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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2025-07-2426 views
[천하제일 SF 영화 대회] 기억에 관한 가장 인간적인 SF 영화 <애프터 양>
CHANI


단체 사진과 가족 댄스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짧은 오프닝으로 가족의 의미를 모두 담아낸다. 그러고는 곧바로 가족의 일원 하나를 이탈시킨다.
그 정체는 안드로이드 로봇 ‘양’이다. 양이 고장난 것이다. 그러나 양이 본사에서 구매한 정품이 아니었다. 딸 미카는 양을 그리워 하고 아빠 제이크는 양을 수리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그러다 휴머노이드를 연구하는 박사를 만난 제이크는 양의 다시 눈을 뜰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박사는 양의 본체와 기억을 연구 대상으로 쓰고 싶다고 제안한다.
양의 기억이 담긴 칩을 받는 제이크는 집에서 양의 기억을 재생한다. 수많은 추억이 담긴 영상들을 통해 제이크는 과거를 돌아본다. 그리고 양이 가진 또 다른 비밀을 알게 된다.
이 영화는 근 미래의 SF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인간적이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결국 과학이 발전하고 이 세계가 달라지더라도 ‘인간성’이 중요한 가치라는 사실을 전달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오프닝 시퀀스를 돌려보게 된다. 다같이 춤을 추는 가족들. 이 장면은 움직임을 통해 역동성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생명이란 무엇이고, 가족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주제 의식을 전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꽤나 중요하면서도 인상적인 장면이다.
영화의 제목은 왜 <애프터 양>일까? 이야기의 핵심 소재는 안드로이드 로봇 ‘양’이다. 고장이 난 양은 움직이지 못한다. 이는 사람과 다르지 않다. 죽음에 가까워진 인간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바로 기억이다. 코고나다 감독은 삶과 기억의 숭고한 가치를 ‘양’을 통해 전달한다. 결국 이 영화는 ‘양’을 위한 영화이며, 양 이후를 살아갈 이들을 위한 영화다.
양,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