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2-03-03 02:44:01
나이트 레이더스 시사회 영화 후기 - 독재로부터 자유를 빼앗기질 않을 권리!
서기 2043년 독재국가인 에머슨이 전쟁을 명분으로 하여 미성년자들을 아카데미라는 곳에 데려가 인간병기로 만든다. 니스카는 자신의 어린 딸인 와시즈를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와시즈는 아카데미에 끌려가게 되고 그로부터 10개월이 흐른다. 니스카는 자신의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큰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한편 와시즈는 아카데미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지낸다. 하지만 외톨이로 지내는 와시즈에게 교관이 다가와 자신의 어머니인 니스카가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큰 실망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니스카는 자신의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아카데미의 경계에서 매일 원망한다. 그런데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부족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카데미에 있는 자신의 딸과 아이들을 구출하려고 준비하는데...
근미래의 디스토피아가 얼마나
끔찍한지 알려주는 영화!
하니엘의 영화 잠깐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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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에머슨에게 길들여진 인간병기로 만들어진다면?
자유를 빼앗긴 사람들에게 희망이란 없는 걸까?
이 영화는 2043년의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다루고 있다. 시민들은 식량을 드론으로 배급받는데 형편없는 음식들이다. 그리고 국가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죽여버리는 독재 국가인 에머슨을 보면서 우리의 삶에 자유가 빼앗긴다면 희망이 없는 채로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쟁에 쓰일 인간병기를 만들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강제로 끌고 가서 아카데미에서 훈련시킨다. 하지만 미성년자들은 결국 군인으로 키워져 전장에 배치되고 권력의 도구로 쓰이게 된다. 만약 우리도 근미래에 이러한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할까? 자유라는 게 없어지면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과 다를 게 없어진다. 모든 것을 국가가 통제하면 사회가 얼마나 비참해지게 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독재가 실행한다 해도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그 예시가 니스카를 도와주는 인디언 부족들인데 이들은 토착민이면서 자신의 영토를 수호한다. 후반부에 갈수록 에머슨의 군대와 드론들이 쳐들어와 이들과 싸우려고 하지만 자연을 수호하는 와시즈의 능력이 늦게 발휘된 덕분인지 물러나게 된다. 전쟁을 한다는 이유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자유를 빼앗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였다.
독재 국가는 독을 탄 음식을 억지로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하니엘의 주관적인 영화 평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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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 감정과 양말 한 짝은 잃어버리는 것
첫 번째 키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결혼에도 해피엔딩이 있을까. 사랑해서 한 결혼은 늘 각기 다른 이유로 장애물에 부딪힌다. TV 프로그램 속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들을 볼 때면 저들은 저렇게 안 맞는데, 어떻게 함께 살게 됐을까 궁금해진다. 같이 사는 것이 그토록 괴롭다면 일찌감치 갈라서는 게 낫다라는 미혼다운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첫 번째 키스>에는 대화가 없는 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서로에게 궁금한 것이 없고 숨 막히도록 무미건조한 부부. 그런데 이혼 서류를 들고 나간 날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생을 마감하고 만다. 남편 카게루를 하루아침에 잃은 아내 칸나는 혼자가 된 채 자신의 삶에 집중해 나간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터널을 지나게 되고, 거짓말처럼 15년 전 남편을 처음 만났던 시절에 당도한다.
미우나 고우나 남편이었기에 칸나는 싱숭생숭한 와중에도 어떻게 해야 미래의 카게루를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몇 번씩 터널을 오가면서 서로의 첫 만남을 리셋하고 감정을 쌓아간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가 사고를 당하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갖은 수를 써도 소용이 없자 칸나는 자신과의 인연 자체가 시작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에 이른다. 그래서 15년이나 어린, 과거 속 남편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지만 결국 카게루는 칸나가 미래에서 왔고 둘이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음을 알게 된다.
결혼은 희생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카케루와 칸나 사이에 대화가 끊기기 시작한 것은 그가 꿈을 포기하고 아내와의 안정적인 삶을 이루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러한 경위를 깨달은 칸나는 더더욱 그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좀 달랐을까라고 삶을 돌아본다.
가까울수록 정작 필요한 대화가 오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하거나, 모든 건 다 우리를 위한 거라 치부하며 참고 견디는 나날의 연속이다. 쌓이는 오해와 깊어지는 감정의 골은 시간이 지날수록 손쓸 겨를이 없다. 서로가 너무 달라서 도통 이해하지 못하는 구석만 발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다수의 부부는 왜 수건을 구겨서 걸어 놓을까, 치약을 왜 중간에서부터 짤까 등 사소한 단점을 발견하며 살아간다.
사랑하면 눈이 먼다는 말이 있다. 영화 속 칸나의 말처럼 결혼하면 해상도가 올라간다. 콩깍지는 벗겨지고 4K로 안 좋은 점을 보게 된다. 카게루는 둘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았고,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지만 두 선택지 모두 동일하게 택한다. 달라진 것은 오직 하나, 칸나와의 결혼 생활이다. 대화 없이 차가운 공기만 오가던 부부가 아니라 각각 빵과 밥 다른 메뉴를 먹으면서도 시답잖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고 떠든다.
그렇게 영화의 엔딩에서는 건조함 대신 사람 냄새 나는 밝은 분위기가 가득한 집안이 스크린을 채운다. 다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톡톡히 잘 활용해 낸 것이다. 이따금 지나간 연인이 그립고 놓친 기회에 애달파하며 밤을 지새울 때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건 과연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스스로 가늠해 본다. 그렇게 혼자 내린 결론은 이렇다. 다시 사는 것이 너무 힘이 드는 일이라 원하지 않는다 싶다가도 놓친 인연, 설렜던 감정을 되찾을 수 있다면 속는 셈치고 한번쯤 뛰어들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반했던 순간은 생각보다 더 강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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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와 비극이 만나 빛나는 속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숱한 모험과 전투를 거듭한 끝에 아홉 개의 목숨 중 단 하나의 목숨만 남은 장화신은 고양이 '푸스(안토니오 반데라스)'. 우유 한 잔의 여유를 즐기던 그는 현상금 사냥꾼 ‘빅 배드 울프(와그너 모라)’에게 기습당한 순간 여태껏 느껴 보지 못한 강력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에 푸스는 마지막 남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전력으로 도망치고, 히어로가 아닌 반려묘로서 살 수 있는 피신처를 찾아낸다. 어느 날, 푸스는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별의 위치가 적힌 지도의 행방을 알게 되고, 다시금 여덟 개의 목숨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부푼다. 그러나 소원별로 향하는 여정에서 그는 앙숙 '키티 말랑손(셀마 헤이액)'과 모든 게 행복한 강아지 '페로(하비 길렌)'와 예상치 못하게 동행하기 시작하고, 그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빌런을 마주하며 위험에 빠진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제각각의 특징을 지닌다. 일례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한 작품은 유서 깊은 라이벌인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과 상당히 다른 노선을 걷기로 유명하다. 성인 취향의 영화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즈니와 픽사가 고전 동화의 내용을 가급적 충실히 따르되 메시지를 재해석하는 편이라면, 드림웍스는 <슈렉>처럼 동화를 완전히 비틀어버린다.
<슈렉> 시리즈의 스핀오프이자 2011년에 개봉한 <장화신은 고양이>의 속편인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에서도 드림웍스의 성향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는 동화 속 주인공인 '장화신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고양이 '푸스'의 모험을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온갖 동화의 요소를 재조합하고 비틀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서도 꽤 진중하고도 비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성공한다.
우선 <슈렉> 시리즈의 스핀오프답게 <장화신은 고양이 2>는 익숙한 동화의 흐름을 과감히 거부하고 파괴할 줄 아는 재해석의 묘미를 자랑한다. 당장 영화는 동화중에서도 가장 원형적인 소재 중 하나로 이야기의 물꼬를 튼다. 소원을 들어주는 별이 지구에 추락했고, 그 소원별을 찾는 고양이의 모험담을 그려낸다. 사실 잭과 콩나무의 이야기를 뒤틀어 버린 전편의 화려한 전적에 비하면, 소원별을 땅으로 추락시키는 각색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그러나 드림웍스의 성향이 진정으로 빛나는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빌런의 서사다. 익숙한 동화 속 주인공을 초청하되, 그들의 사연을 조금씩 손보면서 각양각색의 매력을 끌어낸다. 곰 세 마리 가족이 대표적이다. 본래 원전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골디락스(플로렌스 퓨)'는 곰들 집에 있는 죽을 먹고, 새끼 곰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가 세 마리 곰이 자신을 발견하자 곧바로 도망친다.
하지만 영화는 결말을 바꿔 버린다. 골디락스를 발견한 곰 세 마리는 그녀를 입양해 가족으로 삼는다. 또 골디락스가 두뇌 역할을 하고 곰 세 마리가 행동 대장 역할을 맡은 도둑단이 만들어졌다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에 더해 골디락스의 심경의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동화 속 인물을 입체화한다. 가족 중 유일하게 인간인 골디락스는 진짜 가족을 찾고 싶어 한다. 그러던 그녀는 별을 찾는 여정 중 곰 세 마리 가족을 진정한 자기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이렇게 영화는 예상치 못한 감동을 준다.
또 다른 빌런인 꼬마 '잭 호너(존 멀레이니)'의 등장도 인상적이다. 동요의 원래 가사를 뒤틀어 아이들이 가질법한 잘못된 욕망을 꼬집는다. 동요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꼬마 잭 호너, 구석에 앉아 크리스마스 파이를 먹었지. 엄지손가락을 찔러 넣어 자두를 빼내고 말했지. 난 정말 착한 아이야!" 단순히 보면 그냥 한 아이의 성탄절 모습 같지만,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의미가 보인다. 구석에 있는 아이가 관심을 갈구하는 광경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에 상상력을 더해 꼬마 잭 호너를 원하는 게 있으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가져야 하는 악독한 제과 공장의 주인 '거대한 잭 호너'로 성장시킨다. 그래서 그는 여러 동화 속에 등장하는 숱한 마법 도구와 보물들을 수집하고, 세상 모든 마법을 독차지하겠다는 소원을 빌기 위해 땅에 떨어진 별을 찾아 나선다.
<피노키오>와 연결해 잭 호너의 사악함을 부각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피노키오> 속 말하는 귀뚜라미인 '지미니'의 등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피노키오의 양심을 대변하고 동시에 그의 멘토로 활동했던 지미니는 이번에도 잭 호너의 양심이 되어주고자 한다. 그러나 어떻게든 잭을 계도하려는 지미니의 기대와 달리 양심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잭은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사악함을 온전히 표출한다. 지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처럼 자기가 수집한 각종 마법 도구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식이다. 이 대목은 일종의 블랙 코미디이면서도 본래 동요 가사의 어두운 이면을 극대화한 영리한 재해석으로 읽힌다. 특히 영화가 말하고 싶은 '소원'의 의미가 골디락스와 잭 호너를 대조할 때 명확해지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푸스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빌런 ‘빅 배드 울프’의 존재가 눈에 띈다. 그의 존재감 덕분에 영화는 동화를 변형하고 비트는 데에서 그치는 대신, 한층 더 깊고 무거운 비극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홉 개나 있던 목숨이 어느새 하나만 남은 것을 깨달은 푸스. 우유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던 그는 살면서 처음 느끼는 살기를 접하고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를 잡으러 온 현상금 사냥꾼 ‘빅 배드 울프’는 단순한 사냥꾼이 아니라 하나의 목숨만 남은 푸스가 처음 마주한 '죽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가 사용하는 낫은 저승사자의 이미지를 더해준다. 결국 죽음이 내뿜는 스산함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푸스는 모자와 칼도 내버린 채 도망치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처럼 그 어떤 현상금 사냥꾼보다 무서운 '죽음' 그 자체의 추격에 시달리는 한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나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가치를 조명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장화신은 고양이 2>는 그리스 비극의 향기를 뿜는다. 그리스 비극 속 인간은 죽어야만 하는 존재다. 인간은 단 하나뿐인 목숨이라는 유한성으로부터 절대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유한한 시간 때문에 인간의 삶에는 신이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항상 시간이 부족한 인간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마지막처럼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간절한 소망과 기대, 패배와 몰락, 위대한 승리와 성취와 같은 가치로 가득하다. 영화 <트로이> 속 아킬레우스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 하기에 치열하게 살아야 하고, 그런 이유로 인간은 신보다 아름답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멸의 신들조차 부러워하는 인간만의 가치가 있는 셈이다.
이는 푸스에게도 해당되는 교훈이다. 마지막 순간 두려움에 빠졌던 푸스는 달라진다. 그는 남은 삶을 지키기 위해 마냥 도망치지 않는다. 이전에 자기가 누린 여덟 번의 다른 삶처럼 불멸이라고 여유를 부리며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별에게 목숨을 다시 아홉 개로 늘려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는다. 대신 ‘빅 배드 울프’와 당당히 맞서 싸운다. 죽음을 인정하되 두려워하지 않으며, 죽음과의 다음 만남을 약속하면서도 명예롭게 맞서 최선을 다해 싸운다. 언제나 ‘위풍냥냥’하면서도 허세가 잔뜩 섞여 있는 고유의 매력을 되찾는다. 또 앙숙이자 연인인 키티 말랑손과 언제나 해맑은 강아지 페로와의 사랑과 우정도 끝끝내 지켜낸다. 그렇기에 <장화신은 고양이 2>는 단순한 동화 패러디가 아니다. 고전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성인들을 위한 우화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작화 덕분에 <장화신은 고양이 2>의 매력은 배가된다. 마치 손으로 그린 만화를 보는 듯한 작화가 동화적인 느낌을 주다가도 필요한 순간에는 스케일을 실감케 하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한 외곽선과 단순화된 색감과 그림자를 강조하고, 초당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카툰 렌더링 기법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디즈니나 픽사가 꾸준히 선보인 실사 영화적인 비주얼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화적인 느낌을 강화한 덕분에 오프닝 시퀀스나 클라이맥스에서 푸스의 활약은 유달리 빛이 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그림체를 보는 듯한 강렬한 인상과 몰입도를 선사한다.
이처럼 스토리, 주제의식, 메시지, 볼거리가 모두 한 데 어우러진 결과 <장화신은 고양이 2>는 오랜만에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알려주는 수작처럼 보인다. 또 영화의 마지막 장면 덕분에 재미와 만족감은 또 하나의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푸스, 키티, 페로가 탄 배가 '머나먼 왕국'으로 향하는 장면은 <슈렉> 시리즈의 부활을 기다리게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의 독특한 매력과 높은 완성도를 고려하면, 그 기다림이 보답받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과하지 않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예상 못 한 겨울철 복병의 등장. 이런 고양이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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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쏘가 직쏘한 핏빛 게임!
직쏘 is back! 변조한 목소리로 ‘I Wanna Play a Game’라 말하며, 생과 사를 넘나드는 선택을 강요하는 직쏘가 돌아왔다. 2004년 1편을 시작으로 고어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은 <쏘우> 시리즈의 10번째 영화 <쏘우 X>. 1편과 2편 사이의 미드퀄 시리즈인 이번 작품에서 관객은 초심을 찾은 직쏘를 만날 수 있다. 만나는 것뿐인가. 반갑기까지 하다. 이 무지막지한 빌런이 반갑다고? 그가 멕시코에서 열어젖힌 죽음의 게임은 그 수위에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자신을 감추기보다 오히려 드러내며 존재감을 각인시킨 직쏘의 이번 게임, 과연 어땠을까?
<쏘우 X> 스틸 /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직쏘라 불리는 남자 존 크레이머(토빈 벨)는 뇌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그에게 시한부 진단은 절망과도 같은 것.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암 투병 모임 회원을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서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암 치료 방법을 알게 된다. 그날 크레이머는 회원이 알려준 인터넷 주소를 통해 접속, 담당 의사인 세실리아(쇤뇌베 마코디 룬드)와 미팅 약속을 잡는다. 멕시코로 향한 그는 작은 희망을 품은 채 수술대에 오르고, 약물치료도 받는다. 하지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치료를 받은 곳을 방문한 그는 그제야 이 모든 게 사기였다는 걸 알게 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크레이머는 조용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들을 자신의 게임에 초대한다.
<쏘우> 1편 이후 제작된 속편들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죽음의 게임을 벌인다는 설정,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구현한 핏빛 고어 영상 등 시리즈를 관통하는 소재 안에서 다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점점 신선함을 떨어지고, 피로감은 쌓이면서 그렇게 <쏘우> 시리즈는 나락의 길을 가고 있었다.
<쏘우 X> 스틸 /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쏘우 X>는 다르다. 초심으로 돌아갔다. 1편이 끝난 다음의 이야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시리즈 중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쏘우>의 장점을 계승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읽힌다. 이번 영화의 차별화이자 매력 포인트는 직쏘의 이야기에 있다. 감독은 어둠 속에서 게임을 진행하던 그를 수면 위로 올린 후, 죽음을 앞둔 삶과 치료를 받기 위한 과정, 그리고 사기꾼들에게 농락당한 이야기를 전반부에 보여준다. 이를 동력 삼아 후반부 사기꾼을 대상으로 열리는 피의 게임이 열리는 스토리로 이어 나간다.
빌런이기는 하지만 이 살인마의 희망을 짓밟은 사기꾼들의 바보(?) 같은 악행은 영화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고어 영화에 탄탄한 스토리의 필요성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이번 영화는 다르다. 크레이머의 희망을 짓밟은 이야기를 통해 게임 진행의 당위성을 얻는다. 이는 곧 관객들 또한 직쏘가 연 게임에 초대되어 직간접적으로 이 빌런에 감정이입의 통로가 된다. 그동안 얼마나 기발한 살인 트랩이 나오는지, 얼마나 핏물이 흥건한 고어 장면이 나오는지에만 포커싱을 맞췄던 이전 시리즈에서는 관객이 감정이입을 할 대상이 부재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아주 작은 개연성과 당위성을 삽입하면서 사적 복수를 감행하는 직쏘에게 감정이입을 한다. 후반부 그 지역에 사는 소년과의 우정 스토리까지 넣으면서 감정이입의 영역을 넓힌다.
<쏘우 X> 스틸 /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느 정도 스토리가 갖춰진 마당에서 피의 잔치 수위는 더 세졌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살인 트랩은 오프닝에 나오는데, 이건 약과다. 받은 만큼 되갚는 직쏘의 성격상 자신을 침대에 눕혀 거짓 수술을 한 대가를 사기꾼들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메스나, 드릴, 뼈를 자르는 톱 등 병원에서 쓰이는 도구를 최대한 활용해 신체 일부를 내놓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을 진행한다. 자르고, 찢고, 열고 하는 등 눈 뜨고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의 향연이 이어진다. 물론 고어 마니아들은 예외다.
<쏘우 X>는 이전 시리즈보다 스토리면을 강화했고, 이를 통해 핏물 잔치로 입성할 수 있었지만, 그 약효가 오래가진 못한다. 사기꾼들의 단죄 게임은 가면 갈수록 피로감이 쌓이고, 이를 환기하기 위해 설치한 반전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1편의 생존자이자 2대 직쏘인 아만다(쇼니 스미스)의 활약 등 노쇠한 직쏘를 위해 지원군도 오지만, 활약상은 예상보다 미비하다. 물론, 다른 시리즈보다 보는 맛은 있지만, 1편의 쾌감까지는 가닿지 못한다.
<쏘우 X> 스틸 /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쏘우 X>는 전 세계 49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1편보다 더 높은 흥행을 거뒀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80%로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신선도 지수를 기록할 정도. 직쏘를 등장시켜 부활까진 아니지만 심폐소생술에는 성공한 <쏘우> 시리즈. 사느냐, 죽느냐 시리즈의 생명은 이제 다음 편에 달렸다. 과연 어떤 게임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 참고로 쿠키 영상이 있으니 꼭 보길 바란다. 이 영상에도 반가운 손님이 등장한다.
평점: 2.5 / 5.0
한줄평: 직쏘가 직쏘한 성공적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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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영화를 함께 사랑하는 법
오늘 3월 21일은 ‘세계 시의 날’입니다.
시를 읽다 어느 한 구절에서 불현듯 영화가 떠오르는 경험, 해본 적 있나요?
씨네픽지기는 종종 그러고는 하는데요.
‘세계 시의 날’을 맞아 여러분에게 영화와 함께 읽기 좋은 시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어떤가요? 제법 잘 어울리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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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영화 음양사: 청아집 / 중국영화
우리나라의 <승리호>와 같은 날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중국영화 <음양사: 청아집>을 봤다.
인간과 요괴가 공존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음양사>는 일본의 유명한 소설이자 만화인데, 중국에서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은 조금 흥미롭다.
(물론 일본에서도 이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중국 배우는 잘 모르는데, 주연을 맡은 인물들은 중국에서 인기 높은 스타들이라고 한다.
CG로 만들어진 특수효과는 <승리호>에 비교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승리호>가 흥행면에서 완승한 것으로 보인다.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지만, <음양사>의 팬들을 제외하고는 <승리호>가 더 인기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Positive.
1. 유명한 <음양사>가 원작이다.
음양사의 팬이라면 각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에 즐거울 것이다.
2. 세트와 의상은 화려하고 멋지다.
의상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CG와는 달리 훌륭하다.
3. 범인을 추리하는 듯한 구성을 가볍게 표현하고 있어서 잔재미를 준다.
추리하는 과정이 나오는 단계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다.
4. 청명과 박아 사이의 브로맨스가 재미를 준다.
능글맞은 청명과 고지식한 박아 사이의 옥신각신이 영화 내내 잔재미를 준다.
청명이 시종일관 박아를 놀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둘의 호흡이 괜찮다.
청명보다는 박아가 훨씬 매력적이다.
5. 법사들이 서로를 상대방을 염탐하는 장면은 가볍고 유머가 있어 좋았다.
| Negative.
1. 이야기가 중간중간 늘어지고 불필요한 장면이 많이 보인다.
느슨한 진행은 지루함을 준다.
2. 재앙의 뱀과의 대결 장면은 하이라이트임에도 너무 유치하다.
긴장감도 없고 새로움도 없고, 눈을 즐겁게 하는 장면도 없다.
3. 등장인물들의 능력이 너무 약하다.
수호신이라고 나오지만 사실상 청명의 부하들인 식신들이 멋진 등장에 비해 너무 약하다.
재앙의 뱀과 대결하기에는 음양사인 청명이 너무 약하다.
나중에 청명의 식신이 되는 박아 모습의 주작도 주작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너무 약하다.
4. 2020년 영화라고 하기에는 CG가 많이 유치해 보인다.
5. 중국 버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름도 중국식으로 나와서 원작 팬들에게는 어색할 것 같다.
| 총평
유치한 특수효과, 지루한 전개,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장면들이 재밌는 요소를 모두 먹어버렸다.
다만, 음양사 팬이라면 청명과 박아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음양사: 청아집 평점 5.5 (작품 6, 재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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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청아집 예고편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네레이드 제이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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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력은 증명했으나 감동은 이어가지 못하다
애니메이션을 정말 재밌게 봤기에 실사화된 작품 역시 기대하고 봤었던 영화 <라이온 킹>. 하지만 실사화된 작품에서는 그 묘미를 잘 살리지 못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실사화를 해서 되는 작품이 있고, 아닌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라이온 킹> 시놉시스
새로운 세상, 너의 시대가 올 것이다!
어린 사자 ‘심바’는 프라이드 랜드의 왕인 아버지 ‘무파사’를 야심과 욕망이 가득한 삼촌 ‘스카’의 음모로 잃고 왕국에서도 쫓겨난다.
기억해라! 네가 누군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심바’는 의욕 충만한 친구들 ‘품바’와 ‘티몬’의 도움으로 희망을 되찾는다. 어느 날 우연히 옛 친구 ‘날라’를 만난 ‘심바’는 과거를 마주할 용기를 얻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 위대하고도 험난한 도전을 떠나게 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라이온 킹>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
실사화 하나는 정말 끝내줬던 작품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던 디즈니의 CG. 우리의 기술력이 여기까지 발전했다!!를 대놓고 보여준 작품이었다. 정말 그럴만했다. 사자의 수염 하나, 새의 깃털 하나, 지나가는 벌레 하나, 정말 실제의 모습과 다름없이 있는 그대로 똑같이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약간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2시간 가량의 영상을 랜더링 돌리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정말 대단하다 하는 경외심을 느낄 정도였다.
그런데 실사화를 해서 독이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웠던 점은 그 대상이 잘못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라이온킹을 실사화 하다보니 동물들의 표정이 다 사라져버린 것이다. 라이온킹의 매력은 등장하는 동물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연기다. 하지만 실사화가 된 사자와 다른 동물들에게 인간의 표정을 대입하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왜냐면 실사화라는 개념은 실제 있는 동물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표정을 넣어버린다면 그것은 실사화와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이 안타까웠다. 그냥 입이 움직이면 대사가 흘러나오고 표정이 없다보니 딱히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답답하고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또 실사화를 기가막히게 잘해서 감탄을 하게 되고,,, 좋았다가 실망했다가 오락가락했던 작품이었다.
넘버의 가치를 담지 못하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넘버였다. 그 유명하다는 Circle of Life를 살리지 못할 줄은 몰랐다. 애니메이션 속 Circle of Life는 굉장히 짜릿했는데 실사로 보니까 그 감정이 덜해지는 바람에 보는 내내 당황스러웠다. 더불어 비욘세가 불렀다고 해서 엄청 기대했던 넘버 역시,,, 극 속에 녹아들었다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콘서트장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것은 영화인가,, 콘서트장인가..? 이렇게 튀어도 되는 것인가..? 혼란했다.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영화 <라이온킹>. 디즈니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실사화의 안 좋은 예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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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카우보이 비밥> 공식 예고편
《카우보이 비밥》은 미 서부극 스타일과 SF 영화를 합친 액션 우주 활극이다. 일명 ‘카우보이’로 불리는 세 명의 현상금 사냥꾼들이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치명적인 것만큼이나 각자 개성이 뚜렷한 스파이크 스피겔(존 조), 제트 블랙(무스타파 샤키어), 페이 발렌타인(다니엘라 피네다)이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잡으려 팀을 이룬다. 목적은 단 하나, 고액의 현상금. 비록 정신없고, 제각각인 일당들이지만 일 처리 하나는 깔끔하다. 그러나 티격태격하며 기분 좋게 악당을 잡으러 다니는 것도 잠시뿐. 곧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가 덮쳐온다.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실사화한 《카우보이 비밥》은 안드레 네멕, 제프 핑크너, 조시 애플바움(미드나이트 라디오), 스콧 로젠버그(미드나이트 라디오), 마티 아델스타인(투모로우 스튜디오), 베키 클레먼츠(투모로우 스튜디오), 아사누마 마코토, 사사키 신(주식회사 선라이즈), 오자키 마사유키(주식회사 선라이즈), 팀 코딩턴, 후지무라 테츠, 마이클 캐틀먼, 매슈 와인버그, 크리스토퍼 요스트가 총괄 제작했다. 여기에 안드레 네멕은 쇼러너 역할까지 한다. 원작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감독인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자문을 맡고, 원작 OST 작곡가 칸노 요코가 실사화의 각색을 맡았다. 이 작품에는 앨릭스 해슬과 엘레나 사틴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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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명탐정 코난 : 범인 한자와 씨> 공식 예고편
여기는 범죄 도시, 베이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범죄율로 악명 높은 이곳에 누군가가 칠흑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남자(혹은 여자?)의 목적은 ‘어떤 사람’을 살해하는 것. 그렇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에 없어선 안 될 그 녀석이 이번엔 주인공이다! 온몸을 감싼 검은 타이츠, 순백의 두뇌를 소유한 그(녀)의 이름은 바로... 범인 한자와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