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9-13 13:55:06
환상 속의 썸머에서 현실의 어텀으로.
영화 <500일의 썸머> 리뷰
마크 웹의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 레빗과 조인 데이셔넬을 중심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처음부터 너무 달랐던 그들이 언제나 그 계절에 머무를 수 없는 시간 같은 사랑을 담았다. 겹겹이 쌓였지만 조각조각 흩어진 500일의 시간은 어떤 계절을 담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사랑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부분들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을 톰과 서머의 관계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같은 계절에 있지만 사뭇 다른 온도에 머무는 톰과 썸머의 모습을 보여준다. 썸머에게 운명을 느끼며 조금씩 다가가는 톰, 자신만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는 썸머에 좌절감을 느낀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가고 어떤 계기에 의해 관계가 진전되며 그들은 시작하게 된다. 온도는 다르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같아서 좋은 기억이든, 좋지 않은 기억이든 함께 할 수 있었다. 톰의 500일 중에 어떤 날도 썸머가 빠지지 않지만 함께할수록 환상이 조금씩 벗겨지며 현실로 바뀌며 그 운명은 조금씩 깨져간다. 하지만 그 운명이 깨지는 것을 아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엔 아직 어리석었기에 한참 후에 깨닫게 되었다. 운명은 없지만 우연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기에 계절이 바뀌면서 여름을 놓아주고 가을을 맞이한다. 링고 스타보다 건축이 더 잘 어울리는 계절로.

지극히 톰의 관점으로 비치는 이 영화는 서머를 나쁜 사람으로 규정한다 라기 보다는 그때 나이의 미숙했던 톰이 서머를 환상 속에 가두어놓고 생각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는 장면이 그를 뒷받침한다. 늘 나서지 않고 소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고 가볍다고 생각했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톰을 이용한다고 생각했지만 깊고 진했던 썸머의 사랑을 다 이해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썸머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장면을 통해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자신에 취해있다는 것이 썸머의 시선에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만큼 그의 시선에 가려진 여자 주인공의 시점도 궁금해진다. '500일의 톰'을 보고 싶어졌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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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위도우>,나쁜 아빠 죽이고 이상한 아빠 이해하기
오랫동안 기다린 마블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블랙 위도우>!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나타샤의 영웅성이 발휘될 수 있었던 지점!
'소울스톤'을 구하여 인류를 구원할 수 있었던 나타샤 힘의 원천을 발견한 것이다!
나타샤가 가진 진짜 힘의 원천!
왜 소울 스톤을 구한 것은 '나타샤'이어야 했는지!
블랙 위도우, 나타샤
<블랙 위도우>에는, 나타샤의 두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 두 아버지 중 친아버지는 없다. 나타샤는 자신의 친아버지를 모른다.
친아버지의 이름은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 소울 스톤을 구하러 갔을 때, 레드스컬에게 처음 듣는다.)
나타샤가 성장하는 과정 중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두 인물, 나름의 아버지상으로 다가간 두 인물!
위 : 드레이코프 장군/ 아래 : 알렉세이 (레드가디언)
#드레이코프 장군은, 오갈데 없는 어린 소녀들을 데려다가 혹독한 훈련을 시켜 최강의 암살자 스파이 부대, '위도우'들을 육성하는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약하고 결함있는 소녀들을 가차없이 죽인다. 그는 화학물질로 위도우들의 뇌를 세뇌시켜, 자기 마음대로 위도우들의 행동을 조정한다.
#알렉세이(한때, 레드 가디언)는, 드레이코프 장군의 최측근으로 미국에서 나타샤를 비롯해 다른 세명의 스파이들과 '가짜 가족' 행세를 하며 3년간 살았다. 미국에서 가짜 가족들과 함께 탈출한 뒤에 좌천되어 감옥에 갇힌다.
영화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가 이 두 아버지와의 관계를 매듭짓고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영웅의 속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서부터 암살자 스파이 조직의 일원으로 길러진 나타샤는,
어린 시절 3년간 미국 오하이오에서 다른 스파이 요원들과 함께 '가족' 행세를 하며 산다.
위 : 어린 나타샤(언니 역) / 아래 : 어린 옐레나(동생 역)
위 : 알렉세이(아버지 역) / 아래 : 멜레나(어머니 역)
3년간 미국 오하이오에서 '가족' 행세를 하며 살았던, 나타샤, 옐레나, 알렉세이, 멜레나.
그러나 갑작스레 가족 행세를 멈추고 억지로 흩어지게 되면서,
각자의 혹독한 삶을 스스로 생존하게 되면서,
가족 보다 못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나타샤와 옐레나
다시 만나게 된 나타샤와 옐레나는, 처음에는 엄청 치고받고 싸우고 난리가 나지만,
공동의 적을 무찌르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
위도우들 뇌에 화학물질을 주입시켜 그들의 정신과 몸을 지배하는 '드레이코프' 장군을 함께 무찌르기로 한 것이다.
포악하고 잔인한 아버지상, 드레이코프
드레이코프는 모든 위도우들을 탄생시킨 인물, 모든 위도우들의 아버지이다.
위도우들의 뇌를 세뇌시켜 그들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다.
위도우들은 '자유 의지'가 없다.
싸우다 다치면, 드레이코프는 스스로 자살하게 만든다.
죽고 싶지 않아도, 위도우들은, 소녀들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죽어야만 한다.
이 얼마나 포악하고 잔인한 아버지상인가.
자녀를 자기 소유물로 여기며, 자기뜻대로만 움직이게 만드는 아버지.
자기 뜻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가차없이 벌을 내리는, 잔인하고 무서운 아버지.
#정말로 소름돋았던 장면.
블랙 위도우가 드레이코프를 공격하려고 하는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장면이 있었다.
내 냄새만 맡아도 너희는 두려움에 떨어 나를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드레이코프는 냄새로 위도우들을 조정한다.
드레이코프의 냄새를 맡으면 몸이 굳어져서, 드레이코프를 공격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냄새만 맡아도, 몸이 굳어지게 된다니..
소름돋으면서도, 너무나 정확한 현실 묘사가 아닌가.
정말 그렇다. 내가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에 갇혀 있으면,
그 두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한 채, 몸이 굳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알지만, 그 잘못된 것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 두려움은 스스로 깨야한다.
나타샤는, 스스로 그 두려움을 깨부수고,
드레이코프를 공격한다.
그리고 결국 나타샤와 옐레나 자매는 (알렉세이와 멜레나의 도움을 받아) 나쁜 아빠 죽이기에 성공한다!
오랫동안 그들에게서 '자유 의지'를 빼앗았던, 그들을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처럼 여겼던 나쁜 아버지를 없앤 것이다!
나쁜 부모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면,
그 자녀는 평생 '감옥'에 갇혀 살게 된다!
살아있어도 진짜 살아있지 않은 상태!드레이코프가 살아있는한, 위도우들은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능력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휘해야만 하는,
조금의 실수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자유의지가 없는,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없는 상태가 된다.
살아있어도 진짜 살아있는 것이 아닌 상태.
나타샤와 옐레나가 '나쁜 아빠'를 물리치기 위한 과정에서 반드시 재정립해야 했던 관계가 있었다!
바로 가짜 아빠, 가짜 엄마라고 우겼던, 알렉세이와 멜레나!
특히 알렉세이는 그들에게 우스꽝스럽고 이상한 모습일 뿐이었다.
당신들은 나의 진짜 부모인적 없었다!
당신들은 가짜다!다시 만난 네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다가 말다툼을 하게 된다.
다시 만나 함께 식사를 하게 된 네 사람은 그간의 감정이 폭발하여 싸우게 된다.
그러나 결국 그 싸움 끝에 깨닫게 된 것은,
아, 이게 찐이다!
잠시동안이었지만, 이 '가짜 가족' 행세를 하며 살았던 시기가,
이들 모두에게는,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유일한 추억거리. 유일한 진짜의 기억.
드레이코프에게 조정당하는 삶이 아닌,
유일하게 자신들의 의지로, 소망으로, 기쁨으로 가득했던 시간!
서로가 가짜였다고 우겨보지만, 이들에게 진짜로 남아있는 것은 역시 서로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블랙 위도우, 나타샤의 영웅적 자질이 완성된다!
내가 가짜라고 여기던 것이 진짜였구나! 내가 가진 것이 진짜구나!
나에게도 진짜 가족이 있구나!부정적으로 여기던 것의 또 다른 측면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
가짜라고만 여기던 것의 새로운 속성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나타샤가 가진 진짜 힘, "사랑"이 완성된다.
왜 '소울스톤'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는 것은 '나타샤'이어야만 했나!
'
소울 스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한 나타샤 (어벤져스 : 엔드게임 중)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를 넘어서서, 그 이상의 진짜 '가족'을 사랑할 줄 아는 나타샤야 말로, 나의 영혼과 소울 스톤을 맞바꿀 정도의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함께 소울스톤을 구하러 갔던 호크아이는, 오직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에 집중한 인물이다.
소울스톤을 구하러 간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
자기 가족들이 사라졌을때, 아내와 아이들이 사라졌을 때,
그 비통함을 참지 못해 막무가내 살상을 벌인다.
그가 최우선으로 신경 쓰는 것은 그의 아내와 아이들, 혈연관계로 구성된 가족들이었다.
그러나 한번도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나타샤는,
혈연을 넘어서는 가족 관계를 맺는 것의 의미를 몸소 깨닫는 인물이다.
얼핏 가짜처럼 보이는 것의 또 다른 측면, 새로운 진실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인물이다.
그래서, 나타샤는 '소울 스톤'을 구하기 위해, '진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다.
진짜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혈연 관계를 넘어선 가족들을 진짜 사랑할 줄 아는 힘이,
인류를 구원하는 가장 결정적이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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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틀 오퍼레이션
- 언젠틀 오퍼레이션2차 세계전쟁에서 연합군이 독일군과 맞서 싸우는 영화는 수 백, 수 천 편이 넘지만, 크게 보면 '전쟁 영화'와 '액션 영화'로 나눌 수 있다. 전쟁의 참혹함,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비극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독일군에게 몰살당하는 유대인 서사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이룰 정도로 많다. 반면 2차 세계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은 '독쏘 전쟁'에 관한 영화는 과거 '쏘련'과 지금의 '러시아'를 중심으로 '쏘비에트 연방'이었던 나라들에서 아주 적게 창작되는 수준이다.2차 세계전쟁의 승리는 분명 연합국의 승리가 맞지만, 전쟁 초반에 해당하는 1941년에 독일군이 '쏘련'을 침공하면서 벌어진 '독쏘 전쟁'에서 쏘련군과 쏘련 국민은 무려 3천만 명 넘게 사망하면서 마침내 독일군을 궤멸한다. 독일이 쏘련을 침공한 건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2차 세계전쟁에서 독일이 지는 결정적 원인이 되는데, 과거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다 패하면서 결국 권력을 빼았긴 것처럼, 히틀러 역시 '쏘련'에게 지면서 자신의 죽음을 앞당겼다.미국이 2차 세계전쟁에 참전한 시기는 1941년 일본군이 하와이를 공습하면서부터다. 이때까지도 미국은 2차 세계전쟁에서 중립을 지키려 했지만, 일본군의 도발로 전쟁은 유럽에서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제외한 지구 전체의 국가들이 전쟁에 휘말리게 되고,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전쟁으로 기록된다.'언젠틀 오퍼레이션'은 2차 세계전쟁의 핵심 국가 가운데 하나인 영국이 독일과 싸우는 다양한 내용 가운데 '특수전'을 다루고 있다. 가이 리치 감독은 예전에 '맨 프롬 엉클'에서 영국, 미국, 소련 스파이가 힘을 모아 핵폭탄 제조를 하려는 테러 집단을 궤멸시키는 스파이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맨 프롬 엉클'은 정통 스파이 영화로, 미장센이나 스토리가 나쁘지 않았으나 흥행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군의 공식 작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언젠틀 오퍼레이션'도 '맨 프롬 엉클'과 궤를 같이 하는데, 2차 세계전쟁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영국 특수부대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을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다. 두 영화 모두 특수부대가 독일군을 궤멸하는 내용인데,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 '2차 세계전쟁'을 배경으로 한 창작 영화라면,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이 다르다.가이 리치 감독이 왜 이 영화를 만들려 했을까. 그는 '맨 프롬 엉클' 같은 스파이 영화, '셜록 홈즈' 같은 탐정 영화, '더 커버넌트' 같은 리얼한 전쟁 영화도 만들지만, 가이 리치를 상징하는 영화는 갱 영화다. 그의 데뷔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배럴즈'의 충격적으로 놀라운 연출과 서사는 그 전까지 어떤 감독도 구현하지 못한 영화적 상상력이었으며, 연출 방식이었다.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한 서사 구조와 결정적 장면에서 화려하고 놀라운 슬로우모션을 보여주면서, 스토리, 미장센, 대사, 연기, 연출 등 영화의 모든 요소를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보여준 영화가 '록, 스탁 앤 투 스모킹배럴즈'였고, 이후 '스내치', '리볼버', '락큰롤라', '젠틀맨' 등에서 가이 리치의 장점은 잘 드러났고, 그의 장점이 드러난 영화는 대개 흥행에도 성공했다.'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순한 맛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버전으로 보인다. 주인공들이 독일군을 가을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처럼 한꺼번에 쓸어버리고, 독일군을 잔혹하게 사살하는 장면도 가끔 보이지만, 그래도 전반적 분위기는 정통 드라마 또는 코미디에 가깝다.가이 리치 감독이 '얌전하게' 연출한 이유는 알 수 있다.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실제 인물이 존재하며, 영국이 독일을 상대로 싸워서 이긴 작전 가운데 보기 드문 특수작전이며, 이 작전에서 영국이 자랑하는 윈스턴 처칠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영화에서 윈스턴 처칠은 자주 등장한다. 대서양에서 연합군의 군함과 상선을 닥치는대로 파괴하는 독일군 잠수함 '유보트'의 존재는 영국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아직 전쟁 초기인 1939년부터 1941년까지 영국은 독일에게 엄청난 공격을 당하면서 거의 고립되는데, 미국에서 보내주는 물품이 대부분 배에 실려 오고 이 과정에서 독일 유보트가 상선을 공격해 침몰시키면서 영국 국민은 식량이 부족해 고생한다.또한 1940년부터 1941년까지 독일 공군은 영국 상공 위에서 폭탄을 투하해 영국 도시를 파괴한다. '더 브리츠'라고 부르는 이 '대공습 작전'은 영국의 각료 일부가 독일에게 항복하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물질적 피해도 컸고, 국민의 심리적 공포도 심각했다.이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독일 유보트가 대서양에서 사라지는 것이고, 잠수함 대 잠수함의 전투에서는 영국이 이길 방법이 없다는 걸 잘 아는 윈스턴 처칠은 독일 유보트를 지원하는 함대를 궤멸시켜 보급을 차단하면 자연스럽게 잠수함들이 움직이지 못할 거라고 판단한다. 결코 쉽지 않은 작전은 분명했고, 이 작전을 위해 윈스턴 처칠과 군 고위 장성 몇 명만 아는 특수부대를 구성하고, 이 몇 명의 대원이 작전을 수행한다.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이때 이미 영국은 독일군이 주고 받는 무선 통신의 암호문을 어느 정도 해독할 수 있는 상태였다. 유명한 영국 과학자 엘런 튜링이 만든 암호해독기는 나중에 컴퓨터로 발전하는데, '암호의 역사'에서 보면, 엘런 튜링이 2차 세계전쟁에서 연합군이 승리하는 수 많은 역할 가운데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이런 영국군의 암호 해독과 정보를 바탕으로 영국군은 독일 해군 가운데 유보트를 지원하는 함대가 아프리카 중립국 해역에 머물고 있다는 걸 확인한다.이들은 특수부대인 만큼 전면전을 펼치지 못한다. 모든 작전은 은밀하고 조용하게 진행되며, 가장 효율적으로 독일군에게 궤멸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장 화려한 장면이 나오지만, 그 장면도 가이 리치 영화로 보면 매우 점잖은, '젠틀한' 장면으로 보인다.제목은 '언젠틀'이라고 썼지만, 사실 내용으로는 '젠틀'한 편이다. 그래서 아쉬운 건, 영화에서 가이 리치의 특징을 살리는 연출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화 성격상 차분하게 연출해도 재미있을 거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영화의 재미, 연출의 개성, 영화적 상상력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가이 리치의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쉽다.1941년, 일본군이 하와이를 공습하면서 미국이 2차 세계전쟁에 전격 참전하는데, 이때부터 미국은 연합국의 '군수물자 지원' 중심 기기 역할을 한다. 미국은 당시 독일군과 맞서 싸우는 '쏘련'에게도 수천만 톤의 무기와 식량, 장비를 공급했으며, 영국으로도 그 이상의 무기, 식량, 장비를 공급했다.독일군을 비롯 유럽의 연합국 전체가 생산하는 무기보다 미국 한 나라에서 생산하는 무기가 수십 배 이상 많았기에, 대서양에서 유보트가 침몰시키는 상선보다 미국이 생산해서 내보내는 배가 더 많았다. 전쟁은 그 나라가 가진 모든 재화를 쏟아부어 치르는 엄청난 소모전이라는 걸 생각할 때, 미국처럼 상상 이상의 놀라운 생산성을 가진 나라는 그때까지 역사적 사례를 찾을 수 없었다.2차 세계전쟁에서 연합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여러 조건이 있지만, 미국이 참전하고, 미국에서 만든 전쟁물자가 유럽으로 날마다 공급되었다는 사실은 결정적이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을 조금 더 재미있게 보려면, 윈스턴 처칠이 독일에 항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는 과정, 엘런 튜링이 발명한 암호해독기와 암호부대가 독일군 암호문을 풀어내는 과정, 쏘련이 독일군에 맞서 동부전선에서 궤멸 직전까지 가는 피해를 입으면서도 끝까지 스탈린그라드를 사수하는 과정 등을 함께 이해하면 이 영화가 2차 세계전쟁에서 드러나지 않은 또 하나의 특수작전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는 걸 알 수 있다.
- 이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참석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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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일본스러움, 혹시... 나도?
* 이 리뷰는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지금은 기후위기라고 쓰지만 그 당시에는 기후변화가 더 익숙했기에 기후변화라고 씁니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스스로를 '외계인'이라고 지칭했다. 나의 영감 노트는 'Inspiration of Alien(외계인의 영감)'였고,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출석을 부를 때 공식적으로 외계인이라고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재밌게도 나의 장래 직업에 꽤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천문학자였다.
사실 이 영화는 알고 본 영화가 아니었다. 원래는 영화를 보기 전에 그래도 사전 탐색을 좀 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책(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의 다른 책)을 구매하면서 쓴 기대평이 당첨되면서 보게 되었다. 그래도 조금 찾아보긴 했다.
감독이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것, 원작에 핵에 관련된 것을 기후변화로 변경했다는 것 정도, 작가의 다른 책인 '목숨을 팝니다'를 읽어본 바로는 이 영화도 좀 난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 정도였다.
시사회였지만 시사회 같지 않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영화는 시작되었다. 아무런 광고도 없이 시작되었다. 그런 시작은 처음이었다. 왜 청소년 관람불가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청소년 관람불가라고 할 만한 장면은 한 장면뿐이었데 잘라내도 무관한 장면이어서 오히려 잘라내고 등급을 낮추는 게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잘라내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싶었다.
일본식 유머 코드가 잔뜩 배어 있으면서 끝으로 가면서 그 웃음기가 사라져 버리는 그런 영화다.
아빠는 화성인, 엄마는 지구인, 아들은 수성인, 딸은 금성인.
진짜인지 아닌지 끝까지 애매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책을 읽어보고 싶은 느낌이었다. 근데 아마 책을 읽어도 비슷했을 거다. 목숨을 팝니다의 결말도 비슷했으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하는 생각은 다른 곳에서 왔다.
지난 환경의날에 환경영화를 본다고 <킹 오브 썸머>라는 영화랑 <판도라>를 봤다. 그런데 환경영화제에서 상영을 했다던 <킹 오브 썸머>보다 이 영화가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해 더 잘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인은 지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고민, 그 다양한 고민들을 영화 속에 모두 담고 있었다. 사실 그게 재미있다.
기후변화는 인간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원래 지구가 가지는 속성(간빙기)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라는 주장(나는 사실 이것도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을 수성인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외운 것이 아니니까 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지구인은 오만하다. 지구를 자기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자기들 때문에 그렇게 된 것처럼 생각한다.
자신들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화성인인 아빠는 모든 것(직장, 가족)을 포기하면서 지구인들이 변해야만 지구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주 연합이었던가!?
위에서도 언급했듯 원작은 기후변화 대신 원자력발전소와 핵전쟁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책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가까운 시일에 누군가 나에게 환경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아름다운 별'을 추천해 줄 것 같다.덧 1. 하지만 일본식 개그가 재미없다면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덧 2. 은근 유명한 배우들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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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덤 프로젝트 / The Adam Project, 2022
갑작스러운 "라이언 레이놀즈"의 휴식 선언은 놀라우면서도, 한 편으로 납득이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에도 <킬러의 보디가드 2>와 <프리 가이>, 그리고 <레드 노티스>까지 3편의 영화와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의 더빙까지 했으니까요. (이 중 <프리 가이>와 <레드 노티스>는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
근데, 이런 발언과 달리 그는 여전히 작업 중이었나 봅니다.
<데드풀 3>의 작업 중에도 이번 3월 11일에 "넷플릭스"에 공개한 <애덤 프로젝트>는 <프리 가이>의 "숀 레비"감독과 함께한 2번째 작품인데요.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애덤 프로젝트>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2050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조종사는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을 치는데요.
그리고, 2022년 학교에서 한 아이는 얻어맞고 정학을 당하고는 집에 홀로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집 앞에 있는 숲에서 아까 그 피를 흘리는 조종사가 아이의 눈앞에 나타나는데요.
당황도 잠시, 조종사는 익숙한 듯이 집안을 찾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와 조종사 모두 "애덤"이기 때문인데...'또드풀'이 나선다!
1. 다른 메뉴도 잘하는 분께서...
앞서 말했듯이 남들은 1년에 1편 개봉하기도 어려운데도 "코로나19"에 그것도 <킬러의 보디가드 2>와 <프리 가이>, <레드 노티스>, 그리고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의 더빙까지 더 바쁘게 보낸 "라이언 레이놀즈"입니다.
근데, 이런 바쁜 활동과 다르게 관객들이 그에게 느껴는 피로도는 분명히 존재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나왔던 영화 모두가 하나같이 똑같은 캐릭터들인데, 사실 이런 문제점은 <데드풀2016>이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바입니다.이제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로 읽힌다.
물론, 하나같이 다른 제목들과 다른 내용인데도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유사함은 지울 수가 없는데요. (하다못해 "피카츄"마저 "데드풀"로 만들었으니...)
이런 이유에는 조심스레, 연기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팬들이 있겠지만 사실 그는 연기를 꽤 하는 배우입니다.
잘생긴 얼굴에 맞게 "로맨틱 코미디"도 잘하나, <베리드2010>만봐도 그의 연기력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실 겁니다. (그래서, 살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2. 어딜 가도, 데드풀이구나!
그럼에도, <애덤 프로젝트>를 기대한 이유에는 이를 연출한 감독이 <프리 가이>의 "숀 레비"감독이기 때문입니다.
<데드풀>과 <킬러의 보디가드>를 제외하고는 성공적이었던 결과물임을 생각하면, 이들의 <애덤 프로젝트>는 충분히 그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결과부터 말하면 익숙한 "데드풀(?)"이 나온 오락 영화이었습니다.다양한 '데드풀(?)'들이?
앞서 말했듯이 영화 <애덤 프로젝트>는 2050년과 2022년의 "애덤"이 사로 과거에서 만나 미래를 구하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여기서, 보이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여전히 "데드풀(?)"인데 재밌는 건 이를 연기한 아역배우의 연기입니다.
극 중 똑같은 "애덤"이기에 똑같은 모습은 곧 똑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 점에서 그를 연기한 '알렉스 말라리 주니어'의 연기력은 '추후 어떤 영화에 나올지?'를 충분히 기대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마크 러팔로"가 아빠이니까, 피는 못 속이겠죠)3. 그래도, 아는 맛은 포기 못하지!
무엇보다 <애덤 프로젝트>는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입니다.
여기에 이야기를 점점 듣다 보면, "가족"과 연관된 작품으로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 중 아빠를 잃은 "애덤"을 시작으로 아내를 잃은 "애덤", 남편을 잃은 "아내", 그리고 일이 바빠서 가족을 잊은 "아빠"까지 이 모든 결핍들을 "시간 여행"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소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생각 외로 흥미진진합니다.복잡함은 잠시, 미뤄두고...
흔히, 작품에서 "시간 여행"을 사용하면 번복하지 말아야 하는 규칙들로 극의 긴장감을 불러 모으지만 어려움을 호소하게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애덤 프로젝트>는 어려움은 미뤄둔 채,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극 중 22년의 "애덤"이 50년의 "애덤"에게 "멀티버스"의 개념을 말하지만, "영화를 너무 봤구나"로 정리하는데요.
이외에도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연상시키는 "자기봉", <터미네이터> 등의 언급은 "데드풀(?)'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유머까지 가벼이 즐기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결국, "숀 레비"는 <데드풀 3>의 감독으로 결정되었다.
: 재밌는 건 <프리 가이>를 "디즈니"가 만들어둔 <데드풀 3>의 가이드라인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그럴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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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여성, 실패시대
이번,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내가 생각한 특이점은, ‘아르헨티나’ 영화와 여성 스포츠 영화가 많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여성-창작자’와 더불어서 말이다.
올해는 총 세 번의 불면의 밤이 있었는데, 각 회차별로 주제의 핍진성이 좋았다. 영화의 통일된 연결고리가 있어 보다 더 흐름이 자연스러웠다고 할까. 심야상영 1은 <내 생의 마지막 파티>, <배아 애벌레 나비>, <헌팅 데이즈> 적극적이며 활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리듬감 있는 영화로 구성되었다. 심야상영 2는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그녀는 코난>,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로 부천영화제가 떠오르는 라인업인데, 장르적으로 두각이 나타나는 영화들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관람한 심야상영 3는 <울라>, <플라멩코의 여왕, 싱글라>, <시대의 아이콘, 신디 로퍼>로 여성 아티스트의 전기 영화들로 채워졌는데 특히나 음악과 관련된 영화들이라, 영화관에서 큰 사운드로 들을 수 있음에 참 좋았다.
그리고 시네필전주 섹션으로 “샹탈 아커만 + 아녜스 바르다, 영화로의 여행”을 관람하였는데, 여기서 ‘비바! 바르다’라는 작품과 심야상영에서는 ‘울라’, ‘시대의 아이콘, 신디 로퍼’ 이렇게 세 편이 갖고 있는 공통된 메시지가 있어 하나로 묶어 소개하고 싶었다.
바로 ‘실패하는 여성’의 이야기라는 것 (그것도 아주 많이). 그들의 성공에는 늘 수많은 실패가 따라왔고, 수많은 실패가 있었기에 더욱 빛나는 사랑이 있다. 이것은 성공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공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을 하겠다는 그들의 실패기이다. 실패가 낳은 성공보다는, 실패에도 꺾이지 않은 그 고집들에 용기를 얻는다.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닌, 실패로 향하는 길에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는 단단함과 사랑이 미련함과 무모함이 얼마나 대단한 힘인지 보여준다.
<비바! 바르다>
-피에르 앙리 지베르
시놉시스
아녜스 바르다는 프랑스 뉴웨이브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영화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움을 발명했고, 확고한 자신만의 스타일로 단번에 바르다표 영화임을 구분 짓게 하는 영화 세계를 구축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비바! 바르다”는 누벨바그란 낯설고, 아녜스 바르다의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아녜스 바르다 감독에 대하여 입문하고 싶다면 보기 딱 좋은 친절한 영화다.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아녜스 바르다의 전기 영화로, 바르다의 예술의 세계를 시대의 흐름대로 쫓아간다. 그의 사진작가 시절부터 ‘아녜스 바르다’라는 아이콘의 탄생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마치 ‘아녜스 바르다’라는 과목의 기본서를 보는 것 같다. 그가 어떤 계기로 예술을 시작했는지, 바르다가 고집하던 예술적 태도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사회에서 그의 존재가 희미해졌다가 뚜렷해지는 곡절까지 하여 바르다를 총망라한다.
나는 그저 누벨바그의 유일한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로 알고 있었던 지라 그가 그렇게 많은 실패를 했는지 몰랐다.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 이후 조명받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집밖을 나가기 더 힘들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집에 영화 사무소를 만든다. 영화 의뢰를 받는 사무소였는데, 생각보다 제작을 맞기거나 투자해주는 이가 없어 아녜스의 제작 스튜디오로 사용되었다. 그는 자신의 환경에 관해 멈추지 않고, 어떻게든 문제를 돌파한다. 또 그의 거침없는 입담까지 참 매력적이었다. 바르다의 주변인물의 말에 의하면 바르다는 권위적인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언제나 약자의 입장에서 강자에게 거침없이 말을 내뱉었다는 것을 보면, 바르다의 권위는 통쾌한 구석이 있다. 늘 밑바닥부터 쳐다보고, 버린 감자일지라도 자신의 영역으로 가져와 그의 창의력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한다. 그의 재기 넘치며, 독창적이고, 꺾이지 않는 태도가 우리가 생각조차 하지 않던 일상을 새로운 것으로 발굴한다.
일상에서 새로움을 창조하는 바르다의 방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한계가 있더라도 그 한계마저도 창조적 영역의 확장을 이룬다. 이런 그에게 실패란 결국 또다른 창조물의 하나가 되는 셈이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여 ‘아녜스 바르다’라는 아이콘까지 만들어냈다. 그의 방식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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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라>
-아그네즈카 이반스카
시놉시스
<울라>는 슈퍼 8 카메라로 촬영한 재즈 러브 스토리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폴란드 재즈 보컬리스트 중 한 명인 우르줄라 두지악의 인생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폴란드의 작은 마을 스트라콘카에서 뉴욕 그리고 최고의 재즈 클럽으로 향하는 그녀의 여정을 그린다.
나는 ‘재즈’라는 장르에 관하여 잘 알지 못했는데, 어떤 즉흥적 연주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작품에서 보여준 우르줄라 두지악(이하 ‘울라’)의 재즈를 보고, 즉각적으로 변이하는 예술이라 느꼈다. 목소리부터 해서 음악의 수단으로 사용하여 새로운 음악으로 창조해 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는 줄곧 음악을 하고 싶었고, 그런 과정에서 첫 번째 남자, 미하우를 만난다. 그와 함께 밴드를 꾸리고, 폴란드에서 덴마크 그리고 뉴욕으로 향한다. 울라의 재능은 당연 돋보였고 그 당시의 재즈스타들과 만남도 이어진다. 울라의 경력이 상공으로 향하고 있을 때 미하우와 이별하게 된다. 이후 울라는 ‘주변’이 사라진다. 늘 타인과 같이 섞이며 합을 맞추고 음악을 하였던 울라에게 아무 것도 없다시피 삶이 흘러가버린다. 이후 파트 타이머 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던 울라였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울라는 다시 자신의 주변인을 모은다. 그리고 동료가 없다 하여도 혼자서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하여 그만의 재즈를 만들어낸다. 오로지 울라의 목소로만 가득 찬 재즈는 너무나 풍족했고, 알찼다.
그리고 이후 두 번째 남자를 만난다. 그는 작가였는데 유머러스함에 이끌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아내가 있으며 그전에도 수많은 애인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울라는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중간에 그가 울라에게 ‘울라의 음악’을 받아드릴 수 없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는데, 여기에 더해서 울라에게 ‘평범함’을 강조한다. 어떻게 이리도 좋은 목소리로, 이렇게도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데 그런 음악만 하려고 하는 것인가. 얼핏보면 ‘칭찬’으로 볼 수 있겠다만, 울라의 음악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 생각했다. 그를 많이 사랑했던 만큼 울라의 마음은 참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울라는 자신의 음악을 선택한다.
울라에게 소중했던 인물들이 안겨준 상처들에 불구하고도 혼자서라도 해내고, 지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색을 끝까지 지켜냈다. 그렇게 울라는 여전히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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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이콘, 신디 로퍼>
-앨리슨 엘우드
시놉시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디 로퍼의 삶과 음악. 더불어 흔들리지 않는 페미니스트이자 지칠 줄 모르는 사회운동가로서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조명한다. 시대의 아이콘이자 선구적인 아티스트인 신디 로퍼. 그녀의 세계를 탐험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이 지금, 여기, 바로 시작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미국의 페미니스트이자, 활동가이자, 가수인 ‘신디 로퍼’ 그는 참 다양한 직업들이 있으며, 다양한 음악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그것은 그가 단순한 삶에 순응하지 않고 늘 반항하며 다양성을 추구했기에 그의 작업에서도 그 형태가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신디 로퍼는 폭력적인 새아버지에게 벗어나 먼저 독립하고 있던 언니와 생활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언니의 퀴어 친구들과도 어울려 지내며 더욱 더 다양성을 사랑하게 된다.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겠던 신디는 음악으로 뛰어든다. 노래는 잘하나 목을 쓰는 법을 몰랐던 신디는 수없이 많은 모창을 하고 목이 나간 채로 보컬리스트를 찾거나 옷집에 가서 일을 도우며 자신의 코디를 찾고, 같이 음악을 할 수 있는 동료도 찾는다. 그는 늘 먼저 행동하고, 발굴하던 자였다. 이후 재능이 돋보이던 신디는 밴드가 아닌 솔로로 가수 생활을 이어나가게 되는데, 이때 냈던 첫 음악이 ‘Girls Just Want to Have Fun'이다.
원래는 여자들이 너무나 놀고 싶어서 어쩔 수 없다는 남성의 시선으로 전개되던 노래였다. 하지만 여기서 신디는 자신의 스타일을 살려 남성보다는 여성의 시점으로 노래를 새로 만든다. 그렇게 재창조된 이 노래는 그야말로 대박을 친다. 이후에 나온 ‘Tine After Time'으로 흥행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후 계속 낙방하고 마는 신디. 연인과도 이별하고, 음악의 변주에 관한 불평과 과도한 미디어의 주목에 많은 걸림돌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신디의 친구가 에이즈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다. 이를 계기로 노래 ’True Colors'과 탄생한다. 이 노래는 당시 미국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성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되어준 노래로 위치한다. 이후에도 자신이 관심있는 사회적 주제에 관해서도 끝임 없이 노래로 목소리를 냈다. 낙태죄 폐지와 성소수자 청소년의 홈리스 문제, 이외에도 많은 문제들을 신디의 장르로 끌고와서 선보인다.
그중 뮤지컬 ‘킨키 부츠’로 최초로 토니상을 여성이 되었다. 스타성이 많던 신디에게 좀 더 쉽게 길을 갈 수 없냐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비슷한 것을 다시 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신디는 늘 색다른 것을 추구했다. 그리하여 신디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탄생했고, 이는 신디를 배신하지 않는다. 이미 큰 성공을 맛보았던 신디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되는 낙방에도 늘 도전했다. 이에 거대한 신디의 세계가 탄생했다. 신디는 자신이란 장르를 만들어 냈다.
‘아녜스 바르다’, ‘우르줄라 두지악’, ‘신디 로퍼’. 이 세 명의 여성 아티스트는 수많은 실패 속에서 꾸준히 자신의 길을 닦는다. 돈이 되지 않더라도, 소중한 사람이 싫어하더라도, 쉬운 길이 있더라도, 그리하여 실패를 낳는다 하여도 말이다. 그러나 실패마저도 자신의 것으로 포용하는 고집은 자신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아녜스 바르다’라는 영화, ‘우르줄라 두지악’이라는 재즈, ‘신디 로퍼’라는 노래.
그들에게 실패는 성공을 낳게 된 어머니가 아니다. 자신의 결과물이자, 도전의 상징이었다. 결국, 실패시대란 차곡차곡 세계를 장악해 내가던 시기인 셈이다. 그러니, 실패하여도 문제 될 수 없다. 실패는 내가 세상을 맞설 수 있다는 증거이자 힘이니까. 그리고 그것은 나를 더 뚜렷하게 만들 것이다. 그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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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바르다>
5/3 19:30 (메가박스전주객사 1관)
5/6 10:30 (CGV전주고사 2관)
5/10 17:30 (CGV전주고사 2관)
<울라>
5/4 21:00 (메가박스전주객사 8관)
5/5 23:59 (메가박스전주객사 4관, 5관, 6관)
5/7 18:00 (CGV전주고사 3관)
<시대의 아이콘, 신디 로퍼>
5/4 21:00 (CGV3전주고사 2관)
5/5 23:59 (메가박스전주객사 4관, 5관, 6관)
5/6 13:3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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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엄마를 부르는 숲, 가족이 되는 순간
Director
Jerome YOO
Cast
JIN Sein, KIM Jae-hyun, NAM Da-nu, KANG Sangbum, Jedd SHARP, Candyce WEIR, Morgan DERERA
시놉시스
1991년 여름, 슬픔에 잠긴 어느 한국인 가족이 야생 들개의 침입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캐나다의 대초원으로 이민을 간다.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면서 이들은 가족 사이의 깨져버린 유대감과도 직면해야 한다.
들어가며,
이민 2세대인 제롬유 감독의 영화는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한 이민가정의 생활을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화면구성 방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God, Cowboy, Blond라는 부제를 붙은 세 파트에선 아버지(광선), 아들(하준), 딸(하나)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된다. 같은 집, 같은 시간에 살고 있지만 진실의 층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감각하는 이민생활의 최우선 문제 역시 다르게 인식된다. 한국에 정주하고 있는 관객의 입장에선 ‘이민’이라는 한 단어로 퉁쳐지는 문제가 그를 받아들이는 각 세대마다 이토록 섬세하고 다양한 양상을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잡종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잡종의 의미는 이것저것이 섞여 순종이 아닌 어떤 종류를 말한다. 모국을 떠나 타국인이 되어야 하는 이민세대의 고충을 뜻하는 뜻이기도 하겠으나 <잡종>은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을 ‘집을 잃어버린 떠돌이 개’로 확장시키며 인물들이 가진 결핍의 구심점을 만든다.
집을 잃어버린 채 마을과 숲을 오가며 사는 이들 들개는 어느 경계에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자로 해석된다. 이것은 한복을 입고 매니큐어를 칠한 한나, 영어를 쓰고 금발의 친구들과 놀지만 엄마의 노래를 듣는 하준, 땅주인을 위해 들개들을 잡을 때 한국식 위령제를 지내는 광선의 이미지와 겹쳐지며 제목의 필연성을 생각케 한다.
#1. GOD : 광선은 자식들에게 자꾸 강해지라고 한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다. 먹고 살기 위해 들개를 잡아 죽이는 사냥꾼이 되었다. 그들 가족에게 살 곳을 제공해준 마을의 목사 스캇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들개들을 죽이고자한다. 광선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스킬로 들개를 다루어 단번에 스캇의 팀에 들어가게 되지만 밤이 되면 자신이 개들의 울음소리에 괴로워한다.
사냥을 망설이는 큰아들에게 ‘빨리 죽여주는 게 걔한테 도움되는거야!’라고 소리치지만 사실 그는 사냥을 시작할 때마다 나무에 오색실을 묶어두고 산의 신에게 제를 올리는 사람이다. 먹고 살기 위해 짐승을 물어뜯는 들개와 자신이 다를 것 없다는 죄책감이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2. COWBOY : 하준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반면 하준은 죽은 들개의 사체 위에 들꽃을 올려주는 마음을 가진 소년이다. 그러니 광선이 하준에게 거칠게 대하는 이유는 아마 그 모습에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보이는 것은 그의 고통이 아니다. 그저 소리치거나 고성방가를 하는 무서운 아버지일 뿐.
하준은 노아를 비롯한 캐나다인 친구들인과 어울릴 땐 ‘그들’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여동생 하나와 같이 있을 땐 여전히 ‘집’에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혼란스럽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노아가 친구 이상으로 느껴지는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하준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아버지와 싸워도 돌아오게 되는 원점은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극과 극을 향해 달리던 아버지와 아들은 상실의 공감대로 연결된다. 그들은 이제 하나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려야 한다.
#3. BLONDE : 그리고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하나’.
하나는 비행기 100개를 먹으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을 믿고 착실하게 비행기를 찾아다니는 소녀다. 목사의 부인인 로라는 딸이 없는 아쉬움을 하나에게 투영하며 엄마처럼 잘해주려한다. 옆자리, 생일파티, 기도문화, 선물, 매니큐어까지 하나는 아버지가 오빠가 자리를 비운 빈 집에 혼자 남아 엄마를 그리워 한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알아줄 여유가 있는 가족은 없다. 로라처럼 노랗게 머리를 탈색하려던 하나는 불현듯 숲으로 뛰쳐들어간다.
철없는 아이의 가출이라 생각했던 광선은 엄마가 올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하나를 보며 말문을 잃는다.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그리움을 두려움없이 꺼내버리는 천진난만함에 결국 무너지고 만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끈을 잡고 있던 가족은 다시 조금 가까워지게 된다.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엄마’라는 단어
하나가 숲 속에서 엄마를 부르고 광선이 (돌아올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함께 아내를 부르는 장면은 꼭 초혼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성인인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의 이슈로 미루어두었으나 사실 가장 선행되어야 했던 ‘애도’는 막내딸 하나의 챕터에 와서야 이루어지게 된다. 여담이지만 이민가족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보수성과 현지 문화에 대한 개방성이 묘하게 섞이게 되는데 높은 확률로 보수성의 일면은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발현되는 것 같다. 아버지는 아버지인데 엄마는 엄마가 되는 사례도 꽤 많은 것 같다. 현실의 사례에서 채택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 호칭의 차이가 이 가족이 가진 거리감과 상실감의 깊이를 유추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섬세한 포인트였다.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한국식 요리를 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한나가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한다는 사실은 단순히 어머니의 음식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이들 가족의 구심점으로서 가족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어머니가 사라진 뒤 심화 된 갈등은 이들 각자의 정신적 위기로 확장되어 서로가 모르는 시간에 존재론적 위기를 겪게 만들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잡종이란 뿌리를 잃어버린 것이라는 해석으로 재정의 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비단 한 이민가족의 개인사적 위기를 그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불안한 시대를 ‘영혼의 집’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확장된다.
긴 방황 끝에 같은 그리움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 세 명의 가족이 들개의 울음소리로 뒤늦을 애도를 함께 하는 장면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영혼의 집을 찾기 위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샤론 최와 함께하는 <영특한 대화>
<잡종>은 사실 각각 부제를 붙인 세 편의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인물 각자가 마주하고 있는 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특한 클래스>의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샤론최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균질’한 서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영화가 담고자 한 이민세대의 진짜 고충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는 그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녀의 모더레이팅으로 영화가 사용한 각기 다른 화면비와 색감, 음악의 테마가 이 불균질과 충돌을 다루기 위해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영특핸 대화>에서는 디아스포라와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 외에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역한 통역사로 명성을 얻었지만 제롬유 감독과 시네마 스쿨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신인영화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준비중인 샤론최의 커리어패스와 작업 근황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Schedule in JIFF
2025.05.02.(금) 17:30 CGV전주고사 1관
2025.05.03.(토) 17:00 CGV전주고사 1관
2025.05.07.(수) 17:00 CGV전주고사 2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4.30 ~ 5.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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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마법에 빠졌어요>
“남자는 언제나 잘못된 여자랑 결혼하는군.”
“미안해. 정절이 이렇게나 중요한지 전혀 몰랐지.”남편 몰래 젊은 제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던 중년 여성 마리아. 제자와 헤어지고 돌아온 어느 밤, 남편 리샤르에게 외도사실을 들키고 만다. 깔끔하게 외도를 인정하는 마리아. 되려 각자의 성생활 없이 20년이 넘는 부부생활을 지켜올 수 없었다며 당당하게 주장한다.
결국 남편을 피해 건너편 호텔로 넘어간 마리아는 집이 바로 마주보이는 212호에 방을 잡는다. 눈 내리는 창문 사이로 리샤르를 바라보다 잠이 들고 마는데..
얼마 후, 난데없이 눈 앞에 나타난 젊은 시절의 리샤르.
마리아가 사랑했던 2 5살의 앳된 얼 굴로 그녀를 추궁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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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프리건> 공식 예고편
- 싸워라, 인류의 미래를 위해. 먼 옛날 지구에는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존재했다. 현대 인류를 아득히 앞서가는 지식과 과학력을 가졌던 초고대 문명. 그 문명이 남긴 유산은 현재도 세계 곳곳에 아무도 모르게 잠들어 있다. 고속 통신망이 전 세계를 뒤덮고 위성 렌즈가 모든 비밀을 마구 들추어내고 있는 지금, 신비한 '힘'을 가진 이 유산을 발굴하고 연구하기 위해 강대국들이 군대를 동원하고 쟁탈전을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조직이 초고대 문명을 영원히 봉인하려는 하는데. 바로, 그 문명의 일원이 금속판에 새겨둔 '우리의 유산을 악한 자들로부터 지켜라'라는 메시지를 충실히 따르기 위한 것. 그리고 이 조직의 특수공작원을 우리는 스프리건이라 부른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만화가 2D 작화와 3D CG를 통해 강렬한 영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부활. 화끈한 액션과 고대 문명에 대한 낭만이 가득한 정통 모험 활극을 지금 체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