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스토리 :

영화평 작성하기0/100

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 Community
  • 영화게시판

수다2025-06-2429 views

[천하제일 액션영화 대회] 액션영화의 최고는 <영웅본색>!

뜬구름

연구원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요즘이다. CG가 많고 플롯이 복잡한 요즘 액션영화를 보다가 80년대 액션영화를 보면 분위기가 다르다. 물론 현대영화 속 수많은 기법과 기술은 발전의 산물이고, 이를 누리는 것은 전혀 잘못되지 않았다. 더 좋으면 오히려 더 좋았지. 하지만 그만큼 잃는 부분도 있으니, 그 향수가 옛날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가 될 테다. 오늘 소개할 <영웅본색> 역시 마찬가지. 80년대 제작된 홍콩 영화 <영웅본색>은 우리 또래보다 윗세대, 그러니까 거의 우리 아버지 세대 뻘되는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였다. 감독은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이끈 오우삼이었고, 배우로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장국영과 주윤발, 그리고 연기로 전혀 꿀리지 않는 적룡이 영화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들이 전설이 되게 한 결정적인 작품이 <영웅본색>이었다. 

 

지금의 기준으로 따지면 <영웅본색>의 줄거리는 전형적이다. 삼합회의 보스인 자호와 경찰관인 동생 아걸. 양지를 살아가는 동생을 위해 손을 씻고 새 삶을 시작하려는 자호는 앙심을 품던 부하의 배신으로 위기를 맞는다. 위기는 번져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소마 역시 위협했고, 아걸은 형의 과거에 분노하며 형을 용서하지 않으려 한다. 한마디로 <영웅본색>은 극한의 사지에 몰린 그들이 어떻게 화해함으로써 과거를 잊고 적에게 맞설지를 세상 멋있게 담아낸 영화이다.

 

 

<영웅본색>이 왜 천하제일 액션영화이냐. 첫째, 분위기에서 압도하는 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고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인 오프닝 씬부터 독보적이다. 슈트를 멋들어지게 빼어 입은 그들이 아지트에 들어가며 시작되는데, 한없이 복사되는 위조지폐와 그들의 얼굴이 병렬적으로 편집됨으로써 그들의 야망이 느껴진다. 그 순간 불붙은 달러로 담배를 지지는 주윤발의 모습은 수많은 청춘에게 흑역사를 남겨줬으리. 이 외에도 훗날 <무간도>에서 오마주 될 아걸의 경찰 임관식이나 이쑤시개를 물고 적진에 들어가는 장면 등은 <영웅본색>이 패기로울 뿐만 아니라 위엄이 느껴진다. 마치 이 영화가 고전이 될 재목을 타고났다는 걸 이미 알고 있듯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소마다. 별다른 이유랄 것도 없이 배우 주윤발의 간지가 차고 넘친다. 굳이 이유를 덧붙이자면 소마는 주인공 3인방 중에서 서사적으로 가장 겉도는 캐릭터임에도 나머지 둘의 불화를 봉합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보상은 바라지 않고, 본인의 신념인 의리를 저버리지 않기에 간지는 더더욱 불어난다.

 

또한 <영웅본색>은 서사적으로도 훌륭하다. 이는 <영웅본색>의 영어 제목인 A Better Tomorrow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들은 영화 초반 시점부터 각자의 사연이 있다.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자호. 어둠의 세계와 닿아있던 형에게 배신감을 느낀 아걸. 그리고 의리로만 살아온 인생에 업보를 치러야 하는 소마까지.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이들은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본인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믿음을 보전하기란 과거를 반성하는 것만큼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이 과거를 외면하지 않고 상처에 맞서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결국 그들은 화해하고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영웅본색>을 통해 오우삼 감독은 오늘의 실패가 내일을 좌우하지 않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라!”라고 당대의 청춘들에게 외치는 듯해 보인다.

 

<영웅본색>의 가르침이 현재의 나에게도 여전히 울림이 있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신념은 꺾이기 쉽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들의 멋을 재현하기 어렵고, 주윤발이 보여준 여유로움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닌 낭비로 여겨지는 시대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이 지금을 살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영웅본색>의 명장면들을 돌려보며 쓸데없는 추측은 그만두기로 했다. 영화제목처럼 그저 더 나은 내일을 살아야지. 봐봐. 주윤발이 지금 이렇게 말하잖아. “신을 믿어. 내가 신이거든.”.

  • 1
  • 200
  • 13.1K
  • 123
  • 10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