 겨울 극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여, 역대급 박스 기록을 갈아치울 거라 전망되었는데요. 특히 1월, 최고의 골수팬을 지닌 시리즈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이어, 전쟁 영화 <1917> 그리고 윌 스미스 주연의 <나쁜 녀석들: 포에버>까지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였고, 2월에도 역시 DC의 <버즈 오브 프레이>, 짐 캐리의 <수퍼 소닉>, 그리고 공포 스릴러 <인비저블맨>까지 박스 기록을 이어나가며 2019년 대비 10% 정도 높은 매출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 시장이 역대급 불황 속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러던 4월, 한국의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오스카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극장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윤여정 배우의 수상 소식에 CGV를 비롯한 크고 작은 극장에서 곧바로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확실히 활기차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리고 드디어, 오래 기다려온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5월 19일 개봉을 확정 지으며 극장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고, 뒤이어 공포 스릴러 <콰이어트 플레이스 2>와 팝콘무비 <킬러의 보디가드 2> 그리고 디즈니의 <크루엘라>까지 개봉을 확정 지었지만, 아직 국내 대작들은 개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중 가장 높은 관객 수를 보이는 여름 시장에서 국내 상업 영화의 빈자리를 숨겨진 기대작들이 채우며 극장을 다채롭게 해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올여름! 극장을 찾아줄 다양성 영화 중,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숨은 기대작들을 씨네픽이 엄선하여 준비해 보았습니다!
잇츠 CINE PICK!!
트립 투 그리스 (The Trip to Greece, 2020)
코미디, 드라마 | 영국, 그리스 | 103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 출연 :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IMDB : 6.6/10 | Rotten Tomatoes : 87%그리스에서 맛있는 음식과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각자의 인생철학을 공유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두 남자의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
씨네pick :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은 그리스 미식여행. 시리즈 지속이 어려운 다양성 영화임에도 꾸준히 관객을 유지하며 무려 11년을 이어온 작품인 만큼 기대되는 영화인데요. 유서깊은 그리스의 역사부터 오감자극 음식은 물론, 가슴 뻥 뚫리는 자연 풍광까지. 역시 시리즈 피날레는 놓치면 안 되겠죠?팜 스프링스 (Palm Springs, 2019)코미디, 멜로/로맨스 | 미국 | 87분 | 등급 미정
감독 : 맥스 바르바코우 | 출연 : 앤디 샘버그, 크리스틴 밀리오티, J.K. 시몬스
IMDB : 7.4/10 | Rotten Tomatoes : 95%‘팜 스프링스’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한 남녀 ‘나일스’와 ‘세라’가
매일이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씨네pick : 믿고 보는 “선댄스 영화제" 진출작이자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맡은 제작사 Neon의 작품입니다. ‘폭력과 외국어, 그리고 논픽션에 대해 반감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설립 목적에 맞게 다양성 영화 중에서도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배급해왔는데요. 타임 루프 로맨스물을 절대 뻔하지 않게 만들어낸 올해 가장 통통 튀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웬디 (Wendy, 2020)드라마, 판타지 | 미국 | 111분 | 등급 미정
감독 : 벤 제틀린 | 출연 : 데빈 프랑스, 야슈아 막
IMDB : 5.7/10 | Rotten Tomatoes : 38%어른이 되기 싫어했고 언젠가 피터팬이 찾아와 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었던 벤 제틀린 감독의 어린 시절 추억과 어느 순간 이미 어른이 된 것을 깨닫게 되며 순수했던 동심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색다른 판타지 영화
씨네pick : 믿고 보는 '선댄스' 작품이 또 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환상 동화 <웬디>는 명작 [피터팬]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데뷔작부터 칸 영화제 '카메라상'을 수상한 감독 특유의 색채가 아주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유명 배우가 아닌 아이들을 주연으로 내세웠기에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레타 툰베리 (I Am Greta, 2020)다큐멘터리 | 스웨덴 | 101분 | 등급 미정
감독 : 나탄 그로스만 | 출연 : 그레타 툰베리
IMDB : 6.7/10 | Rotten Tomatoes : 79%기후 변화 법안 마련 촉구를 위해 금요일마다 학교를 결석하며
의회 앞에서 홀로 시위를 시작한 15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
그녀가 쏘아 올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데…
평범한 10대 소녀에서
어른들의 무감각한 환경 의식에 일침을 가하는
세계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가 되기까지! 700만을 움직인 그녀의 외침에 주목하라!
씨네pick :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의 다큐멘터리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추천 기대작이기도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인물과 문제를 다룬 극인 만큼 더욱 기대되는 작품입니다.너의 결혼식 (가제) (My Love, 2021)멜로/로맨스 | 중국 | 115분 | 등급 미정
감독 : 티안 한 | 출연 : 허광한, 장약남
IMDB : 5.3/10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공식에 관한 영화로, 한 남자와 여자의 첫 만남부터 15년 간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
씨네pick : 한국에서 대히트를 거둔 첫사랑 멜로 영화 <너의 결혼식> (2018)의 중국 리메이크작으로, 요즘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배우 [상견니]의 배우 '허광한'이 주연을 맡은 작품입니다. 개봉과 동시에 예매율 1위를 달성하고, 노동절 연휴 5일 동안 1100억의 매출을 올렸다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는 작품입니다.다섯 편 중 특히 기대되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최고 기대작은 어떤 작품인가요?
영화에 대하여 더 알고싶으신 분들!
지금 바로 [씨네픽] 어플에서 영화 정보도 확인하고
기대작 투표를 통해 푸짐한 상금의 기회까지 잡아보세요!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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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켄지 포이' 인터스텔라 소녀, 이제는 할리우드 성인 배우
? 인터스텔라 소녀 '맥켄지 포이' 배우 소개 영상
머피 가 이제 할리우드 주연급 배우로 성장을 했다니!!
*결말포함 영화리뷰 아닙니다#맥켄지포이 #멕켄지포이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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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리그 : 축구의 몰락 - 축구 카르텔의 실체와 민낯 l 지금 바로 왓챠에서 감상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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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시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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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동안 유럽 대형구단주 12개팀이 유럽축구연맹과 프리미어리그에 대항해 수퍼리그를 결성하려다 팬들의 반발로 무산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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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적인걸 : 흑사병의 비밀> 예고편
흑사병이 창궐한 병주성 남쪽.
병주성 도독부는 그 즉시 병주성에 봉쇄령을 내리고
발길이 묶인 백성들은 성안에 갇혀 두려움에 떠는데...
흑사병으로 죽어가는 백성을 살리기 위해 명탐정 적인걸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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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히든페이스> 1차 예고편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