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작가2022-11-16 11:10:12
사이코패스와 사이코패스의 만남
[오펀 : 천사의 탄생] 리뷰
3분 추천
스포일러가 싫은 사람이라면 전작을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이사벨 펄먼 배우에 대한 논란이 많았으나, 역시 연기력으로 압살해버린다.
전작에 대한 연결성이 짙어서 전작을 본 사람에게는 기대만큼의 값어치를 한다.
후기
*스포일러 있음*
딸이 죽었음에도 아들을 싸고도는 엄마를 보니 이전에도 딸이 행복하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트리샤에게는 자식보다는 안정된 가족이 더 중요했던 것이겠지. 그보다 더 앞선 것은 남편에 대한 애정이었을 테고. 그렇게 생각하니 이미 죽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딸을 데리고 온 그 속셈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진짜 딸이라면 가출했을지도.
흥미로웠던 건, 에스더의 특이한 그림 기법이 앨런에게서 배운 것이라는 점이다. [오펀 : 천사의 비밀] 편에서 에스더의 숨은 비밀을 드러내고 충격을 주었던 요소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것 말고도 에스더의 러시아 억양이나, 정신병원에서 받은 성경 책이나, 옷 입는 취향 같은 것들이 등장해서 전작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이렇게 보니 그녀가 어떻게 정신병원에 들어오게 된 것인지도 궁금해졌다. 이보다 더 앞선 이야기를 찍는 건 이제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찍어줬으면 좋겠다. 오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포영화이기도 해서. 이번 편은 평이 극명하게 갈리고 별로라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꽤나 재밌게 봤다. 만족스럽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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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부대 | 거짓과 진실 사이 공간에 빠질 시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특종을 놓치지 않기로 유명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손석구). 그런 그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폭로하고 싶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제보자의 증언과 나름의 취재 내용을 더해 단독 기사를 출고한 상진. 그러나 다음 날 기사는 오보로 판명되고, 상진은 그를 기레기라고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과 문자에 시달린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잘리면서 그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어느 날, 상진 앞에 의문의 제보자 '찻탓캇'(김동휘)이 나타난다. 자기를 온라인 여론 조작 댓글부대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찻탓캇. 그는 상진이 만전 댓글부대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자기와 두 친구 '찡뻤킹'(김성철), '팹택'(홍경)의 여론 조작 수법을 고발하는 기사를 써 달라고 부탁한다. 그의 제보를 토대로 상진은 댓글부대의 진실을 찾기 위한 취재를 맹렬히 이어간다. 만전에게 복수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콘셉트 그 자체가 되어버린 <댓글부대>
파울 요제프 괴벨스. 나치 독일의 중앙선전국장이자 국민계몽선전부 장관. 그는 뛰어난 대중 선동 능력을 갈고닦아 나치의 반유대주의를 최전선에서 선전했고,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나치의 악행에 앞장선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는 다른 의미로도 유명하다.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권력 장악과 정치적 동원에 탁월했던 선전 방식이 재조명받으면서 그의 이름은 프로파간다의 대명사로도 널리 알려졌다.
괴벨스의 명언으로 알려진 어록도 여럿 전해진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라는 문구가 대표적이다. "100%의 거짓말보다는 99%의 거짓말과 1%의 진실의 배합이 더 나은 효과를 보여준다"는 말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괴벨스가 이러한 말을 했다는 근거나 출처는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위의 문구는 그의 능력을 역설적으로 더 잘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의 신작 <댓글부대>는 위의 어록을 체화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극 중 캐릭터는 물론 관객마저도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헤매게 만드는 전개와 반전이 인상적이기 때문. 댓글부대의 역할이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재와 콘셉트에 지극히 충실한 작품인 셈이다. 이는 <댓글부대>가 일반적인 사회 고발 영화와는 차별화된 존재감을 보여주는 원동력이다.
아는 맛이 맛있는 전반전
<댓글부대>는 영리하다. 관객의 기대를 정확히 파악한 뒤 가지고 놀 줄 안다. 실제로 <댓글부대>의 전반전은 일반적인 사회 고발물의 전개를 따라간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을 따라 댓글부대의 역사와 흐름을 추적한다. 주인공의 사연을 쌓아 올린 서사 덕분에 이 전반전은 쾌감이 상당하다. 댓글부대의 피해자인 기자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는, 뻔하지만 검증된 스토리텔링의 힘을 적극 차용했기 때문.
물론 제보자는 말하고, 기자는 듣는 구도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 <댓글부대>는 이를 물량공세로 만회한다. ‘팀알렙’ 삼인방이 활동한 에피소드만 4개를 선보인다. 그들은 특종 기사를 가짜뉴스로 호도하고, 담배 신상품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고, 인스타그램 테러를 자행한다. 영화는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을 빠르게 넘기며 보여주는 몽타주까지 곁들여 이미 익숙한 여러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관음증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경로를 이탈한 후반전
그러나 <댓글부대>는 후반전이 시작되는 순간 급격하게 방향을 꺾는다. 임상진은 끈질긴 취재 끝에 마침내 댓글부대의 진실을 손에 넣는다. 회사에도 복직하고, 1면을 장식하는 특종을 터뜨린다. 그렇게 댓글부대의 실체가 온 세상에 알려지고, 상진의 울분도 말끔하게 해소된다. 이처럼 장르적으로 쾌감이 극대화되고 카타르시사 터져 나오는 바로 그 순간, <댓글부대>는 반전을 선사한다.
영화는 명확한 답과 통쾌한 결말을 주지 않는다. 대신 관객을 혼란에 빠트린다. 알고 보니 상진이 만전의 댓글부대 손바닥 안에서 놀아났다는 의심을 퍼트린다. 더 나아가 그가 알아낸 진실이 과연 진실일지 헷갈리게 만든다. 모든 사건이 사실이지만 명예훼손을 피하기 위해 가명을 썼다는 영화 첫 장면의 자막 때문에 이 반전은 더 혼란스럽다. 완전한 거짓보다는 진실이 약간 섞인 거짓이 더 효과적이라는 찡뻤킹과 괴벨스의 말대로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지우는 것이 댓글부대의 목적임을 고려하면 이는 콘셉트에 아주 충실한, 메타적인 전개라 할 수 있다. 감독의 전작을 고려하면 사실 놀랍지 않다. 또 코미디 요소가 거의 없는데도 <빅 쇼트>, <바이스>, <돈 룩 업> 같은 애덤 맥케이 감독 작품이 겹쳐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댓글부대>가 다른 사회 고발 영화와는 다른,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만은 분명하다.
부실공사로 쌓은 반전
문제는 뒷심 부족이다. 반전은 그 자체로 분명 인상적이다. 반전을 주면서 의도한 효과도 충분히 느껴지며,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반전이 느닷없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이후의 묘사가 반전의 충격을 연착륙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상진은 다시 한번 진실을 추적한다. 새로운 제보자와 취재원을 찾고, 자료를 보강해 첫 기사를 보강할 후속 기사를 완성한다. 두 번 당하지 않기 위해서 댓글부대의 방식을 차용해 기사를 세상에 퍼트린다. 그런데 상진이 2년 간 기울인 노력이 영화 상으로는 5분 여에 불과하다. 에피소드를 여럿 배치한 중반부와 비교하면 균형이 안 맞는다.
끝내 열린 결말인 점도 감점 요소다. 익숙한 장르적 쾌감도 거부하고, 반전 이후의 과정도 생략하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반전 자체도 낯선데 낯섦이 배로, 혼란이 제곱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상업영화로서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 할 수 있다. 차라리 반전 이후의 내용을 조금 더 보강하거나, 반전을 준 지점에서 과감하게 영화를 매조지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너무 많은 곁가지
이어 더해 <댓글부대>의 전반적인 만듦새도 세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초반부는 욕심이 과하다. 영화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역사도 역으로 추적해 댓글부대의 출발점을 찾는다. 이는 만전이 여론 조작에 유독 심혈을 기울이는 데에 당위성을 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불필요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촛불집회까지 거론한 스케일에 비하면 정치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 또 일반 시민도 대기업의 여론 조작 시도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눈치채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적 맥락을 굳이 초반부에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다. 후반부의 급전개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마지막으로 <댓글부대>는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주인공 임상진은 전형적이다. 대쪽처럼 곧았다가 꺾인, 그러나 재기를 노리는 기자라는 클리셰를 답습했다. 기자의 취재 과정과 습관을 세밀하게 살린 손석구의 연기를 보는 재미만 남을 뿐이다. 김성철, 김동휘, 홍경처럼 이미 대세이거나 유망한 배우들을 캐스팅했지만, 그들을 사건 전달 도구 그 이상 그 이하로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 또한 한계라 할 수 있다.
결국 <댓글부대>는 매력적인 소재와 참신한 아이디어의 결합만 인상적일 뿐, 그 파괴력을 감당할 내실이 부족한 영화처럼 보인다. 나름의 열린 결말이 카타르시스의 부재로 읽히고, 완성도를 떨어뜨린다고 느껴지는 결정적인 이유인 셈이다.
Acceptable 무난함
콘셉트와 물아일체 되어 허우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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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무섭고 현실적이지만 어설픈 스릴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일상과 업무 사이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회사원 ‘나미(천우희)’.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과음한 그녀는 집으로 가던 중 버스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 나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스마트폰을 찾기 시작하고, 운이 좋게도 '준영(임시완)'의 도움을 받아 핸드폰을 되찾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나미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준영이 그녀의 핸드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했다는 것. 스마트폰 덕분에 나미의 취미, 취향, 직업, 동선, 경제력, 인간관계 등을 모두 알아낸 준영은 자기 정체를 숨긴 채 그녀에게 접근하고, ‘나미’의 일상은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한편,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우지만(김희원)'은 사건 현장에서 아들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따라 준영을 몰래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회가 빠르게 디지털화될수록, 해킹과 같은 디지털 범죄 역시 일상에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뉴스는 매일 같이 통신사나 은행,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SNS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로그인을 시도했다는 알람을 확인하거나, 해외 결제가 됐으니 확인해 보라며 알 수 없는 링크를 보내는 문자를 받는 일도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익숙해지는 것과 별개로 디지털 범죄의 위험성은 간과할 수 없다. 일상에서 누구든 당할 수 있으며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김태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이 불안감을 장르적으로 풀어낸 스릴러다.
사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소재는 신선하지 않다. 작년에 개봉한 <유포자들>처럼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해킹당한 피해자의 두려움을 조명한 작품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성패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과의 차이점에 달려 있다. 실제로 영화는 두 가지 차별점을 내세운다. 우선 초반부에 집중된 피해자 나미의 일상 묘사가 있다. 해킹 피해가 더 이상 특별한 소재가 아니라는 말은, 곧 이 소재를 현실적으로 잘 살려내면 평범한 일상을 공포로 물들이기에 충분하다는 뜻이므로. 두 번째는 범인과 목적이 드러난 후에 전개되는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이다. 범인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얼마나 쫄깃한지, 반전은 충분히 효과적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전자가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반면, 후자는 쌓아 올린 긴장감마저 깎아내리기 때문이다.
일단 나미가 버스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가 해킹당한 사실을 깨닫는 과정은 상당히 무섭다. 해킹당한 후 나미가 바로 가시적인 피해를 보지는 않는다. 보이싱 피싱에 걸린 것도 아니고, 인터넷 뱅킹이 악용되어 모든 돈을 잃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주변 사람을 잃어버린다. 이 대목이 꽤 충격이다. 초반부에 나미의 주변 인간관계가 유달리 세심하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집 비밀번호도 공유할 정도로 절친한 '은주(김예원)'와의 우정, 시작 단계부터 함께 스타트업 회사를 키워 낸 '오 사장(오현경)'과의 끈끈함, 겉으로는 투덜거려도 속으로는 깊이 이어져 있는 아버지와의 가족애까지. 이 모든 인간관계가 단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친 사소한 일로 인해 무너진다. 이처럼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본능에 각인된 두려움을 건드리기 때문에 충격적이다.
특히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해서 생각지 못한 위험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에 더 무섭다. 바로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와 온라인상의 관계가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영화는 지금의 사회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의 행적과 말을 더 신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오 사장 몰래 운영한 바이럴 마케팅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해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나미는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하지만 회사 동료들부터 오 사장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나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틱톡이나 인스타에서 함께 장난치고 놀던 은주와의 우정도 서로의 진심을 전하지 못한 대화 끝에 깨진다.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말은 효과가 없어도, 아빠가 누른 '좋아요'는 얼어붙은 딸의 마음을 풀 수 있다.
이는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일상에 깊숙이 침투했기에 더 현실적이다.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개봉했던 데이비드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와 비교하면 변화가 더 잘 보인다. <소셜 네트워크> 속 마크 저커버그는 수십억 명을 이어 줄 페이스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 그의 주변에는 친구도, 애인도, 동료도 남아있지 않다. 그의 말로는 온라인상의 관계가 오프라인 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가 파괴되면 온라인상의 관계도 무용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현재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 둘 사이의 중요도나 위계는 역전되었고, 다른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화의 초반부가 강한 소구력을 갖는 이유다.
이때 영화의 현실감이 내적 묘사보다는 외적 맥락에서 기인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준영이 나미의 스마트폰을 해킹하고, 나미가 해킹 피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련의 과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지나치게 연극적으로 꾸며진 준영의 핸드폰 AS 센터가 대표적이다. 수리 접수를 할 때 핸드폰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이나, 나미가 아무 의심 없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모습도 작위적이다. 다만 준영에게 조종당하는 나미의 불안감은 이 한계를 뚫고 시청자에게 충분히 전달된다. 카메라, 위치 추적, 알람, 메신저, SNS 등의 스마트폰 기능이 적재적소에 활용된 결과, 상상할 수 있는 현실이 먼저 뇌리를 스치고 영화에서도 보이기 때문이다. 즉, 나미에게 몰입하기에 앞서 그녀가 겪을 상황이 누구에게나 펼쳐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개연성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영화적 체험보다 앞서는 사회적 맥락을 상기시키는 영화인 셈이다.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연출 덕분에 이러한 현실감과 긴장감은 더욱 잘 살아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구도를 이리저리 활용하거나, SN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화면과 실생활을 오가는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시청자는 손에 쥐고 있거나 주머니에 있을 스마트폰을 곧장 떠올리고, 나미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이유로 인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의도한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러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영화 내적 논리보다 외적인 맥락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선택이 문제를 일으킨다. 범인인 준영의 활용법이 대표적이다. 영화는 그를 예상보다 빨리 등장시킨다. 또 피해자인 나미의 옆에 위치시킨다. 일반적으로 범인의 정체를 미스터리하게 묘사하면서 추리극의 재료로 활용한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아마도 정체가 드러난 범인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현실적인 공포감을 끌어올리려던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도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영화 내적으로 세밀함과 완성도가 부족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보면 준영이라는 캐릭터와 긴밀하게 연결된 경찰 측 스토리가 부실하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의 한 축을 맡은 우지만 형사의 역할은 하나다. 반전 유도다. 우 형사는 또 다른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자기만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를 눈치챈다. 그래서 경찰이 허탕 칠 때 그는 준영이 범인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이후 영화는 그의 직감이 적중할지 아닐지를 두고 서스펜스를 조성하고, 반전을 안기려 시도한다. 하지만 반전 자체는 놀랍지만, 의도만큼 충격적이지는 않다. 10명 넘게 연쇄 살인을 저지르면서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은 범인이 '자두나무'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흘린 점, 우 형사가 준영의 집을 아무 근거 없이 수색하는 것처럼 우연에 근거한 전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정신없이 몰아치던 전반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순간적으로 서프라이즈를 노리는 후반부의 전개도 득보다는 실이 많아 보인다.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전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미가 해킹 피해 사실을 깨달은 시점과 그녀가 범인을 직접 쫓기로 마음먹는 대목까지의 전개는 부자연스럽다. 영준의 사무실에서 나미와 우 형사가 만나 협력을 약속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노출된 단서와 캐릭터 간의 관계가 한 방향으로 엮어나가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기보다는 과장된 방향으로 급히 진행된 결과다. 덕분에 스릴러적 긴장감은 적잖이 사라지고 만다. 차별성도 약하다. 스마트폰 해킹이라는 소재의 임팩트를 빼면 납치와 협박으로 점철되는 다른 스릴러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장단점이 명확히 갈리는 작품이다. 스마트폰 분실이라는 일상적인 소재가 가진 스릴러적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장점이다. 시청자의 경각심을 고조하고,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은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작위적이고 우연적인 전개에 자꾸 기대면서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을 살리지 못한 것은 단점이다. 소재를 더 다양하게 활용하거나, 범인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긴장감을 살릴 수 있는 다른 방식도 있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한 가지 수확이 있다면,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비상선언> 속 '류진석'의 연장 선상처럼 보이는 준영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낸 임시완이 눈에 띈다. 멀끔한 외관, 깔끔하고 순진해 보이는 미소 이면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살기. 그 간극이 만들어내는 섬뜩함을 누구보다 잘 살려낸 듯 보인다. 앞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더 다양한 빌런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P(Poor, 형편없음)
일상적인 상상력을 건드리는 솜씨에 비해 부족했던 장르적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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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고통
난 아직 결혼을 못했다. 연애도 안 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난 여전히 책 읽고 공부하고 게임하며 영화 보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이걸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을을 하고 사는 분이 있지 않을까? 그 대신 뭔가 지금만큼 열렬한 덕질(?)을 못하게 될 테니 아직은 난 어린가 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는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결혼은 먼 이야기니 어쩌면 세상 사람들의 날 향한 선택은 탁월하다;
근데 뭐 나만 그럴까? 아마 다들 그럴 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만큼이나 안 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너 당장 내일 결혼할 수도 있어!'라고 말하면 헉 싶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는 결혼을 무르려고도 하지 않을까? 결혼은 방구석에 누워서 굴리는 행복 회로가 아닌 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완전 남으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데 같은 집을 구하고 가구를 선택하고 이런 건 난이도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러다 못해 아이까지 낳는다면 고된 일이 따로 없다. 이런 지고 싶을 때 질 수 있는 마음의 짐을, 내가 생각했던 때가 아닌 다른 지점에서 져야 한다는 것은 참 생각만 해도 암담한 일이다. 여기 1963년의 프랑스에 이 부담을 질 위기에 처한 한 대학생이 있다고 한다. <레벤느망>으로 가보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
대학생 안은 작가를 꿈꾸는 프랑스의 평범한 20대이다. 안은 그냥 술 먹으러 놀러 나왔다. 사실 프랑스의 20대만 하는 게 아니라 2022년의 한국 거주자들도 늘 하는 일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춤을 추고 있는 안. 한 남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저 남자가 너 쳐다보는데? 같이 온 친구가 안에게 무언가를 귀띔 한다. 내 스타일 아냐. 안은 도도하게 남자의 관심을 차단한다. 금세 다른 친구에게로 향하는 안. 글솜씨로 나름의 인지도가 있는 안. 놀러 온 무도회장에서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체감한다. 벗어나고 싶었던 무도회장을 뒤로하는 안. 자기의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긴 걸 체감하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체크해봤지만 그게 점점 시간이 쌓여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의심하게 됐다. 혹시나 싶어 산부인과로 향한다. 진찰을 받는 안. 산부인과 주치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말해줬다. 임신 3주 차입니다. 언젠가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된 안.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다. 외로운 싸움의 시작이다. 혼자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는 안. 낙태를 하고 싶어 이런저런 가능성을 찾아보지만 당시의 프랑스는 이를 불법으로 규제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세상의 시선, 그리고 장애물들과 싸워야만 한다. 한 집의 딸로서, 대학생으로서, 20대로서 그녀는 자유를 위해 싸워야만 한다. 영화는 이런 꽉 막힌 제도와 사회적인 시선 하에서 분투하는 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단출해서 서늘하다
어떤 영화들은 메시지의 깊이가 너무나도 따뜻해서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소울>이나 <체리 향기>가 그런 쪽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일상 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통통 튀는 인물들을 묘사한 <소울>은 영화를 비롯한 예술이 할 수 있는 정서 교감이라는 점에서 아주 좋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아카데미에서도 수상한 바 있으니 평단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어쩌면 영화의 목적은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게 나쁜 것도 아니다.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니 만큼 그런 것쯤이야 예술가가 고르는 선택지의 차이 아닐까?
이 영화 역시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한 단면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영화는 앞에서 썼듯 원치 않은 아이를 가진 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안이 겪는 사회적인 시선이 영화의 밑바탕이 된다. 무슨 말이냐? 일단 안이 감내해야 할 시선은 '잘 돼야 한다'라는, 성공에 대한 목표다. 근데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에도 붙고 작가로서도 잘 나가려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면 안 되겠지? 영화는 안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에서의 주인공은 그렇게 잘 나가는 집안의 딸이 아니다. 금수저랑은 거리가 먼 안. 사회적인 계급이 몇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녀가 바쳐야 할 노력이 있다. 영화는 이 안이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를 묘사했다. 또 1975년 프랑스가 관련 법을 제정하기 전까지 낙태는 불법이었다. 당연히 법적인 문제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좌절을 마주하게 된다. 이에 대한 묘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영화의 주요 설정은 감독이 어떤 정서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 와도 닿아있다. 러닝타임 동안 이 사람이 전하고 싶었던 건 이 당시 안이라는 20대 여성이 짊어져야 했던 심적 부담감이다. 이는 영화의 내용 전개가 살짝 심심하지만 어떤 장면은 임팩트가 크다는 점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극을 보면서 안이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했던 특정 행위가 몇 개 묘사되는데, 이때 내가 하는 것도 아닌데 다 아픈 기분이다. 연출의 몰입도가 강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각본을 쓴 사람이 관객에게 전하는 스토리 텔링이 딱딱 맞아떨어진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소화기 쪽이 안 좋다. 속이 안 좋거나 배가 아픈 경우가 부지기수란 뜻이다. 지금도 이 리뷰를 쓰다가 속이 안 좋아서 10분은 고통받았다. 언제 나을 수 있을까? 이런 행복 회로는 사실 좀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난 이걸로 병역처분도 바뀌었던 사람이었다. 그냥 약 먹으면 적당히 나은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게 최고다. 이 병으로 뭐 위로를 받고 싶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이해를 구하고 싶은 것도 어쩔 땐 있다. 일상 속에서 엄청 심각한 지장까진 없으니 그냥저냥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아이를 낳는 차원이 된다? 이건 다른 문제가 된다. 내 몸에서 어떤 짓을 해도 의도하지 않는 짐을 진다는 건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물론 임신은 축복이다. 어머니, 아버지들은 위대하다. 그러나 자기가 원 영화는 이 답답한 인물의 처지를 갑갑한 내러티브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 답답함의 정수는 카메라 비에 나온다. 카메라의 C도 모르는 나지만, 이 인물들을 촬영했던 방식이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실제로 1.37:1의 비율로 촬영했다고 한다. 가로의 너비를 줄여 촬영 자체가 인물이 비좁아 보이는 효과다. 그리고 얼굴, 그러니까 한 상황에 대한 리액션이 바탕이 되는 영화다. 안 역할을 맡은 배우의 답답한 표정연기가 중심이 되니 번잡한 것들은 제외하고 인물에게만 집중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 영화의 심의 등급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5세다. 그런 등급에도 불구하고 수위가 센 편이다. 여성의 신체가 자주 나온다. 그러나 전혀 선정적이지 않다. 선정적이라기보다는 잔인한 느낌이다. 고어한 묘사가 나오지 않는 잔인함 때문이라도 감독의 연출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신체 부위가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야하지도, 고어하지도 않게 잔인함'이라니, 이게 뭔 소리야?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비현실적인 조건을 가감 없이 묘사해낸다. 그리고 엔딩으로 이 이야기를 끝내는데, 이 영화의 엔딩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면 이 영화의 플롯이 좀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당당하게 또 꿋꿋하게
프랑스 여배우 하면 누가누가 있을까? 이 문장을 쓰자마자 떠오르는 얼굴이 몇 사람 있다. 마리옹 꼬띠아르도 프랑스인이고, 레아 세이두도 그렇다. 칸의 나라답게 연기 잘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이 많이 나왔다. 이 영화에서 이 주인공을 맡은 아나 마리아 바토로 메이는 프랑스 안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한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니 아역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이 작품에서 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비행기 타고 14시간 걸리는 한국에 사는 나도 이 배우의 열연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아마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이나) 안은 마치 1대 다수의 싸움을 벌이는 느낌이다. 남자, 여자 갈리는 것 없이 세상에게 고통받는 안. 외롭고 불안하지만 결국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솔직한 모습으로 소화했다. 중반부가 넘어가면 이 배우가 이 인물에게 마음이 갔다는 느낌이 있다.
마치 호러영화처럼
이 영화를 1줄로 요약하면 잘 만든 영화다. 서스펜스나 스릴 같은 단어 없이도 몰입하기 좋고, 엔딩도 합리적이며 캐릭터들도 살아 숨 쉰다. 이 말은 '낙태'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우리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한다는 뜻과도 통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본 나도 남자다. 낙태는 내가 상상하기 어려운 소재였다. 그러나 이런 나도 이 감상문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분들도 잘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르영화로서 무섭고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조여 오는 압박감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린다.
#왓챠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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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
세상이 다 미워질 때가 있다. 나에 대한 자책이 과해지고, 그에 따라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리액션을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말하자면, 아주 약한 번아웃이었을 수도 있고, 그냥 짜증이 반복되어 지쳤던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질 때, 병원을 가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나에게 한 번씩 처방을 내린다. 과거의 해맑았던 내가 봤을 법한 영화로 다시 회귀하곤 한다. 정작 회귀를 실행할 때는 몰랐다가 그 시기를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시기 내가 참 우울했구나 생각하곤 한다. 최근에도 그런 폭풍우가 한 번 지나갔는데, 그 때 나는 나의 어린시절에 항상 함께했었던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을 봤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며, 새로운 시즌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해서, 잠시 생각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1. 언제쯤 사고를 안 치실 예정이십니까, 월레스
항상 느끼던 바였지만 이번에도 가장 큰 빌런은 월레스였다. 모든 시즌에 악역들이 등장하곤 했지만 나는 이 애니의 가장 큰 빌런은 월레스라고 생각한다. 어쩜 저렇게 캐릭터가 맹할 수 있을까. 사람도 너무 잘 믿고, 너무 머릿속이 꽃밭이다. 항상 그로밋을 하대하는 것도 사실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꼭 사건이 터지면 하대하던 그로밋의 도움을 꼭 받고 나서야 그로밋의 소중함을 깨닫는 금쪽이가 따로없다. 이번에도 역시나 원흉은 월레스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미워할 수 만은 없어서 여전히 월레스가 정상적으로 살아가기를 바라게 되는데, 기계에게 점령당한 삶을 살다가 강제로 아날로그의 삶을 살게 된 그가 버벅대는 걸 보는 것도 나름 하나의 오락적 요소였다. 월레스를 보고 있자면, 기계에 잠식될 현대 인간의 미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핸드폰을 포함한 기타 기계들에게 점점 삶을 의지하고 있다. 지식을 찾아볼래도 백과사전을 찾아볼 바에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이 더 편해진 세상에서 월레스가 차 하나 제대로 못 우리는 건 우스워보여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도 곧 저렇게 되려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2. 그로밋이 월레스에게 충성하는 이유가 뭘까.
보다보면, 월레스는 그로밋의 주인이지만 사실은 그로밋이 월레스를 케어한다. 모든 수상한 낌새는 그로밋이 다 채고, 가끔 자기 뽕에 취해 그로밋을 무시하기도 하는 월레스의 단점을 다 이해하는 그로밋의 마음은 무엇일까. 항상 그로밋은 도움을 주는 포지션에 있을 뿐, 그로밋의 속마음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로밋에게는 그 어떤 대사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보면서 그로밋이 월레스에게 충성하는 이유가 뭘지 궁금해졌다. 그저 자신을 친구로 인정해준 고마움 때문인가, 아니면 월레스를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처럼 보는 걸까. 확실한 건 월레스는 그들이 친구 관계를 가장한 주종 관계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사실은 그들은 그냥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관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월레스는 그로밋이 없으면 안되는 건 누가 봐도 알겠지만 그로밋은 월레스가 꼭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대사로 표현된 바가 없어 그저 추측만 할 뿐이다. 자신을 친구라고 생각해주는 월레스가 가끔 사고는 치고 다녀도 '사람은 착하다'는 마인드로 케어하는 것일까 싶었다.
세상이 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을 때, 가끔은 행복했던 내 과거로 회귀하는 것도 현실 도피로 나쁜 선택은 아니다. 어렸을 때 내 자신을 보면서 잠시 추억에 잠겼다가 킬링타임으로 봐야 할 내용을 가지고 그로밋이 월레스에게 충성하는 이유까지 생각해보며 딴 생각에 빠질 수 있어서, 그렇게 잠시 즐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래저래 불평불만이 많았지만 나는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또다른 미래에 내가 지쳤을 때, 나를 위로해주는 시리즈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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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5월 3주 개봉영화!
범죄도시2 the roundup , 2022
범죄영화의 레전드! 범죄도시의 컴백!
범죄 액션 영화의 레전드 흥행 신화의 주역인 범죄도시가 후속작으로 돌아옵니다.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시리즈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인데요
"범죄도시2"는 전편의 가리봉동 소탕작전 4년 뒤를 배경으로 베트남까지 세계관을 확장했습니다
화끈하고 살벌해진 금천서 강력반이 선보일 압도적 스케일의 범죄 소탕 작전은 전편과는 색다른 재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특히 마석도 형사를 비롯한 금천서 강력반은 물론, 장첸을 이을 새로운 인물이자 최강의 빌런 ‘강해상’의 등장까지 예고해
전편을 뛰어넘는 강렬한 조합을 완성시켰습니다.
북미, 베트남, 대만, 싱가폴 등 전세계 132개국 극장 개봉확정한
첫번째 추천영화 "범죄도시2"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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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 2021
유쾌한 웃음과 찡한 눈물을 책임질 코미디영화가 온다!
영화 "어부바"는 가족과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부바호 선장 종범의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어부바호 선장 종범 역에 코미디 연기의 대가 정준호, 철없는 동생 종훈 역에는 생활 연기의 달인 최대철,
종범의 늦둥이 아들 노마 역에는 천재 아역 배우 이엘빈이 맡아 관객들을 웃고 울릴 황금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최종학 감독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소소한 내용의 즐겁고 행복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젊은 세대만 보는 자극적이고 센 장르 영화가 아닌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어바부"의 기획 의도를 밝혔는데요
'가문의 영광', '두사부일체'등 코미디로 스크린을 점령한 대한민국 대표 믿고 보는 배우 정준호가 주연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찡하고 유쾌한혈육 코미디!
두번째 추천영화 "어부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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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Le discours , THE SPEECH , 2020
유쾌한 웃음과 찡한 눈물을 책임질 코미디영화가 온다!
영화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은 낭만적인 연애를 원하지만 인간관계에는 서툴어 실수가 많은 INFP 소심남 '아드리앵'이
피곤한 연애에 지친 자유로운 영혼의 ESTP 여자친구부터
눈치 빠르고 관찰력이 좋은 ISFP, ISTP 부모님과 타인에게 무신경한 INTJ 친누나, 그리고 토론과 잘난 척을 좋아하는 ENTP 예비 매형까지
다양한 MBTI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를 담아내고 있는데요
'꼬마 니콜라'부터, '업 포 러브'까지 사랑스러운 프랑스 수작을 탄생시킨 감독 로랑 티라르가 연출과 각본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원작을 각색하는 작업부터 연출까지 모든 제작 과정에 자신의 내공을 쏟아부은 감독 로랑 티라르는
가족, 연인 사이에서 시트콤 같은 인생을 살았던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혈액형과 별자리에 이어 MBTI 성향으로 연애 궁합을 맞춰보는 트렌드에 아주 딱맞는
세번째 추천영화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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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MASS , 2021
로튼토마토 신선도 95%! 메타스코어 MUST SEE! 베니티페어 올해의 TOP10!
영화 "매스"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두 부부의 슬픔, 분노, 절망, 후회가 폭발하는 111분의 명작인데요.
일찌감치 로튼토마토 신선도 95%, 메타스코어 MUST SEE, 2021년 베니티 페어 선정 최고의 영화 TOP10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화제작입니다.
프란 크랜즈 감독은 2018년 17명의 사망자를 낳은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 사건 뉴스를 보고 난 후 운명적으로 영화를 구상하기 시작했는데요
아이를 잃은 부모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결코 섞일 수 없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모로 마주한 2쌍의 부부가
그 날 이후로 6년의 시간이 지난 어느 오후, 1개의 테이블에 마주 앉습니다.
용기를 내어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마주한 이들이지만 결국 마음에 품고 살던 감정들이 터지며
슬픔, 분노, 절망, 후회 등 격렬한 감정들이 폭발하게 되죠
슬픔, 분노, 절망, 후회에서 나아가 용서, 화해까지! 인생을 꿰뚫는 영화
네번째 추천영화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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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의 노래, 정태춘 Song of the Poet , 2021
한국 포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뮤지션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서정성과 사회성을 모두 아우르는 음악으로 한국적 포크의 전설이 된 정태춘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음악 다큐멘터리입니다.
1978년 ‘시인의 마을’, ‘촛불’로 데뷔한 정태춘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시적인 노랫말과 서정적인 음율로 ‘MBC 10대 가수상 신인상’을 받는 등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촉망받는 싱어송라이터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표현의 자유를 위해 가요 사전심의 철폐운동에 앞장서며 불의에 저항하는 등,
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길목마다 시대정신이 깃든 노래들로 시대와 호흡했죠
서정성과 토속성으로 대표되는 특성으로 한국적 포크음악을 완성의 경지로 끌어올린
디스코그래피와 독보적 음색의 보컬리스트 박은옥과의 음악적 하모니가 입체적으로 담겨 있어
음악 팬들과 영화 팬들 모두에게 필람영화로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1978년 데뷔부터 지금까지 생생하게 전해지는 시대의 공기,
정태춘이 치열하게 통과했던 시대와 음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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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게 사랑이니까, 마미 (2014)
가족과 사랑, 이 두 가지 요소는 자비에 돌란의 영화들에서 늘 존재한다. 그의 페이지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사랑의 환희와 아픔을 맛보고, 혼란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리고 이런 인물 곁에는 항상 그들의 가족이 맴돌고 있다. 돌란은 그 중 ‘엄마’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이자 그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단 하나뿐인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낸다.
<마미>는 ‘엄마’의 전형적인 틀에서 다소 벗어난다. 다시 말해 자식을 향한 헌신적이고 자애로운 사랑을 다루지는 않는다. ADHD와 애착 장애가 있는, 다소 불안정한 스티브가 보호시설에서 나온 뒤 엄마 디안의 모험 같은 나날이 시작된다. 극의 초반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교통사고처럼, 그들의 하루하루는 예측할 수가 없다. 둘은 집 안의 물건이 부서지도록 살벌하게 싸우기도 하고, 행동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며 언쟁을 벌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너무도 사랑한다. 디안은 다정함보다는 특유의 발랄함과 불같은 성격이 돋보이는 엄마로, 스티브와 치고받는 하루가 가장 평범한 날이다. 이들의 일상 속, 이웃집에 사는 카일라가 합류하게 되며 그들의 시간은 더욱더 다채로워진다.
디안, 스티브, 카일라는 모두 자신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디안은 남편을 잃고 통제가 어려운 아들을 시설에 보낸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만 했다. 스티브는 아빠를 잃고 그 상처로 인해 급격히 행동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카일라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말을 더듬게 된다. 그의 방에 놓여있던 남자아이의 사진으로 보아 그의 아들과 관련된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이들은 각각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통해 그 결핍을 조금씩 채워간다.
<‘마미’만의 아이덴티티_색감(빛)과 화면 비율, 그리고 사운드트랙>
이들이 함께하는 순간들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대범하고, 강렬한 색감들로 둘러싸여 있다. 눈부시게 쨍한 푸른 하늘과 디안의 화려한 옷들, 스티브를 둘러싼 노란빛들은 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들과 확연히 대비된다. 특히 스티브의 등장 장면은 그가 사랑스러운 아이임을 한눈에 보여준다.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보호시설에 도착한 디안에게, 인터폰을 통해 쏟아지는 험한 말들로 스티브의 충동적이고 거친 면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일종의 긴장감이 생기지만, 문을 열고 나오는 그는 예상 밖의 모습이다. 엄마를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환한 미소를 가진 천진난만한 아이이다. 이때 유난히 디안과 스티브를 비추는 빛은 너무도 따스하다. 극 중 등장하는 옆광의 활용 또한 인상적인데, 인물보다는 뒷배경의 색이 돋보이며 불안정한 인물의 모습을 강조한다. 신문의 구인광고면을 보며 일자리를 찾는 디안과 홀로 남겨진 스티브를 이렇게 표현함으로써 그들의 감정을 대신해 준다.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화면 비율도 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라 확연히 차이를 둔다. 일반적인 화면비와는 다른 1:1의 비율을 유지하는데, 이로 인해 불필요한 것들은 덜어내고 손과 눈빛 등의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이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도록 의도했다고 한다. 줄곧 정사각형 비율을 유지하던 화면은 두 번 넓어진다. 한번은 세 인물의 행복한 순간, 다른 한 번은 엄마가 스티브의 미래를 상상하는 순간이다. 넓어진 화면을 통해 일종의 해방감을 선사하지만, 곧바로 인물이 막막한 현실을 인식함에 따라 화면은 다시 닫힌다. 이 두 장면은 어쩌면 이들이 가지지 못할 평범하지만, 먼 꿈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영화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화면의 크기로 확실히 각인한다.
사운드트랙 또한 그중 일부이다. 돌란의 영화 속 노래들은 인물의 상황이나 감정이 묻어나오는데, 이는 대사의 또 다른 연장선이기도 하다. <마미>에 흘러나오는 대부분의 곡은 의도된 배경음이 아닌 인물의 일상에서 나온다. 스티브가 CD 플레이어를 작동시키거나, 카일라가 차 안에서 듣는 것처럼 인물이 주체적으로 음악과 함께한다. 여러 노래가 있지만, 세 가지만 소개하겠다. 스티브의 첫 등장씬에서 나오는 Dido의 White Flag의 가사를 주목해 볼 수 있다. 항상 너를 사랑할 거고,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가사는 디안의 스티브를 향한 마음을 읽는 것만 같다. Ludovico Einaudi의 Experience라는 곡은 감독이 <마미>를 만들게 되는 첫 시작점이 되었다. 곡을 듣고 난 후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떠올렸던 돌란은 이 영감을 영화에 녹여냈다. 극 중 엄마 디안의 상상 장면에 쓰이는 노래에 맞게 화면은 잡을 수 없는 미래처럼 뿌옇다. 마지막, 밖으로 달려 나가는 스티브와 함께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Lana Del Rey의 Born To Die는 제목에서부터 의미가 있다. 여기서 Die는 그의 엄마인 디안 다이 데프네의 미들 네임으로, 스티브의 엄마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대신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마미>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낸다.
<사랑과 구원은 별개에요>
영화에서 제시한 가상의 법안인 S14는 이렇게 말한다. ‘행동 문제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위험에 처할 경우, 법적 절차 없이 아이를 공공병원에 위탁할 수 있다.’ 이는 디안과 스티브의 삶에 화두를 던지는 부분이자, 엄마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이를 공공병원에 위탁하는 것, 과연 이 행동이 엄마로서의 잘못된 방식인지, 그렇다면 과연 보호자로서의 옳은 행동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과 구원은 별개에요.’ 스티브가 나아지지 않을 거라 여긴 보호시설 직원이 한 말이다. 이에 디안은 비관적인 사람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며 당당히 맞섰지만 현실의 무게는 버티기에 쉽지 않다. 결국 디안은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고, 이들은 또다시 이별하게 된다. 여기서 그의 태도가 <마미>에서 말하고 싶은 바이다. 디안은 희망이 있기 때문에 스티브를 병원에 보낸 것이라고 하며, 그렇기에 자신은 늘 승자였다고 한다. 그의 말이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절대적인 부모의 역할은 없다고 말한다. 이들의 관계에는 균열이 생겼지만, 이는 곧 회복될 것이란 희망을 품고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감정과 꿈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돌란의 말처럼,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승리자이다. 어쩌면 사랑과 구원은 별개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행동 또한 사랑의 다른 형태로써, 이들이 가장 잘하는 이 감정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고, 그렇기에 희망을 품을 이유가 충분하다.
‘마미’는 어린 시절 아이가 엄마를 부를 때 주로 사용하는 말로 여겨진다. 영화의 제목을 보편적으로 엄마를 지칭하는 말인 ‘마더’가 아닌 ‘마미’로 표현한 것에는 분명 남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늘 엄마를 위해 살겠다는 스티브의 애정 어린 표현이자, 언제나 우리를 제일 사랑하는 그들에게 바치는 돌란의 존경 담긴 메세지가 아닐까. <마미>는 그렇게 결국 현실에서 구원해주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사랑과 희망을 놓지 않는 이들의 삶을 낭만적으로 말한다. 엄마와 아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필연적이다. 엄마는 스티브가 항상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곳이자, 우리에게도 그런 장소이다. 이들은 불안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항상 서로에게 의지한다. 마지막 병원에서 달려 나가는 스티브 또한 디안과 같은 생각일 것이다. 좀 더 나아질 것만 같은 앞으로의 나날들, 그 한 줄기 빛은 나의 엄마, 그리고 사랑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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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타니안 영화 후기 / 911테러 혐의자들에 대한 충격적인 대우 / 관타나모 다이어리 원작 / 실화바탕 /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수상작 /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언제나 멋있다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모리타니안” 후기입니다.
엔드크레딧과 병행하는 실제 인물들의 감동적인 쿠키영상이 있습니다.#911테러, #관타나모수용소, #실화바탕, #베네딕트컴버배치, #조디포스터, #골든글로브여우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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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톨: 함정> 메인 예고편
늦은 밤 홀로 우버에 탑승한 ‘캐미’는
낯선 길로 들어서는 운전사 ‘스펜서’가 의심스럽다.
그 순간 발생한 정체불명의 사고.
“이 도로는 폐쇄됐으니 우회하여 통행료를 낼 것”
휴대폰도 차도 고장 난 새벽 3시,
두 사람은 도움을 구하러 가까운 마을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를 맴돌고 있을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섬뜩한 존재가 서서히 다가오는데…
‘그’의 세계에 갇힌 자. 통행료는 오직 죽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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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본인 출연, 제리> 메인 예고편
부국제 화제작 〈본인 출연,제리〉 메인 예고편 전격 공개! 이 이야기는 실화이자, 당사자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기한 작품이다. 40년 전,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대만에서 미국으로 온 평범한 아저씨 '제리'. 은퇴 후 플로리다에서 지내던 '제리'는 어느 날 중국 본토 경찰의 전화를 받고, 그가 대규모 국제 돈세탁 사건의 주요 용의자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이번 일로 중국으로 송환되어 체포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은 '제리'는 혐의를 벗기 위해 가족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경찰 임무에 뛰어드는데...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고된 임무의 끝은 어디로 향할까? 과연 '제리'는 임무를 완수하고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본인 출연,제리〉 11월 13일 극장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