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M2021-03-03 00:00:00
아모레스 페로스 (Amores Perros) 리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데뷔작!
아모레스 페로스 / Amores Per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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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평 /
이 작품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감독의 데뷔작이라는게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잘만든영화이다.
3개의 옴니버스가 이렇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다니!
역시 명감독은 시작부터 다르구나..
1. 옥타비오와 수잔나
옥타비오와 수잔나의 관계가 솔직히 도덕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난 옥타비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자신이 예전부터 사랑했던 여자가 내 형이랑 결혼했는데, 형이라는 자식은 가족도 제대로 돌보지도 않고 심지어 부인을 막대하기까지 하다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막대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보면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도 안된다...
2. 다니엘과 발레리아
그들의 고통은 카르마인 것 같다.
본인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해서 가족을 버렸는데 이정도 고통은 감수해야되는거 아니야?
3. 엘 치보와 마루
자신의 신념때문에 가족을 버려놓고 뒤늦게 후회하는 엘 치보..
사실 영화를 볼 땐 엘 치보가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이 가족 버려놓고 딸을 그리워하는 아빠인척, 항상 가족을 생각했던 아빠인척하네;' 약간 이런 마인드였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그 당시 역사적인 부분을 생각해봐도, 자신의 신념을 위해 가족을 포기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누군가에겐)영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영웅들과 엘 치보의 차이점은 목적 달성 성공/실패 일뿐..
뒤늦게 후회하고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한 엘 치보를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특히 마지막에 가족 사진을 바꾸고 전화를 하는 장면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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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개'의 존재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개의 옴니버스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이자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개를 대한다.
옥타비오는 개를 이용하고, 리치는 개를 사랑하며, 엘 치보는 개를 보살핌의 대상으로 여긴다.
난 그들이 개를 대하는 방식에서 그들의 삶에 결핍되어 있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엘 치보와 개들의 관계가 그 부분을 제대로 보여준다.
엘 치보가 진심으로 개들을 대하고 보살펴 주는 모습은 그가 자신의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미안함에서 나온 행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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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았을 땐 개나 사람이나 별반 다를거 없고, 여기 나온 인간의 삶 또한 개 못지 않게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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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Amores Perros에서 Amore는 사랑을 Perro는 개의 뜻을 지닌다.
개를 통해 사랑을 이해하는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제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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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영어 제목도 꽤 흥미롭다.
Love's a bitch.
진짜 사랑 개 같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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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보리] 리뷰:청각장애를 넘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따뜻한 영화
#나는보리#영화리뷰#청각장애인
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장애로 인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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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리뷰 - 베놈2의 단점을 답습하다 (스포일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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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합니다]
1. 베놈, 모비우스는 마블의 작품이지만 MCU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는 않는 독자적인 소니 스파이더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01:25 ~ 01:27 01:53 ~ 02:02
2. 제가 러프하게 마블의 작품이라고 한 부분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을 말씀드리며 다음번엔 조금더 검토를 하고 영상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영상 시청에 불편함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분명 영화 모비어스에도 장점은 있었습니다. 정말 박쥐처럼 공간을 인식하는 시각적인 효과도 인상적이었고, 액션씬 중간중간에 나오는 슬로 모션도 기억에 꽤나 남았습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흔히 말하는 겉멋 가득한 무의미한 연출들은 아쉬웠고, 샹치 텐 링즈의 전설에 이은 갑작스러운 에너지파 결말은 실소를 머금게 만들었습니다.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아쉬운 이야기를 들었던 블랙위도우, 베놈 2, 샹치, 이터널스로 인해 식어가던 마블에 대한 애정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다시금 살리는가 싶더니, 이번엔 모비우스가 그 불씨를 다시 꺼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쉬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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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30초 예고편
2024 칸영화제 감독주간 수상작 카이에 뒤 시네마 올해의 영화 TOP 10 “로맨스의 경이로움과 변증법, '애니홀'에 비견되는 작품” '어거스트 버진' 호나스 트루에바 감독 작품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25년 4월 2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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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카운트> 티저 예고편
진선규 킹받는 美친 개로 돌아왔다?!? 2023년, 긍정파워 풀충전 시켜줄 ⭐[카운트] 티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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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재개봉 영화 모음 zip.
바야흐로 재개봉 영화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스크린으로 보지 못해 아쉬웠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재개봉 영화 목록 및 일정은 변경, 추가될 수 있습니다.
**극장별로 개봉영화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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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고 나면 편지할게요
씨네픽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날씨가 부쩍 추워졌는데 다들 건강 잘 챙기고 계신가요?
다가온 연말연시로 인해 편지 쓸 일이 많아졌죠.
에디터는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편지를 쓰고 받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편지와 가까운 사람인가요?
편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어도 괜찮습니다.
편지와 어색한 사람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불쑥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거예요.
그럼, 영화 보고 나면 또 편지할게요.
사랑을 담아,
씨네픽 드림.
줄거리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줄거리
아빠와 20여 년 전 갔던 튀르키예 여행.
둘만의 기억이 담긴 오래된 캠코더를 꺼내자 그해 여름이 물결처럼 출렁이기 시작한다.
줄거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줄거리
쌍둥이 남매인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전해 듣고 혼란에 빠진다. 유언의 내용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또한 편지를 전하기 전까지는 절대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담겨있다.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중동으로 떠난 남매는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과거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거의 끝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줄거리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줄거리
용돈 벌이를 위해 폴의 러브레터 대필을 맡게 된 엘리.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자꾸 만나다 보니 이 친구, 정이 든다. 그런데 그건 둘째 치고, 러브레터 상대에게 자꾸 설레는 걸 어쩐담?
줄거리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왔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일마레'로 이사온 성현(이정재 분)에게 이상한 편지가 남겨있다. 1999년, 2년 후로부터 온 편지. 그 편지에 있던 내용들이 예언과도 같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 그날은 거짓말 같이 함박눈이 내리고. 자신의 편지가 1998년 12월로 갔다는 것을 믿게 된 은주(전지현 분)는 자주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줄거리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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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박스오피스를 한국 박스오피스를 견인한 영화
디즈니-마블의 액션 블록버스터 <블랙 위도우>가 개봉주 주말, 매출액 점유율 80.2%를 기록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극장 최고 매출을 경신하였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블랙 위도우>는 개봉일 당일에만 2,465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어 1,975,849,660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는데요. 덕분에, 주말 3일 동안 국내 박스오피스는 전주 대비 60%가량 상승한 126억 원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디즈니’와 ‘여성 주연’ 영화라는 특성을 공유하는 <크루엘라> 역시 역주행 중에 있는데요. 개봉 2달 차에 접어든 ‘엠마 스톤’ 주연의 실사 영화 <크루엘라>는 꾸준한 관객몰이를 통해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로 인하여 뜨거운 건 국내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7월 9일, 디즈니 자사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와 북미 극장에서 동시 공개된 <블랙 위도우>는 개봉 이후 3일 동안 북미 극장에서만 8,000만 달러(약 917억 원)을 쓸어 담으며 역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였는데요. 디즈니 플러스 측에서 처음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30의 추가금을 지불하고 대여 가능한 <블랙 위도우>는 같은 기간 동안 6,000만 달러(약 688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지금까지 디즈니 플러스가 진출한 모든 나라에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타샤 로마노프의 10년 만의 솔로무비 <블랙 위도우>는, 7월 11일 기준 총 46개국에서 7,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국 박스오피스와 동등한 수치를 보였는데요. 북미와 세계 박스오피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의 매출까지 합산하면 <블랙 위도우>는 개봉 첫 주에만 2억 1,500만 달러, 즉 2,466억 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한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 ‘중국’ 시장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블랙 위도우>의 기록이 어디까지 상승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데요. 중국 시장은 ‘마블’ 영화가 가장 큰 수익을 내는 시장이기에 더 기대되는 바입니다.
이러한 성공과 함께, ‘디즈니’는 분노의 질주와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주연이 만난 <정글 크루즈>의 7월 30일 OTT&북미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후 개봉 예정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경우는 디즈니플러스 공개에 앞서 45일간 극장 선공개를 택했는데요. 이 두 편의 성패가 11월 5일 개봉을 앞둔 마동석 출연의 <이터널스>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밝혔습니다.
최근, 대작들의 개봉과 함께 매주 박스오피스 기록이 경신되고 있는 가운데
<블랙 위도우>가 어느 정도의 기록까지 낼 수 있을지 같이 지켜봐주시길 바라며,
<블랙 위도우>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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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쟁취해야 할 어떤 사랑
*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참석한 영화 <우리, 둘>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때때로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우리는 그 어떤 역경도 딛고 일어나 모두의 축복을 받는 행복한 미래를 그리곤 한다. 마침내 악당의 음모와 박해, 방해를 이겨내고 잘생긴 왕자 혹은 공주와 사랑에 빠져 함께 달콤한 신혼 여행을 떠나는 그 많은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처럼. 그러나 현실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 우리네 사랑은 언제나 행복을 담보하지는 않으며,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들은 완전한 악당이기보다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동화가 아닌 현실을 사는 우리의 사랑은 종종 고달프고, 때때로 행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그것이 주는 찰나의 달콤함 때문이 아니라, 어떤 사랑은 그들의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저항할 수 없는 어떤 운명과도 같다. 이때 사랑은 누군가가 일평생 사로잡혀 있던 족쇄로부터 그를 해방시키며, 폐허 속에서도 그의 삶을 빛낸다. 그러므로 어떤 사랑은 쟁취되어야만 한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라도.
영화 <우리, 둘>은 이러한 '쟁취되어야만 했던, 그리고 마침내 쟁취된' 어떤 절실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1. 비밀의 연인
니나와 마도는 오랜 연인이다. 두 사람은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 사촌이기도 하다. 니나는 마도를 사랑하기에 베를린에서 프랑스의 어느 작은 도시까지 날아왔다. 마도는 그녀의 전부이고, 니나 역시 마도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동반자이다. 두 사람은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취미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두 사람은 평범한 연인이다. 둘의 관계가 차마 남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관계라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들이 레즈비언 커플이기 때문이다.
마도가 커밍아웃하지 않은 까닭은 둘 남은 자식들 때문이다. 그녀는 커밍아웃이 가족을 붕괴시킬 것을 두려워했고, 니나는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건넛편 집의 문 너머에서.
그런 마도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로마로 떠나 살자고 제안한 것은 어쩌면 그녀 또한 이 잔잔하고 숨겨진 일상에 변화가 있기를 바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로마로 떠나려면 적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니나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즉, 이 오랜 사랑에 대해 고백해야 한다는 뜻이고, 더 이상 숨기며 살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마도의 '로마 이주 선언'은 니나에게도 중요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드디어 내 연인이라 밝힐 수 있는 기회니까!
2. 과부의 어떤 성역
그러나 마도는 끝내 자식들에게 니나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자식들은 오래 전에 죽은 마도의 남편이 그녀의 마지막 사랑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던, 그리고 사랑한 바 없었던 남편은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어떤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되어 있었고, 그런 까닭에 마도는 자식들이 제멋대로 세운 그 성역을 침범하기를 주저한다. 마도는 남편을 사랑하지 못했던 것과는 별개로 딸와 아들을 사랑했고, 손자를 사랑했으므로. 어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다른 사랑을 저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무거운 선택이었으므로. 자식들은 '사실 남편이 아니라 니나라는 여인을 사랑했다'는 어머니의 고백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마도는 차마 발설되지 못한 고백만을 안은 채 뇌졸중에 걸려 쓰러지고 만다. 그녀의 몸과 혀는 아픈 몸에 묶였고, 더는 자신이 오랫동안 숨겨왔던 사랑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3. 몇 피트 너머의 사랑
가까스로 목숨은 부지했지만 몸이 불편해진 마도에게는 딸과 간병인이 간수처럼 붙는다. 비밀의 연인인 니나는 그 주변을 서성인다. 사랑하는 이가 아프다는데, 몇 피트 너머의 문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한다.
니나의 집은 좀처럼 생활의 흔적이 없다. 그가 주로 생활한 곳은 마도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구색 맞추기용이었으므로 그녀의 집은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단촐하다. 그 적막한 집에서, 니나는 작은 외시경 너머로 마도에게 다가갈 기회를 엿본다. 마도의 삶의 전부였던 니나는 이제 철저한 이방인이 되었다. 그 흔한 사랑의 말들도 이제 그녀에게는 너무나 어렵고 귀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는 마도에게로 전력을 다해 손을 뻗는다. 그를 위해서는 주거 침입, 간병인을 쫒기 위한 음모 따위도 불사한다. 니나가 있어야 할 곳은 마도의 옆이며, 바로 그 곳에 니나의 삶 또한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정은 마도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불편한 몸에 묶이고 나서 비로소 온몸으로 자신의 사랑을 위해 부딪힌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기어코 움직여 니나에게로 향한다. 자식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마침내 알아차리고 그녀를 호스피스에 가두었을 때도, 그 많은 약들이 그녀의 정신을 몽롱하게 할지라도, 그녀는 니나에게로 자꾸만 기울어진다. 사랑의 관성이란 그런것이기 때문이다.
4. 나는 당신과 함께 떠나요.
결국 니나와 마도는 재회한다.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마도의 곁으로 왔던 니나처럼 마도도 그의 자식과 집과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마도를 택한다.
비록 자식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하고, 모아둔 여행 자금은 도둑맞아 사라지고 없지만, 그 엉망인 폐허 속에서, 두 사람은 샹송에 발맞추어 춤을 춘다.
어쩌면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마도의 몸은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르고, 두 사람의 행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무엇도 담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재회했고, 사랑을 확인했고, 비로소 그 무엇도 숨기지 않는 사랑을 만끽한다.
마침내 그들의 사랑을, 인생을 쟁취하고 만 것이다. 그 어느 동화 속의 사랑처럼.
이 영화는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인 매력이 있다. 우울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도 틈틈이 재치있는 장면들도 잊지 않고 내보낸다. 영화 속에는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 있고, 그 여느 인생이 그러하듯 기쁨과 환희, 고뇌와 슬픔이 혼재되어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차마 발설되지 못한 사랑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사랑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마도처럼 사회적 시선과 가족이라는 족쇄에 사로잡혀 사랑이되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고, 니나처럼 자신이 그의 연인이노라고 말하지 못하고 언제나 그 주변만을 떠도는 삶을 살기도 한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이제는 그들도 마음껏 사랑을 이야기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그들이 원하는대로 사랑을 부르짖어도 되지 않을까?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찾기를 바라며, 영화 속의 삽입곡 petula clark의 <chariot>의 링크를 남겨 본다.
나도 내 꿈의 마차를 타고 내가 사랑하는 것을 찾아 이만 떠나 봐야겠다.
https://youtu.be/RK--XOF3OUY
당신이 가고 싶다면
당신은 나와 함께 살 거예요.
환상적인 섬에서
저 위에서당신은 한 세상을 볼 거예요.
저 푸른 하늘에 숨겨진 세상을
당신에게 모든 게 새로울 거예요.
저 대지는 끝이 없을 거예요.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 줄거예요.
저 달은 우리의 미래가 될 거예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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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워, 널 영원히 남겨두기로 했어
왜 그렇게 수도 없는 사랑 이야기가 만들어진 걸까? 아름답지도 않은데. 아닌 경우도 분명 있겠지만 연애와 결혼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별의별 이야기로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합친다. 어떤 사람은 ‘성욕에 뇌가 절여진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누구는 어떤 사람에게 감동 못할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이럴 거면 왜 사랑을 하지? 사랑은 예쁘지 않다. 전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 사람이 하는 것에는 뭐든 장/단점이 있지 않나. 내가 보기엔 사랑은 장점이 3개쯤이고 단점이 97개다.
근데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사랑이 역겹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운명처럼 누군가를 만나 마음이 따라가게 되는 것. 이 사랑의 기억은 사람마다 깊은 행복함이 있으니 어떤 것들은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그 사랑 때문에 어떤 인생이 행복해진다. 그리고 이 97개쯤 되는 단점이 결국 내 인생의 행복감이 될 수도 있다는 가정으로 결론이 난다. 참, 불행하다는 것이 과거의 내가 행복했다는 증거가 되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 사랑의 상흔을 그림으로 남겼던 프랑스의 두 사람이 있다고 한다. 18세기의 프랑스로 가보자.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마리안느는 화가다. 결혼은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자를 가르치고 있던 마리안느. 마리안느의 화실에는 그림 한 장이 있다. 제자들은 그림에 대해 마리안느에게 묻기 시작한다. 그림 제목이 뭐예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마리안느는 그림 앞에 멈춰 서서 옛 생각에 빠진다.
앞에서도 썼듯 마리안느는 화가다. 18세기의 프랑스는 여성의 초상화를 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프랑스의 결혼 이전에 여자의 초상화가 남자의 집에 전송되면, 맘에 든 경우에 결혼 절차를 밟는다. 원래는 한 여자의 언니와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예비 신부는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이유로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의 어머니에게 초상화 의뢰를 받는다.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그려 원래 결혼하고자 했던 남자의 집에 전하고자 했다. 엘로이즈의 집으로 가는 마리안느. 엘로이즈는 ‘포즈 잡는 게 싫다’라며 그림 그려오는 걸 거부했다고 한다. 마리안느에게 주어진 시간은 6일이다. 이 6일 동안 마리안느와 엘로이즈는 서로의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완성하게 된다.
마음에 남을 수밖에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강점은 몰입감이었다. 특히 이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 중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사운드다. 이 영화는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이 영화에 파도 소리가 자주 들린다. 이 파도 소리를 바탕으로 인물들이 대사를 치는데 이는 오롯이 영화의 내용과 대사에 집중이 잘 되는 효과다. 또한 이런 식의 미니멀한 연출법은 하이라이트 신의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 연주 소리가 기억에 남는 효과를 더한다. 이 몰입감의 연출은 최종 엔딩신에서 특정 인물에 대한 묘사로 이어진다. 로맨스 영화의 가장 큰 덕목이 뭘까? 뭐 모든 영화가 다 그렇겠지만 역시 집중력일 것이다. 이게 내 사랑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것 하나를 이끌고 내러티브를 전개하면 보이는 사람에게 큰 감정의 깊이를 남기게 된다. 그러니까 이런 크고 작은 사운드 연출 하나만으로도 로맨스 영화로서의 흡인력은 충분했던 셈이다.
또 고를 수 있는 이 영화의 강점은 캐릭터 설정이다. 각본을 쓴 셀린 시아마는 생동감이 있는 인물들을 만들었다. 감독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가령 특정 인물이 달리기를 와다다다 달리는 부분이 있다. ‘달리기를 하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하면 뭔가 억압된 것이 있을 거라 예상하기 쉽다. 온 세상이 억압적으로 대했으니 그녀가 달리나 수영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런 세상의 뭉개기는 사람의 성격과도 이어지기 쉽다. 이 엘로이즈의 성격 묘사가 입체적인 느낌이다. 솔직히 엘로이즈 답답했다. 그런데 왜 답답하지?로 생각하면 이 세상이 만든 명과 암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핍진성이 성립한다. 또 마리안느의 경우 그녀는 화가다. ‘초상화를 그려 남자의 집에 전한다’라는 시스템에 순응하는 사람이다. 얼핏 보면 수동적으로 보이는 마리안느. ‘그림을 그린다’라는 것은 얼핏 보면 주체적인 예술이다. 그러나 이 인물은 시스템에 종속된다는 아이러니가 성립한다. 이 설정은 셀린 시아 마가 하고 싶었던 주제의식과도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이 ‘화가’라는 모티브는 두 사람의 로맨스와도 연관이 있다. 이 부분은 ‘뮤즈’ 같은 개념을 논파하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는 듯했다.
또 영화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직관적인 이미지를 적절히 잘 사용한 느낌이다. 흰 의상에 불이 타는 장면, 두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마리안느가 했던 특정한 행동, 엘로이즈의 그림까지. 또 영화 전체적으로 이끄는 색감 연출은 ‘여성을 어떤 존재로 인식할 것인가’라는 것을 떠나 ‘멜로드라마로서도 탁월하다’라고 말하기 충분하다.
아, 앞에서 썼듯 영화의 가장 좋은 장점은 마음의 기척을 묘사하는데 탁월했다는 점이다. 대사 하나, 행동 하나, ‘그림’이라는 키워드, 예술이라는 매체, 두 주인공의 처지까지 아름다운 사랑이 기억에 남는 이유를 형식적으로, 내러티브로, 미학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꿈같은 영화였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 영화의 제목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사실 모호하다. 뭐가 타오른다는 뜻일까? 이 단어의 수식 범위에 대해 생각해봤다. 나의 결론은 ‘여인의 초상이 타고 있다/여인이 타고 있다’ 둘 다였다. 일단 여인이 타고 있다는 의미는 특정 장면과도 이어진다. 이 특정 장면에서 두 인물의 사랑이 어디까지 왔나?를 중심으로 본다면 한 번에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여인의 초상’이 타고 있다는 의미는 셀린 시아 마가 극으로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답, 그리고 사랑의 속성과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왜 사랑이 아름다울까? 만약 이뤄진 사랑이라면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을까? 과거에 대한 미련, 자기 후회, 자아에 대한 분노 등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때를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과정을 겪고 나면 ‘타올라서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다. ‘여인의 초상’이 타올랐다는 것은 이런 의미가 아닐까? 사랑의 속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아름답게 불타던 때는 분명히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초상화로 남아있다. 이 그림은 그런 의미다. 아름답게 피어났던 기억이 있다는 건 즉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타올랐던 기억만 남은, 두 주인공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미 수도 없이 뒤돌아본 이야기
이 영화에 사용됐던 모티브는 에우리디케 설화다. 이 설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오르페우스는 하지 말라던 ‘뒤돌아보지 마라’라는 말을 듣고도 결국 돌아봐 아내를 구하는데 실패한다. 수도 없는 예술에서 차용된 이야기고 이 작품에서도 쓰였다. 특히 ‘뒤돌아 봐’라는 대사가 인상 깊다. 영화에서 이 오르페우스의 선택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니까 멍청하게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본 게 아니라 에우르디케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그 선택을 했다는 말이다. 이 부분은 ’ 후회하지 말고 기억해’라는 대사와도 이어진다. 뒤돌아 보는 것, 그러니까 예전의 사랑을 추억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을 오래오래 기억에 남으라고 말하고 있다. 뒤돌아보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지.
과하지 않게
영화는 적절한 선을 지킨다. ‘뮤즈’라는 개념과 임신중절에 대한 이야기를 극 전체에 암시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냥 유치하게 선전이라도 하는 듯 쭉 극을 전개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중심은 탁월한 멜로 드라마였다.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과정, 사랑에 빠진 이가 벌이는 행동들, 착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랑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주제가 부담스러울 분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냥 잘 만든 영화다. 배우 아델 에넬, 노에미 룰랑 둘의 연기는 이에 생동감을 부여하기도 했다. 감독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넷플릭스영화추천 #왓챠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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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하반기 제작&공개 예정인 드라마 캐스팅 조합
2023 하반기 제작과 공개예정인 드라마 라인업이 공개됬는데요!
어마어마한 캐스팅으로 이슈가 되고있어 소개드리려 합니다.
정보
개요: 미스터리
감독: 김정권
출연: 이영애, 이무송, 황보름별, 김영재
편성: tvN
시놉시스
비밀을 가진 여성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자신을 둘러싼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CINEPICK
<마에스트라>는 여성지휘자 차세음역 '이영애' 투자계 거물 재력가 유정재역'이무송이 만나 비밀스러운 스토리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예정인데요 프랑스 드라마 원작 <필하모니아>는 총 6부작으로 <마에스트라>는 프랑스 원작을 각색해 회차 수가 늘어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보
개요: 첩보멜로
감독: 김희원
출연: 전지현, 강동원
편성: 미정
시놉시스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던 스파이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CINEPICK
두 배우가 함께 드라마에 나오는게 놀라운데요. 강동원은 영화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얼굴이었는데 20년만에 드라마로 컴백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과 많은 작품을 협업하기로 유명한 <아가씨> <마더> <헤어질 결심> 각본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각본을 맡으면서 어두운 분위기의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정보
개요: sf, 첩보멜로
감독: 박신우
출연: 이민호, 공효진
편성: 미정 /2024예정
시놉시스
우주정거장과 지구를 오가는 본격 우주 로맨틱 코미디
CINEPICK
<별들에게 물어봐>는 준비기간만 5년에 총 제작비 500억이 들어간 드라마입니다. 산부인과 의사이자 우주관광객인 '이민호'와 한국계 미국인 우주비행사인 '공효진', 파리 연구에 힘쓰는 천재 오정세까지 우주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에 흥행 보증수표 캐스팅까지 정말 많이 기대가 되는데요. 2023년 4월에 촬영을 마치고 편성에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정보
개요: 멜로
감독: 김규태
출연: 서현진(검토중), 공유(검토중)
편성: 넷플릭스
시놉시스
결혼을 기만이라고 믿는 음악 프로듀서와 비혼주의자지만 직업은 결혼정보업체의 차장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CINEPICK
로코의 대명사라 불리는 서현진과 공유의 조합!
<우리들의 브루스> <괜찮아 사랑이야>등 명드라마를 연출한 김규태 pd와 <화랑>을 집필한 박은영 작가의 콜라보 또한 기대가 되는데요 박은영작가는 결혼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관습에대해 끊임없는 고민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특히 결혼과 출산이 저조해진 한국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대반영 드라마일것 같습니다.
정보
개요: 멜로
감독: 김원석
출연: 아이유, 박보검, 이준영
편성: 미확정
시놉시스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
CINEPICK
'폭싹 속았수다'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제주방언이라고 합니다. 음악과 연기를 쉼없이 오가는 아이유와
군대 전역후 복귀작인 박보검이 만나 고된 시대를 견뎠던 우리들의 엄마, 아빠의 청춘을 그리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동백꽃 필무렵>의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와 <시그널>을 연출한 김원석감독이 작품을 맡아 촬영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정보
개요: 멜로
감독: 장영우, 김희원
출연: 김수현, 김지원, 박성훈, 곽동연, 이주빈, 윤보미
편성: tvN
시놉시스
부부가 아찔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
CINEPICK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으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박지은 작가의 신작 <눈물의 여왕>은
김지원과 김수현이 재벌 부부로나와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두 주연 말고도 <더 글로리> 박성훈과 <빅 마우스>의 곽동연 <종이의 집>이주빈 등 지금가장 핫한 배우들이 조연을 맡아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보
개요: 멜로
감독: 김광식
출연: 이준기, 장동건, 신세경, 김옥빈
편성: tvN
시놉시스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CINEPICK
아스달 연대기 시즌2인 드라마 아라문의 검은 송중기, 김지원이 하차하고 이준기와 신세경이 새로 합류한 드라마입니다. 타곤(장동건)이 아스달의 왕좌를 차지한 지 8년, 이나이신기로 인정받은 은섬(이준기)은 아고 서른 개 씨족을 통일하고 아고연합을 건설합니다. 아스달 왕국을 이끄는 타곤과 아고 연합의 수장 은섬의 대전쟁이 시작됩니다.
개요: 스릴러
감독: 정동윤
출연: 한소희, 박서준, 수현, 김해숙, 위하준
편성: 넷플릭스
시놉시스
1945년의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크리처 스릴러
CINEPICK
시즌2까지 제작예정인 <경성크리처>는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인간의 탐욕으로 탄생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인데요 <낭만닥터 김사부>시리즈를 집필한 강은경작가와 <스토브리그>를 연출한 정동윤감독이 제작진을 꾸렸다고 합니다. 괴물을 물리치는 젊은 청춘스타 한소희와 박서준의 모습과 45년대의 시대물로 눈을 즐겁게할 미술,소품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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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보리] 리뷰:청각장애를 넘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따뜻한 영화
#나는보리#영화리뷰#청각장애인
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장애로 인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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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리뷰 - 베놈2의 단점을 답습하다 (스포일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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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합니다]
1. 베놈, 모비우스는 마블의 작품이지만 MCU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는 않는 독자적인 소니 스파이더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01:25 ~ 01:27 01:53 ~ 02:02
2. 제가 러프하게 마블의 작품이라고 한 부분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을 말씀드리며 다음번엔 조금더 검토를 하고 영상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영상 시청에 불편함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분명 영화 모비어스에도 장점은 있었습니다. 정말 박쥐처럼 공간을 인식하는 시각적인 효과도 인상적이었고, 액션씬 중간중간에 나오는 슬로 모션도 기억에 꽤나 남았습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흔히 말하는 겉멋 가득한 무의미한 연출들은 아쉬웠고, 샹치 텐 링즈의 전설에 이은 갑작스러운 에너지파 결말은 실소를 머금게 만들었습니다.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아쉬운 이야기를 들었던 블랙위도우, 베놈 2, 샹치, 이터널스로 인해 식어가던 마블에 대한 애정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다시금 살리는가 싶더니, 이번엔 모비우스가 그 불씨를 다시 꺼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쉬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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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30초 예고편
2024 칸영화제 감독주간 수상작 카이에 뒤 시네마 올해의 영화 TOP 10 “로맨스의 경이로움과 변증법, '애니홀'에 비견되는 작품” '어거스트 버진' 호나스 트루에바 감독 작품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25년 4월 2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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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카운트> 티저 예고편
진선규 킹받는 美친 개로 돌아왔다?!? 2023년, 긍정파워 풀충전 시켜줄 ⭐[카운트] 티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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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재개봉 영화 모음 zip.
바야흐로 재개봉 영화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스크린으로 보지 못해 아쉬웠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재개봉 영화 목록 및 일정은 변경, 추가될 수 있습니다.
**극장별로 개봉영화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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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고 나면 편지할게요
씨네픽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날씨가 부쩍 추워졌는데 다들 건강 잘 챙기고 계신가요?
다가온 연말연시로 인해 편지 쓸 일이 많아졌죠.
에디터는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편지를 쓰고 받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편지와 가까운 사람인가요?
편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어도 괜찮습니다.
편지와 어색한 사람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불쑥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거예요.
그럼, 영화 보고 나면 또 편지할게요.
사랑을 담아,
씨네픽 드림.
줄거리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줄거리
아빠와 20여 년 전 갔던 튀르키예 여행.
둘만의 기억이 담긴 오래된 캠코더를 꺼내자 그해 여름이 물결처럼 출렁이기 시작한다.
줄거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줄거리
쌍둥이 남매인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전해 듣고 혼란에 빠진다. 유언의 내용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또한 편지를 전하기 전까지는 절대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담겨있다.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중동으로 떠난 남매는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과거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거의 끝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줄거리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줄거리
용돈 벌이를 위해 폴의 러브레터 대필을 맡게 된 엘리.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자꾸 만나다 보니 이 친구, 정이 든다. 그런데 그건 둘째 치고, 러브레터 상대에게 자꾸 설레는 걸 어쩐담?
줄거리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왔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일마레'로 이사온 성현(이정재 분)에게 이상한 편지가 남겨있다. 1999년, 2년 후로부터 온 편지. 그 편지에 있던 내용들이 예언과도 같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 그날은 거짓말 같이 함박눈이 내리고. 자신의 편지가 1998년 12월로 갔다는 것을 믿게 된 은주(전지현 분)는 자주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줄거리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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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박스오피스를 한국 박스오피스를 견인한 영화
디즈니-마블의 액션 블록버스터 <블랙 위도우>가 개봉주 주말, 매출액 점유율 80.2%를 기록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극장 최고 매출을 경신하였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블랙 위도우>는 개봉일 당일에만 2,465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어 1,975,849,660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는데요. 덕분에, 주말 3일 동안 국내 박스오피스는 전주 대비 60%가량 상승한 126억 원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디즈니’와 ‘여성 주연’ 영화라는 특성을 공유하는 <크루엘라> 역시 역주행 중에 있는데요. 개봉 2달 차에 접어든 ‘엠마 스톤’ 주연의 실사 영화 <크루엘라>는 꾸준한 관객몰이를 통해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로 인하여 뜨거운 건 국내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7월 9일, 디즈니 자사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와 북미 극장에서 동시 공개된 <블랙 위도우>는 개봉 이후 3일 동안 북미 극장에서만 8,000만 달러(약 917억 원)을 쓸어 담으며 역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였는데요. 디즈니 플러스 측에서 처음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30의 추가금을 지불하고 대여 가능한 <블랙 위도우>는 같은 기간 동안 6,000만 달러(약 688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지금까지 디즈니 플러스가 진출한 모든 나라에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타샤 로마노프의 10년 만의 솔로무비 <블랙 위도우>는, 7월 11일 기준 총 46개국에서 7,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국 박스오피스와 동등한 수치를 보였는데요. 북미와 세계 박스오피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의 매출까지 합산하면 <블랙 위도우>는 개봉 첫 주에만 2억 1,500만 달러, 즉 2,466억 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한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 ‘중국’ 시장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블랙 위도우>의 기록이 어디까지 상승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데요. 중국 시장은 ‘마블’ 영화가 가장 큰 수익을 내는 시장이기에 더 기대되는 바입니다.
이러한 성공과 함께, ‘디즈니’는 분노의 질주와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주연이 만난 <정글 크루즈>의 7월 30일 OTT&북미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후 개봉 예정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경우는 디즈니플러스 공개에 앞서 45일간 극장 선공개를 택했는데요. 이 두 편의 성패가 11월 5일 개봉을 앞둔 마동석 출연의 <이터널스>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밝혔습니다.
최근, 대작들의 개봉과 함께 매주 박스오피스 기록이 경신되고 있는 가운데
<블랙 위도우>가 어느 정도의 기록까지 낼 수 있을지 같이 지켜봐주시길 바라며,
<블랙 위도우>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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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쟁취해야 할 어떤 사랑
*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참석한 영화 <우리, 둘>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때때로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우리는 그 어떤 역경도 딛고 일어나 모두의 축복을 받는 행복한 미래를 그리곤 한다. 마침내 악당의 음모와 박해, 방해를 이겨내고 잘생긴 왕자 혹은 공주와 사랑에 빠져 함께 달콤한 신혼 여행을 떠나는 그 많은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처럼. 그러나 현실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 우리네 사랑은 언제나 행복을 담보하지는 않으며,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들은 완전한 악당이기보다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동화가 아닌 현실을 사는 우리의 사랑은 종종 고달프고, 때때로 행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그것이 주는 찰나의 달콤함 때문이 아니라, 어떤 사랑은 그들의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저항할 수 없는 어떤 운명과도 같다. 이때 사랑은 누군가가 일평생 사로잡혀 있던 족쇄로부터 그를 해방시키며, 폐허 속에서도 그의 삶을 빛낸다. 그러므로 어떤 사랑은 쟁취되어야만 한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라도.
영화 <우리, 둘>은 이러한 '쟁취되어야만 했던, 그리고 마침내 쟁취된' 어떤 절실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1. 비밀의 연인
니나와 마도는 오랜 연인이다. 두 사람은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 사촌이기도 하다. 니나는 마도를 사랑하기에 베를린에서 프랑스의 어느 작은 도시까지 날아왔다. 마도는 그녀의 전부이고, 니나 역시 마도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동반자이다. 두 사람은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취미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두 사람은 평범한 연인이다. 둘의 관계가 차마 남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관계라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들이 레즈비언 커플이기 때문이다.
마도가 커밍아웃하지 않은 까닭은 둘 남은 자식들 때문이다. 그녀는 커밍아웃이 가족을 붕괴시킬 것을 두려워했고, 니나는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건넛편 집의 문 너머에서.
그런 마도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로마로 떠나 살자고 제안한 것은 어쩌면 그녀 또한 이 잔잔하고 숨겨진 일상에 변화가 있기를 바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로마로 떠나려면 적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니나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즉, 이 오랜 사랑에 대해 고백해야 한다는 뜻이고, 더 이상 숨기며 살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마도의 '로마 이주 선언'은 니나에게도 중요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드디어 내 연인이라 밝힐 수 있는 기회니까!
2. 과부의 어떤 성역
그러나 마도는 끝내 자식들에게 니나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자식들은 오래 전에 죽은 마도의 남편이 그녀의 마지막 사랑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던, 그리고 사랑한 바 없었던 남편은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어떤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되어 있었고, 그런 까닭에 마도는 자식들이 제멋대로 세운 그 성역을 침범하기를 주저한다. 마도는 남편을 사랑하지 못했던 것과는 별개로 딸와 아들을 사랑했고, 손자를 사랑했으므로. 어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다른 사랑을 저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무거운 선택이었으므로. 자식들은 '사실 남편이 아니라 니나라는 여인을 사랑했다'는 어머니의 고백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마도는 차마 발설되지 못한 고백만을 안은 채 뇌졸중에 걸려 쓰러지고 만다. 그녀의 몸과 혀는 아픈 몸에 묶였고, 더는 자신이 오랫동안 숨겨왔던 사랑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3. 몇 피트 너머의 사랑
가까스로 목숨은 부지했지만 몸이 불편해진 마도에게는 딸과 간병인이 간수처럼 붙는다. 비밀의 연인인 니나는 그 주변을 서성인다. 사랑하는 이가 아프다는데, 몇 피트 너머의 문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한다.
니나의 집은 좀처럼 생활의 흔적이 없다. 그가 주로 생활한 곳은 마도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구색 맞추기용이었으므로 그녀의 집은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단촐하다. 그 적막한 집에서, 니나는 작은 외시경 너머로 마도에게 다가갈 기회를 엿본다. 마도의 삶의 전부였던 니나는 이제 철저한 이방인이 되었다. 그 흔한 사랑의 말들도 이제 그녀에게는 너무나 어렵고 귀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는 마도에게로 전력을 다해 손을 뻗는다. 그를 위해서는 주거 침입, 간병인을 쫒기 위한 음모 따위도 불사한다. 니나가 있어야 할 곳은 마도의 옆이며, 바로 그 곳에 니나의 삶 또한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정은 마도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불편한 몸에 묶이고 나서 비로소 온몸으로 자신의 사랑을 위해 부딪힌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기어코 움직여 니나에게로 향한다. 자식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마침내 알아차리고 그녀를 호스피스에 가두었을 때도, 그 많은 약들이 그녀의 정신을 몽롱하게 할지라도, 그녀는 니나에게로 자꾸만 기울어진다. 사랑의 관성이란 그런것이기 때문이다.
4. 나는 당신과 함께 떠나요.
결국 니나와 마도는 재회한다.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마도의 곁으로 왔던 니나처럼 마도도 그의 자식과 집과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마도를 택한다.
비록 자식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하고, 모아둔 여행 자금은 도둑맞아 사라지고 없지만, 그 엉망인 폐허 속에서, 두 사람은 샹송에 발맞추어 춤을 춘다.
어쩌면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마도의 몸은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르고, 두 사람의 행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무엇도 담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재회했고, 사랑을 확인했고, 비로소 그 무엇도 숨기지 않는 사랑을 만끽한다.
마침내 그들의 사랑을, 인생을 쟁취하고 만 것이다. 그 어느 동화 속의 사랑처럼.
이 영화는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인 매력이 있다. 우울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도 틈틈이 재치있는 장면들도 잊지 않고 내보낸다. 영화 속에는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 있고, 그 여느 인생이 그러하듯 기쁨과 환희, 고뇌와 슬픔이 혼재되어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차마 발설되지 못한 사랑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사랑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마도처럼 사회적 시선과 가족이라는 족쇄에 사로잡혀 사랑이되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고, 니나처럼 자신이 그의 연인이노라고 말하지 못하고 언제나 그 주변만을 떠도는 삶을 살기도 한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이제는 그들도 마음껏 사랑을 이야기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그들이 원하는대로 사랑을 부르짖어도 되지 않을까?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찾기를 바라며, 영화 속의 삽입곡 petula clark의 <chariot>의 링크를 남겨 본다.
나도 내 꿈의 마차를 타고 내가 사랑하는 것을 찾아 이만 떠나 봐야겠다.
https://youtu.be/RK--XOF3OUY
당신이 가고 싶다면
당신은 나와 함께 살 거예요.
환상적인 섬에서
저 위에서당신은 한 세상을 볼 거예요.
저 푸른 하늘에 숨겨진 세상을
당신에게 모든 게 새로울 거예요.
저 대지는 끝이 없을 거예요.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 줄거예요.
저 달은 우리의 미래가 될 거예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