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8-18 21:48:42
말과 동시에 펼쳐지는 밀실의 공포
영화 <겟 아웃> 리뷰
개봉 당시 로튼 토마토 신선도 99%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영화였던 ‘겟 아웃’. ‘놉’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미루고 있던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을 보게 되었다.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며 공포를 넘어선 놀라움이라는 말로 포스터가 장식되어 있는 이 영화는 직접적인 공포보다는 소름 끼치는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다. 인종차별을 필두로 가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곳곳에 복선을 깔아두고 있다. 어떤 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욕망이 펼쳐질 이 곳은 ‘겟 아웃’ 이다. 흑인인 크리스와 백인인 로즈는 연인 사이이고 로즈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로즈의 집, 직접적인 인종차별은 아니었지만 걱정했던 대로 여러 곳에서 묻어나는 편견들로 인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로즈와 함께하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어딘가의 밤에 빠져든다. 꿈같은 순간에서 빠져나온 크리스는 집에 빠져나가고 싶어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백인 손님들로 가득한 파티에서 크리스는 관심의 중심이 되고 흑인 손님에게는 흑인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러운데, 카메라를 꺼내 들면서 크리스의 혼란은 더욱 커진다. 그가 겪는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온 걸까.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사실 예고편도 보지 않았다. 공포 영화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진부한 결말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모두 부수고 들어오며 어떤 장면도 지나칠 수 없게 만들었다. 겉보기에 사라진 편견들이 어떻게 곳곳에 파고들어 있는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드러내고 영화 자체에서도 소름끼치는 요소들로 펼쳐내는 마법을 펼친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된 보이는 존재들에 의한 욕망으로 인해 더욱 몸서리 쳐진다. 무서운 장면들 없이도 무서울 수 있는 이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추천 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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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태닝시 음료수를 갖고 가지 말 것, 통나무를 가득 적재한 트럭 뒤로는 차를 몰지 말 것 한 동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금기가 되었던 행동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만약 어떠한 장면들이 파편처럼 머리를 스친다면 그는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살인마도 듣도 보도 못한 크리쳐도 아닌 주인공을 뒤쫓는 것은 바로 '죽음' 그 자체라는 주 내용을 필두로 시리즈화 되었던 영화가 14년만에 신작을 공개하게 되었다. 시리즈에서는 6편을 차지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 라인>은 오랜 공백을 거쳐 다시 리부트 된만큼 <스크림>에 이어 전세계 호래 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관람에 앞서 시리즈를 굳이 챙겨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 되어준다. 다만 이 한 가지는 기억 하는 것이 좋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뒤를 쫓아갈 것이다.
유명 공포영화에는 대체로 법칙이 존재한다.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방심하지 말 것, 낯선 사람에게 오는 전화는 받지 말 것, 친구를 의심할 것 등 시리즈를 거치며 완성된 공식들은 본편을 기준으로 세계관을 점차 확장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도 단연코 그 중 하나인데, 이 중 가장 명심해야 되는 것은 '예정된 죽음은 피할 수 없음. 만약 피했을 경우 죽음은 어떻게든 당신을 쫓아간다.' 이다. 신박하고도 끔찍한 죽음 쇼로도 잘알려진 해당 시리즈는 갑작스럽게 보게 된 예지로 대형 사고를 면한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죽음을 어떻게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주된 내용으로 삼는다. 1편에서는 여객기 폭발 사건에서 벗어난 주인공 일행을 다루며 2편에서는 대규모 차량 추돌 사고를, 3편에서는 롤러코스터 운행 사고를 다루고 4편과 5편에서는 각각 레이싱장 사고와 다리 붕괴 사고를 보인다. 대규모 사고에서 목숨을 건진 이들은 1편에서 다뤄진 알렉스의 사고를 떠올리며 저 나름대로 죽음을 피해보고자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은 죽음이 정한 법칙을 피하지 못한 채 각자 끔찍한 방법으로 목숨을 잃는다. 슬래셔 물 특유의 개연성보다는 그런 개별의 죽음에서 오는 창의성과 잔인함을 엔터테인먼트적으로 그리는 것이 해당 시리즈의 특징이나 이번 공개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 라인>에서는 전체 시리즈를 통과할만한 중요한 메세지를 던지기에 이른다.
그 메세지를 살펴보기에 앞서 시초가 되어준 <데스티네이션>에 경우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것 외로도 죽음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운 좋게 피했다 한들 죽음은 그 순서를 착실히 지켜나가며 그들을 도로 저승으로 인도하는데 이런 <데스티네이션>의 시리즈보단 속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데스티네이션2>는 그 순서를 어겼을 시 건너 뛴 자는 일시적으로 도망칠 수 있으며 세상과 단절 될 경우 수명을 일시적으로 늘릴 수 있고, 한 번 심장이 멈춘 경우는 죽음으로 카운트 되어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등 죽음에서 극단적으로 도망친 자들이 등장하게 되며 절대적이진 않으나 파훼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편 중 하나로 등장하게 된다. <데스티네이션2>는 본편에서 죽음을 피하는 것에 성공했던 클레어가 재등장하며 본편과 좀 더 접점을 갖고 세계관을 확장시키려 한 편으로도 역시 알려져있다. 하지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즉, 3편부터는 프렌차이즈화의 포문을 열며 직접적인 본편의 언급보다는 색다른 방식으로 예견을 하는 등 같은 법칙 아래 가장 인상 깊은 죽음들을 보여줬던 편으로 남게 된다. 사실 죽음과 이를 피해 생존하고자 하는 이들 간의 대결처럼 그려지는 것은 물론 다양한 죽음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이다 보니 다소 메세지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슬래셔 물이 나타내고자 하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그 어떤 작품보다 충실한 시리즈이기도 하다. 또한 대형 사고로 그 포문을 여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나 이를 방지하거나 예방하고자 하는 요소가 아닌 초자연적인 묘사를 통해 죽음이 확정된 이들을 무조건 죽이는 식의 장면이 다수 그려지기에 의미보다는 장르성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이기도 하다. 즉 억지로 죽여주는 묘사가 등장함에 따라 교차 편집이나 클로즈업을 통해 보여주는 위험 요소보다는 더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등 억지스러운 부분이 관람 포인트가 됨으로 개연성을 따지는 것이 상당히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 라인> 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대형 사고에서부터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은 한 여성의 가족을 중심으로 그 세계관을 확장 시킨다. 늘 그랬듯 누군가에게 찾아온 예지 그렇게 살아남은 다수의 사람들. 하지만 이전 시리즈가 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구함으로써 그들을 기준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이번 영화에서의 생존자 '아이리스'는 해당 사고의 피해자가 될 뻔 한 모든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즉 죽음이 찾아가야 할 가정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이것에서만 어긋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리즈가 늘 보여줬듯 왜 몇 일만에 모든 사람들이 정리 되지 않았을까. 즉 그 사이 아이를 낳거나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 이들이 존재함으로 살아남은 다수의 사람들 그리고 그 사고로 인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생명들에게까지 그 죽음이 바삐 찾아갔던 탓에 '아이리스'는 남편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두 남매를 낳기에 이른다.
이 부분부터 리부트의 강점이 드러난다. 친구나 단순 지인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닌 '가족'이라는 관계의 형태에게 찾아오는 죽음은 그 고리를 끊고자 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당위성을 만들어주고 긴장감을 깨알 같이 해소시켜줄 개그 요소도 등장시키는데 적합한 요소로 사용된다. 특히 긴장감에 지친 관객들의 웃음 요소가 되어준 배다른 자식 설정은 특정 인물이 죽음의 고리에는 포함되지 않는 인물이기에 안심을 유도했다가 다름 아닌 '죽음을 엿먹이려 하면 좋지 못한 결과가 따른다.' 라는 히든 법치을 해금함으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해당 시리즈 중 가장 획기적인 죽음으로도 평가받고 있는 '에릭'의 죽음은 한 번 분위기를 조성했던 시퀀스로 인해 임팩트를 주기도 했다. 또한 해당 편은 메인으로 삼는 참사는 물론 마지막 남매를 덮치는 죽음의 요소로 다름 아닌 작은 동전을 사용하는데, 이는 영화 내에서 작은 요소라도 큰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일종의 나비효과를 암시함과 동시에 이토록 작은 동전이라도 누군가의 끔찍한 최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전편들과의 연결점도 만들어내며 수미상관을 장식한다. 무엇보다도 이 연결점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본편의 장의사 '윌리엄 블러드워스'로 꾸준히 시리즈에 등장하며 마스코트 역할을 했던 이가 5편에 이어 그 정체의 비밀을 벗는 중요한 지점이 되기도 한다. 늘상 주인공들을 위협하는 죽음의 법칙에 빠삭했던 것은 물론 늘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겼던 그가 다름 아닌 오래 전 '아이리스'가 구해주었던 꼬마였으며 그녀와의 교류를 통해 죽음의 패턴을 연구했던 사람임이 해당 편에서 밝혀지게 된다. 암으로 투병 중이던 배우 토니 토드의 유작이기도 한 해당 영화를 통해 윌리엄은 25년동안 진행됐던 시리즈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메세지를 남긴채 그렇게 퇴장하게 된다. 너의 삶을 살아라. 죽음이 언젠가 당신을 쫓아올지라도.
죽음은 망토를 비롯한 그 어떤 외피도 쓰지 않지만 확실하게 해당 시리즈에서 슬래셔 물 속 살인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주인공을 끊임없이 추격하며 끝내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한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다른 장르 영화들에 비해 그 누구보다 강렬한 기억을 선사하는 것은 초반에 묘사되는 사고뿐만이 아닐 것이다. 실체가 없는 죽음이 너무나도 공평하게 우리 모두를 죽음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순서나 죽음을 속이는 등의 소재적 법칙을 제외하면 모두가 한 번쯤은 영화를 보며 두려워했을 우리의 방어 기제가 만들어낸 상상의 끔찍한 죽음들이다. 영화는 이러한 죽음이 극단적으로 가까운 이들을 조명하며 불안에 떨고 도망치고 더 나아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이들을 보인다. 덩달아 그들의 모습에 불안해질 필요 없다고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말한다. 사실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삶을 살아가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일 뿐이라고 말하며 윌리엄은 아주 멋지게 그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난다. 초반 '스테파니'가 살아남은 '아이리스'와 대면했을 때 느꼈던 것은 단순 어색함 뿐이 아니었을 것이다. 죽음을 오랫동안 피하기 위해 도망치고 경계하는 삶은 과연 아이리스, 그녀의 삶이었을까? 혹시 죽음의 삶은 아니었을까. 아이리스는 다름 아닌 처음 보는 손녀에게 이것이 진짜임을 알리기 위해 도망을 포기한다. 불행하게도 그녀는 스테파니를 위했지만 죽음의 삶을 물려준 셈이나 다름 없다. 피할 수 없는 것에 저항하는 인물들을 보며 우리가 진짜 집까지 가져가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삶이다. 죽음이 주는 불안이 당신을 지배하지 않도록 그저 삶을 살아가라고 영화는 말한다. 그것이 곧 죽음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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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의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듯이
구사일생
경기 대기 중. 홍대의 머릿속에 생각이 많다. 홍대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다. 고민이 많아 보이는 홍대. 홍대의 시선은 동료 축구선수 성찬으로 향한다. 인터뷰 중. 빅리그 입단이 확실시된 성찬에게 질문이 쏟아진다. 박성찬 선수! 이 경기는 어떻게 플레이할 생각이십니까? 뭐 빅리그도 물론 좋지만 지금 앞에 있는 경기에 집중해야죠. 겸손함을 보여주는 성찬. 그런 성찬을 바라보는 홍대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경기 시작! 주심이 호루라기를 분다. 갑자기 홍대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성찬을 도와 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할 홍대가 성찬이를 맨 마킹 한 것이다. 경기를 던져버리는 홍대. 당연히 라커룸에선 난리가 났다.
라커룸에서만 난리가 나면 다행일 것이다. 홍대의 역주행은 금세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빗발치듯 따라온 기자들. 난감한 질문이 들어온다. 그러나 그중에 가장 깐족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유난히 눈이 맑은 기자 하나가 유달리 거슬리게 행동한다. "경기 중 역주행 퍼포먼스는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어머니에게 보내는 메시지인가요?" "현재 사기 혐의 수배 중인 어머니의 도주를 돕고 계신 건 아닌가요?" 홍대의 얼굴표정에 무언가 변화가 있다. 화가 난 홍대. 도발하던 기자의 눈을 찌른다. 이 장면은 뜨거운 감자가 돼서 홍대의 커리어에 직격탄을 날렸다. 축구선수로서 은퇴 5분 전인 홍대. 아예 축구계는 접고 연예게 입문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좋은 걸로 이슈가 된 것이 아니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 이때, 홍대에게 제의가 들어온다. "너 감독해라. 월드컵 나갈 건데. 홈리스 월드컵이야. 다큐 제작팀도 붙을 거다."
감동 실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실제로 2010년에 한국 홈리스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 출전한 바가 있다고 한다. 이 한 줄로 알 수 있는 정보는 두 개다. 하나는 '홈리스'를 소재로 했다는 것과 스포츠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이다.
영화는 홈리스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영화 표면적으로 주인공 롤을 맡은 배우는 홍대 역의 박서준과 소민 역의 이지은 배우다. 이 둘은 영화에서 밑그림이 된다. 무슨 말이냐. 홍대는 홈리스를 하나의 축으로 모으는 역할이다. 또 이 사람들을 다독여서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임무가 있다(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홍대 내적인 성장은 보너스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홍대가 영화의 핵심에 겹쳐지는 순간이 있다. 이는 영화 내내 제시되는 홈리스들의 입장과 홍대가 처해있는 상황이 병치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연출은 영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왜? 영화가 다루는 핵심 소재는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홈리스와 같은 입장에 놓이는지, 또 어떤 이유로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지가 영화에서 직간접적으로 묘사된다. 약간 부차적인 장면이긴 하지만 홈리스들에 대한 시선이나 '빅이슈'라는 잡지사가 등장하는 방식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비하하거나 희화하는 걸 지양하지만 소재를 다루는 것에 거침없었던 감독의 수가 돋보인다.
또 이 작품은 스포츠영화로서의 장르적 특성을 갖고 있다. 2부에 축구 경기장이 등장한다. 이 축구장 시퀀스의 완성도를 떠나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글쓴이가 생각했을 때 스포츠영화로서의 장르성을 챙겼던 것이 어느 지점에선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중반부까지 홈리스들을 가르치는 홍대의 모습이 그렇다.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에 갑자기 짠하고 잘하지 않는다.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하는 게 당연하다. 영화에서 홈리스들 간의 사연이 다양한 만큼 이 피지컬적인 재능도 각자 다르게 묘사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홈리스들의 연령대를 생각해 보면 사실 당연한 건데 섬세한 연출방식으로 리얼리티를 더했다.
몇 명 퇴장당한 축구경기처럼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면 '착한 영화'다. 홈리스에 대해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좋은 평을 받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와 상응하는 이 영화의 단점을 뽑자면 그 나머지다. 사실 영화에서 감정적으로 뭉클한 장면이 있다. 신인류의 OST가 들어가는 장면은 역시 감독의 감각이 젊다는 걸 체감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뻔했던 경기장 시퀀스에서 이 노래가 삽입되는 장면 하나만큼은 식상하지 않았다. 또 웃긴 장면도 있다. 홈리스들의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이 약간 전형적이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양현민 배우의 퍼포먼스는 인상 깊었다.
그런데 이 외의 지점에서 마이너스가 너무 많았다. 우선 첫 번째. 영화는 착하기만 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서 써보자면 영화가 살짝 노골적이라고 느껴졌다는 점이다. 우선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생각난다. 션 베이커의 작품 세계가 그렇지만 영화에서 해결책이 없었다는 점은 우리 각자의 몫으로 설루션을 돌렸다는 점에서 그 작품의 강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 중에 깊이 있는 통찰을 다룬 작품은 많다. 후반부에 약간 김새긴 했지만 시스템이 만든 비극 자체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훌륭하다(물론 영화가 제시한 해결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드림>은 중반부 즈음에 어떤 인물이 누구에게 코미디 대사와 함께 직접적으로 제시된다. 이 인물이 축구대회까지 가는 길에 굉장히 중요한데 이 장면에서 갑자기 방점이 쾅 찍히고 존재감이 옅어지는 건 차치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대사들이 너무 대놓고 들어갔다. 이병헌 감독의 진심이 느껴지긴 했다. 심지어 이 장면에 들어간 코미디 대사들 웃기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대사 하나가 너무 템포에서 임팩트가 커서 이 장면만 기억나는 느낌? 조연 홈리스들의 도전서사가 이 장면이 내포하는 메시지로 귀결이 나는 거면 모르겠다. 어차피 이 장면을 보여주려고 후반부가 있는 거면 이다음 시퀀스들이 굳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
또 인물을 설정하는 방식에서도 꼼꼼하지 못한 것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우선 홍대 쪽 묘사다. 홍대 역을 맡은 박서준 배우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뭔가 과한 초중반부를 이끌 만큼 본인이 갖는 스타성을 적절히 활용한다. 특히 초반부에 홍대가 사고를 치고 인터넷 밈으로서 주인공이 퍼지는 영상이 있다. 이런 건 배우가 박서준이고 그의 역할에 이입되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영상이다. 그러나 이 인물이 약간 과시적으로 묘사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쌍쌍바가 등장하는 시퀀스다. 음.. 모르겠다. 박서준과 이병헌이라는 이름을 보고 극장을 가는 사람 중 이런 방식의 연출을 원했던 분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또 이 홍대는 중후반부 지점을 지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다. 이 시퀀스는 좀 나사가 빠진 듯하다. 소민이의 직업적 역량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던 건가 싶다. 뭐 비단 홍대라는 캐릭터 자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이야기 몰입에 지장을 준다. 바로 홍대 어머니 캐릭터다. 이 홍대 어머니 캐릭터가 이야기에 있어서 기본 바탕이 된다. 이 인물의 어떤 행동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의 문제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으니 차치하기로 한다. 이 사람은 이야기의 핵심과도 영 닿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어떤 장면에선 몰입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홍대가 갖고 있는 내적인 문제는 초반부에 나온다. 홍대가 갖고 있는 이 문제를 영화는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지게 장면을 구성했다. 이 부분에 집중하고 보는 게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한데 어머니의 이야기까지 들어오니 좀 난잡해진다. 하려고 했던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또 홍대와 홍대 어머니의 연출뿐만 아니라 홈리스와 소민 캐릭터도 영 아쉽게 느껴진다. 우선 소민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좀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지점이 많다. 소민이가 하는 대사도 약간 예전 영화들 같다. “약 먹을 시간 됐어”같은 대사들 뭔가 아쉽다. 대사를 떠나서도 인물의 동선이나 움직임들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것은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소민 캐릭터에게 별로 마음에 드는 점이 없다. 그나마 이지은 배우의 미모 빼면 굉장히 전형적인 캐릭터와 평범한 대사들만 반복한다. 안 그래도 상투적인 화법을 더 진부하게 만든 것이다. 글쓴이가 이지은 배우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소민이라는 인물이 대사 할 때마다 눈을 감게 됐던 것도 여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지은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오는 단점이 이 영화에서 느껴졌다. 가수와 배우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카메라 드는 폼이 좀 이질감이 들었다. <브로커>에서 가수 커리어 내내 한 적 없는 쌍욕을 하는데 어색하지 않았던 것과는 정반대다.
홈리스 쪽 캐릭터에서도 아쉬운 지점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전부 아쉽다. 그중에서도 장점과 단점을 뽑아보자면 양현민/고창석 배우는 이 작품의 윤활유가 된다. 소수자 다음으로 중요한 영화의 소재는 가족이다. 고창석 배우는 가족영화로서 가져야 할 뭉클함을 치트키라도 쓴 것 마냥 다 만든다. 또 양현민 배우는 비주얼과 말투부터 코미디적 요소를 잘 살린다. 글쓴이가 가장 많이 웃었던 부분이 이 양현민 배우 캐릭터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홈리스 서사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건 이현우 배우가 맡은 인선 역이다. <영웅>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비슷한 문장을 썼었던 것 같다. 이 배우가 처음 등장할 때 '아마 이럴 거야' 생각했다. 그리고 정확히 다 맞아떨어져 갔다. 예상과 단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배우는 커리어에서 확실한 전환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이 영화에서 인선 역의 입지처럼 이 배우의 등장만으로도 모든 줄거리가 예상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거 실화냐
그렇게 아쉬운 인물연출은 영화의 줄거리와도 이어진다. 1부 홈리스들을 모으는 장면에서 나타나는 불균일함은 뭐 어쩔 수 없다고 치자. 2부는 약간 당황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다. 일단 실제 홈리스 월드컵의 규칙이 어땠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규칙의 여부를 떠나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 있어 각색이라는 부분은 연출가의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영화 감상에 있어 내적인 모순을 스스로 보여주는 듯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홍대 일행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어떤 사람들과 대화하는 신이 있다. 이 사람들은 영화 후반부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이야기를 쉽게 푸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인물들에게 더 쉬운 접근법을 만들어준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사람들은 영화에서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동한다. 없어도 되는 존재를 떠나 팀의 조직력과 완성도의 측면에서도 강한 유효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영화의 최고 단점이다.
또 이 축구경기를 중계하는 중계진들은 영화의 리얼리티성을 떨어트린다는 악영향을 끼친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실화를 찾아보니 해설자들이 실제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들을 실제로 했는지 안 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 상황이 있기 전까지 영화에서 한국의 홈리스에게 감정이입할 요소들을 넣었어야 했던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는 영화 전체적으로 '굳이 말 안 해도 알 걸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습관'의 연장선상같이 느껴져서 이병헌 감독의 단순한 실수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 홈리스들의 모습. 강박적으로 느껴지는 균형감각. 현실적인 어려움. 이런 큼지막한 덩어리들은 대놓고 때려 박았다. 그걸 잘 이어 붙이면 뭐 아무 문제없었을 텐데 은근슬쩍 딱 갖다 놓아서 영화가 끊기는 듯한 느낌은 아쉽다. 이렇게 예상이 가는 장면들의 연속이라는 점은 영화 후반부에 있어 '언제 끝나나' 싶게 생각하는 지점이기도 했다.
좋은 영화는 맞지만 재밌지는 않았어
사실 이 <드림>을 기대했다. 글쓴이는 그냥 웃긴 영화, 재밌는 영화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품고 있는 좋은 시선에 대한 강박이 템포를 끊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하나의 이야기 같지 않게 들린다는 것. 상황을 전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나 이병헌이라서 이런 거 잘한다 다들 알지??' 같은 것들은 감독의 전작 <극한직업>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지게 한다. 분명히 재기 발랄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말이다. 박서준의 열연, 이지은의 사랑스러움도 이병헌이라는 감독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단점을 받쳐주지는 못했다. 좋은 의도로 착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완성도에 생긴 구멍을 메워주지는 않는데 말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박서준과 이지은 배우, 하현상과 신인류의 팬이라면 볼만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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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문명과 야만의 경계
영화 정보
감독: 타티아나 마수 곤살레스 (Tatiana MAZÚ GONZÁLEZ)
제작국가: 아르헨티나
제작연도: 2024년
상영시간: 90분
장르: Experimental
상영 형식: DCP, 컬러/흑백
상영 섹션: 프론트라인
Korean Premiere
시놉시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와 교외의 경계에 위치한 교차로. 경찰의 손에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일상의 이미지와 부딪힌다. 그녀의 투쟁과 목소리는 그들이 함께 상상했던 쥘 베른의 가상 세계를 그려낸다.
리뷰
다큐멘터리 <모든 문명의 기록>은 한 개인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시작으로 국가가 가행한 폭력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시적인 상상과 강렬한 사실로 엮어낸다. 감독 타티아나 마수 곤살레스는 실종된 10대 소년과 그의 어머니 이야기를 통해, 한 국가가 어떻게 자국민을 억압하고 희생시키는지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이 다큐멘터리가 다루는 사건은 비극적이고 충격적이다. 아들이 경찰에 의해 구타당하고 실종된다. 그러나 국가와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들의 폭력을 ‘민주적’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한다. 이는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국가가 빈민층에 대해 저지르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폭력에 주목해야한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지닌다. 그러나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국가는 보호자가 아닌 억압자, 심지어 가해자 역할을 한다. 아들을 잃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경찰을 찾아가거나, 기다리거나, 울부짖는것 밖에 할 수없을 정도로 무력하다. 이는 국가 폭력의 비극을 여실히 드러낸다. 더구나, 경찰이 저지른 범죄는 고작 10년형이라는 형량으로 끝난다. 이는 국가의 폭력과 그에 대한 처벌의 불균형, 정의의 결여를 극명히 보여준다. 아들은 죽어서 돌아오지 않는데, 가해자는 10년 뒤면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국가 권력의 야만성과 불공정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타티아나 마수 곤살레스 감독은 이러한 비극을 기록하면서도 그녀는 쥘 베른의 상상 세계를 차용한다. 관객에게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보여준다. 쥘 베른의 작품은 종종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탐험과 호기심을 상징한다. 이는 현실의 억압과 비극을 초월하고자 하는 인간의 강렬한 욕망을 반영한다. 쥘 베른의 세계는 현실에서 빼앗긴 아들과의 연결을 상상 속에서 회복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상상과 현실을 교차시키며 관객에게 더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발터 벤야민이 ‘모든 문명의 기록은 동시에 야만의 기록’이라고 말했듯이, 영화는 국가 폭력이라는 야만이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묵인되고 정당화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와 동시에, 문명은 이러한 폭력을 기록하며, 잊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포함한다. 이 기록은 과거의 사건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경고로 작용한다.
<모든 문명의 기록>은 국가 폭력과 개인의 상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러한 작은 불꽃들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은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 아무리 억압적이고 부당한 현실이라 해도, 기억하고 기록하며 저항하려는 인간의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상영 일정
2025년 5월 1일 13:3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2025년 5월 5일 17:30
메가박스 전주객사 4관
2025년 5월 9일 14:30
CGV 전주고사 5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 2025.04.30 ~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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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감독 '스즈메의 문단속' 후기
스즈메의 문단속
(23.03.08 개봉 예정)
감독: 신카이 마코토
더빙: 하라 나노카, 마츠무라 호쿠토 등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 전 진행한 프리미어 상영회에 다녀왔어요~
너의 이름은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데요
저 역시 너의 이름은 광팬이라 ㅠㅠ 완전 기대한 채로 관람!
미리 말씀드리자면 살짝 실망했다는 게 저의 총평입니다 ,,,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소타를 만난다.
스즈메가 폐허에서 발견한 낡은 문을 열자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쳐오고
가문 대대로 재난을 봉인하는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다.
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꾸고
스즈메는 의자가 된 소타와 함께 재난을 막는 여정에 떠난다.
'스즈메의 문단속' 줄거리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브리 같았어요
남자 주인공 소타의 내외적 모습은 하울 같고, 작화 및 모션은 모노노케 히메를 떠올리게 하고,
지진 등의 재난(환경 문제) 소재를 이야기하는 것까지
분위기를 따라한 거 같다기보다는...... 그냥 지브리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느낌...? ㅎㅎ
그래도 시각적으로는 정말정말 최고였어요
웅장한 미미즈의 등장부터 대박적...!
미미즈는 뒷문을 닫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라 스즈메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인데요
미미즈가 온세상을 뒤덮었다가 한순간에 싹 사라지고 그때의 그 정적... 잊을 수 없어요
애니메이션만큼은 너의 이름은보다 뛰어났어요!
아 근데 이렇게 절정일 때 OST 쫙 뿌려 줄 줄 알았는데 엔딩 크레딧에만 좋은 노래가 나와서 . . .
고게 아쉬웠어요
신카이 마코토 작품은 OST 듣는 맛인데 ㅠㅠ
웅장한 미미즈를 시각으로 즐기라고 그랬나 청각적 즐거움은 1도 주지 않았더라고요
제가 아쉽다고 느낀 건 스토리 부분이에요
'스즈메의 문단속'에 캐릭터가 아주 많이 등장하거든요
스즈메 / 소타 / 다이진 / 사다이진 / 엄마 / 이모 / 소타의 할아버지 / 소타의 친구 / 이모를 짝사랑하는 남자까지...
씬을 많이 차지하는 인물만 놔도 이 정도예요
그런데 이 많은 캐릭터의 스토리를 모두 보여 주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모두의 기승전결이 망가진 느낌?
스즈메가 자신의 과거를 위로하는 엔딩이었기에 스즈메-엄마의 과거 그리고 현재 이야기는 꼭 나왔어야 했는데
스즈메가 소타와 사랑에 빠진 후부터 엄마 스토리는 아예 생략되고... 마지막만 훅 등장하거든요
이걸 주요 스토리 라인으로 가져가는 거였으면 계속해서 스즈메 엄마 이모 이 관계가 나오게 했어야 해요
그리고 소타 할아버지가 하는 역할이 없어요
스즈메에게 의지를,, 심어 주긴 했지만,, 마지막에 죽는 것도 아니고 스즈메를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는 캐릭터??
그리고 이모를 짝사랑하는 미노루가 있는데요
계속해서 이모를 좋아하는 씬을 넣길래 스즈메를 도와주며 마지막엔 이어질 줄 알았어요
근데 이게 웬걸 . . . 스즈메와 이모를 돕는 건 소타 친구 토모야예요
그렇다고 토모야랑 잘 되는 것도 아님 왜 등장하죠?
굉장히... 이유 없는 캐릭터가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만큼은 주된 내용이 로맨스가 아니니까......
조금 더 환경, 혹은 가족 쪽으로 끌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해요
스즈메와 소타 둘의 시점으로 진행하려다 보니 이것도 저것도 못 잡고 엉성해진 케이스
아 고양이 너무 귀여워요!!!!!!! 자막판 목소리 완전 포뇨예요 ㅠㅠ
뒷문을 막는 요석인 다이진인데요 고양이로 변해서 막 스즈메를 쫓아다녀요
'스즈메 다정해', '스즈메 나랑 놀자' 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자신을 요석으로부터 탈출시켜 준 게 스즈메니까 집착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스즈메에게 열린 뒷문 위치를 알려 주는... 오히려 주인공을 돕는 그런 존재였어요(??)
'스즈메의 문단속'이 지브리 같았다고 했는데
저는 지브리의 의도, 스토리를 잘 이해 못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거든요... ㅎㅎ
그래서인지 '스즈메의 문단속'도 막 완전 좋다 이건 아녔어요
웅장하고 큰 사건 있는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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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적인 씨네필 INFP를 위한 영화.zip
영화를 좋아하는, 그리고 영화를 즐겨 보는 씨네필들에게 가장 많이 나오는 MBTI 유형을 혹시 알고 계신가요?
믿거나 말거나! 본인만의 세계를 꾸리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동시에 공감 능력이 매우 높은 감정적인 유형 , INFP가 바로 그러하다고 하는데요!
영화를 멀찍이 떨어져 하나의 ‘작품’으로 감상하기보다 작품 속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거나, 인물 사이 관계의 틈에 들어가 감상하길 즐기는 INFP형은 특히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유형이기에 영화를 ‘본다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더 나아가 머릿속에서 자신만의 영화를 그려나가는 유형입니다.
주관적이고 감상적이며 공상적이기도 한 INFP형에게 ‘영화’만큼 좋은 탈출구는 없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SF 영화도,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로맨스 영화도, 눈물 펑펑 쏟아낼 수 있는 드라마 혹은 다큐멘터리까지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즐긴다고 합니다.
이처럼, 안 본 영화 없을 것 같은 INFP형에게아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언제 봐도 좋을 영화를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잇츠 CINE PICK!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판타지, 가족, 모험, 액션 | 영국, 미국 | 152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Your a wizard, Harry
해리 포터는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전설적인“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낸 입학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해그리드는 해리의 진정한 정체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가 굉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
해리는 이모네 집을 주저없이 떠나 호그와트행을 택한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장장에서 호그와트 특급열차를 탄 해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론 위즐리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들과 함께 해리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며 갖가지 신기한 마법들을 배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는 호그와트 지하실에 `영원한 생을 가져다주는 마법사의 돌'이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해리의 부모님을 죽인 볼드모트가 그 돌을 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해리는 볼드모트로부터 마법의 돌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씨네pick :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들은 우리 안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겨서든, 스크린을 통해서든, 언젠가 당신이 다시 돌아왔을 때, 호그와트는 언제나 그 곳에서 당신을 반겨줄 거예요.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이라는 J.K.롤링의 말 만큼이나 이 영화를 잘 설명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시리즈 1편이 나온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지만, 해리포터를 볼 때만큼은 기숙사 배정 모자를 쓴 학생이 되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됩니다. 그 누가 알까요? 인간 틈에서 마법사가 함께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500일의 썸머 (2009)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 미국 | 95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마크 웹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Most days of the year are unremarkable.
운명적 사랑을 믿는 남자 ‘톰’ 모든 것이 특별한 여자 ‘썸머’에 완전히 빠졌다.
사랑은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썸머’ 친구인 듯 연인 같은 ‘톰’과의 부담 없는 썸이 즐겁다.
설렘으로 가득한 시간도 잠시 두 사람에게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설레는 1일부터 씁쓸한 500일까지 서로 다른 남녀의 극사실주의 하트시그널!
씨네pick : 2010년 국내 개봉 이후, 2016년과 2021년 극장 재개봉은 물론이고, 로맨스 기획전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작품 <500일의 썸머>는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이 드는 영화로도 잘 알려져있습니다. ‘썸머’에게 이입되기도, ‘톰’ 그 자체가 되기도 하는 이 극사실주의 로맨스 영화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매우 섬세한 연출의 영화입니다. 여름을 앞둔 요즘, 특히 더 생각나는 영화이기도 한데요. 감성 가득 음악은 물론, 영상미까지 듣고보고뜯고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가족 | 일본 | 126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출연 :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한번 만난 인연은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을 뿐이다.
금지된 세계의 문이 열렸다!
이사 가던 날, 수상한 터널을 지나자 인간에게는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오게 된 치히로..
신들의 음식을 먹은 치히로의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버린다.
겁에 질린 치히로에게 다가온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
그의 따뜻한 말에 힘을 얻은 치히로는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사상 초유의 미션을 시작하는데…
씨네pick :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쓴 작품으로, 아직까지도 이 작품을 뛰어넘는 애니메이션은 없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잡아낸 영화이다. “일찍이 10살이었던 사람들과 앞으로 10살이 될 사람들에게.” 라는 프레이즈처럼 어느 연령대에 시청하더라도 센과 치히로가 있는 터널 저편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요. 어느 상황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으로서, 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잠시 환상 속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오늘 하루의 끝이 영화로울 수 있도록
씨네픽이 여러분을 영화 속으로 두둥실 띄워보내 드릴게요
Wingardium Leviosa!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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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어디로 보든, 어떻게 보든 문과생이었던 나의 학창시절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당연히 수학이었다. 수식을 이해하고 아니 외워서 대입해서 푸는 것은 그나마 쉬운 일이었는데 증명문제가 나오면 암담해졌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하고 싶은데, 그렇게 말 할 수 없는 이상한 문제일 뿐이었다. 특기였던 엄청난 암기력으로 증명의 과정을 모두 통채로 외워서 맞춘 적도 있었지만, 문장 너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는 한계에 맞딱드리고 나면 ‘이걸 꼭 해야만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엔 지구 온난화나, 부의 재분배, 인권문제 같은 것들이 많은 데, 이걸 왜 증명해야 하는가? 하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수학을 포기하는 나 자신을 합리화 시켰다.
이런 나에게 골드바흐의 추측, 2 보다 큰 모든 정수는 세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그러니까 ‘1+1+1 = 3’이 성립한다는 이 당연한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것에 매진하고 있는 주인공 마거리트에 대한 이야기는 수포자의 입장에서 조금 신선했다. “아니 그걸 증명하지 못했다고?” 하는 놀라움과 “그걸 왜 증명해야 하는 걸까?” 라는 궁금증. 그리고 “그걸 증명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굴까?” 라는 호기심 (문과생의 의식의 흐름) 그리고 수학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내가 봐도 괜찮을까. 라는 약간의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영화는 ‘그걸 증명해 내고 싶은 사람’ 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를 무려 11명이나 배출한 수학계의명문 ‘파리 고등사범학교’의 수학 천재 마거리트. 지금까지 누구도 증명하지 못한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하고자 하는 세미나에서 오류를 제기하는 사람으로 인해, 수학으로부터 도망치고 만다. ‘증명에 실패했다.’ 라는 단순한 이유보다 대학이라는 한정된 사회에서 수학의 세계에만 있던 마거리트에겐 어떤 충격 같은 것이었다. 나보다 더 천재인 것 같은 다른 동료. 나에게 실망하고 나를 놓아 버린 것 같은 교수. 증명에서 오류를 지적 받은 것은, 단순히 마거리트가 증명하고자한 골드바흐의 추측에 대한 부정뿐만 아니라, 어쩌면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것이 모두 와장창 깨져 버리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데미안> 중에서’
마거리트는 막 알이라는 세계에서 나오려는 중이다. 알껍질 밖의 세상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이니, 불안과 공포를 가질 법도 한데, 마거리트는 지금까지 단단하게 자신을 보호해 주었던 알껍질이세상으로 가지 못하는 차단막이라고 생각 했던 것일까. 고민없이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냥(!) 해 나간다. 꼭 묶어 두었던 어떤 마음이 터져버린 것처럼.
매 순간의 경험은 우리의 가치를 만들기 마련이다. 수학의 세계, 그러니까 정(正)의 세계에서만 형성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마거리트는 새롭게 만난 반(反)의 세계에서 원나잇, 마작, 클럽…윤리와 가치관이 배제된 것 처럼 거침없이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 다시 사랑하는 수학을 시작한다. 수학만 탐구하던 삶에서, 수학을 사랑하는 삶으로.
수학은 공식대로만 하면 언제나 명쾌하게 답이 나오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학의 공식과 법칙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야 말로, 깊이 탐구하고 고민하며 길을 찾아가야 하는 인생과 닮은 학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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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적 도깨비 깃발, 명절용 오락 영화 그이상, 그이하도 아닌 속편!
설 연휴를 앞두고 해적 도깨비 깃발이 개봉했습니다.
2014년에 개봉했던 1편에 이은 속편이죠.
속편이지만 영화 속 시기와 캐릭터는 모두 바뀌었어요.
이번엔 의적과 해적이 만나게 됩니다.
거의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ug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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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버블> 공식 예고편
《더 버블》은 팬데믹 시국, 영화 제작 현장의 소동을 그린 코미디이다. 촬영을 위해 호텔에 모인 배우들. 촬영장이자 격리 장소가 된 이곳에서, 하늘을 나는 공룡에 관한 블록버스터 액션 시리즈의 속편을 찍어야 하는데. 과연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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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르코 서브> 메인 예고편
마약단속국에서 인정받는 요원으로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스트라이커’.
여대생 납치 사건이 발생하고 비밀 작전에 투입된 그는
그동안 쫓아온 거대한 마약 카르텔과 이 사건이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트라이커’의 딸과 아내가 사라지는데...
납치된 가족 구출 VS 마지막 임무 완수
지상 최악의 범죄 카르텔과 전쟁을 시작한 그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