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3-18 02:02:04
3월 3주 차 OTT 공개·종료 예정작
<윈드풀> <블랙 크랩> <휴먼 리소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이번 주에는 어떤 작품이 공개되고,
또 어떤 작품이 서비스가 종료되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윈드풀
넷플릭스 / 공개
개요: 범죄 | 미국 | 91분
감독: 찰리 맥도웰
출연: 릴리 콜린스, 제시 플레먼스, 제이슨 세걸 등
공개일: 2022.03.18
줄거리
IT 업계의 억만장자의 빈 별장에 침입한 남자. 하지만 오만불손한 재벌과 그의 아내가 갑자기 휴가를 보내러 별장에 오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포인트
영화 <러브, 로지>, <옥자>에 출연한 릴리 콜린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에 출연한 제시 플레먼스, 영화 <걸리버 여행기>에 출연한 제이슨 세걸. 이 세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색다르면서도 어두운 분위기의 범죄·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블랙 크랩
넷플릭스 / 공개
개요: 액션 | 스웨덴 | 110분
감독: 아담 버그
출연: 누미 라파스, 알리에테 오페임, 제이콥 오프테브로 등
공개일: 2022.03.18
줄거리
폐허가 된 세상. 딸을 구하려는 군인이 절박한 임무에 마지못해 몸을 던진다. 전쟁 종식이 목적인 임무. 극비 화물을 가지고 얼어붙은 바다를 횡단하라.
포인트
영화 <블랙 크랩>은 예르커 비르트보그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합니다. 아담 버그 감독은 시각적으로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는 예테보리국제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되기도 하였습니다.
휴먼 리소스
넷플릭스 / 공개
개요: 액션 | 미국 | 1부작
감독: 켈리 갈루스카, 닉 크롤, 앤드루 골드버그, 마크 레빈
출연: 에이디 블라이언트, 랜들 박, 닉 크롤 등
공개일: 2022.03.18
줄거리
인간사를 도와드립니다! 로맨스면 로맨스. 직장 문제면 직장 문제. 사랑벌레 호르몬 괴물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인간 고객들의 고충을 도와주기 위해 나선다.
포인트
어른들을 위한 사춘기 주제의 애니메이션 <빅 마우스>의 스핀 오프 작품입니다. <빅 마우스> 시리즈를 보신 분, 외국 유머를 좋아하시는 분, 가볍게 볼만한 콘텐츠를 찾으시는 분께 <휴먼 리소스>를 추천드립니다!
돼지의 왕
티빙 / 공개
개요: 범죄 | 한국 | 12부작
연출: 김대진, 김상우
출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등
공개일: 2022.03.18
줄거리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포인트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이 원작인 드라마인데요. 원작 <돼지의 왕>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어 원작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거라 예상합니다.<돼지의 왕>은 매주 금요일 2편씩 공개한다고 합니다.
우린폭망했다
애플 티비 / 공개
개요: 드라마 | 마국 | 8부작
연출: 존 레쿼, 글렌 피카라
출연: 자레드 레토, 앤 해서웨이, 아메리카 페레라 등
공개일: 2022.03.18
줄거리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 그리고 그 모든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위워크'는 10년도 안 되어 단 하나의 공유 사무실에서 470억 달러 가치의 국제 브랜드로 성장했으나, 채 1년도 안 되어 400억 달러를 잃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포인트
우리나라 배우 '김의성' 배우가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영화 <레퀴엠>,<수어사이드 스쿼드>, <모비우스>의 주연 자레드 레토와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레미제라블>의 주연 앤 해서웨이가 만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 미래를 읽는 천재
왓챠 / 종료
개요: 다큐멘터리 | 마국 | 56분
연출: 타라 퍼니아
종료일: 2022.03.20
줄거리
2011년 10월 5일 짧은 생을 마감한 스티브 잡스 추모 1주기에 맞춰 개봉하는 다큐멘터리로 생전 잡스의 인터뷰와 수많은 실제 자료들을 토대로 천재이자, 선구자였던 그의 인생을 재조명하며 진정한 개척자로써 세상을 바꾼 그의 위대한 업적을 담아내고 있다.
포인트
대중에게 알려진 CEO 스티브 잡스의 모습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이자 남편이자 친구의 모습까지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누군가의 전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이 영화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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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
칸 영화제가 2025년 공식 초청작 발표일을 공개했습니다.
2025년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제78회 칸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은 오는 4월 10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예년보다 이른 발표 일정으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가 이미 라인업을 상당 부분 구상한 것으로 예상되며,웨스 앤더슨, 다르덴 형제, 아리 애스터, 짐 자무쉬, 요아킴 트리에, 리처드 링클레이터,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등의 신작이 초청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영화 <파과>, 공식 예고편 공개 및 개봉일 확정
구병모 작가의 베스트셀러 <파과>를 원작으로 한 영화 <파과>가 국내 공식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던 <파과>는40여 년간 감정 없이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방역해 온 60대 킬러 ‘조각’의 이야기를 다루며, 5월 1일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주인공 ‘조각’은 여러 작품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이혜영 배우가 맡았으며,김성철, 연우진, 김무열, 신시아 배우가 출연합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넷플릭스 <쿠조> 연출 논의 중
<더 웨일>, <블랙 스완>을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넷플릭스의 <쿠조> 연출을 논의 중입니다.
<쿠조>는 스티븐 킹의 1981년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며,광견병에 걸린 세인트 버나드 종의 개가 통제 불가능한 폭력성을 보이며,
한 어머니와 어린 아들을 자동차 안에 가둬놓은 채 살육을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해당 작품은 1983년에 이미 루이스 티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바 있습니다.안드레아 아놀드 감독 신작, 오는 9월 촬영 예정
<아메리칸 허니>, <피쉬 탱크>를 연출한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신작 <페더우드 Featherwood>가 오는 9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영화는 헤로인 중독자이자 백인 우월주의 조직원들의 ‘소유물’로 여겨지는 ‘Aryan Princess Featherwood’였으나,이후 FBI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보원 중 한 명으로 활약했던 실존 인물 캐럴 블레빈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해당 작품의 주연은 스칼릿 조핸슨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가 캐스팅 소식은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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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성과 모성애에 관한 시선과 뒤따르는 감정의 파고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이 집필한 나쁜 사랑 3부작 중 한 편인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으로 우리에게 배우이자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로 친숙한 매기 질렌할이 첫 연출과 각본을 맡아 제94회 아카데미 3개 부문 후보를 포함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103개 부문 노미네이트,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포함한 37개 수상을 거머쥔 영화 로스트 도터 리뷰입니다. 그리스의 휴양지를 찾은 비교문학 대학교수 레다가 젊은 엄마 니나를 만나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로 그들의 행동과 모습을 통해 여성성과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인간의 욕망에 충실한 파격적인 여성을 그리는 작가의 솜씨가 여성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만나 책을 통해 개인이 혼자 떠올려보는 상상이 아닌 큰 스크린으로 다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짜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엄마, 딸, 여성이라면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여백을 남겨주는 미묘함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합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로스트 도터 정보 및 출연진
따님들 어렸을 땐 어땠어요?
다양한 언어에 대한 비교문학을 공부하는 대학교수 레다는 홀로 그리스의 작은 해변 도시로 휴가차 방문합니다. 별장 관리인 라일과 해변 관리 아르바이트 윌의 친절에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가에서 그녀만의 호젓한 휴가를 만끽할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저택에 사는 대가족이 몰려와 해변을 차지하면서 그의 심기는 점점 불편해집니다. 그리고 그들 중 어린 딸 엘레나와 함께 나온 니나에게서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눈을 뗄 수 없게 됩니다. 15년 전 두 딸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식을 얻고 키우는 즐거움보단 괴로움,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성취욕 등이 충돌하던 그때를 말이죠.
예고편│ Trailer
원제 : The Lost Daughter│감독·각본 : 매기 질렌할
원작 :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잃어버린 사랑
출연진 : 올리비아 콜맨, 다코타 존슨, 제시 버클리, 피터 사스가드, 폴 메스칼, 에드 해리스 외 多
장르 : 드라마│상영 시간 : 122분
국가 : 미국, 영국, 이스라엘, 그리스│등급 : 15세 관람가
평점 : 기자·평론가 6.75, 왓챠피디아 예상 3.2, 로튼 토마토 신선도 94% 팝콘 50%, IMDB 6.7, 메타 스코어 86점
개봉일 : 2022년 7월 14일
여성들의 앙상블, 그들의 섬세한 메시지
원작을 쓴 엘레나 페란테가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굉장히 직선적으로 느껴지는데, 마치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인 룰처럼 여겨왔던 모종의 합의를 깨부수는 형태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미묘하고 비전형적인 심리묘사의 중심되는 레다를 돋보이는 것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올리비아 콜맨으로 묵직한 존재감으로 드라마임에도 묘한 긴장감을 만들며 중심을 잡아주죠. 그리고 여성에서 엄마라는 위치로 옮겨가며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작품의 상징적인 의미인 여성성과 모성애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니나를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다코타 존슨이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이징 스타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배우이자 가수인 제시 버클리로, 누군가는 이기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부모 이전에 한 여성이자, 인간으로 솔직한 젊은 레다를 맡아 완벽하지 않아 더 일반적이라 느낄 수 있는 열연을 펼칩니다. 세 명의 출중한 배우들과 현장 경험이 많은 감독이 만들어낸 앙상블은 이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충분한 메시지를 완성시킵니다.
# 로스트 도터 평점
애들이 없으니 어떻던가요?
교수이자 번역가인 주인공은 작은 해변 마을에 도착해 햇빛 아래서 휴식을 취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녀를 둘러싼 상황들은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세상과 주변 사람들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자기중심적으로 강박적인 행동에 이상한 것의 중심은 그라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죠. 그렇게 작품은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욕망과 충동에 이끌려 자유를 갈망했던 기억들을 통해 현재의 불안한 감정에 대한 수수께끼를 천천히 풀어갑니다. 이러한 현재의 장면들은 20년 전 레다의 삶이 겹쳐지는 신비롭고 긴장된 묘사를 통해 개인의 성취욕과 자신에게 매달리는 두 딸을 양육하는 것에 애쓰지만 점차 지치고 짜증이 쌓여 압도당해버린 한 여인의 과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죠.
‘82년생 김지영’처럼 근래 한국독립영화에서 종종 사용되는 산후우울증이지만, 그녀가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묘사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으로 점차 깊이 빠져들고 마는 늪처럼 그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남편이 등장하지만, 자신의 무게에 짓밟혀 질식되어가는 모습은 끝끝내 극단적인 일탈을 불러오고 외형적으로 꿈꾸던 목표에 도달했죠. 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죄의식은 다른 형태로 현재를 잠식해가고 자신이 밟아왔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은 니나에게 감정을 투영할수록 문제는 복잡하게 꼬여갑니다. 결국 소소한 사건들이 이어져 점차 더 자신을 갉아먹는 과거에 옥죄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고 그 모습을 통해 완벽한 해답보다 관객들에게 답을 구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죠.
사람들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니나의 현재 모습과 결부되어 두 인물이 묘하게 평행선을 이루면서 양육의 모습과 당시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살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묵시적으로 내려오는 무게감이 주인공의 충동적인 행동들이 불편하거나 꺼림칙할지도 모르죠.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어둠이 있듯 어쩌면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이자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인간적 캐릭터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매기 질렌할은 첫 연출임에도 원작의 색을 잘 이어 인형을 통해 과오를 속죄하고자 하는 행동들, 다시금 상기되는 배꼽의 상흔, 흘러나오는 음악들(특히, 가사 의미가 투영된 본조비의 Livin' on a Prayer)까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한 세 배우의 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일에 대한 성취, 성적 욕망 등에 빠져든 제시 버클리는 ‘멘’이랑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아마 남성 관객이 100% 공감과 이해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들이라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여성 관객이라면 감정적으로 많이 와닿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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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드리운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 해당 리뷰는 씨네랩 초청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
감독) 파얄 카파디아
출연) 카니 쿠스루티, 디브야 프라바, 차야 카담
7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4월 23일 국내 개봉한다. ‘우빛상모’로도 불리는 이 영화는 인도 뭄바이에서 살아가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인도 영화
우리가 인도 영화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키워드는 춤과 음악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세 얼간이>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인도 영화의 흥겨움과 즐거움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또, 영화 산업이 활발한 나라인 만큼 ‘발리우드’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인도 영화 산업에 대해 왠지모를 친숙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의 머릿속 인도 영화의 이미지와는 다른 내러티브를 갖는다. 제목과 포스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우빛상모’는 차갑고 진지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동시에 투영된 영화이다.
빛과 어둠
이 영화는 뭄바이의 밤 풍경으로 시작한다. 도심의 불빛은 꺼지지 않은 채 빛난다.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고 여러 광원은 그들과 함께 발광한다. 어둠이 깔린 이곳에서 그들의 존재는 빛을 통해 드러난다. 빛과 어둠은 흔히 상반된 개념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가깝다.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이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 공존한다. 만일 우리에게 어둠만이 존재했다면, 그것이 어둠인지 모른 채 살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과 매일 아침 찾아오는 햇살은 우리의 세계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다만 상대적으로 어둠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앞을 볼 수 없는 암흑 속에서 우리의 존재감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의 필요성은 어둠이 내려앉았을 때 크게 부각된다.
통제할 수 없는 세상 앞에서
내가 중심이라 생각했던 이 세계에서 수많은 중심을 발견하며, 특별하고 싶었던 삶에서 평범함의 가치를 알아가는 것. 세상을 이해하고자 했던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도 확장하는 우주에서 인간의 신체는 무척이나 작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과거를 선망한다. 무지에 가까운 순수함은 정제된 지식의 총합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후퇴하게 한다. 영화 속 그녀들 또한 막막한 현실을 마주한다. 여러 사회적, 문화적 이해관계로 얽힌 그들의 현재는 무척이나 어둡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들의 마음 속에 한 줄기 빛이 드리운다.
마음에 드리운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빛을 찾아낼 두 눈이 존재한다. 가로등의 빛, 가게 천장에 달린 형광등, 줄에 매달린 LED 전구. 어둠 속에서 우리의 동공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내면의 어둠 속에서는 어떻게 빛을 찾아낼 수 있을까?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저버린 수많은 기대와 희망은 우리를 다시금 작게 만들었지만, 우리에겐 한 가지 능력이 남아있다. 바로 ‘상상력’이다. 상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눈을 떴을 때의 현실은 상상이 거짓이었음을 방증하는 듯하다. 하지만 알아둬야 할 것은 현실과 상상은 상반된 개념이 아닌 상호의존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우리의 상상은 현실 속의 이미지, 이야기를 통해 생겨났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에 드리운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상상 그리고 현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보고 듣고 느껴줄 수 있는 누군가. 이 영화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에 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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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원의 밤> 잔인하지만 서정적이고 낯선 누아르
1. '양도수(박호산)' 사장의 명령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북성파를 제치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보던 '박태구(엄태구)'는 돌연 비보를 접한다. 누나와 조카가 모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것. 북성파가 작업에 들어온 것으로 의심한 태구는 즉시 그들의 보스를 공격하고, 북성파의 2인자인 '마상길(차승원)' 이사의 복수를 피하기 위해 도망가기로 결정한다. 러시아로 가기 전 잠시 들린 제주도에서 태구는 묘한 분위기의 '재연(전여빈)'을 만난다. 사격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누는 등 걷잡을 수 없는 그녀로부터 그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동질감을 느끼며 조금씩 편안함을 되찾지만, 태구를 향한 복수의 칼날은 이내 제주도로 들이닥친다.
영화학자 토마스 슈츠는 <할리우드 장르의 구조>에서 영화 장르의 변화를 네 단계로 나눴다. 실험 단계에서는 특정한 장르로 부를 수 있을 공통된 움직임이 포착된다. 고전 단계에서 공통의 움직임은 제작자와 관객 모두가 공유며 하나의 장르를 규정하는 특정한 이야기 전개의 공식과 도상(볼거리) 같은 관습으로 자리매김한다. 이후 장르 영화는 기존의 관습을 거부하는 불균질한 요소들이 더해지는 세련화 단계를 지나 기존에 확립된 장르의 전통을 파괴하는 마지막 바로크 단계에 다다른다. 비록 모든 영화 장르에 적용될 수는 없지만, 전반적인 장르의 흐름을 이해하는 기준으로서 위의 과정은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2. 이러한 장르의 변화라는 맥락 안에서 볼 때 박정훈 감독의 누아르 영화 <낙원의 밤>은 분명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국형 누아르의 진수를 보여준 <신세계>(고전)를 거쳐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마녀>(세련화)로 이어진 박훈정 표 누아르가 한 단계 더 나아가려는 시도가 <낙원의 밤>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외피와 이야기의 발단이 한국형 누아르의 도상과 관습을 충실히 따르는 것에 비해, 중반부에 숨겨둔 진짜 이야기는 장르의 관습에서 탈피하고 있다.
실제로 <낙원의 밤>의 연출, 도입부, 스타일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감독의 전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태구가 북성파 두목을 죽이거나 조폭들이 회동을 하는 장소로 한국의 누아르, 범죄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우나와 중국집이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좁은 공간에서 벌어진 액션씬 역시 감독의 전작에서 여러 차례 명장면을 남긴 바 있다. <신세계>에서는 엘리베이터 안, <브이아이피>에서는 중국의 한 아파트 복도와 방이 그 장소였다면 이번에는 차 안, 차와 차가 맞붙은 좁은 공간, 문이 잠긴 식당에서 액션이 펼쳐진다.
이야기의 발단도 마찬가지다. 양 사장의 행동대장인 태구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누나와 조카가 살해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 북성파가 자신의 가족을 죽였다고 판단한 그는 복수를 위해 북성파 두목을 살해하고, 필연적으로 뒤따를 복수의 굴레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한다. 이러한 태구의 이야기는 냉혹하고 음울한 담배 연기로 가득한 박훈정 감독의 특유의 연출과 스타일을 만나 또 한 번 사나이들의 의리와 배신,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펼쳐 보이려는 듯 보인다.
3. 그러나 제주도로 장소를 옮긴 후 <낙원의 밤>은 예상된 경로를 벗어난다. 당장 결말부터 각 인물에게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지 않는다. 발단에서 차례로 등장하는 태구, 양 사장, 마상길은 모두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태구는 완전히 도망치지도 못하고, 가족들의 원한을 진짜 범인에게 갚아주지도 못한다. 마상길과 양 사장은 그들의 거래와 계획을 깔끔히 끝맺는데 실패한다. 대신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충격적이고 하드코어한 결말을 통해 오직 재연만 복수에 성공한다. 이는 마치 <마녀>에서 누아르 영화의 남성 주인공의 자리가 여성에게 넘어간 것을 연상시키는 마무리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방향성이 기존의 장르 관습적 선로에서 벗어나는 분기점은 공항에서 태구와 재연이 만나는 순간이다. 이 장면부터 영화는 그저 처음 만난 두 남녀가 새로이 관계를 만드는 데 주목할 뿐이다. <신세계>에서 '정청'(황정민)과 '이자성'(이정재)의 굳건한 관계가 형성되어 유지될지 혹은 파괴될지가 관건이었던 것과는 다르다. 의리와 정, 피의 복수를 되새기는 사나이들을 강조하는 누아르의 관습을 거부한다. 그러다 보니 복수의 칼날을 가는 마상길이 가끔씩 얼굴을 비추는 것을 빼면 영화는 중반부부터 누아르라는 사실마저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일반적인 누아르 작품과는 결이 다르다. 이는 태구와 재연의 드라마를 유려한 앙상블에 담아낸 두 주연 배우, 엄태구와 전여빈의 퍼포먼스가 유달리 인상 깊은 이유기도 하다.
4. 이때 두 주인공의 관계 맺기의 중심에는 각자의 트라우마가 위치한다. 마치 거울 치료를 하듯이 서로의 과거와 현재로부터 자신의 트라우마를 마주 보고,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태구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재연을 보면서 마찬가지로 죽을 날이 정해진 누나를 떠올리고, 죽음을 피해 도망치는 자신과 그녀가 동병상련임을 깨닫는다. 재연의 삼촌이 총을 밀수하면서 마련한 선물을 끝내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볼 때는 끝내 생일 선물을 열지 못한 본인의 조카와 재연을 겹쳐 본다.
한편 재연은 온 가족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삼촌의 모습을 제주도로 도망쳐온 태구에게서 본다. 또 가족이 죽는 것을 그저 지켜보아야만 했고, 그래서 복수심을 버릴 수 없는 그녀는 가족의 복수를 한(혹은 했다고 생각한) 태구의 심정을 어렵지 않게 이해한다. 이처럼 회한과 트라우마가 뒤섞이면서 물회를 사이에 두고 애틋해지는 둘의 관계는 묘한 동질감으로 인해 우정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족 간의 정처럼 보이기도 하며, 동시에 이성 간의 사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영화는 굳이 이들의 관계를 정의 내리려고 애쓰지 않는다. 구체적인 설명 대신 아름다운 영상 안에 함축적으로 담아낸다. 태구와 재연은 차가운 필터에 포착된 제주도의 아름다운 해변가에서 함께 담배를 피운다. 둘이 서로를 온전히 알아가고,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불운했던 그들의 삶에 마침내 치유와 평화를 얻고 오래간만에 행복해지는 순간,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마침내 낙원이 된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은 담배 연기처럼 금세 사라진다. 아름다운 낙원에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듯이 그들은 이내 마상길의 모습으로 자신들을 매섭게 쫓아오는 섬뜩한 복수의 굴레에 다시 빠져든다. 이처럼 태구와 재연의 관계성을 불명확한 경계 안에 담아낸 결과 <낙원의 밤>은 서정적인 누아르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완성한다.
5. 다만 <낙원의 밤>이 거둔 독특한 성과는 결코 매끄럽지 않은 완성도로 인해 빛이 바랜다. 우선 플롯의 치밀함보다는 감정선과 정서를 담아내는 미장센에 힘을 준 결과물은 좋게 말하면 영화를 곱씹어 볼 기회를 주고, 나쁘게 말하면 애매하다. 명확하지 않은 두 인물의 관계성, 그로 인한 예상외의 전개는 창고와 식당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에 처연함과 잔인함이 맞부딪히는 충격을 가득 불어넣거나 그저 영문을 알 수 없는 당황스러움만을 남기면서 명확한 호불호를 유발한다.
또한 몇몇 한국 영화에서 반복되는 어설픈 유머, 임팩트를 주기 위해 잔뜩 힘을 준 인위적인 명대사들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 보인다. 무자비한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자신의 말과 약속만큼은 칼같이 지키는 마상길, 소시민적인 듯하면서도 비열함을 숨기지 못하는 박 과장과 양 사장처럼 극에 강력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인물들도 끝내 영화의 전반적인 톤에서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지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낙원의 밤>은 새로운 시도의 성취에 온전히 만족할 수는 없는, 끝내 낯섦을 새로움으로 바꾸지는 못한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 머문다.
A(Acceptable, 무난함)
불완전한 영화적 시도가 담은 서늘하게 슬픈 청춘들의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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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고는 없어도 고향 같은 곳, 파주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스포일러(?) 보다는 영화 내용을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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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의 매년 겨울 파주에 있었다.
처음 파주에 갔던 기억. 2008년쯤 되었다. 나는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공부하는 친구네 고시원에 끼어서 하룻밤을 잤다. 그 다음날에는 파주라는 곳으로 갔다. 그때는 서울에서 파주까지 가는 버스가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무작정 전철을 타고 어느 역에 내려 하염없이 걸었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헤이리까지 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헤이리마을에 도착하자 진눈깨비는 폭설로 바뀌었다. 나는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어느 카페에 앉아 커피를 시키기로 했다. 계산을 하려고 가방을 뒤져봤는데 지갑이 없었다. 그랬다. 내 짐은 서울역 물품보관함에 있었다. 그때는 삼성페이도, 카카오페이도 없고, 폰뱅킹 계좌이체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눈밭을 하염없이 걷다가 마음씨 좋은 노부부가 나를 지하철역까지 태워다주시지 않았더라면 나는 파주에서 얼어죽은 채로 발견되었을 것이다.
그 일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 나는 헤이리마을로, 출판도시로 일하러 갔다. 파주는 11월부터 칼바람이 불었다. 파주-시베리아라는 '파베리아'도 모자라, 그냥 북한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그 사이 무슨무슨 페이들도 생기고 OTP카드 없이 계좌이체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은 이렇게나 빨리 변하는데 파주는 그때 그 모습 그대로다. 눈길을 헤매던 나도 이제는 합정역에서 능숙하게 2200번을 타는데 말이다.
파주는 춥고, 저너머에 북한이 보이고, 퇴근시간 자유로는 어김없이 막히고, 책이 아주 많다. 언제나 그렇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몇 안 되는 것, 바로 책으로 이루어진 도시, 파주출판도시.
통계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많이 안 읽는다. 문맹률은 낮지만 문해력은 떨어지고, 사흘이 왜 3일인지, 금일이 왜 오늘인지 모르는 사람들과 그 단어를 아는 사람들을 배려도 재수도 없다고 공격하기까지 하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 시대에 저 거대한 북센 건물과 지혜의숲과 규모는 작지만 건물이 아기자기 예쁜 출판사들은 여기에서 뭘 하나.
책이라는 무거운 짐을 대신 지어주고 있나.
이사를 많이 다녀본 사람은 알 거다. 이사할 때 가장 골치아픈 건 대형가전과 대형가구가 아닌 책이다. 고작 원룸이사라도 책이 많으면 추가비용을 받는다. 책은 너무 무거워서 한번에 많이 운반할 수도 없다.
몇 번의 이사를 하는 동안 여러 차례 캐리어에 책을 실어 중고서점에 팔았는데, 팔아봐야 천 원밖에 안 쳐준다.
파주에 가면 자본주의에 굴복한 내 지적허영심이 채워지는 것만 같다. 웅장한 서가와 갖은 종류의 책들을 눈으로 훑으며, 언젠가는 이렇게 책을 쌓아두고 살아도 이삿짐센터에게 혼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책을 만드는 일이 돈이 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문학을 사랑하고 철학을 탐구하고 지식을 흡수하는 사람이 사라진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아무리 종이책의 종말을 이야기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종이책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파주출판도시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책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모였고, 그들과 뜻을 합쳐 건축가가 모였다. 국가예산을 따고 땅을 고르고 조합원을 찾고 건물을 올리는 지난한 과정들과, 하나의 가치만을 위한 위대한 계약.
1단계, 2단계를 거치며 오직 선(善)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룩한 도시.
이 과정에서 열화당 이기웅 대표가 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다. 열화당은 미술전문서적을 만드는 출판사인데, 예전부터 내적 친밀감이 있다. 그외에도 한길사 김언호 대표 등 출판단지에서 노동을 했다면 들어봄직한 분들이 출판단지를 만들기 위해서 애를 많이 쓰셨다.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나는 그분의 제자가 아니지만)과 여러 건축가들이 출판단지 건물을 설계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다음에 출판단지에 가면 예사로 봤던 건물들이 달라보일 듯하다.
파주는 꼭 고향 같다. 내 고향은 따뜻한 남쪽나라인데... 가기 싫지만 막상 가면 좋기 때문일까. 파주에서 여유롭게 무언가를 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내 고향도 나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서 비슷한 느낌일까. 그곳들은 항상 바람이 매섭게 불었고, 나는 항상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았다 . 그러나 고향은 고향이라 그저 가면 좋고 안 가면 생각난다.
우리가 만약 통일을 하게 된다면, 강맑실 대표가 개성까지 자동차로 갔던 것처럼 북한 사람들이 차를 타고 내려와 가장 먼저 만나게 될 풍경이 바로 출판도시이다.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활자와 영상을 교류하게 될 거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해금이 되고 나서 북한작가들에 대한 연구가 봇물터지듯 이루어진 것과 비슷할까. 지금 우리는 백석의 시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자본주의의 논리로 높게 쌓아올린 건물이 아니라 심학산 능선을 따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문화와 문학이, 영화와 예술이 자기의 할 일들을 하고 있는 마을. 나는 그 고요를 좋아했다. 내 고향 바닷가 사람들이 거칠다고 하지만 부두는 언제나 적막했다.
파주에는 철새가 있고, 습지가 있고, 장단콩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빵집이 있고, 맥주집이 있고, 메밀국수집이 있다. '위대한 계약'이 아니었더라면 돈을 벌러 파주에 갈 일이 없었을 것이다. 파주에서 돈을 벌어 맛있는 걸 많이 사 먹었다.
<위대한 계약>은 파주 출판도시의 이야기이다.
어떻게 우리나라처럼 독서인구가 적은 나라에 책의 마을이 생기게 되었는지, 그것을 위하여 무엇을 포기하였는지, 무엇과 싸워야 했는지, 얼마나 치열해야 했는지를 보여준다.
평소 2200번 버스 좀 탔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울 영화이고, 파주출판도시에 가 보지 않았다면 한번쯤 가볼까 싶은 생각이 들 영화이다. 파주 가고 싶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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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주던 놈이 돌아왔다!
2편부터 참여했지만, 오리지널 멤버 못지않은 "장화신은 고양이"는 <슈렉, 2001-10>시리즈의 처음이자 유일한 "스핀 오프(외전)"를 내놓은 캐릭터이다!
물론, 흥행만 두고 본다면 곧장 만들어도 이상한 게 없지만 "파라마운트 - 20세기 폭스 - 유니버설(인수)"로 세간 살이들이 많이 바뀌었다. - 여기에 "부진"까지 겹치며, 대규모 해고 사태까지 일어났었다!
아무튼, 11년 만에 나온 이번 속편은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 2020>의 감독 "조엘 크로포드"가 맡았는데 '<드래곤 길들이기, 2010-19> 이후 최고의 드림웍스 애니'라는 평가를 받았다고...영화는 늘 자신만만하고 대담한 장화신은 고양이 "푸스"가 어느새, 자신의 목숨이 1개뿐이라는 사실에 좌절하는 것에 시작된다.
이에 요양원에 들어가나 그곳에 찾아온 "골디"에게 어느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소원의 별"을 듣게 되는데...1. 시리즈이지만, 부담 없는 이야기!
앞서 말했지만, "장화신은 고양이"는 이번 작품이 처음은 아니다!
<슈렉 2, 2004>를 처음으로 나왔던 캐릭터로 마지막 4편 <포에버, 2010>, 그리고 "외전"으로 나왔던 전작 <장화신은 고양이, 2012>까지 총 5편에 나왔다.
그렇기에 이 모든 작품들을 챙겨봐야 하는 의무감에 피곤함이 몰리겠지만, 이번 <끝내주는 모험>은 그럴 필요가 없다.
"시리즈"이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을 띤 이야기가 아니라서 이번 <끝내주는 모험>만으로 시작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그렇다고 해서 모든 연관성을 제외한 건 아니다!
전작에서의 "키티"와 회상신에 나오는 "어머니", 그리고 <슈렉, 2001-10>시리즈에서의 "진저 브레드"와 "피노키오"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나와 반가움을 더한다. -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슈렉 5>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야기 진행에 큰 무리가 없지만, 전부 본다면 재밌는 요소들이 많은 작품이 이번 <끝내주는 모험>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가 좋은 호평을 받은 데에는 이런 요소만이 전부가 아니다!2. 어른들의 농담을 풀어냈던 그들이 돌아왔다!
현재까지도 <슈렉, 2001-10>시리즈가 "드림웍스"의 대표로 기억되는 이유에는 1편의 오프닝 행복한 결말이 담긴 동화책을 찢어 화장실 변기에 내려보냈다.
이런 표면적인 행동으로 이후 "꼭 잘생기고 이쁜 놈들만 주인공이고, 행복하란 법은 없다"라는 의미를 전달했다.
이외에도 <보스 베이비, 2017>는 '저조한 출산율과 높아지는 반려동물 인구'의 사회 문제를 꼬집을 정도로 만화를 통해 자신들이 하고픈 말을 전달했다.
이번 <끝내주는 모험> 또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에는 강한 워딩이 존재한다!이미, 수차례 언급했지만 아이들에게 "죽음"은 피할 수 있는 것이자 피하지 못한다면 "죄를 지었다"라는 논리로 정리한다.
하지만, 알고 있듯이 "죽음"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으로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받아들이냐?'에 표면적인 성장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끝내주는 모험>은 "고양이에게 9개의 목숨이 남아있다"라는 속설을 "죽음"이라는 묵직한 소재로 연결해 "성장"이라는 말랑말랑함으로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3. 주변 캐릭터들의 이야기까지 챙겨준다!
물론, 이 모든 성과들이 주인공 "푸스"의 성과는 아니다!
"키티"와 "페로", 그를 추격하는 악당들 "골디와 곰 3마리", "빅 잭 호너", 그리고 "빅 베드 울프" 등. 등. 주변 캐릭터들의 매력들은 이번 <끝내주는 모험>을 좀 더 곱씹게 만드는 부분이다.
특히, 102분으로 짧은 분량임에도 이들이 각각 "소원의 별" 혹은 "푸스"를 노리는 동기들이 완벽하게 담긴 게 "빅 베드 울프"는 등장에 앞서 "종소리"가 울리는데 "장송곡"마냥 들릴 정도로 무서웠다.이야기만 봐도 재밌는 영화지만, 결국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 보는 장르이기에 볼거리 액션 또한 놓쳐선 안된다!
시작과 동시에 "거인"과 대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난전, 그리고 마지막 손톱에 가시까지 꼽아내는 시그니처까지 앞서 말한 '<드래곤 길들이기, 2010-19> 이후 최고의 드림웍스 애니'라는 평가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tmi. 1 - 마지막에 나오는 "머나먼 왕국"은 "슈렉"이 살고 있는 곳이다.
· tmi. 2 - <슈렉 5>는 현제, "드림웍스"가 아닌 "일루미네이션"에서 제작되고 있지만, 개봉일에 대한 확답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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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13? ?영화 티켓 가격 구성?!?
?씨나병의 영화정보 #13? ⠀ ?열세 번째 주제? ⠀ ? 영화 티켓 가격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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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라이드 오어 다이>
[2021년 4월 15일 넷플릭스 공개]
사랑한다면 모든 것을 무너뜨려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가.갈 곳 없는 두 여자의 도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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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라스트 레터> 공식 예고편
1960년대, 금지된 사랑을 나눈 연인(셰일린 우들리와 캘럼 터너)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현재, 야심 넘치는 저널리스트(펄리시티 존스)가 두 사람이 주고받은 비밀의 연애편지를 발견한다.
그렇게 아픈 사랑의 사연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