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4-01 15:24:25
원서만 넣으면 합격하는 대학교, <억셉티드>
배우 저스틴 롱 & 애덤 허쉬만
오늘의 영화는 바로,
만우절에 보기 좋은 <억셉티드>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코미디 | 미국 | 90분
감독 스티브 핑크
출연 저스틴 롱, 애덤 허쉬만 등
등급 12세 관람가
줄거리
지원했던 8개 대학에서 모조리 입학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고교졸업반 바틀비 게인스, 일명 'B'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하여 대학 커리어도 쌓고 여자친구에게도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내린 결론은 단 하나.
직접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들을 위해 '사우스 하몬 기술대학교'라는 가짜 대학을 오픈한 첫날,
B와 친구들은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한다. 자기들처럼 대입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던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이 대학 입학을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돌아가고, 주위의 명문대학생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가운데,
B와 친구들은 '학생이 곧 교수'라는 황당한 룰을 설정해 이 가짜 대학을 유지해 가는데...
"대학생이라면 꿈꿔본 이상적인 대학교"
출처: 네이버 영화
사우스 하몬대학교는 바틀비 게인스가 만들어낸 가짜 학교이지만 꽤 이상적인 교육관을 가진 학교를 만들어냈는데요.
'학생이 교수인 대학. 배우고 싶은 과목을 배우는 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대학교를 운영합니다.
사실 한국의 대학교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취업을 위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 학점이 잘 나오는 강의를 선택하거나,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우스 하몬 대학교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칠판에 적고,
그 강의의 교수가 자신이 되어, 그 분야를 학습하고 성장해나갑니다.
물론 진짜 대학교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는 힘들겠지만,
주입식 교육보다 더 좋은 영향을 학생들에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대학교보다 더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성장을 하게 만드는 사우스 하몬 대학교.
이것이 바로 앞으로 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에 더 알맞았던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미국에서 유명한 영화 정보·리뷰 사이트인 'IMDB' , 'Rotten Tomatoes'에서 <억셉티드> 평가를 보면
굉장히 부정적이고 낮게 평가가 되었습니다. (IMDB - 6.4 / 10 , Rotten Tomatoes - 신선도 38%)
하지만, 한국의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평점을 보면 각각 8.14, 8.7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대학교 시스템 차이로 인해 이렇게 극과 극의 평점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영화이지만, 미국인보다는 한국인의 공감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명장면, 명대사"
출처: 네이버 영화
저는 교육위원회에서 바틀비 게인스가 연설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데요.
↓ 이 장면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0eGGtt1KWA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영화.
지금까지 <억셉티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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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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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살과 13살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5월은 푸르른 나무들이 싹을 틔우는 계절이고, 12월은 잎을 거두고 추위를 견디는 계절입니다. 영어권에서는 'May-December'가 5월과 12월의 간극처럼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커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영화 <메이 디셈버>는 관용어를 사용해 제목에서부터 영화의 소재를 내걸고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5월의 남자와 12월의 여자, 그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요? 그들의 사랑은 정말 '사랑'일까요?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메이 디셈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메이 디셈버>는 2024년 3월 13일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메이 디셈버
May December
Summary
신문 1면을 장식하며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충격적인 로맨스의 주인공들인 ‘그레이시’와 그보다 23살 어린 남편 ‘조’. 2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영화에서 그레이시를 연기하게 된 인기 배우 ‘엘리자베스’가 캐릭터 연구를 위해 그들의 집에 머물게 된다. 부부의 일상과 사랑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과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는 그의 잇따른 질문들이 세 사람 사이에 균열을 가져오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나탈리 포트만, 줄리안 무어, 찰스 멜튼
강렬한 스캔들을 둘러싼 세 인물
: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갇힌 사람
이 영화의 'May-December' 커플은 60살이 다 된 아내 '그레이시'와 36살 남편 '조'입니다. 23년 전, 유부녀였던 '그레이시'는 자신이 일하던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이자 아들의 친구였던 13살 '조'의 아이를 가집니다. 감옥에서 아이를 출산한 '그레이시'와 '조'의 이야기는 뉴스 1면을 장식하는 희대의 스캔들이 되었죠. 강렬한 그들의 사랑은 이십여 년이 지나 영화화가 결정됐고, 연기 인생의 또 다른 한 획을 그을 작품을 찾던 배우 '엘리자베스'가 '그레이시' 역을 맡습니다. <메이 디셈버>는 'May-December' 커플의 이야기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엘리자베스'가 부부의 집을 찾으면서 시작됩니다. 영화는 세 인물을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점을 조금씩 바꿔가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리고 이십 년 전의 스캔들을 중심에 둔 세 사람을 각각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갇힌 사람으로 정의하죠.
말하는 사람은 과거의 스캔들을 '엘리자베스'에게 들려주는 '그레이스'입니다. 당시를 회상하는 '그레이스'에게는 부끄러운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36살 유부녀가 13살 소년과 사랑을 나눠 아이를 가졌는데도, 아들 친구와 바람이 났는데도, 심지어 아들의 생일 전날에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는데도요. 손자와 자식이 같은 날 졸업하는 진 광경의 자리에도 당당하게 '엘리자베스'를 부릅니다. '그레이스'는 진실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더 중요시하는 인물로 비칩니다. 그래서 언제나 태연하고 뻔뻔할 수 있었죠. 그는 자신이 순진한 사람이길 원하고, '엘리자베스'가 자신들의 사랑을 완벽한 사랑으로 보길 원하며, '조'가 영원히 이 관계를 사랑으로 보길 원합니다.
듣는 사람은 완벽한 연기를 위해 부부를 취재하는 '엘리자베스'입니다. 그는 '그레이시'와 '조' 사이에 자리 잡은 진실을 파헤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빌미로 부부의 과거를 헤집고, 진실에 더 가까운 이야기를 들으려 애쓰죠. 그런데 단순히 취재라고 포장하기에 '엘리자베스'의 취재 여정은 다소 기만적입니다. '그레이시'와 '조'의 딸이 있는 자리에서 "배역을 선택할 때는 '도덕적으로 모호한 인물'에 매력을 느낀다"라고 말하거나, 13살에 '그레이시'를 유혹한 '조'의 매력을 가늠하기 위해 그와 잠자리를 갖는 것도 마다하지 않죠. 어느새 진실 찾기는 핑계가 되고, '엘리자베스'의 눈빛에는 야심만이 이글거립니다.
갇힌 사람은 스캔들의 또 다른 주인공인 어린 남편 '조'입니다. 영화 초반부의 '조'는 공동체의 기억 속에 남은 강렬한 이야기와는 달리 더없이 다정하고 화목한 가정의 가장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상 '조'는 그때 그 이야기 속에서 조금도 크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사람이었죠. "네가 나를 꼬신 거야", "나는 순진해"라는 '그레이시'의 함정에 빠져 죄책감과 부도덕함을 느끼고, 속죄와 책임감을 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자신이 원한 삶이라고 굳게 믿으면서요. 나비의 알을 주워다가 성체로 키워 날려 보내는 것만이 유일한 감정의 배출구였습니다. 이러한 삶을 평화로운 일상으로 여겨왔던 '조'에게 '엘리자베스'의 등장은 균열이었습니다. 진실을 찾는 '엘리자베스'로 인해 마음속 물음표가 떠오른 '조'는 외면해 왔던 진실에 향한 질문을 던집니다.
⊙ ⊙ ⊙
인간이라는 모호한 회색의 스펙트럼
영화를 만든 토드 헤인즈 감독은 <메이 디셈버>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에 대한 거대한 거부감"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세 인물의 공통점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 '자기 자신'이라는 진실을 대하는 방식 말입니다. 세 인물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자기 자신의 진실을 바라보길 거부합니다. '그레이시'는 원하는 대로만 말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가렸고, '엘리자베스'는 남의 이야기를 파헤침으로써 자기 자신을 덮었으며, '조'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숨겼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잘못이 있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세상에 자기 자신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기꺼이 들여다보려 하는 이상한 습성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가 그랬듯이, 함부로 직시하죠. 이렇듯 세 인물의 도덕성과 옳고 그름에 관해 끝없이 생각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이런 생각에 가닿습니다. 극 중에서 나오는 '도덕의 회색지대'라는 말처럼, 바로 그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모호한 회색의 스펙트럼이 곧 인간의 본질이구나.
<메이 디셈버>는 처음부터 끝까지 바로 이 인간의 모호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샘솟는 질문들도 모두 비슷한 철학적 물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 36살 여인은 정말 13살 소년을 사랑했을까?
- 13살 소년은 정말 36살 여인을 사랑했을까?
- 13살 소년을 사랑한 36살 여인의 잘못은 무엇일까?
- 그것을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 도덕이 먼저일까, 사랑이 먼저일까?
- 타인의 진실을 향한 '엘리자베스'의 열망은 인간으로서의 도덕인가, 배우로서의 야심인가?
- '엘리자베스'의 선을 넘는 야심과 '그레이시'의 순진한 가면 중 어느 것이 더 부도덕한가?
질문의 답을 고민하다 보면 머릿속은 계속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정확한 답 하나 없이 모호함만이 두둥실 떠다닙니다. '누가 옳은가?', '누가 그른가?', '옳은 사람이 있긴 한가?', '옳다는 것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아아, 하지만 복잡하고 모호한 인간처럼 흥미로운 것이 또 없지요.
⊙ ⊙ ⊙
<메이 디셈버>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맛을 크게 살렸습니다. 가히 연기 대결이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었는데요. 줄리안 무어의 '그레이시'를 완벽하게 내재화해 연기하는 나탈리 포트만의 모습은 그야말로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조'를 사랑의 감옥에 가두는 '그레이시'의 순진한 얼굴을 그려낸 줄리안 무어의 얼굴은 또 어떻습니까. 여기에 이 작품으로 연기상 21관왕을 휩쓴 찰스 맨튼의 활약도 빼놓으면 섭섭하지요. <리버데일>의 반가운 얼굴을 다시 만나 기뻤습니다. 쉽지 않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그에게 손바닥에 불나도록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One-Liner5월과 12월, 알과 나비는 동시에 존재할 수 없으나, 인간만은 그럴 수 있다고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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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021)
* 본 리뷰는 <마이 네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021)
감독: 앤디 서키스
출연: 톰 하디, 우디 해럴스, 나오미 해리스, 미셸 윌리엄스, 스테판 그레이엄 등
장르: 액션, SF
개봉일: 2021.10.13
러닝타임: 97분
베놈과 에디, 드디어 한몸이 되다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하고 '에디 브록(톰 하디)'의 몸 속에 기생하여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베놈'. '앤(미셸 윌리엄스)'의 결혼 소식을 듣고 심란해하던 에디를 위로해주려고 베놈은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그런 행동들이 에디의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킨다. 설상가상으로, 연쇄살인마 '캐서디(우디 해럴슨)'를 인터뷰 하던 도중 분노한 베놈이 그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 때 캐서디가 에디의 손을 물어 심비오트 조각을 흡수해버린다. 제대로 된 인터뷰에 실패한 에디는 베놈과 한바탕 싸우고, 베놈 역시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나가버린다.
한편, 캐서디는 사형 집행 직전 '카니지'로 각성하게 되고, 교도소에서 대학살을 저지른 후 탈출한다. 그리고 헤어진 연인 '배리슨(나오미 해리스)'를 찾아가 구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하객으로 삼아 결혼식을 올리려 한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잠시 갈라섰던 베놈과 에디는 비로소 한마음을 품게 되는데....
코미디적 요소만 발현될 뿐
<베놈>은 1편이 개봉하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하던 시리즈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많은 장면이 잘려나간 것 같은 편집과 뚝뚝 끊기는 줄거리, 불친절한 캐릭터의 빌드업 등으로 1편은 혹평이 가득했다. 혹평과는 별개로 '톰 하디'의 티켓 파워가 캐릭터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영화의 오락성으로 인해 상업적인 흥행을 거뒀기에 무난히 2편이 나올 수는 있었는데, 따라서 1편의 단점들을 어떻게 극복했을지가 이번 영화를 감상하는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개선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번에도 러닝타임이 97분으로 굉장히 짧은 편인데, 쿠키영상과 엔딩크레딧을 제외하면 1시간 30분에 불과하다. <베놈2>의 메인 플롯은 1편 쿠키영상에서 예고했던 '카니지'의 등판과 빌런으로서의 빌드업, 그리고 카니지와 베놈의 대치일 터인데, 의외로 돋보이는 장면들은 베놈과 에디가 다투는 코믹한 장면들 뿐이다. 마치 두 인물의 갈등이 부부싸움인 것처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많아 종종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데, 아마 많은 관객이 <베놈>으로부터 기대한 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나마 1편에서는 '베놈'을 처음 접했다는 이유로 그의 잔혹성과 무게감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났는데, 2편에서는 한결 귀여움만 더해졌다. 마블과 소니 계열의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도 어두움 면에서 손꼽히는 캐릭터인데, 연출 때문에 많이 변질된 감이 있다.
여전히 부족한 캐릭터 빌드업 능력
<베놈 1>에서 '베놈'이라는 캐릭터의 서사와 주인공으로서의 빌드업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는 새로운 빌런 캐릭터를 구현하는데도 동일한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빌런 캐릭터인 '캐서디'의 흑화 원인을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설정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가 사형 집행을 앞둔 연쇄살인마가 되었다는 점에서 동정이나 공감을 느낄만한 여지를 없애버렸다.
무엇보다 '베놈'에게서 탄생한 심비오트 '카니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족한데, 가령 베놈의 대사에 의해 전해지는 '빨간 놈은 위험해' 같은 부분들이 원작 만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불친절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래도 영상물 등급 판정을 낮게 받기 위해 여러 장면을 삭제하면서 개연성이 부족한 결과를 낳게 된 듯한데, 관객의 이해를 해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생겨버렸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부분을 놓친 느낌이다. 그리고...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캐서디의 여자친구인 '배리슨'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형사 '패트릭 멀리건(스티븐 그레이엄)'에게 꽤나 중요한 복선을 깔아놓고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짚어주지를 않는다. 결국 영화관을 나온 후 해석영상이나 영화 유튜버들이 설명해주는 영상을 찾아봐야 해당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놓았으니 그야말로 불친절이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남은 건 쿠키영상 뿐
그럼에도 <베놈2>를 봐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영화 본편보다 더욱 강한 임팩트를 남긴 쿠키 영상 때문. 바로 원작에서 대치 관계로 엮여 있는 마블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쿠키 영상에 등장하며 역대 마블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결말을 남겼다. 이 때 똑같은 침대에서 아예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버린 '에디'의 모습을 통해 마블이 앞으로 그려나가고자 하는 '멀티버스'의 등장을 어느 정도 예고했는데 과연 <베놈> 후속작에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인지, 12월에 개봉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떠한 내용으로 펼쳐질 것인지 여러 방면에서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즉, 쿠키영상이 없었더라면 본편의 값어치 전체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었을만큼 쿠키영상이 전부였던 후속작이다. 쿠키 영상에 대해서는 해석에 대한 의견도 갈리고, 다양한 가정이 등장하고 있어 어찌 됐건 <베놈2>를 통해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데는 일부분 성공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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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화 예쁜 로맨스 영화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엘리멘탈'!
저도 드디어 보고 왔어요 ㅎㅎ
사실은 이번 주에만 2번 봐서 N차 관람 성공했답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 완벽한 영화였단 뜻이겠죠?
사실 저는 픽사보다 디즈니를 좋아하는데요 그 이유는 작화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요
디즈니가 3D를 구현하는 데 비해서
픽사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데다가 그림도 너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작화 다 이겨먹을 정도로...... 스토리가 다한 영화였습니다 ㅠㅠ
게다가 계속 보고 있자니 고퀄처럼 느껴짐 ㅎㅎ
개의 원소들이 사는 '엘리멘트 시티'
'앰버'는 우연히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지금껏 믿어온 모든 것들이 흔들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웰컴 투 엘리멘트 시티!
영화 <엘리멘탈> 줄거리
줄거리와 예고편을 봐서는 영화의 진가를 확인할 수 없었단 리뷰가 많았는데
저도 딱 그렇게 생각해요
물이랑 불이 주인공들인데 딱 보기에도 완전히 상반되는 원소들이잖아요
그 둘이 서로를 믿고 몸을 맞대고, 우정이었던 감정이 어느새 사랑으로 변하는
정말 감동적이고 슬픈 ㅠㅠ 내용이랍니다
엔딩부터 스포일러 하자면
난로 안에 앰버와 웨이드가 같이 갇히는데요
새는 물을 앰버가 모두 막아 버려서 웨이드의 몸이 점점 증발하기 시작해요
그렇게 마지막 고백을 하며 헤어지는 둘.........
물론 남주니까 ㅎㅎ 다시 돌아오지만요
개인적으로 아슈파가 죽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멀쩡한 건(?) 의외였어요
계속 연기 내뱉으면서 쿨럭거리길래 솔직히 마지막쯤에 죽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게 웬걸 웨이드가 죽다니,,,??
그래도 어떤 영화보다도 개연성이 최고였단 생각이 들어요
물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아빠 덕에 자연스레 물은 나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앰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웨이드가 엮이게 되고 그 사건을 같이 해결해 가면서 우정을 키우다가
데이트도 하고~ 용기 내어 손도 잡으면서~ 마지막엔 뽀뽀까지 하게 된다죠 하핫
사귈 만하면 헤어질 이유가 생기고 또 좋아할 만하면 멀어질 이유가 생기는 게
로맨스 영화의 완벽한 구성이었다고 생각해요
아! 여러분 문명특급 보셨나요??
엘리멘탈 제작하신 피터 손 감독님이 한국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만든 영화라서
엘리멘탈 속에서 한국 감성을 찾아볼 수 있어요
① 부모-자식간 헤어질 때 절하는 것
② 앰버와 웨이드가 인생네컷 찍는 것
③ 앰버 어린 시절 선풍기에 아아 ~장난치는 것
④ 앰버의 집이 아궁이 모양인 것
⑤ '아빠'와 비슷한 발음인 '아슈파'로 부르는 것
외에도 또 찾으신 분들은 댓글 부탁드려용
공주 시리즈까지 포함하면 로맨스는 많지만
찐 로맨스는 주토피아라고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엘리멘탈이 시즌 2를 기다리는 유일한 영화 되겠습니다 ㅠㅠ
불같은 앰버와 눈물 많은 웨이드의 케미가,,, 진짜 장난 아님......
웨이드 넘나 귀엽다구요
아! 저는 자막과 더빙 모두 봤는데요
개인적으로 더빙으로 보는 게 좀 더 와닿더라구용
한글로 들었을 때 감정이 확 느껴지는 게 있지 않나요?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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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 레이미, 마블에서 B급 감성을 뽐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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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감독은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히어로 영화 장르에서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잡은 흔치 않은 케이스였다. 그는 데뷔작인 공포영화 <이블 데드>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보여줬다. 그가 처음 적용했던 악령 시점으로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크는 이후에 샘 레이미의 연출작에 거의 매번 다시 재활용되었다. 또한 시체의 팔이 땅을 뚫고 손을 뻗으며 등장하는 장면도 종종 사용된다. 무엇보다 샘 레이미는 그가 좋아하는 B급 영화의 감수성을 포기하지 않고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영화에 잘 녹여 사용하면서 그의 색깔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은 다양하다.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 영화, <이블데드>, <드래그 미 투 헬> 같은 호러, <심플플랜> 같은 스릴러 그리고 <사랑을 위하여> 같은 드라마 장르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완성해냈다.
그가 이번에 택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의 영화다. 마블이 계속 연달아 제작하고 있는 영화들은 각 히어로 별로 고유의 특성을 살린 개별 이야기를 하면서도 전반적 관점에서 영화들을 조망해보면 개별 히어로들의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있어 아주 크고 넓게 구축되고 있는 세계다. 그래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히어로 영화들에 새로운 캐릭터나 확장된 세계관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그 범위를 더욱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렇게 거대하게 구축된 A급 세계관 중 하나를 B급 감성을 뽐내는 샘 레이미가 연출하게 된 것은 꽤 의외다.
B급 감성의 샘 레이미 감독이 다시 선택한 히어로 영화
샘 레이미는 2013년에 연출한 <오즈 더 그레이트 앤 파워풀> 이후 다른 영화를 연출하지 않았다. 그동안 다른 영화 제작에만 간간히 참여를 하다가 <스파이더맨>에 이어 두 번째로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택한 것이다.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사실 연출 자유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이미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와 그의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세계관 속이고 미래의 방향이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는 시리즈에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샘 레이미가 참여하는 것이 그렇게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게다가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이미 캐릭터의 특성이나 성향이 대부분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재창조하거나 감독의 색깔을 덧붙이는 작업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샘 레이미 감독의 인장이 강력하게 박혀있는 영화다. 이미 구축된 세계관, 캐릭터에는 손대지 않으면서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로 드러내면서 이 영화만의 개성이 생겼다. 다른 유니버스로 이동하는 장면, 드림 워킹으로 다른 유니버스로 이동하는 장면에선 샘 레이미가 잘하는 시점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고, 그가 <이블데드>에서 활용했던 시체가 땅 속에서 손을 뻗는 장면도 이 영화에 그대로 오마주 된다. 또한 감독 특유의 B급 감성과 유머가 영화 전반에 녹아들어 있어 그 감성을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지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에서 실수로 열어버린 멀티버스 때문에 스트레인지가 만나는 위험이 담겨있는데, 완다가 흑화 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가 이 영화의 빌런을 맡고 있고 유니버스 간 차원 이동 포털을 열 수 있는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가 등장해 마블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킨다. 차원 이동을 통해 자신의 아이를 찾으려는 스칼렛 위치와 그것을 막으려는 스트레인지의 대결은 두 마법사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독특하고 치열하게 펼쳐진다.
영화의 대결구도는 분명하다. 스칼렛 위치는 다른 차원에 있는 자신의 두 아들을 뺏으려는 인물이고, 스트레인지는 그것을 막기 위해 차원 이동 능력이 있는 차베즈를 지키려고 한다. 두 캐릭터의 싸움은 자신의 아이를 차지하고 보호하려는 대결로 해석할 수 있다. 비록 진짜 자식은 아닐지라도 이들이 공격하고 보호하는 각각의 목적 자체는 일종의 유사 자녀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나 스칼렛 위치가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은 샘 레이미 감독의 연출이 더해지며 더욱 공포스럽고 파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 영화의 중심인물은 분명 닥터 스트레인지지만, 영화를 보고 기억에 더 남는 건 스칼렛 위치의 모습이다.
화려한 영상에 담긴 스칼렛 위치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결
스콧 데릭슨 감독이 연출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는 시공간을 뒤트는 마법을 보여주는 시각효과가 인상적이었고, 꽤 많은 분량이 영화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2편에서는 시공간이 뒤틀리는 장면은 줄어들고 다른 유니버스로 이동할 때 순식간에 화면의 질감이나 특성이 변화되는 장면이 등장하고 마법 능력을 이용한 타격 액션이 영화에 주로 담겼다. 특히나 영화 중반 다른 버전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나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음표를 이용한 독특한 액션 장면을 보여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유머까지 더해져 샘 레이미 감독의 인장을 붙이며 이것이 그의 영화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멀티버스라는 다중우주를 이용하는 영화인만큼 영화는 다른 유니버스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예고편에서부터 추측 가능했던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되고 스칼렛 위치와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고 다른 유니버스의 캐릭터를 조금은 보여주기 식으로 활용하고 퇴장시켜버린다. 그런 측면에서는 멀티버스의 다양한 캐릭터에 기대를 했던 관객들이라면 영화가 조금 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그들의 퇴장 이후 다시 스칼렛 위치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결에 집중하면서 넓혔던 이야기를 다시 압축하여 제시한다. 그런 방식으로 캐릭터를 이용하면서 영화적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샘 레이미 감독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야기나 캐릭터 이외의 부분에서 자신의 색깔과 하고 싶은 것들을 풀어낸다. 이야기가 그렇게 촘촘하지 않았던 <닥터 스트레인지>의 1편이 뛰어난 시각효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처럼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역시 시각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감독 특유의 색깔이 화려한 영상 효과와 결합되면서 영화가 보여주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맡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나 스칼렛 위치를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은 기존 마블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화려한 볼거리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그렇게 배우들의 시너지를 화면상에 적절하게 표현하게 만든 것도 감독의 좋은 역량이 발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영화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전편과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봐야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와 그가 겪는 멀티버스를 이해할 수 있고, 스칼렛 위치의 탄생을 보여주는 시리즈 [완다비전]을 봐야 이번 영화에서 스칼렛 위치가 왜 빌런이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계속 확장되고 있는 마블의 영화들이 이제는 시리즈와 영화를 넘나들기 때문에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이기에 어려운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샘 레이미 같은 색깔 있는 감독을 데려다 연출에 활용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계속 이어질 마블의 영화들이 과연 계속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Rabbitgumi의 영화이야기 유료 뉴스레터에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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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정으로 미국에 밀입국한 멕시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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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온 이들의 아름다운 견고함이 바벨탑을 세워 올리다.
브루탈리스트. 이는 건축계의 한 사조인 브루탈리즘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20세기 초부터 그 인기가 시작된 브루탈리즘은 건축에 사용된 자재들을 전부 노출시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에는 이에 대해 흉물스럽다거나 아름다워야 할 건물이 그러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았었다. 하지만 현재에도 노출 콘크리트, 노출 인테리어 등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브루탈리즘의 시대적 인정을 반증할 것이다. 필자는 이 브루탈리즘을 '솔직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콘크리트, 철골, 대리석 등 사용하는 자재들을 있는 그대로, 아주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기하학적인 구조와 함께 멋스럽게 표현한 것이 마천루와 같은 건물을 휘황찬란한 유리로 꾸며낸 것만큼이나 멋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러한 점은 영화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한 인물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그의 생애 중 가장 멋있고, 사람들이 감탄하고, 좋아할 부분만을 채용하여 그를 빛내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방법으로는 그의 생애를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즐기게 하여 관객 스스로가 인물에게서 희노애락의 복합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이름에서 드러나는 그 사조처럼 인물과 그 인물을 뒷받침해주는 시대적 배경, 영화의 서사적 구조 그리고 메시지까지 단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아주 솔직하면서도 맹렬하게 향해간다.
- 철골만큼이나 단단하지만 그만큼 차가운 영화적 구조
영화는 '서막 - 제1막: 도착의 수수께끼 - 인터미션 - 제2막: 아름다움의 견고한 보존 - 에필로그'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는 마치 한 편의 희곡을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하는데, 특히 본 작품의 유별난 특징이라고 보여지는 것은 바로 인터미션이다. 본 작품의 경우 러닝타임이 215분인데, 본 작품만큼이나 러닝타임이 긴 작품들마저도 별개의 인터미션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본 작품에 왜 인터미션이 존재하는지는 꽤나 중요하게 보여지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서사의 깊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서막과 제1막은 가족들 품에서 어쩔 수 없이 도망치게 되어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 작품의 주인공 "라즐로"의 고군분투 적응기를 비춘다. 그 사이에 등장하는 수 없이 많은 사건, 사고들은 관객들이 그에게 깊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그의 건축가로서의 탁월한 재능까지도 엿볼 수 있게 한다. 제2막에선 "라즐로"가 "해리슨"을 만나 맡은 프로젝트를 수행해내는 과정, 그 안에서의 갈등, 그 속에 비춰지는 인간의 본질과 아이러니함을 비추면서 에필로그에선 그 이야기들을 모두 마무리하는 메시지를 남기며 정리한다. 위 설명에서 느낄 수 있듯, 각각 파트별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굉장히 많고,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들도 깊이 있으며, 이를 뒷받침해주는 영화적 미장센마저 훌륭한 작품이다. 그러므로, 이를 모두 소화해내기엔 관객 이탈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깊이감을 보존하기 위해 인터미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한다.
인터미션 자체에서도 굉장히 흥미로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검은 화면을 유지한 채 무(無)의 상태로 이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작중 "라즐로"가 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와 조카딸을 데려오기 위해 필요한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고, 동시에 누군가 악보를 보며 피아노를 치는 것만 같은 ost를 사용하게 되면서 인터미션이라는 시간을 공백의 시간이 아니라 연결의 시간,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체험의 시간으로서 이용했다는 것이다.
작품의 유별난 특징은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에서도 엿 볼 수 있다. 작품이 시작되고, "라즐로"가 미국에 도착해 연줄이 있는 기회의 땅 '필라델피아'로 떠나는 버스를 타면서 타이틀과 함께 오프닝 크레딧이 시작되는데, 그 방식이 굉장히 흥미롭다. 대부분의 작품들에선 타이틀, 감독 그리고 주연 배우들, 유명 배우 몇 명의 이름들이 디졸브되는 식으로 간단하게 비푼다. 그러나 본 작품의 경우엔 로우 앵글로 저무는 석양을 향해 달려가는 버스의 1인칭 시점을 스크린에 띄운 채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오프닝 크레딧을 보여주게 되는데, 한 두명의 이름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스태프들의 이름을 보여준다. 또한 엔딩 크레딧의 경우, 화면이 암전된 후 등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좌측에서부터 우상향하는 식으로 엔딩크레딧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작품의 매력이다. 이러한 특징들의 이유엔 첫 번째, 작품의 전반적인 유별난 특징, 작품이 지니고 있는 매력들을 오프닝 크레딧을 통해 암시하는 역할을 위함이고, 두 번째, 작품 내 이야기의 주축인 건축에 있어서 사선과 수평이라는 개념을 서사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작품을 구성해나가는 전반에 걸쳐 드러내고자 함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화가 과거를 다루는 방식 또한 흥미롭다. 유대계 헝가리인인 천재 건축가,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부자의 이야기를 작품에선 다루게 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그들의 배경사를 빼놓고 서사를 풀어나가기엔 한계가 존재해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과거사를 스스로의 대사나 행동을 통해 드러내게 하고, 결코 플래시백과 같은 부연의 영화적 장치들을 이용하여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는 길을 달려가는 버스, 나아가는 기차, 앞으로 향하는 배 등의 수평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로우앵글과 롱테이크를 곁들여 계속해서 찍듯 이야기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아가게끔 펼친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면 그들이 앞으로만 달려나간 후 남은 그 흔적들, 그 발자취들이 곧 과거이자 역사였고, 영화는 현재와 앞으로의 지향점만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합쳐 이야기를 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이처럼 영화의 본격적인 서사를 이야기하기 전부터 굉장히 많은 요소의 특징들을 캐치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고, 이들 모두는 본격적인 서사와 그 장대한 이야기들을 뒷받침해주는 데에 탁월한 역할들을 해나간다.
- 튼튼한 시멘트벽도 연약한 액체였던 것처럼 - 영화 속 주 인물
필자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볼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얘기까지 하는 걸 보면 영화는 그 사람을 칭찬하는 걸까 아님 다른 뜻이 있는 걸까?" 그 인물이 칭찬 받아 마땅한 장면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법한 장면들까지도 서슴없이 보여주는 인물 중심 작품들이 꽤나 존재한다. 이런 작품들을 볼 때면 필자는 위와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남았는데, 본 작품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정도 찾은 것만 같다.
필자의 답은 '인물 중심 영화라고 해서 그 인물을 예찬하기 위해서만 작품이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인물을 구사하는 방식마저도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직설적으로, '브루탈리즘'스럽게 표현하였다.
1. 라즐로 토스
작중 주인공이자 유대계 헝가리인인 "라즐로 토스"는 헝가리에서도 시립 도서관을 지을 정도로 유명한 건축가였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로 인해 그의 프로젝트는 모두 무산되었고, 가족들과도 강제로 생이별하게 되어 도망치던 중 그의 선택으로 미국에 이민 오게 되었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한 쇼트 이후 곧바로 "라즐로"를 등장시킨다. 어둑한 어딘가, 잠에서 깬 그는 급하게 자신의 짐을 챙긴 채 밖으로 나가려 했다. 너무도 어둑해 이곳이 어디인지 쉽사리 분간이 안 되던 그때, 그는 밖으로 향하였고, 그제서야 관객들은 그곳이 이민선임을 알게 된다. 이후 카메라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여주는데, 이를 뒤틀린 채 보여주게 된다. 이는 마치 미국으로 온 "라즐로"를 향해 미국은 환한 미소보다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작품이 "라즐로"를 다루는 방식이기도 하다.
영화는 "라즐로"가 비운의 천재 건축가로서 그의 고단한 삶을 동정 어린 눈빛으로만 담아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삶에 대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의구심을 품게끔 제작되었다. 그가 미국으로 도착하자마자 한 그의 첫 행보는 다름 아닌 사창가에서의 성행위였다. 또한 이민선에서 알게 된 동료에게도 꼭 보자는 약속을 서로에게 연거푸 했음에도 그 이후 그에 대한 언급도, 만남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를 가지고 그의 인성적인 부분을 질타를 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그가 무례하게 작업 인부를 쫓아낸다거나 마약에 중독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에 대한 불쾌한 눈빛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과는 반대의 면 또한 비추는데, 그의 독창적인 브루탈리즘 건축법을 활용한 건축물들을 통해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그가 출신, 종교, 외양, 성격 등으로 천대받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에게 동정심이 가게 했고, 그가 건축에 몰입하여 집착하는 모습을 통해 복합적인 감정마저 들게 했다. 이렇듯 영화는 한 인물을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직접적으로 다뤄, 한 인간에게서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감정을 느끼게 했다. 강직해보이면서도 동시에 시대적 흐름에 한없이 나약해질 수 밖에 없는 한 지식인에 대해 관객이 스스로 평가할 수 있게 했고, 영화는 그의 복합적인 면모가 어떤 식으로 그의 건축에 담겨지는지를 엿볼 수 있게끔 치밀하게 계산되어 표현했다.
2. 해리슨 리 밴 뷰런
영화 속 악역이자, 동시에 영화 내에서 가장 입체적인 면을 지닌 인물이다. 그의 첫 등장은 "라즐로"가 "해리슨"의 아들 "해리"에게 청탁을 받아 "해리슨"의 서재를 공사하던 중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 마주한 아수라장이된 집에 화가 나 "라즐로"를 쫓아낸 "해리슨"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다소 다혈질적스러워 보이고,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있어보이기도 한다. 이후 "라즐로"에 대한 사회적 평판, 공사된 서재의 상태 등을 미루어 보아 그에게 사과 겸 스카우트를 하기 위해 "해리슨"은 그를 다시 찾아가게 되고, 파티 이후 "라즐로"와의 독대를 통해 그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이야기 속엔 "해리슨"도 "라즐로"가 겪은 고통과 상처를 지닌 인물임을 눈치챌 수 있다. "해리슨"이 작중 인물들 중 가장 입체적인 특징을 지닌 데에는 바로 이런 지점 때문이다."해리슨"이 없었다면 "라즐로"는 스카우트될 수도, 미국에서 건축가로서 일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또한 그에게 숙식을 제공했고, 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에겐 다른 직장을 추천해줬으며, "라즐로"가 다른 이들과 스타일 문제로 갈등이 있을 때면 언제나 "라즐로"를 믿어주었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면만 있었다면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해리슨"이라는 인물에 대해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는 재벌 가문에서 태어나 기업의 후계자가 된 가족경영의 수혜자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가 대사로 말했듯 전쟁 중에 선박을 만드는 사업을 했고, 더 빠르고, 더 싸게 만들어 이득을 본 자수성가형 부자로 추측된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행위를 다시 관찰하면, 다소 어색한 점을 엿볼 수 있다. 책을 좋아한다는 그의 아들의 소개와는 달리 책을 읽는 장면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고, "라즐로"가 만들어준 멋진 서재와 독서용 의자 또한 독서용이 아니라 면도용 의자로 사용되었다. 그의 서재의 책들 또한 모두 초판본이라는 점 그리고 "라즐로"가 만든 서재에 대해 최초엔 부정적으로 생각하다 외부에서 칭찬이 일자 그제서야 "라즐로"에게 감사를 표했다는 점 또한 그의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엔 다소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게 된다. 또한 "라즐로"와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품의 중후반부 있었던 일을 미루어본다면 영화는 "해리슨"에 대한 인물 관객 평가를 입체적으로 그리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엘리자베스"가 영국에서 영어를 전공했다고 하자 그는 돌연 "라즐로"에게 그의 구두닦이 같은 영어 발음이나 고치라고 농담한다. 어쩌면 그저 웃자고 한 말일 수 있겠지만 "엘리자베스"를 처음 맞이한 자리에서 "라즐로"를 그런 식으로 비하하려는 태도 그리고 농담 후 급기야 그에게 동전을 던지고, 다시 주워달라는 그의 행동엔 그의 경박스러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 양질의 교육, 화목한 가정의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인물로 표현된다. 영화는 그의 이러한 점을 그의 경박스러운 태도를 통해 표출시켜 했고, 이를 구체화시켜 "라즐로"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이어지게 했다. 어쩌면 이는 "라즐로"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라 그가 그동안 미국에서 자수성가하기 위해 지나온 세월들과 그 속의 시련과 아픔에 대한 복수의 감정으로도 보여진다. 결국 "라즐로"에 대한 자격지심은 그와 프로젝트를 재개하기 위해 떠난 이탈리아에서 그를 강간하는 것으로서 폭발하고, 이는 "엘리자베스"에 의해 고발되어 그는 행적을 감춘 채 영화 속에서 사라진다.
3. 엘리자베스 토스
서막-제1장과 제2장-에필로그를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엘리자베스"의 유무이다. 서막과 제1장에선 엘리자베스가 등장하지 않은 채 "라즐로"에게 그녀가 보내는 편지의 내레이션으로만 그녀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영화의 초반부에선 그녀가 고국에 남은 채 얼만큼 "라즐로"를 그리워하는지 그리고 그녀도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등으로만 그녀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다. 인터미션이 끝난 직후 우린 곧바로 "라즐로"가 승강장을 찾아 "엘리자베스"와 조카딸 "조피아"의 실물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영양실조로 인한 골다공증으로 휠체어를 타게 되었고, 다리의 상태만큼이나 그녀의 표정과 몸 상태는 그간의 고생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의 이러한 초반부 등장 방법 그리고 그녀의 전반적인 연약한 외양은 2부의 본격적인 이야기에서 역전이 되고, 어쩌면 그녀는 영화 <브루탈리스트>에서 가장 강직한 모습을 지닌 인물로서 이후 장면들을 휩쓴다.
그녀는 사고로 인해 프로젝트가 무산되어 힘들어 하는 "라즐로"에게 방법을 제시하려 노력했고, 그간의 노력과 고생을 충분히 이해하려 했으며, 어쩌면 "라즐로"는 건축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가족과의 또다른 이별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그녀만큼은 가족의 이별에 극렬히 반대했고, 가장 가슴 아파했던 인물이었다. 또한 재벌가 사이에서도 그녀의 지식 수준은 전혀 꿇리지 않았고, 오히려 "해리슨"은 그녀에게도 지적 대화에서 밀려 "라즐로"에게 느꼈던 감정을 그녀에게서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신체적으로 매우 연약한 상태의 그녀가 보인 강직한 행보는 오히려 "라즐로"의 강직한 재능과 건축가로서의 재능에 비해 한 없이 연약하고, 나약한 내면과 비교된다. 그녀의 이러한 강인함은 결국 영화의 종반부 "해리슨"에 대한 폭로로 증명된다.
"라즐로"에게 그동안 미국에서 어떠한 상처를 받아왔고, 어떤 고통을 품어왔는지 듣게 되었고, 마침내 그녀는 "해리슨"과 그의 가족들에게 찾아가 강간당한 사실을 폭로한다. 그는 물론 그의 아들 "해리"마저도 이에 반발하여 그녀를 쫓게 되고, "해리"는 그의 아버지에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물으려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홀연히 종적을 감춘 채 사라졌다. 이 일련의 장면, "엘리자베스"가 집에 도착해 "해리슨"에 대해 폭로하고, 쫓겨난 후 "해리"가 "해리슨"을 찾는 그 과정을 영화는 롱테이크로 촬영했고, 인물의 시점쇼트가 아니라 각 장면 속 중요한 인물이나 행동하는 인물만을 카메라 안에 담아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이는 마치 그 사건 속 모든 인물들을 카메라가, 영화가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하였고, 이는 결국 답을 내릴 수없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혼란한 인물들을 대변하고, 동시에 자격지심의 폭발, 그로 인해 벌어진 폭로, 또 그로 이어진 가족들의 분열을 일련의 연장선에 두어 관객들이 직접 그들을 평가할 수 있게 촬영하였다.
- 레지스탕스의 염원이 모인 청회색 대리석처럼 모두의 염원이 모여 만들어진 인스티튜트
미국에서 고난에 빠진 "라즐로"를 빼어내 새로운 일자리, 아메리칸 드림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한 "해리슨"은 "라즐로"에게 자신의 이름을 담은 건물을 지어달라 부탁했다. 그 부탁이 바로 '밴 뷰런 인스티튜트',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건축물이다. 영화는 그 인스티튜트를 만드는 제작하는 과정부터 디자인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발표함으로써 허가받는 과정들을 모두 세밀하게 담아냈는데, 이 전 과정을 보고난 후면 이 인스티튜트는 그저 서사의 배경이나 건축물 중 하나로 소비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스티튜트를 제작하고자 처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자금을 지원했던 "해리슨"은 몇가지 사항을 첨언한다. 도서관, 체육관, 예배당, 강당이 모두 모인 공간이었으면 하고, 특히 체육관의 경우 자신의 어머니와 어린 시절 레슬링 경기를 하러 다니던 좋은 기억이 있어 꼭 포함시켜줬으면 한다는 점이다. "해리슨"이 건물을 만들고 싶어했던 최초의 이유엔 자신만의 원초적 바람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 장면들에서 "해리슨"은 "라즐로"의 건축에 대해 그리 이해한 것 같진 않지만 주위 평가에 매료되어 그를 예찬하기 바빴고, 이후 장면에서도 술을 모으던 그가 술 수집 취미에 한계를 느끼면서 하늘을 바라보고자 건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는 건축에 이해나 흥미가 다소 떨어지는 인물임을 추측할 수 있다. 그가 인스티튜트를 제작하고자 한 이유는 바로 최근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담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술 수집 취미를 말하는 대사에선 결론적으로 "해리슨"은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고, 그제서야 하늘을 바라볼 건물을 짓겠다고 말한 것을 미루어 보아 그는 자신만의 바벨탑을 통해 유한한 삶에 대한 욕망을 건물로써 풀고 싶어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는 "라즐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영화의 에필로그를 보면 "조피아"의 연설을 통해 "라즐로"가 어떻게 건물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라즐로"는 인스티튜트를 제작할 당시, 자신과 자신의 아내 "엘리자베스"가 수용된 수용소의 크기, 사이즈, 소재 등을 차용하여 제작하였고, 인스티튜트를 통해 그 당시의 고통과 상처들을 기억하고, 자신의 아내에 대한 사랑을 건축에 담아 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하나의 공통된 건물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다른 생각, 다른 염원을 가진 두 인물이 모여 만들어지게 되었고, 그 결과 결국 인스티튜트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인스티튜트를 제작하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화물을 옮기던 열차가 폭발하여 공사가 중단되었고, 공사 중 "해리슨"의 실종과 "라즐로"의 알 수 없는 행방으로 인해 중단되었고, "조피아"의 연설 중 그녀는 인스티튜트가 1972년까지 제작이 멈췄었다가 다시 재개되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인스티튜트 공사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중단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설명하는 방법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중단되는 이유와 그 근거에 대해서 서사적으로 꽤나 비중있게 다루면서, 이를 재개시킬 수 있었던 과정 그리고 어떻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지 등은 다루지 않는다. 일련의 과정을 실패와 극복이라고 한다면, 보통 실패를 비중있게 다룬 만큼 극복 또한 신중히 다루지만, 영화는 그 사이를 생략시킨 후 "해리슨"의 변호사가 "라즐로"를 다시 찾는 씬, "조피아"의 연설씬을 통해 관객이 그 전 과정을 스스로 상상하게끔 했다.
인스티튜트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십자기 형상 빛 또한 이 점을 공유한다. 시민들에게 건물을 소개해주기 위해 마분지로 만든 모형 건물에 빛을 쏘아 재현하는 씬이 있으나 관객에겐 그 빛이 어떤 형상으로 그려지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또한 이후 장면에서도 언급 정도로만 알 수 있었는데, 영화는 "해리슨"이 사라져 건물 안을 살피던 극의 종반부에서 십자가 모양의 빛 형상을 보여준다. 영화는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을 때 이의 중간부를 생략하고, 종반부에서 모든 실마리를 푸는 식으로 극을 진행한다. 건물을 제작하게 된 계기도, 만드는 과정 속 고난을 이겨낸 과정도, 건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형상마저도 말이다. 영화가 이렇게 생략을 한 이유엔 영화의 메시지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과거를 다루지 않는다. 과거사가 장황할 것만 같은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했지만 오히려 그 과거사에 대해 씬적으로 다루지 않느다. 영화는 당시 이민자들이 겪어야 했던 적응의 시련과 고통, 차별을 담아냈고, 특히 한 명의 지식인이자 예술가, 또 한 명의 나약한 인간이 프로젝트를 수행해내기 위해 수 많은 시행착오들 속에서 살아남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종반부 에필로그에서 "라즐로"의 조카딸 "조피아"의 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을 전한다. "중요한 건 목적지이지 과정이 아니다." 결국 영화는 이전 배경,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통해 인물의 삶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버티고 생존하기 위해 버티는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했고, 그 속에 인간으로서 겪는 아이러니함과 복잡한 심적 요소들을 담아 인간 삶의 의미와 그 한계를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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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남자 영직남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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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1월 4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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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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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미제사건의 충격적 진실을 파헤쳐라! 웰메이드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 [배니싱: 미제사건] 긴장감 폭발?메인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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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스즈'는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더이상 노래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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