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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
  • 이 글은 영화 [그을린 사랑]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갈 땐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사진 출처 인정해야 했다. 나왈(루브나 아자발) 고난을 관음 했음을. 그녀가 생명을 담보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서야 겨우 소화해 냈을 고난을 그저 영화의 참신함을 측정하는 척도로 보며 감탄했음을. 충격적이다.라는 말 뒤에 숨어서 나왈의 삶을 위안으로 삼으려 하는데 스스로가 동조했다는 것도. 그러나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했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녀의 인생을 세 번째로 들여다보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아직까지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다.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가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비록 영화 속이라 해도 나왈의 온기는 사라졌고. 그녀의 인생은 이제 유서 몇 장으로 남아있을 뿐이니까. 그나마 분명한 것이 있다면 그녀의 삶이 증오와 사랑. 이 두 가지로 거의 이뤄져 있다는 정도. 누군가는 증오와 사랑이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마치 나왈의 품에서 태어난 쌍둥이 시몬(맥심 고데트)과 잔느(멜리사 데 조르모 풀랭)처럼. 그러나 가끔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등을 스스로 봐야 하는 난제를 푸는 것과 같은 차이라고 한다면. 이 지독하게도 다르지만 너 나 할 것 없이 열렬히 타오르는 두 감정을 마음 가득 품고서, 그렇게도 침착하고 냉정해 보였던 나왈의 마음이 쉬이 이해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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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우리는 극장에 가야 하는가!
  • 과거 F1 유망주였다가 불의의 사고 이후 프리랜서 드라이버가 된 소니(브래드 피트). 24시간 데이토나 경주 등 운전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가는,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홀연히 떠난다. 미련 없이. 그러던 어느 날 과거 콤비를 이뤘던 루벤(하비에르 바르뎀)이 찾아온다. 이유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레이싱팀 APXGP에 영입 제안을 하기 위해서다. 실력도 바닥, 순위도 바닥, 자산도 바닥인 상황에서 루벤은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소니에게 제안한 것. 이후 그는 경기가 펼쳐질 영국으로 넘어가 이 약체팀에 합류한다. 하지만, 꼴찌는 이유가 있는 법. 머신에도, 팀에도 그리고 함께 레이스를 뛰어야 하는 스타 드라이버 조슈아(댐슨 이드리스)에도 문제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소니는 이 팀을 구원하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노장은 죽지 않는다. 브래드 피트, 제리 브룩하이머, 한스 짐머 등 왕년의 할리우드를 주름잡았던 이들이 뭉쳤다. 과거를 풍미했던 이들의 장점이 오롯이 담긴 는 과거의 향취가 물씬 풍긴다. 마치 이들이 과거 영광을 얻었던 시기의 에너지와 노하우를 연료 삼아 계속해서 질주해 나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스탠퍼드 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작품마다 메탈 사랑을 보여주는 조셉 코신스키의 연출은 계속해서 작품을 피트인 시켜 추진력을 갖게 한다. 그래봤자 뻔한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지만, 영화는 그 뻔함이 엔진을 가열시키는 주 동력이다. 알고 봐도 빠져드는 그 맛. 이제는 그리워 음미하고 싶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그 맛을 상기시켜 준다는 것만으로 영화는 그 의미가 있다. 영화 산업이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시점에서. 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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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 쿠글러의 야심, 미쳤다!
  • <씨너스: 죄인들>을 보지 않는 자 모두 죄인!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어느 정도 진심이 담겨있다. 올해 상반기 영화 중 가장 매력적인 영화라고 자부한다. 이토록 오감을 자극하며 이야기 자체에 빨려들어간 경험은 참 오랜만이다. 내 자신이 놀라웠다.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는 미국 작품이면서 인종차별이 심했던 1930년대 흑인 인권 역사를 그린 작품 아닌가. 외국인에게도 극 중 이야기를 설득시킬 정도니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연출력은 대단하다. 놀라웠던 건 감독이 비로소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야심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쓴 오리지널 작품으로. 1932년, 쌍둥이 형제 스모크와 스택(마이클 B. 조던)은 시카고 갱단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미시시피로 돌아온다. 그리고 과거 운영했던 제재소 건물을 사들여 술을 마시며 음악을 듣고 춤을 출 수 있는 술집을 연다. 이들의 컴백에 들뜬 건 음악 천재 사촌 동생 새미(마일스 케이턴). 목사인 아버지의 만류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형제가 운영하는 술집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곧바로 술집을 개시하고 백인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마친 흑인들은 삼삼오오 이곳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들도. <씨너스: 죄인들>의 장점은 너무나 많다. 이 말도 안되는 호러, 갱스터 액션 장르의 혼합, 그 안에 담긴 미국의 역사, 더불어 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한 블루스 등의 음악이 너무나 잘 믹싱되어있다. 마치 섞일 것 같지 않은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미국처럼 잘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것들을 혼합한 감독의 재주는 가히 상상이상이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건 앞서 말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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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은 나아간다 새로운 세계로
  •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8년 후, 영국은 고립되었고 그것들은 진화했다. 영화 제목 그대로 23년만에 관객을 찾아온 <28일 후>의 속편 <28년 후>는 보다 방대해진 스케일과 서사로 극장을 찾아오게 되었다. (감독이 다른 <28주 후>는 해당 글에서 배제)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감염자 커뮤니티이다. 통칭 '알파' 라고 불리는 대장 감염자를 필두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침입자들을 사냥하며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공고히 한다. 이들이 주로 경계하는 것은 비감염자 커뮤니티인 '홀리 아일랜드 연합'으로 이들은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본토를 넘나들며 물자를 확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어떻게 보면 늘 비감염자의 일방적인 생존기로 그려지던 대다수의 좀비물과 달리 <28년 후>는 위와 같이 두 세력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이며 세계관을 이끈다. 아픈 어머니와 다수의 사냥 경험이 있는 아버지를 둔 소년 '스파이크'는 분노 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세대이다. 영화 중 침몰한 감시선 해병 '에리크'와의 대화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는 핸드폰도 필러도 택배의 존재도 모른다. 그가 익혀야 하는 것은 오로지 감염자는 심장과 머리를 쏘아야만 죽는다는 것, 그리고 알파를 상대하지 말 것이 전부이다. <28년 후>의 세계관은 섬나라인 영국을 유럽연합으로부터 격리시켜 전세계적인 팬데믹을 막고자함을 그 배경으로 한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은 수렵과 채집을 익히는 반면 바로 옆나라에서는 여전히 택배를 배달하고 현대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한정된 곳에만 찾아온 멸망에 이질적인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12살 소년 스파이크에는 과업이 존재하기에 도리어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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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오 | 픽사라서 평가절하될 우주 탐험기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부모님을 모두 사고로 잃고 고모 '올가'(조 샐다나)에게 맡겨진 소년 '엘리오'(요나스 키브레브). 고모에게서도, 학교에서도, 잠깐 맡겨진 캠프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엘리오는 차라리 외계인이 자신을 데려가 주기를 바라기 시작한다. 어느 날, 사고를 친 후 올가 사무실에서 고모를 기다리던 엘리오는 우연히 외계인과 연락이 닿는다. 보이저호에 실린 황금 접시를 본 외계인들이 지구로 보낸 통신이 올가가 근무하는 공군 기지에 도착한 것. 이에 엘리오는 지구 대표를 자칭하며 외계인들의 모임인 '커뮤니버스'로 소환된다. 엘리오는 마음을 나눌 친구 '글로든'(레미 에드걸리)을 만나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내 그의 앞에는 우주를 위험에 빠뜨릴 위기가 닥친다. ‘픽사다움'의 두 얼굴 "픽사답다" 혹은 "픽사가 픽사했다." 지난 30여 년간 픽사가 제작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평가할 때 통용된 대표적인 찬사다. 애니메이션 영화인데도 유별나게 성인 관객을 울리는 데 특화된 픽사 고유의 미덕을 담아낸 표현이기도 하다. 픽사의 첫 장편 영화인 <토이 스토리>부터 가장 최근의 10억 달러 돌파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 2>에 이르기까지 '픽사다움'은 순간순간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유지됐다. '픽사다움'에는 몇 가지 원동력이 있다. 사소한 일상에서 대부분의 아이가 보편적으로 느끼고 겪는 감정과 경험을 발견하는 관찰력. 누구나 한 번쯤은 머릿속으로 그려봤을 법한 그림과 보편적인 경험을 하나로 엮는 상상력. 익숙한 감정을 시류에 맞는 현대적인 소재와 관점으로 풀어내면 창의력. 이 모든 것을 스크린 위의 현실로 불러올 수 있는 기술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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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 더 무비 | 가장 상업적으로 빚어낸 질주의 낭만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때 주목받는 유망주였지만 끔찍한 사고로 F1®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해야만 했던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 그 후 30년이 지나도록 온갖 레이싱 대회를 섭렵하며 트랙을 떠나지 않았던 소니를 그의 오랜 동료이자 친구인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이 찾아온다. 신생 F1팀이자 최하위 팀인 APXGP의 구단주인 루벤은 소니에게 그가 이루지 못한 꿈, F1 드라이버 자리를 제안한다. F1에 복귀한 소니에게는 남은 9번의 그랑프리에서 한 번은 우승해야 한다는 임무 주어진다. 그러지 못하면 루벤은 팀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 소니는 어떻게든 팀의 전력을 끌어올려서 승리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천재적인 신이자 팀 동료인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와 거듭 갈등을 빚는다. 타 팀으로 이적할 생각으로 가득한 그는 소니의 전략에 협조하지 않고, 그렇게 루벤과 소니의 도박은 실패할 위기에 처한다. 돈과 낭만 사이에서 최근 OTT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스포츠 중계권 경쟁전이 치열하다. OTT 입장에서는 중간 광고를 도입하고, 고정 시청자층의 이탈 우려도 적으며, 매년 안정적으로 수급할 콘텐츠 중 스포츠만큼 적절한 대상이 없기 때문. 스포츠 입장에서도 게임을 비롯한 경쟁자에 맞서서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기에는 OTT만큼 확장력과 접근성이 좋은 수단이 없다. 이에 여러 스포츠 종목 중계권이 케이블 방송사로부터 OTT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다만 스포츠와 OTT의 밀월은 스포츠만의 가치를 위협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4,785. That's How Much It Costs to Be a Sports Fan Now'라는 뉴욕타임스 칼럼에 따르면 미국인 한 명당 주요 스포츠 경기 시청에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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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년 전의 메시지는 아직도 유효하다
  • 극장엔 꾸준히 재개봉 영화를 게시하고 그 중 가장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바로 지브리 명작들이 순차적으로 재개봉한다는 것이다. 첫 타자는 바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이 집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을 처음으로 극장에 보았다. 폐허 속 희망을 찾는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거대한 문명이 ‘불의 7일’이란 대사건으로 멸망한 후 독성 식물로 뒤덮인 '부해'가 지구를 뒤덮은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는 부해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바람계곡, 그리고 다른 강대국들이 등장하며, 이들 간의 갈등과 생존을 위한 투쟁이 그려진다. 그리고 인류는 오무라는 거대한 곤충들과 끊임없이 대립하며 위태로운 균형을 이어간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바람계곡의 공주 나우시카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녀는 단순히 공주가 아닌, 자연과 생명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누구보다 먼저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다. 영화 속에는 크게 세 국가가 등장한다. 바람계곡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 하지만, 톨메키아는 부해를 파괴하고 새로운 인간 세계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가졌다. 그리고 톨메키아가 침략한 페지테는 이에 저항하기 위해 오무를 이용해 톨메키아에 피해를 입히려고 한다. 이들은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며 대립하지만, 사실 이들은 선도 악도 아닌 그저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재들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서로를 죽음으로 내모는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다. 바람계곡은 이 두 나라 사이에서 고통받는다. 톨메키아의 비행선에 의해 부해의 포자가 바람계곡으로 퍼지거나, 침략 위협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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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로 닿는 거리, 언어로 넘는 경계
  •  #스포일러 보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축인 '언어' 영화 컨텍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이다. 언어는 인간 문명을 나누고 결정하는데 가장 큰 축이 된다. 특정 대상이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서 문화권을 파악할 수도 있으며 해당 문화권의 역사도 알 수 있다. 영화 속에서는 언어는 다른 세계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키가 된다. 주인공 루이즈는 군사적으로 외계생명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어적(평화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고자 한다. 영화 컨택트에서 루이즈는 외계 생명체의 언어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해석을 넘어 그들의 사고방식과 시간 개념까지 체득하게 된다. 이는 언어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는 사유의 구조이자 존재 방식임을 보여주는 요소이다. 루이즈가 언어를 통해 미지의 존재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처럼, 언어는 결국 서로의 내면에 닿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수단이다. 이처럼 언어는 단지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체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감정과 낯선 존재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다리가 된다. 얼마 전 책 1984를 읽으면서 개인의 속마음은 당사자에게도 신비한 영역이며, 감정은 고귀한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비가시적이기에 신비한 감정을 가시적으로 하는 것이 언어이다. 그런 점에서 루이즈의 언어적 접근은 외계 생명체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내 인생의 미래를 미리 목격했다면,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다른 선택을 할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루이즈는 외계인들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음에도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다. 남편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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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밀성 장인의 퀴어 외로움 탐구
  •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친밀성‧사랑의 미묘한 감정을 포착해 극적으로 만드는 데 가장 탁월한 재능을 가진 감독 중 하나다. 상류층 중년 여인의 마음에 불어닥친 고요한 폭풍을 펼쳐내는 〈아이 엠 러브〉(2011), 치정癡情이 치사致死 사건에 이르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비거 스플래쉬〉(2017),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싶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 사회가 금지하는 사랑을 ‘식인’에 빗댄 충격적이고도 강렬한 러브 스토리 〈본즈 앤 올〉(2022) 등등. 야심 차게 도전한 공포영화 〈서스페리아〉(2019)는 영 호불호가 갈렸지만, 그는 〈챌린저스〉(2024)로 다시금 ‘자기 주제’로 돌아와 그를 추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윌리엄 버로스의 원작 〈퀴어〉의 연출을 그가 맡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린 이유였다. 오래전에 읽은 원작의 줄거리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퀴어》와 짝을 이루는 작품인 《정키》와 더불어, 우울하고 건조한 분위기만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퀴어》는 어느 외로운 부자 게이가 젊고 아름다운 남성의 관심을 구걸하며 내내 괴로워한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줄거리가 없는 작품이니까. 퀴어 소설, 퀴어 영화에서 한물간 게이 남자들은 보통 주변부에서 조연 역할만 맡는다. 젊고 파릇한 주인공들이 눈앞의 사랑을 붙잡지 못했을 때 어떤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지 환기하는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역할 말이다. 제임스 볼드윈의 퀴어 고전 소설 《조반니의 방》부터 몇 년 전 개봉해 호평받은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까지. 게이 텍스트에서 ‘제때’ 짝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인물들은 늘 되고 싶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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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부터 맺음까지 여성을 위한,
  • 누군가 어두운 터널 밑 도로를 지나간다. 극의 시작부터 급히 움직이는 주인공을 가까이서 좇는 카메라의 움직임, 긴장감 도는 음악으로 인해 무언가 사건이 벌어졌구나 하는 생각에 화면에 집중하게 된다. 말 그대로 ‘사건’이다. 영화의 제목부터 <콘클라베>이니 말이다.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톨릭 교회의 주요직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급히 걸어가던 주인공은 어느새 신자의 복장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빛과 가까이에 서 있을 인물을 느와르 영화 만큼이나 어둠에 몸을 담고 있는 듯 보이게 연출했다는 부분이 흥미롭다. 얼굴을 보이지 않던 주인공에 대한 감상을 구분해주는 건 평상복과 성직자의 옷이었다. 이후에도 교황의 예기치 않은 죽음의 전후사정에 얽힌 이들을 밝히기 위한 장면들로 인해 일종의 미스터리 사건물과 같은 연출이 종종 드러난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판도를 뒤집는 바깥세상의 개입, 미장센이 뛰어나다. 그 모든 사건의 흐름을 더듬어 보는 이는 바로 주인공 ‘로렌스’이다. 그는 처음부터 못을 박아둔다. 권력의 자리에는 욕심이 없다고. 교황의 죽음에 대한 감정을 가늠해보기도 전에 죽음으로 인해 벌어질 권력다툼을 그의 대사로서 암시한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콘클라베의 단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흐트러졌을지도 모르겠다. 교황 선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로렌스, 그의 심정을 표현하는 듯한 위압적인 기둥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무리를 형성하는 추기경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전까지는 성당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독특한 투표 속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그들의 식사이다. 100명이 넘는 인원들을 밀폐된 공간에서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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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퀴어>, 사랑은 죽어야 끝난다
  • <퀴어>, 사랑은 죽어야 끝난다 퀴어 영화의 핵심에는 주로 성 정체성에 대한 탐문이 있었다. 특별한 계기를 통해 그간 눈치채지 못했거나 애써 감춰왔던 성 정체성의 발현을 감지하는 장면은 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들의 정당한 클리셰처럼 형상화되곤 했다. 또한,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만천하에 드러낼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개인적 고뇌의 시간을 담아내는 장면이,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거의 필수적으로 제시되곤 했다. 그런데 <퀴어>에는 그런 장면들이 없다. 영화의 첫 대사가 “너 퀴어 아니지?”라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 <퀴어>의 세계는 마치 퀴어가 아닌 사람이 더 이상하고 낯설게 여겨지는 특별한 시공간처럼 세공되어 있다. 이 독특하고도 뻔뻔한 이질감이 퀴어를 상대로 갖기 마련인 반사적인 편견과 차별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퀴어를 바라보는 어떤 특별한 정동, 예컨대 연민과 혐오 따위의 일차원적 감정 상태를 무화시킨다. 퀴어이기에 부득이 감수해야 하는 사회적 불편과 차별이 전무한 것처럼 그려지는 <퀴어>에서 성 정체성은 오직 사랑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일종의 판별기 정도로 축소된다. 퀴어면 가능하고, 퀴어가 아니면 불가능한 세계. 마치 여기서 사랑은 퀴어에게만 허락된 신성하고도 속된 특권처럼 비친다. 퀴어는 사랑할 수 있지만 퀴어가 아닌 사람은 사랑할 수 없다는 전제. 그러나 문제는 그 전제가 그들만의 전제라는 점이다. 단숨에 중년의 주인공 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년 유진은 퀴어가 아님에도 사랑을 나눈다. 그것이 정신적 교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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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여성, 침묵을 끝내다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이란의 평범한 한 가족을 내세워 신권 정치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가부장적 아버지 이만이 아내와 두 딸에게 휘두르는 억압과 폭력은 이란 사회의 권위주의적 정치 구조를 상징한다. 이만은 이란 정부의 얼굴을, 그에 맞서거나 타협하는 가족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이란 국민들의 양상을 대변한다. 이 가족은 이란 사회를 압축해놓은 작은 세계다. 그리고 동시에 신권 정치가 일상 깊숙이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까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만 – 가부장으로 상징되는 권력, 신권정치의 은유 초반의 이만은 양심과 권력 사이에서 흔들린다. 정부의 사형 명령 앞에서 주저하던 그의 손에 권력이 쥐어지자 또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승진과 함께 지급받은 총 한 자루가 사라진 일로 그는 가족을 의심하고, 딸과 아내를 강압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한다. 그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권력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극이 끝날 무렵 우리는 이만을 통해 이란 정부의 얼굴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는 점점 자국민, 특히 여성과 청년을 폭력으로 억누르려는 국가 권력의 전형으로 변모한다. 사다프 - 억압받는 이란의 현실 이야기의 전환점은 레즈반의 친구 사다프가 시위에 휘말려 산탄총에 맞는 사건이다. 2022년 이란에서 일어난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과 그에 따른 히잡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 국가는 진실을 은폐하고, 젊은 세대는 분노한다. TV 뉴스는 사건을 왜곡하지만, SNS 영상으로 시위의 실상을 목격한 레즈반과 사나는 각성한다.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진실을 기록하고, SNS를 통해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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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 속에 목을 내건 그 밤이여
  • 이 글은 영화 <씨너스: 죄인들>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마이클 B.조던, 마일스 케이턴, 잭 오코넬 환상적인 밤이었다. 노인이 된 새미(마일스 케이턴)는 그날 밤을 잊지 못할 최고의 날로 기억한다. 그 밤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씨너스 : 죄인들>(이하 <씨너스>)은 <블랙팬서>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신작이다. 북미에서는 이미 흥행에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입소문을 타고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장르의 콜라주 <씨너스>의 초반부는 서부극과 유사하다. 시카고에서 큰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온 스모크와 스택. 그들은 술집을 운영하고자 조카 새미와 함께 술집에서 일할 사람들을 구하러 다닌다. 이 과정에선 여러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코미디를 곁들인 드라마 장르로도 느껴진다. 그러나 중간중간 벌어지는 오컬트적 사건들을 통해 이 영화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며, 실제로 중후반부 술집에서는 여러 장르가 뒤섞여 기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는 마치 여러 재료를 사용해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는 콜라주 기법과 유사하다. 서부극, 음악, 액션, 오컬트, 사랑 등의 개성 있는 장르들을 하나로 어울러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영화들에서 장르 구분이 모호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자칫하다가 밋밋해질 수 있는 장르의 융합을 <씨너스>에서는 되려 시너지 효과를 낼 만큼 잘 활용하였다. 규칙을 활용한 서스펜스 히치콕을 통해 유명해진 ‘서스펜스’란 관객과 인물 사이의 정보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씨너스>의 중반부, 인종차별주의자 부부의 집에 낯선 이가 찾아온다. 몸에 화상을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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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기를 위반하는 '낙오자 연대'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모든 혁명가가 감옥에 갇힌 사회에서는 감옥에서 가장 날카로운 사유가 피어오른다. 이 영화에서 감옥에 갇힌 음악가들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합창하는 것처럼. ‘샤라비’는 음악이 금지된 사회다. 완전한 금지는 아니다. 모든 곰은 단 하나의 음으로만 연주할 수 있다. ‘도’ 이외의 음계를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곰은 모두 경찰에 체포된다. 다른 음계는 모두 반역이다. 당연히 감옥은 미어터질 것이다. 그러나 ‘반란 분자’들이 한데 모인 곳에서는 종종 통치자의 의지를 거스르는 사건이 발생하고는 한다. 법과 경찰력을 주요 통치 수단으로 하는 권위주의 체제의 모순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의도치 않게 모든 불순분자가 모여 무슨 꿍꿍이를 벌일지 모를 장을 제공한다는 데 말이다. 곰 어네스트와 쥐 셀레스틴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이들은 어네스트가 거리에서 연주하고 받은 돈으로 생계를 해결하는데, 셀레스틴이 실수로 어네스트의 바이올린을 망가뜨리고 만다. 어네스트의 고향 샤라비에 있는 바이올린 장인만이 망가진 바이올린을 고칠 수 있다. 그래서 두 동물은 샤라비로 향한다. 그러나 샤라비는 어네스트의 기억과 많이 달라진 상태다. 음악을 자유롭게 즐기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음악하는 자들을 모두 체포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네스트는 이내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자신이 가정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샤라비에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다. ‘현실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어제까지는 음악을 즐겼더라도, 오늘부터 법이 음악을 금지한다면 음악을 멈춰야만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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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고통과 비극, 그 속에 남겨진 사랑을 건져올리며
  • * 이 리뷰는 영화 <그을린 사랑>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을린 사랑>은 쌍둥이 남매에게 도착한 편지 한 통으로 시작한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나왈 마르완. 쌍둥이 시몬과 잔느의 어머니다. 나왈 마르완이 최근 유명을 달리하며 쌍둥이에게 유서를 남긴 것이다. 유서에는 자신의 시신을 엎어달라, 비석에 비문도 새기지 말라는 충격적인 부탁이 단호하지만 간결한 어투로 쓰여있다. 나왈은 쌍둥이에게 한 가지 부탁을 더 남긴다. 두 통의 편지를 주인에게 전해주라는 것. 한 통의 편지는 쌍둥이의 형이자 오빠, 또 다른 한 통은 쌍둥이의 아버지에게 남긴 것이다. 쌍둥이는 어머니로부터 생전에 자신들에게 이부형제가 있다는 사실은 물론,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서도 듣지 못했기에 이 부탁을 다소 황당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공증인은 쌍둥이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편지를 전달하고 나면 제대로 장례를 치러도 된다는 이야기를 마저 전해준다. 시몬은 분노한다. 시몬은 나왈의 유언을 따르지 않고 남들처럼 장례도 치르고 비석도 새길 것이라 하지만, 잔느는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한다. 그렇게 잔느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어머니의 편지와 여권을 받아, 어머니가 살았던 고향으로 떠난다. 어머니가 아닌 나왈 마르완을 찾아 쌍둥이를 낳고 기른 어머니의 이름은 나왈 마르완. 쌍둥이는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평생을 함께 살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잔느는 어머니 나왈 마르완의 고향에 도착해 어머니가 남긴 흔적들을 차츰 찾아간다. 영화는 잔느의 발걸음과 오래 전 나왈의 발걸음을 교차하여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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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을 되감기 하고 싶은 사람들
  • 대니와 마이클 필리포 감독들은 이제 신뢰할 수 있는 공포영화 감독이 된 것 같다. 전 작품인 <톡투미>에 이어 <브링허백>으로 2연타를 치며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호러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신선한 공포의 비쥬얼을 놓치지 않으면서 샐리 호킨스의 연기력에 도움을 받은 서정적인 감성 한스푼을 얹고 가는 공포영화, <브링허백>이다. <브링허백> 줄거리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된 이복남매 파이퍼와 앤디. 두 사람은 오빠 앤디가 성인이 될 때까지 3개월간 위탁모 로라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로라는 첫만남부터 시각장애가 있는 파이퍼를 극별히 아끼는데, 앤디는 묘하게 자신을 배척하는 듯한 그녀가 불편하다. 게다가 마치 유령처럼 그녀의 집안을 돌아다니는 올리라는 소년의 존재 역시 수상하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파이퍼는 자신에게 온 마음을 표현하는 로라에게 마치 엄마가 생긴 듯한 애정을 느끼고, 두 남매의 사이에는 조금씩 간극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장마가 시작되자 로라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의식을 행하고자 한다. 그것은 죽은 딸의 영혼을 파이퍼의 몸에 되돌리는 것. 사실 로라에게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던 딸이 있었고, 자신의 딸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딸의 영혼을 옮겨줄 매개자(올리)와 딸과 닮은 아이(파이퍼)가 필요했기에 그녀는 15년차 사회복지사이자 위탁모 일을 하며 오랫동안 자신의 딸과 같은 또래의,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다려왔던 것. 로라의 의식이 준비되어갈 때쯤 앤디는 로라가 사촌이라고 말했던 '올리'가 실종된 소년 '코너'라는 것을 알아채고 로라로부터 파이퍼를 구하고자 한다. *여기서부터 <브링허백>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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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스틴 민이 사랑한 <중경삼림>
  • 최근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2>에 출연해 큰 화제가 된 배우 저스틴 민의 영화 취향,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스틴 민은 과거 Variety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을 본 것, 특히 <중경삼림>"이라고 답한 바 있는데요. 그의 영화 취향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중경삼림>의 명대사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이번 주말은 저스틴과 함께 왕가위 감독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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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된 아이, 사라진 기록
  • 해당 콘텐츠는 씨네랩 초청으로 참석한 <케이 넘버> 시사회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해외 입양인들의 귀환을 가장 가까이에서 담은 독립 다큐멘터리, <케이 넘버>의 개봉이 다가온다. 오는 14일에 개봉 예정인 해당 다큐멘터리의 시사회에 씨네랩의 초청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시사회 참석이 처음이라 설레던 마음도 잠시, 다큐멘터리 속 해외 입양의 실태와 그 아픔에 눈물을 흘리며 점등을 맞이했다. 다큐멘터리 <케이 넘버> 포스터 <케이 넘버>는 조세영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로, 장장 6~7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상영관을 찾아온 작품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하고,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70년의 해외 입양 역사에서 나아진 것이 없음을 냉철히 지적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왼쪽부터 차례로 노혜련 숭실대 명예교수(전 홀트 직원), 조세영 감독, 김유경 배냇 대표의 모습 영화의 제목이 되는 K-NUMBER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낼 때 입양기관이 아이를 분류하기 위해 붙인 표식이다. 한국전쟁 이후 70,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해외로 입양된 아동의 수는 자그마치 20만명에 달한다. 가정과 직장이 있는 성인이 되어 돌아온 입양인들의 귀환과, 이들의 뿌리찾기를 돕는 한국인여성모임 ‘배냇'의 추적에서 드러나는 해외 아동 입양의 진실을 영화는 조명한다. 감독의 집요한 질문과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며 해외 입양인들이 ‘그들’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타국으로 떠나 보낸 우리 아이들의 귀환이 될 수 있음을 느껴보자. 1970년대 초, 길에서 우연히 발견된 미오카. 어린 시절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오카는 가족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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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댕겨진 불씨는 반드시 타오른다
  • DIRECTOR. 모함마드 라술로프 CAST. 마흐사 로스타미, 세타레 말레키, 소헤일라 고레스타니, 미삭 자레 SYNOPSIS. 꿈에 그리던 수사판사 승진을 하게 된 ‘이만’, 때마침 테헤란에서는 대규모 히잡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이만’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총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딸들과 논쟁을 벌인 어느 날, 총이 집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가족의 믿음에는 균열이 생긴다. 지금 반드시 목격해야 할, 올해 가장 용감한 걸작. POINT. ✔️ 2022년 히잡 시위를 둘러싸고, 이란의 국가폭력을 비판하는 영화입니다. 감독과 두 딸 역할의 배우는 이 영화 이후로 망명했고, 함께 나오지 못한 엄마/아빠 역할의 두 배우 사진을 높이 올려든 채 레드카펫에 섰습니다. 어머니 역할을 맡은 배우 소헤일라 고레스타니는 2022년 당시 시위에 연대하여 수감되었고, 현재 자택 연금 상태라고 합니다. (해당 내용을 비롯, 영화 외부적 이야기는 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 SNS에서 참고했습니다.) ✔️ 의미 있는 영화인 동시에,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인데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집안에서 없어진 총을 둘러싼 가족 간의 이야기가 아주 잘 짜여 있는 구조라서, 다음을 궁금해하면서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영화입니다. ✔️ 영화는 6월 3일 개봉합니다. 체호프의 총이라는 개념이 있다. 1장에서 총이 등장한다면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 총이 반드시 쏘아져야 하며, 쏘지 않을 총이라면 이야기에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를 역이용해 신경 쓰이는 위치에 놓여 있던 아이템이 별 의미 없는 맥거핀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에서 총이 사라진 이 영화에서 총은 맥거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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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태닝시 음료수를 갖고 가지 말 것, 통나무를 가득 적재한 트럭 뒤로는 차를 몰지 말 것 한 동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금기가 되었던 행동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만약 어떠한 장면들이 파편처럼 머리를 스친다면 그는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살인마도 듣도 보도 못한 크리쳐도 아닌 주인공을 뒤쫓는 것은 바로 '죽음' 그 자체라는 주 내용을 필두로 시리즈화 되었던 영화가 14년만에 신작을 공개하게 되었다. 시리즈에서는 6편을 차지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 라인>은 오랜 공백을 거쳐 다시 리부트 된만큼 <스크림>에 이어 전세계 호래 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관람에 앞서 시리즈를 굳이 챙겨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 되어준다. 다만 이 한 가지는 기억 하는 것이 좋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뒤를 쫓아갈 것이다. 유명 공포영화에는 대체로 법칙이 존재한다.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방심하지 말 것, 낯선 사람에게 오는 전화는 받지 말 것, 친구를 의심할 것 등 시리즈를 거치며 완성된 공식들은 본편을 기준으로 세계관을 점차 확장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도 단연코 그 중 하나인데, 이 중 가장 명심해야 되는 것은 '예정된 죽음은 피할 수 없음. 만약 피했을 경우 죽음은 어떻게든 당신을 쫓아간다.' 이다. 신박하고도 끔찍한 죽음 쇼로도 잘알려진 해당 시리즈는 갑작스럽게 보게 된 예지로 대형 사고를 면한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죽음을 어떻게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주된 내용으로 삼는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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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railers

Awesome trailers from cinLab
    • 영화 <킹 오브 킹스> 메인 예고편
    •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2000년 전의 위대한 이야기 👑 #킹오브킹스 7월 16일 #CGV 대개봉
    • 영화 <좀비 딸> 메인 예고편
    • 우리 딸은 안물어요 배부르면.. '좀비딸' 메인 예고편 공개🩵 7월 30일, 맹수보다 사납고 사춘기보다 예민한 #좀비딸 이즈 커밍 #영화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 #7월30일극장대개봉
    •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메인 예고편
    •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7월 24일 개봉일 확정! 우주적 4건에 맞설 판타스틱4가 온다🔥 함께라서 더욱 강한 판타스틱한 팀, 발4 준비 완료🌠 #판타스틱4_새로운출발 #TheFantasticFourFirstStep #판타스틱4 #마블 #Marvel #7월24일극장대개봉 #페드로파스칼 #바네사커비 #조셉퀸 #에본모스바크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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