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2-02-12 10:51:23
문법의 파괴가 언제나 혁신은 아니지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리뷰

구파도 감독의 신작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를 좀 더 깊게 감상하려면, 이 영화를 두 계보의 연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구파도의 필모그래피다. 그는 청춘의 질감을 포착할 줄 아는 감독이다.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비롯해 그가 각본을 쓴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는, 첫사랑의 경험을 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하 로코물) 특유의 장르적 문법과 결합한 영화다. 한편, B급 괴수물 〈몬몬몬 몬스터〉는 전혀 다른 느낌의 청춘물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잘 나가는’ 로코물 주인공과는 정반대에 있는 ‘왕따’ 학생으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에 상처만 받은 청춘이다. 요컨대, 구파도는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혹은 가장 참혹한 순간을 (로코물이든 괴수물이든) 장르적으로 풀어내는 데 재능이 보여온 감독이다.
구파도를 이해하는 또 다른 계보는 장르 영화의 문법, 그중에서도 대만 로코물의 문법에 보다 집중했을 때 드러난다. 특유의 과장된 연출로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비롯해, 프렝키 첸 감독의 〈나의 소녀시대〉, 〈장난스런 키스〉 등은 국내에서 꽤 관심을 받은 영화들이다.

대만 로코물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로코물이 더 이상 주류 장르가 아니라는 상황을 그 첫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다. 로코물의 ‘위기’는 로코물의 주 소비층이었던 2030 여성이 페미니즘 의식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성애 사랑을 낭만적으로만 묘사하는 로코물에 회의를 품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로코물이 소소한 화제는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과거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신드롬을 일으킬 수는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대만 로코물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였다. 주류가 될 순 없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소비층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르로서 대만 로코물의 장르적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로코물의 시대적 위기와 이를 돌파해내는 방식은 영화 내부의 표현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여름날 우리〉를 비롯한 대만 로코물뿐만 아니라 한국의 로코물(〈피끓는 청춘〉, 〈너의 결혼식〉 등) 역시 과거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로코물은 아니지만 화제를 모았던 대만 멜로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한국의 〈건축학 개론〉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다루는 이들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이 과거인 이유는 양국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한국에서는 80년대 후반, 대만에서는 90년대 초반에 정치적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이에 사람들의 관심은 ‘체제’, ‘정의’와 같은 거창한 것들에서 일상으로 옮겨왔다. 사랑은 일상의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인하게끔 해주는 최상의 소재다. 즉, 퍽퍽한 삶을 영위하기 바빠 사랑이 ‘불가능’해진 시대에, 시대적 조건과 맞물려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과거를 추억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소비함으로써, 과거의 아름다움을 척박한 현재로 연장시키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으로 이 영화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로 돌아와 보자. 이 영화는 귀신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는 첫사랑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두 계보(청춘 영화‧로코물)의 연장에 있다. 하지만 결이 조금 다른 지점도 있다. 이 영화는 대만 로코물의 문법을 ‘위반’한다. 기존 대만 로코물은 다소 과하게 느껴질 정도의 연출로 사랑을 판타지‘처럼’ 그려낸 데 반해, 이 영화는 아예 대놓고 판타지를 표방함으로써 대만 로코물의 장르적 성취를 스스로 허물어버린다. 사람들이 대만 로코물에 기대하는 건 이제 더는 있을 법하지 않은 사랑을 ‘현실’에서 펼친다는 점인데, 영화의 무대를 아예 판타지로 바꿔버림으로써 대만 로코물 특유의 ‘비현실적 현실감’이 사라진 것이다. 사랑이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을 때는 성취 가능한 것처럼 보여 몰입할 수 있지만, 아예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가버리면 오히려 공허한 현실을 환기해버리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요컨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패착은 판타지‘같은’ 영화를 바라던 관객에게 ‘대놓고’ 판타지를 표방했다는 데 있다. 저승세계의 시각적 구현과 저승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다 보니 대만 로코물의 기본이 훼손된 것이다. 이 영화는 ‘창조적 파괴’라기에는 저승세계의 비주얼과 역할이 어딘가 밋밋하고, 대만 로코물의 문법에서도 너무 멀리 벗어나 있다. 문법의 파괴가 언제나 혁신인 것은 아니다. 이 영화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 싶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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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어? 사랑이잖나, 사랑.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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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Commons — Attribution 3.0 Unported — CC BY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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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와 당신의 이야기 영화 후기 / 로맨틱 멜로 드라마 / 믿고 보는 강하늘 / 특별출연 미쳤다!! / 학원담임 김성균도 짱 멋짐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지만, 엔드크레딧 직전 숨넘어가는 반전씬이 있습니다.
폭풍오열은 아니어도 밀려온 감동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을듯 합니다~#강하늘, #천우희, #로맨스, #멜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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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30초 예고편
“일도 사랑도 다 가지고 싶어!” 의욕 충만 아름
“아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사랑 하나만 믿고 떠난 로맨티스트 성만
오직 의욕과 사랑만 가지고 프랑스로 떠나다!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된 아름♥성만의 좌충우돌 결혼살이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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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서핑업> 예고편
카이트 서핑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빌리는 코치의 지원으로 꿈의 대회, 윈드보이저에 참여하게 된다.
그의 여자친구 사라는 제대로된 직장을 구하는 대신 서핑 대회로 떠나는 그가 탐탁치 않고, 결국 둘은 크게 싸우고 만다.
한편 대회로 길을 떠난 빌리는 도중 사연이 많은 스카이를 만나고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마침내 도착한 서핑 대회에서 그는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선발전에 나선다.
과연 빌리는 이 대회에서 서핑과 사랑, 둘 다 거머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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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 비교! 넷플릭스 vs 왓챠 장르별 추천작
추적추적 비도 오고 우울한 요즘,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우울함을 달래고 계시나요?
'영화'만큼 집에서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여러분! 넷플릭스/왓챠 중 하나만 구독하고 있나요? 혹은 넷플릭스/왓챠 중 어떤 걸 구독해야 할지 고민중이신가요?
여러분들을 위해 씨네랩이 장르별 추천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넷플릭스에만 있는 영화! 왓챠에만 있는 영화! 함께 보시죠!
1. 멜로 / 로맨스
Netflix
▶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 - 허진호
"좋아하는 남자 친구 없어요?" 그 남자 l 한석규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정원’.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어느 날, 주차단속요원 '다림'을 만나게 되고 차츰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저씨, 왜 나만 보면 웃어요?" 그 여자 l 심은하
밝고 씩씩하지만 무료한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주차 단속요원 '다림'.
단속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드나들던 사진관의 주인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8월의 크리스마스> synopsis
Watcha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00) - 왕가위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화양연화> synopsis
2. 스릴러
Netflix
▶ 콜 The Call (2020) - 이충현
거기 지금 몇 년도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서연’(박신혜). 집에 있던 낡은 전화기를 연결했다가 ‘영숙’(전종서)이란 이름의 낯선 여자와 전화를 하게 된다.‘서연’은 ‘영숙’이 20년 전, 같은 집에 살았던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간다. "내가 말했지, 함부로 전화 끊지 말라고.” 그러던 어느 날, ‘서연’과 ‘영숙’은 각자의 현재에서 서로의 인생을 바꿀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20년 전 죽은 ‘서연’의 아빠를 살려주고, ‘서연’은 ‘영숙’의 미래를 알려준 것. 그러나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이 예상치 못한 폭주를 하면서 ‘서연’을 위협하기 시작하는데…!
금기를 깨버린 전화 한 통.
살인마가 눈을 뜬다.
<콜> synopsis
Watcha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 데이빗 핀처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커플 닉&에이미. 5주년 결혼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유년시절 어린이 동화 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이었던 유명인사 아내가 사라지자, 세상은 그녀의 실종사건으로 떠들썩해진다. 한편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숨겨뒀던 편지와 함께 곳곳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미디어들이 살인 용의자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그에게 더욱 집중된다.
과연 닉은 아내를 죽였을까? 진실은 무엇일까?
<나를 찾아줘> synopsis
3. 코미디
Netflix
▶ 좀비랜드 Zombieland (2009) - 루벤 플레셔
좀비가 우글대는 세상.
조심성 많은 외톨이가 부모의 생사를 확인하러 고향으로 향한다.
그러다 터프가이, 사기꾼 자매를 만나 좀비가 없단 곳으로 동행을 시작하는데.
텍사스에서 LA를 향해, 괴짜 일행 나가신다!
좀비들아, 길을 비켜라!
<좀비랜드> sysnopsis
Watcha
▶쉬즈 더 맨 She's The Man (2006) - 앤디 픽맨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 행세를 하기로 결심한 바이올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세바스찬으로 변신한 바이올라는 남자 기숙사 잠입에 성공한다.
점점 룸메이트 듀크가 남자로 느껴진다.
그러나 듀크가 좋아하는 학교 퀸카 올리비아는 엉뚱하게도 바이로라가 남자인 줄 알고 좋아하게 되고 듀크는 올리비아와 데이트하기 위해 바이올라의 도움을 청한다. 과연 듀크와 바이올라, 올리비아와 세바스찬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
<쉬즈 더 맨> synopsis
4. 액션
Netflix
▶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 The Secret Service (2015) - 매튜 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면접이 시작된다!
높은 IQ, 주니어 체조대회 2년 연속 우승!
그러나 학교 중퇴, 해병대 중도 하차. 동네 패싸움에 직장은 가져본 적도 없이 별 볼 일 없는 루저로 낙인찍혔던 ‘그’가‘젠틀맨 스파이’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전설적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는 경찰서에 구치된 에그시(태런 애거튼)를 구제한다.
탁월한 잠재력을 알아본 그는 에그시를 전설적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면접에 참여시킨다. 아버지 또한 ‘킹스맨’의 촉망받는 요원이었으나 해리 하트를 살리기 위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에그시.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험천만한 훈련을 통과해야 하는 킹스맨 후보들. 최종 멤버 발탁을 눈 앞에 둔 에그시는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마주하게 되는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synopsis
Watcha
▶킬빌 Kill Bill (2003) - 쿠엔틴 타란티노
어느 한적한 오후, 행복한 결혼식을 앞둔 '더 브라이드'와 그녀의 신랑, 그리고 모든 하객들이 의문의 조직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는 피로 얼룩져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그로부터 5년 후, 코마 상태의 '더 브라이드'는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어렵게 깨어난다. 그리고 피로 얼룩진 과거가 그녀의 뇌리에 스치면서 서서히 복수의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더 브라이드'는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살인조직 '데들리 바이퍼스'의 일원이었고, 조직의 보스인 '빌'을 포함한 5명의 일원이 그녀를 처참하게 무너뜨렸음이 밝혀지자, 그녀는 텍사스, LA, 멕시코, 중국, 일본을 차럐로 방문하며 가장 잔인한 복수를 실행하게 되는데..
<킬빌> synopsis
5. SF
Netflix
▶ 스토어웨이 Stowaway (2021) - 조 페나
3인의 대원이 우주선에 몸을 싣고 화성을 떠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 여정에 합류한 네 번째 승객.
이제 모두의 생명이 위험하다.
그들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스토어웨이> synopsis
Watcha
▶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1) - 스티븐 스필버그
어느 먼 미래, 하비 박사에 의해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조인간으로 태어난 데이비드. 엄마가 들려준 피노키오 동화를 떠올리며 진짜 인간이 되어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빗은 자신의 친구, 보호자, 장난감인 테디 베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도중에 만난 남자 로봇 지골로 조가 데이빗과 동행하고 두 사이보그는 힘겨운 여정을 거치며 수몰된 멘하탄까지 찾아가지만..
<에이 아이> synopsis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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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
<요가 연습>
시놉시스 : 최근 별거에 들어간 요가 강사 구스타보와 바네사. 터무니없는 상황과 관계를 연달아 맞닥뜨리면서 삶이 점점 복잡해진다. 참견쟁이 엄마,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수련생, 꽃피는 사랑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히면서 이 둘은 요가 수련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
요가 영화인 줄 알았다
시놉시스를 보지 않고, 그저 영화 제목만 보고 선택했다. 요가를 약 1년 6개월을 해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요가'를 다룬 영화는 어떻게 풀어나갈까?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예매했다. 근데 영화가 흘러가는 방향은 예상과는 달랐다. '요가'는 그저 수단이었다. 물론 중간 중간 '요가'에 대한 이야기, 자세를 하지만 스쳐가는 정도. 그래서 요가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는 관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
총체적 난국
주인공 구스타보가 운영하는 수련원. 총체적 난국이다. 수련 준비 시간에 지진이 일어나고, 구스타보의 말에 따라 사람들은 침착하게 밖으로 대피한다. 시간이 지난 후, 지진이 멈춘 후, 수련원에 돌아가니 여자 수련생 한 명이 '병풍'에 맞고 쓰러져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화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의 연속을 보여준다. 계속되는 엄마의 참견, 걷다가 하수구에 빠지기도 하고, 요가 자세를 취하다 무릎 뼈가 나가기도 하고. 정말 영화는 총체적 난국이다. 영화의 감독인 마르틴 레흐만은 집착이라 할 정도로 엄격하게 단순하고 가벼운 영화 형식을 초기부터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영화가 단순하다. 그렇다고 해서 쉬운 영화는 아니다. 솔직히는 어렵다.
인생은 요가와 닮아있다
요가를 배웠을 때, 선생님이 항상 하던 말이 있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자세를 할 수 있다." 는 말이다. 그 말은 항상 마음속에 새긴다. 요가 자세에만 한정 된 말이 아닌, 인생과도 연관 되어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성공 혹은 타인의 인생만 의식하다보면 나만의 속도를 지키지 못하고 항상 탈이난다. 내가 주인공인 인생인 만큼, 나만의 속도로 살다보면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요가는 삶과 많이 닮아있다.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에 있던 '문성경' 프로그래머의 말에 따르면 '레흐만 감독은 요가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깨달음은 연습과 실천을 통해서만 달성된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한다' 고 한다. 그렇다. 영화는 구스타보의 깨달음은 연습과 실천을 통해 얻게 된다. 영화는 이 메세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EDITOR_RIA
상영 시간표
2024.05.02(목) 21:00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2024.05.04(토) 10:00 CGV전주고사 8관
2024.05.06(월) 14:00 CGV전주고사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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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8월 넷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이번 주도 흐린 날씨가 계속 되며, 전국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합니다.일교차도 크다고 하니 외출 시에는 걸칠 수 있는 외투도 한 벌 챙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8월 넷째 주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헌트> (-)▶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가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미친 몰입감으로 관객을 끌어 모은 <헌트>.
계속되는 관객들의 호평으로 작품의 관심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 8월 28일) 관객 수 36만 9,91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72만 10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육사오(6/45)> (NEW)▶ <육사오(6/45)>의 주연 곽동연 배우가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SNS에서 인기를 끌며
영화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며 개봉 전 예매율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진지하고 강렬한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현재 개봉작 중 가볍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에 많은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35만 5,594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7만 9,42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3. <한산: 용의 출현> (▼1)▶ <육사오(6/45)>의 개봉으로 한 단계 떨어진 <한산: 용의 출현>.
개봉 4주째 박스오피스 TOP 5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봉 33일째 되는 날 700만 관객을 돌파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15만 7,60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7만 9,42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15회 예측 이벤트는 7월 둘째 주 주말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8월 4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헌트>를 1위로 예상하신 유저 분들이 77%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2,3위 정답자 비율은 29%, 19%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16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탑건: 매버릭> (-)▶ 지난 주에 이어 <탑건: 매버릭>이 4위를 차지하며, 약 두 달간 여전히 박스오피스 TOP 5를 지키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6만 56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97만 4,00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불릿 트레인> (NEW)▶ 8월 넷째 주, 할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와 <데드풀 2> 감독인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작으로 뽑히던 <불릿 트레인>이 예상보다 약진하며 5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5만 2,61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0만 9,3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The Invitaion>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며, <DC League of Super-Pets>가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BulLet Train>과 <Beast>의 순위가 뒤바뀌며, <BulLet Train>이 순위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8월 셋째 주에 1위를 차지했던 <Dragon Ball Super: Super Hero>가 5위로 하락하였습니다.
주말 동안(8월 19일~8월 21일) <The Invitaion>의 매출액은 7,000,000 (한화 약 94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8월 5일 ~ 2022년 8월 7일)1. <더 인비테이션> 700만 달러 (누적 700만 달러)2. <불릿 트레인> 560만 달러 (누적 7,820만 달러)3. <Beast> 490만 달러 (누적 2,009만 달러)4. <탑건: 매버릭> 475만 달러 (누적 6억 9,121만 달러)5.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456만 달러 (누적 3,076만 달러)...씨네픽의 8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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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이 정도면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값은 한 거겠지
푸른빛을 잘 담아내는 감독, 신카이 마코토가 돌아왔다. 사실 '날씨의 아이'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이번 영화마저 별로라면 굳이 영화관 가서 이 감독의 영화를 볼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별점 5점 만점에 3.5점은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리뷰를 남긴다. 깎아버린 1.5점은 결국 영화의 개연성 때문이었다.
1. 일본의 자연에 진심인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작화이다. 그의 강점이기도 한데, 일본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수려하게 그려내었다. 그의 영화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자연 요소는 아무래도 물일 것이다. 그가 그려내는 작화는 물이 가진 수려함을 잘 그려내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시퀀스 초반에 스즈메가 등교하던 중 보이는 바다는 참 아름다워 단번에 와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역시 그는 이런 푸르름을 극대화하는 작화를 그 어떤 애니 감독보다도 잘 그려내는 것 같다. 그가 그려내는 푸르른 작화는 왠지 모르게 투명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는 일본의 재난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고 왔다. 그는 일본의 자연 환경에 참 관심이 많고, 그에 따라 그의 영화의 주제는 대체로 일본의 재난이다. 그를 유명 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했던 '너의 이름은' 또한 영화의 스토리의 배경은 재난으로 폐허가 된 한 마을이었고, '날씨의 아이' 또한 해일이 덮쳐 물바다가 되어버린 일본을 그려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일본의 지진에 집중했다. 일본의 지진을 막아내는 초월적인 존재가 있고, 그 초월적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 남주 소타와 같은 토지시가 등장하며 일본의 재난을 관리하는 인간이 있다는 설정으로 이번에도 그는 일본의 자연 환경과 무속적인 존재와 결부시켜 이야기를 끌어나갔구나 생각했다. 어떻게 그의 영화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영화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일본의 자연 환경, 재난을 무속적인 기질을 타고난 인간이 막아내고, 그 인간을 사랑한 또다른 인간이 등장해 이들의 로맨스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그만의 클리셰라면 클리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그런 클리셰에 질리진 않았겠지만 추후 만들 영화도 비슷한 이야기라면 이젠 조금 질리기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주 살짝 우려된다.
2. 일본의 폐허들과 그 폐허에 있었던 사람들을 추모하는 마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 재난으로 폐허가 되어 더이상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는, 무관심의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지시들은 이런 버려진 장소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재난이 문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관리한다. 그 재난을 막아내는 요석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요석이었던 다이진이 더이상 재난을 막아내는 일을 버텨내지 못하고 도망다니는 점만 봐도 일본은 기본적으로 재난이라는 개념을 필연적으로 견뎌내야할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고, 누군가는 그 재난을 책임지고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무관심으로 도배된 세상에서 나혼자 나라의 안녕을 위해 외로움을 견뎌내야 한다면 그 누군가가 초월적 존재, 혹은 신이더라도 얼마나 인간들이 괘씸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다이진의 행동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고, 서사의 가장 큰 빌런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정리될수록 어쩌면 제일 외로운 존재였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사람들 사이에 산재해 있는 재난에 대한 관점, '슬픈 일이긴 하지만 내 일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지점이 다이진으로 하여금 그에게 주어진 운명에서 도망치고 싶어지게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추모를 위해서도 일종의 책임자를 만들어낸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추모인지 보여주는 존재가 아닐까. 추모는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감독은 외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영화의 제목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아니라 '다이진의 일탈'이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스즈메와 소타는 일본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폐허가 된 마을 속에서 떠다니는 저 세상의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다. 참 일상적인 문장인데, '다녀오겠습니다'가 '다녀왔습니다'로 바뀌지 못한 그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인생에서 어떤 이유로든 어떤 사람이 사라졌는데, 그 사람을 기억할 때 의외로 그런 일상적인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 사람을 기억할 때, 그 사람이 대단한 말을 해서라기보다는 어떤 음식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이 했던 '밥 먹어'라는 말이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대단한 사람들의 연설을 듣거나 유명한 상담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일상적인 말이 오히려 더 치유에 도움이 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스즈메와 소타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따뜻한 말 한 마디를 들려주기 위해, 그래서 이들의 한이 다음 세대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존재들인 것이다.
3. 결국은 직면해야 한다.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재난은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고 다음에는 어떤 재난이 발생할지 모르지만 이미 발생한 재난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에 대해 그저 묻으려고만 하는 일본인들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다수가 재난의 상처에 무관심하고 그저 상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고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사람들은 당신의 상처에 대해 티를 낼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곪아가고 있는 사회를 꼬집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란 직면해내고, 몰아치는 수많은 감정을 감당해내고, 어떻게든지 표현을 해내어야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표면적으로 동일본 지진 생존자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지만 감독은 재난을 겪었든 관망했든 우리 모두 당신의 기억에 직면하고 맞서 다시 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어쩌면 냉정하게 들릴 수 있는 충고를 사회에 던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 받아내고 막아내고 있는 다이진이나 소타 같은 토지시들이 나라의 대의를 위해 힘써줄 동력이 생겨날 것이다. 그저 기억하고 직면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4. 총평
사실 영화의 개연성이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소타와 스즈메의 로맨스 라인이 뜬금없는 감이 있고, 이렇게까지 이 두 사람이 사랑할 만한 이유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주제가 치유와 위로인 만큼 로맨스를 일종의 양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정도 개연성 부족은 약간 흐린 눈 해줄 수 있다. 그 외에 영화의 메시지가 관객들을 이해시키기에 충분히 명확했고, 충분히 제작 의도가 보여서 좋았다. 역시 서사가 있는 모든 작품들은 약간의 단점이 보이더라도 말하고자 바가 명확한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연성을 개나 주면 안되겠지만 메시지가 곧 개연성일 때도 있는 것이다.
특히 영화의 음악이 영화의 작화와 아주 잘 어울린다. 요새 내 최애 플레이리스트가 될 정도였다. 일본어는 모르지만 적당히 몽환적인 것이 멜로디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이미 보신 분들이라면 나처럼 음악만 n차 감상하고 계실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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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긴 인터넷 게시글을 본 느낌-
*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대부분의 정보는 웹상에서 얻게 된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우리는 어느 곳에 있든 인터넷에 접속해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길을 찾을 때도, 여러 뉴스를 찾아볼 때도, 물건을 살 때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어떤 것이든 할 수가 있다. 그만큼 우린 과거보다 엄청난 정보의 바닷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정보격차라고 하면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층과 아닌 층이 나뉘었다면 지금은 수많은 정보 중에 어떤 것이 쓸만한 정보인지를 가려내는 능력이 정보격차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엄청나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어떤 것이 정말 신뢰할만한 정보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무척 어렵다. 기사 하나 만으로, 게시글 하나 만으로는 그것이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직접 다시 검색해 보고 다른 의견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그것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게시글의 댓글이나 파생된 다른 글이 있다면 조금은 쉽게 그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다. 전체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시기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영화 <댓글부대>는 인터넷의 다양한 게시글과 댓글들의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누군가 다른 의도로 게시글을 올리고 그것으로 인해 누군가는 돈을 벌거나 정치사회적인 대가를 받기도 한다. 그런 체계화된, 조작된 게시글을 만들고 관리하는 조직이 있다는 소문은 이미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암암리에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건 많지 않다. 영화는 주인공 임상진 기자(손석구)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인터넷에 수많은 글들에 대해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 번째 감정 - 임상진 기자의 억울함
임상진 기자는 대기업 만전의 비리와 관련된 기사를 쓰지만 해당 기사가 오보로 판명 나며 정직당한다. 임기자는 이 모든 것이 만전이 기획한 음모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취재를 좀 더 해보고 싶지만 그것을 이어갈 연결고리가 없어졌고, 정직 중이어서 정식 기자로서 활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기자는 계속 관련된 근거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우연히 만전의 수법을 알고 있다고 하는 제보자(김동휘)를 만난다.
임기자가 가진 억울함은 그가 취재를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만전과 관련된 글을 찾고 또 읽으면서 다양한 음로론을 접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찾게 된 제보자의 증언은 임기자가 가지고 있는 억울함을 풀고 기자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과거 자신의 취재가 맞았다는 제보자의 말만으로도 임기자는 자신의 억울함이 모두 풀리는 것 같은 해방감을 느꼈을 것이다.
억울함이 기사를 쓸 에너지를 만들었고, 그가 새로운 기사를 쓸 수 있게 만든다. 화면 속 임기자의 취재를 응원하게 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과연 제보자의 말을 정말 믿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사실상 제보자의 말을 제외하면 모두 추정적인 사실들만 있을 뿐이고, 인터넷 게시판의 여러 글들이 제보자의 말의 근거로 뒷받침되지만 이것이 딱 맞는 근거라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임기자의 억울함이 풀리기 위해서, 임기자는 제보자의 입을 바라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제보자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임기자의 모든 경력이 달려 있다는 의미다.
두 번째 감정 - 제보자의 안심
제보자는 임기자를 만나 안심한다. 시종일관 증언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선 점점 긴장감이 없어진다. 만전이라는 거대한 기업에 대항하여 제보를 하는 그의 증언은, 그가 가진 긴장이 줄어들수록 점점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제보자의 안심은 곧 임기자가 제보자에 대한 의심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그 모든 이야기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안심시킨다. 그래서 이야기 구조 상 제보자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높아지고, 관련 취재를 하는 임기자에게는 좀 더 영향력 있는 정보들이 들어오게 된다.
사실 중반부부터는 제보자가 어떤 식으로 여론을 만들고 조작하는지를 세세하게 알려주게 된다. 좀 더 세밀하게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의견이라는 걸 만들어내고, 그 의견에 대다수가 동의하는 것처럼 여론을 만들어낸다. 꼭 정치적인 문제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특정 상품에도, 어떤 인물에게도 그런 계획을 적용할 수 있다. 그 모든 증언들은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영화 속 제보자가 이야기하듯, 100%의 진실보다는 약간의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결국 제보자가 안심하는 듯 보이는 그 순간부터 영화는 본격적으로 힘을 내기 시작한다. 그 안심으로 증언은 더 힘을 얻고 임기자는 자신만의 특종을 낼 수 있게 된다. 이상하리만치 순조롭고 운이 좋게 느껴지는 그 모든 과정에서 관객은 통쾌한 복수나 사실이 세상에 폭로되는 것을 원하게 된다. 그건 주인공 임기자와 똑같은 것을 원하게 되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건 바로 제보자의 안심이다.
세 번째 감정 - 관객의 당혹감
관객은 이 모든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이야기 중에서 어떤 것이 진짜 있었던 현실이고, 또 거짓일까. 명확히 알 수 없다. 정확히 임기자가 처한 상황에서 영화가 끝을 맺기 때문에 그 당혹감은 더욱 커진다. 영화는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라는 임기자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이 영화는 실제로 일어났던 여론 조작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더 헷갈린다. 이 모든 건 진짜였을까.
영화 속에는 게시글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고 또 퍼지게 되는지가 꽤나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이 영화를 하나의 게시글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가 끝나는 순간 우리는 이 모든 이야기를 믿고 있지 않을까. 분명히 영화가 끝나기 10분 전까지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영화의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나면,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가 일종의 댓글 공작이나 게시글 공장의 과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봐도 좋다. 영화 속 임기자가 겪었던 것과 동일하게 관객도 똑같이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마도 이 영화의 목적 자체가 비공식적으로 존재하는 댓글부대가 어떤 식으로 여론을 만들어가고 상황을 바꿔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관객은 거대한 댓글 공작을 눈으로 체험한 것이다.
영화 <댓글부대>는 극적인 재미가 그렇게 높다고 할 수 없다. 제보자의 증언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중반부는 다소 극적인 재미가 떨어진다. 후반부에 피치를 올리지만 큰 반전 하나만으로는 영화의 재미가 올라간다고 할 수는 없다. 앞서 반전에 영향을 주는 증언 이야기가 너무 느리게 쌓였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풀려버리는 반전 이후의 이야기의 임팩트도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결말 부분에서 뭔가 관객이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전개가 있었다면 오히려 조금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온라인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게시판 여론 조작이나, 댓글 부대가 어떤 식으로 의견을 만들어내고 또 조종하는지를 잘 알려준 영화다. 조금은 캠페인 영화처럼 보이긴 하지만 임기자의 뒤를 따라가는 관객들은 제보자의 등장과 그의 증언, 그리고 임기자의 취재를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지는 영화다. 인터넷의 여론이 어떤 식으로 조작되고 조종되는지 궁금한 관객들은 좀 더 흥미롭게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73Saa8wzCrQ?si=FIRON44OseX86Koc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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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으로 뒤덮였지만 삐뚤어진 죄책감으로 채워진 엄마라는 이름
해안가에 휴가를 온 레다는 웃음을 지으며 휴가를 보낸다. 등대의 불빛이 들어차는 공간과 파도 소리로 가득한 해안가는 그가 정적인 고찰에 젖어 들기엔 딱 맞았다. 그것도 잠시 세상의 소음을 모두 밀어 넣은 듯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평화가 깨진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이들은 접근하기가 무서울 정도다. 그럼에도 자리를 지키며 일을 하던 레다의 눈에 니나가 들어온다. 매일 같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레다가 니나를 바라보던 일방적인 시선이 서서히 서로를 응시하게 된다. 마주하지는 않던 두 사람이 한 사건으로 인해 시선이 시선을 잇는 순간을 마주한다. 해변이 혼란에 빠지면서 레다는 자신의 과거와 겹치는 모습에 회상에 젖어들고 딸로 인해 두 사람은 만난다. ‘딸’과 ‘인형’ 사이에서 본인 그 자체가 되고 싶은 그런 장면들이 반복되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이 다소 어지럽게 만든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되고 싶은 마음과 엄마의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던 레다의 불안한 죄책감이 드러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경계선 사이에서 레다는 선택했고 그 선택은 무의식 속의 죄책감으로 남는다. 레다가 선택했던 도피성 결혼과 포기는 오로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레다는 또 다른 이름인 니나에게서도 볼 수 있으니 결코 끝나지 않은 어머니이자, 딸이다. 보이는 구간을 그저 바라보며 그러기로 했던 수많은 순간이 깨지기 시작한다. 불안한 것 자체가 모성인 걸까. 자연스럽게 엄마를 찾고 부르면 불안한 그런 상태에 놓이는 그런 불안함은 답이 없는 주관식 문제 같다.
겉보기에 멀쩡했던 빛깔 좋은 과일들은 짓눌려 썩어있었다. 미처 뱀이 되지 못한 과일들이 그렇게 과일 향을 풍기고 있었지만, 베개에 붙어 힘차게 소리를 내며 울고 있던 매미는 그런데도 살아있음을 드러낸다. 엉망진창 덕지덕지 붙은 모래알처럼 엉겨 붙었던 이들은 자신의 책임이자 사랑이었다. 때론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 녹아 손을 끈적하게 만들 정도로 찾지만, 그 책임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니 좋으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한 죄책감이 마지막이 되어서야 파도에 쓸려내려 가는 듯하다. 레나의 감정을 모두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모습에 변명하는 모습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나도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바다에 파도가 밀려오듯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엄마는 나를 사랑할까? 언제부터 나를 사랑했을까?” 질문 하나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2초의 시간과 욕망의 시간조차 사치가 되는 순간들에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성애는 삐뚤지만 여전히 아름답지 않은 참혹한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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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어? 사랑이잖나, 사랑.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명대사 모음
:: BGM
My Life (feat HiTydes) by Broken Elegancehttps://www.youtube.com/user/BrokenEl...
Creative Commons — Attribution 3.0 Unported — CC BY 3.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
Music promoted by Audio Library https://youtu.be/1PPq8L3Q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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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와 당신의 이야기 영화 후기 / 로맨틱 멜로 드라마 / 믿고 보는 강하늘 / 특별출연 미쳤다!! / 학원담임 김성균도 짱 멋짐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지만, 엔드크레딧 직전 숨넘어가는 반전씬이 있습니다.
폭풍오열은 아니어도 밀려온 감동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을듯 합니다~#강하늘, #천우희, #로맨스, #멜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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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30초 예고편
“일도 사랑도 다 가지고 싶어!” 의욕 충만 아름
“아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사랑 하나만 믿고 떠난 로맨티스트 성만
오직 의욕과 사랑만 가지고 프랑스로 떠나다!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된 아름♥성만의 좌충우돌 결혼살이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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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서핑업> 예고편
카이트 서핑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빌리는 코치의 지원으로 꿈의 대회, 윈드보이저에 참여하게 된다.
그의 여자친구 사라는 제대로된 직장을 구하는 대신 서핑 대회로 떠나는 그가 탐탁치 않고, 결국 둘은 크게 싸우고 만다.
한편 대회로 길을 떠난 빌리는 도중 사연이 많은 스카이를 만나고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마침내 도착한 서핑 대회에서 그는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선발전에 나선다.
과연 빌리는 이 대회에서 서핑과 사랑, 둘 다 거머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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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 비교! 넷플릭스 vs 왓챠 장르별 추천작
추적추적 비도 오고 우울한 요즘,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우울함을 달래고 계시나요?
'영화'만큼 집에서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여러분! 넷플릭스/왓챠 중 하나만 구독하고 있나요? 혹은 넷플릭스/왓챠 중 어떤 걸 구독해야 할지 고민중이신가요?
여러분들을 위해 씨네랩이 장르별 추천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넷플릭스에만 있는 영화! 왓챠에만 있는 영화! 함께 보시죠!
1. 멜로 / 로맨스
Netflix
▶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 - 허진호
"좋아하는 남자 친구 없어요?" 그 남자 l 한석규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정원’.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어느 날, 주차단속요원 '다림'을 만나게 되고 차츰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저씨, 왜 나만 보면 웃어요?" 그 여자 l 심은하
밝고 씩씩하지만 무료한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주차 단속요원 '다림'.
단속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드나들던 사진관의 주인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8월의 크리스마스> synopsis
Watcha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00) - 왕가위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화양연화> synopsis
2. 스릴러
Netflix
▶ 콜 The Call (2020) - 이충현
거기 지금 몇 년도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서연’(박신혜). 집에 있던 낡은 전화기를 연결했다가 ‘영숙’(전종서)이란 이름의 낯선 여자와 전화를 하게 된다.‘서연’은 ‘영숙’이 20년 전, 같은 집에 살았던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간다. "내가 말했지, 함부로 전화 끊지 말라고.” 그러던 어느 날, ‘서연’과 ‘영숙’은 각자의 현재에서 서로의 인생을 바꿀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20년 전 죽은 ‘서연’의 아빠를 살려주고, ‘서연’은 ‘영숙’의 미래를 알려준 것. 그러나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이 예상치 못한 폭주를 하면서 ‘서연’을 위협하기 시작하는데…!
금기를 깨버린 전화 한 통.
살인마가 눈을 뜬다.
<콜> synopsis
Watcha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 데이빗 핀처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커플 닉&에이미. 5주년 결혼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유년시절 어린이 동화 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이었던 유명인사 아내가 사라지자, 세상은 그녀의 실종사건으로 떠들썩해진다. 한편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숨겨뒀던 편지와 함께 곳곳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미디어들이 살인 용의자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그에게 더욱 집중된다.
과연 닉은 아내를 죽였을까? 진실은 무엇일까?
<나를 찾아줘> synopsis
3. 코미디
Netflix
▶ 좀비랜드 Zombieland (2009) - 루벤 플레셔
좀비가 우글대는 세상.
조심성 많은 외톨이가 부모의 생사를 확인하러 고향으로 향한다.
그러다 터프가이, 사기꾼 자매를 만나 좀비가 없단 곳으로 동행을 시작하는데.
텍사스에서 LA를 향해, 괴짜 일행 나가신다!
좀비들아, 길을 비켜라!
<좀비랜드> sysnopsis
Watcha
▶쉬즈 더 맨 She's The Man (2006) - 앤디 픽맨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 행세를 하기로 결심한 바이올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세바스찬으로 변신한 바이올라는 남자 기숙사 잠입에 성공한다.
점점 룸메이트 듀크가 남자로 느껴진다.
그러나 듀크가 좋아하는 학교 퀸카 올리비아는 엉뚱하게도 바이로라가 남자인 줄 알고 좋아하게 되고 듀크는 올리비아와 데이트하기 위해 바이올라의 도움을 청한다. 과연 듀크와 바이올라, 올리비아와 세바스찬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
<쉬즈 더 맨> synopsis
4. 액션
Netflix
▶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 The Secret Service (2015) - 매튜 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면접이 시작된다!
높은 IQ, 주니어 체조대회 2년 연속 우승!
그러나 학교 중퇴, 해병대 중도 하차. 동네 패싸움에 직장은 가져본 적도 없이 별 볼 일 없는 루저로 낙인찍혔던 ‘그’가‘젠틀맨 스파이’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전설적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는 경찰서에 구치된 에그시(태런 애거튼)를 구제한다.
탁월한 잠재력을 알아본 그는 에그시를 전설적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면접에 참여시킨다. 아버지 또한 ‘킹스맨’의 촉망받는 요원이었으나 해리 하트를 살리기 위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에그시.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험천만한 훈련을 통과해야 하는 킹스맨 후보들. 최종 멤버 발탁을 눈 앞에 둔 에그시는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마주하게 되는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synopsis
Watcha
▶킬빌 Kill Bill (2003) - 쿠엔틴 타란티노
어느 한적한 오후, 행복한 결혼식을 앞둔 '더 브라이드'와 그녀의 신랑, 그리고 모든 하객들이 의문의 조직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는 피로 얼룩져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그로부터 5년 후, 코마 상태의 '더 브라이드'는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어렵게 깨어난다. 그리고 피로 얼룩진 과거가 그녀의 뇌리에 스치면서 서서히 복수의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더 브라이드'는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살인조직 '데들리 바이퍼스'의 일원이었고, 조직의 보스인 '빌'을 포함한 5명의 일원이 그녀를 처참하게 무너뜨렸음이 밝혀지자, 그녀는 텍사스, LA, 멕시코, 중국, 일본을 차럐로 방문하며 가장 잔인한 복수를 실행하게 되는데..
<킬빌> synopsis
5. SF
Netflix
▶ 스토어웨이 Stowaway (2021) - 조 페나
3인의 대원이 우주선에 몸을 싣고 화성을 떠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 여정에 합류한 네 번째 승객.
이제 모두의 생명이 위험하다.
그들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스토어웨이> synopsis
Watcha
▶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1) - 스티븐 스필버그
어느 먼 미래, 하비 박사에 의해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조인간으로 태어난 데이비드. 엄마가 들려준 피노키오 동화를 떠올리며 진짜 인간이 되어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빗은 자신의 친구, 보호자, 장난감인 테디 베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도중에 만난 남자 로봇 지골로 조가 데이빗과 동행하고 두 사이보그는 힘겨운 여정을 거치며 수몰된 멘하탄까지 찾아가지만..
<에이 아이> synopsis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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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
<요가 연습>
시놉시스 : 최근 별거에 들어간 요가 강사 구스타보와 바네사. 터무니없는 상황과 관계를 연달아 맞닥뜨리면서 삶이 점점 복잡해진다. 참견쟁이 엄마,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수련생, 꽃피는 사랑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히면서 이 둘은 요가 수련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
요가 영화인 줄 알았다
시놉시스를 보지 않고, 그저 영화 제목만 보고 선택했다. 요가를 약 1년 6개월을 해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요가'를 다룬 영화는 어떻게 풀어나갈까?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예매했다. 근데 영화가 흘러가는 방향은 예상과는 달랐다. '요가'는 그저 수단이었다. 물론 중간 중간 '요가'에 대한 이야기, 자세를 하지만 스쳐가는 정도. 그래서 요가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는 관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
총체적 난국
주인공 구스타보가 운영하는 수련원. 총체적 난국이다. 수련 준비 시간에 지진이 일어나고, 구스타보의 말에 따라 사람들은 침착하게 밖으로 대피한다. 시간이 지난 후, 지진이 멈춘 후, 수련원에 돌아가니 여자 수련생 한 명이 '병풍'에 맞고 쓰러져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화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의 연속을 보여준다. 계속되는 엄마의 참견, 걷다가 하수구에 빠지기도 하고, 요가 자세를 취하다 무릎 뼈가 나가기도 하고. 정말 영화는 총체적 난국이다. 영화의 감독인 마르틴 레흐만은 집착이라 할 정도로 엄격하게 단순하고 가벼운 영화 형식을 초기부터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영화가 단순하다. 그렇다고 해서 쉬운 영화는 아니다. 솔직히는 어렵다.
인생은 요가와 닮아있다
요가를 배웠을 때, 선생님이 항상 하던 말이 있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자세를 할 수 있다." 는 말이다. 그 말은 항상 마음속에 새긴다. 요가 자세에만 한정 된 말이 아닌, 인생과도 연관 되어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성공 혹은 타인의 인생만 의식하다보면 나만의 속도를 지키지 못하고 항상 탈이난다. 내가 주인공인 인생인 만큼, 나만의 속도로 살다보면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요가는 삶과 많이 닮아있다.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에 있던 '문성경' 프로그래머의 말에 따르면 '레흐만 감독은 요가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깨달음은 연습과 실천을 통해서만 달성된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한다' 고 한다. 그렇다. 영화는 구스타보의 깨달음은 연습과 실천을 통해 얻게 된다. 영화는 이 메세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EDITOR_RIA
상영 시간표
2024.05.02(목) 21:00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2024.05.04(토) 10:00 CGV전주고사 8관
2024.05.06(월) 14:00 CGV전주고사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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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8월 넷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이번 주도 흐린 날씨가 계속 되며, 전국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합니다.일교차도 크다고 하니 외출 시에는 걸칠 수 있는 외투도 한 벌 챙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8월 넷째 주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헌트> (-)▶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가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미친 몰입감으로 관객을 끌어 모은 <헌트>.
계속되는 관객들의 호평으로 작품의 관심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 8월 28일) 관객 수 36만 9,91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72만 10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육사오(6/45)> (NEW)▶ <육사오(6/45)>의 주연 곽동연 배우가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SNS에서 인기를 끌며
영화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며 개봉 전 예매율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진지하고 강렬한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현재 개봉작 중 가볍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에 많은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35만 5,594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7만 9,42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3. <한산: 용의 출현> (▼1)▶ <육사오(6/45)>의 개봉으로 한 단계 떨어진 <한산: 용의 출현>.
개봉 4주째 박스오피스 TOP 5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봉 33일째 되는 날 700만 관객을 돌파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15만 7,60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7만 9,42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15회 예측 이벤트는 7월 둘째 주 주말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8월 4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헌트>를 1위로 예상하신 유저 분들이 77%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2,3위 정답자 비율은 29%, 19%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16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탑건: 매버릭> (-)▶ 지난 주에 이어 <탑건: 매버릭>이 4위를 차지하며, 약 두 달간 여전히 박스오피스 TOP 5를 지키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6만 56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97만 4,00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불릿 트레인> (NEW)▶ 8월 넷째 주, 할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와 <데드풀 2> 감독인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작으로 뽑히던 <불릿 트레인>이 예상보다 약진하며 5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8월 26일~8월 28일) 관객 수 5만 2,61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0만 9,3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The Invitaion>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며, <DC League of Super-Pets>가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BulLet Train>과 <Beast>의 순위가 뒤바뀌며, <BulLet Train>이 순위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8월 셋째 주에 1위를 차지했던 <Dragon Ball Super: Super Hero>가 5위로 하락하였습니다.
주말 동안(8월 19일~8월 21일) <The Invitaion>의 매출액은 7,000,000 (한화 약 94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8월 5일 ~ 2022년 8월 7일)1. <더 인비테이션> 700만 달러 (누적 700만 달러)2. <불릿 트레인> 560만 달러 (누적 7,820만 달러)3. <Beast> 490만 달러 (누적 2,009만 달러)4. <탑건: 매버릭> 475만 달러 (누적 6억 9,121만 달러)5.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456만 달러 (누적 3,076만 달러)...씨네픽의 8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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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이 정도면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값은 한 거겠지
푸른빛을 잘 담아내는 감독, 신카이 마코토가 돌아왔다. 사실 '날씨의 아이'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이번 영화마저 별로라면 굳이 영화관 가서 이 감독의 영화를 볼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별점 5점 만점에 3.5점은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리뷰를 남긴다. 깎아버린 1.5점은 결국 영화의 개연성 때문이었다.
1. 일본의 자연에 진심인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작화이다. 그의 강점이기도 한데, 일본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수려하게 그려내었다. 그의 영화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자연 요소는 아무래도 물일 것이다. 그가 그려내는 작화는 물이 가진 수려함을 잘 그려내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시퀀스 초반에 스즈메가 등교하던 중 보이는 바다는 참 아름다워 단번에 와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역시 그는 이런 푸르름을 극대화하는 작화를 그 어떤 애니 감독보다도 잘 그려내는 것 같다. 그가 그려내는 푸르른 작화는 왠지 모르게 투명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는 일본의 재난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고 왔다. 그는 일본의 자연 환경에 참 관심이 많고, 그에 따라 그의 영화의 주제는 대체로 일본의 재난이다. 그를 유명 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했던 '너의 이름은' 또한 영화의 스토리의 배경은 재난으로 폐허가 된 한 마을이었고, '날씨의 아이' 또한 해일이 덮쳐 물바다가 되어버린 일본을 그려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일본의 지진에 집중했다. 일본의 지진을 막아내는 초월적인 존재가 있고, 그 초월적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 남주 소타와 같은 토지시가 등장하며 일본의 재난을 관리하는 인간이 있다는 설정으로 이번에도 그는 일본의 자연 환경과 무속적인 존재와 결부시켜 이야기를 끌어나갔구나 생각했다. 어떻게 그의 영화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영화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일본의 자연 환경, 재난을 무속적인 기질을 타고난 인간이 막아내고, 그 인간을 사랑한 또다른 인간이 등장해 이들의 로맨스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그만의 클리셰라면 클리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그런 클리셰에 질리진 않았겠지만 추후 만들 영화도 비슷한 이야기라면 이젠 조금 질리기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주 살짝 우려된다.
2. 일본의 폐허들과 그 폐허에 있었던 사람들을 추모하는 마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 재난으로 폐허가 되어 더이상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는, 무관심의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지시들은 이런 버려진 장소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재난이 문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관리한다. 그 재난을 막아내는 요석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요석이었던 다이진이 더이상 재난을 막아내는 일을 버텨내지 못하고 도망다니는 점만 봐도 일본은 기본적으로 재난이라는 개념을 필연적으로 견뎌내야할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고, 누군가는 그 재난을 책임지고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무관심으로 도배된 세상에서 나혼자 나라의 안녕을 위해 외로움을 견뎌내야 한다면 그 누군가가 초월적 존재, 혹은 신이더라도 얼마나 인간들이 괘씸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다이진의 행동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고, 서사의 가장 큰 빌런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정리될수록 어쩌면 제일 외로운 존재였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사람들 사이에 산재해 있는 재난에 대한 관점, '슬픈 일이긴 하지만 내 일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지점이 다이진으로 하여금 그에게 주어진 운명에서 도망치고 싶어지게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추모를 위해서도 일종의 책임자를 만들어낸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추모인지 보여주는 존재가 아닐까. 추모는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감독은 외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영화의 제목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아니라 '다이진의 일탈'이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스즈메와 소타는 일본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폐허가 된 마을 속에서 떠다니는 저 세상의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다. 참 일상적인 문장인데, '다녀오겠습니다'가 '다녀왔습니다'로 바뀌지 못한 그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인생에서 어떤 이유로든 어떤 사람이 사라졌는데, 그 사람을 기억할 때 의외로 그런 일상적인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 사람을 기억할 때, 그 사람이 대단한 말을 해서라기보다는 어떤 음식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이 했던 '밥 먹어'라는 말이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대단한 사람들의 연설을 듣거나 유명한 상담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일상적인 말이 오히려 더 치유에 도움이 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스즈메와 소타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따뜻한 말 한 마디를 들려주기 위해, 그래서 이들의 한이 다음 세대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존재들인 것이다.
3. 결국은 직면해야 한다.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재난은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고 다음에는 어떤 재난이 발생할지 모르지만 이미 발생한 재난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에 대해 그저 묻으려고만 하는 일본인들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다수가 재난의 상처에 무관심하고 그저 상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고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사람들은 당신의 상처에 대해 티를 낼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곪아가고 있는 사회를 꼬집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란 직면해내고, 몰아치는 수많은 감정을 감당해내고, 어떻게든지 표현을 해내어야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표면적으로 동일본 지진 생존자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지만 감독은 재난을 겪었든 관망했든 우리 모두 당신의 기억에 직면하고 맞서 다시 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어쩌면 냉정하게 들릴 수 있는 충고를 사회에 던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 받아내고 막아내고 있는 다이진이나 소타 같은 토지시들이 나라의 대의를 위해 힘써줄 동력이 생겨날 것이다. 그저 기억하고 직면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4. 총평
사실 영화의 개연성이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소타와 스즈메의 로맨스 라인이 뜬금없는 감이 있고, 이렇게까지 이 두 사람이 사랑할 만한 이유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주제가 치유와 위로인 만큼 로맨스를 일종의 양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정도 개연성 부족은 약간 흐린 눈 해줄 수 있다. 그 외에 영화의 메시지가 관객들을 이해시키기에 충분히 명확했고, 충분히 제작 의도가 보여서 좋았다. 역시 서사가 있는 모든 작품들은 약간의 단점이 보이더라도 말하고자 바가 명확한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연성을 개나 주면 안되겠지만 메시지가 곧 개연성일 때도 있는 것이다.
특히 영화의 음악이 영화의 작화와 아주 잘 어울린다. 요새 내 최애 플레이리스트가 될 정도였다. 일본어는 모르지만 적당히 몽환적인 것이 멜로디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이미 보신 분들이라면 나처럼 음악만 n차 감상하고 계실 것이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